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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행복한 사전>이란 영화를 본적이 있었다. 그것은 일본의 어느 츨판사 사전편집부를 배경으로 사전 편집 과정을 잔잔하게 그린 영화다. 그렇지 않아도 궁금했다. 지금은 어떨지 몰라도 나의 학창시절 중학교에 들어가면 사전 보는 법은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했다. 그것도 국어사전 보다는 영어 사전이 주가 되지만. 두께도 두께지만 그것을 보는 방법이 독특하기도 해 과연 이건 누가 만드나 궁금했는데 그것을 그 영화가 다소간 풀어 주었다. 특히 영화의 주인공이 그럴 듯했는데, 대체로 마르고 작은 체구에 안경을 쓴 것이 범생이처럼 생겼다. 무엇보다 소심하고 세심한 스타일이어서 어떤 일이 주어져도 군소리하지 않고 묵묵히 해낼 것만 같은 정말 딱 사전 편집자가 어울린다. 처음 이 영화를 봤을 때 나는 절대로 못할 일이다 싶었다. 활동적인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오래 한 자리에 진득하니 앉아 있거나 꼼꼼한 스타일이 못 된다. 그런데도 계속 빠져들어 갔고, 주인공이 사랑스러워졌다. 물론 연기를 잘해서이기도 하지만, 남이 알아주건 말건 묵묵히 해내는 것이 사전 편집자들에 대한 왠지 모를 존경심이 생기는 것이었다.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나는 당연 그 영화가 생각이 나면서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그 영화는 사전이 워낙 시간이 많이 들고 지난한 작업이라 끝을 보지 못하고 죽는 사람도 있음을 가감 없이 보여줘 내가 미처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을 생각하게 했다. 이 책 어딘가 에도 그런 언급이 나온다. 그런 경우 편집에 참여한 이름을 싣는 란에 고인이 되었음을 밝히기도 한다는데, 과연 이것을 꼼꼼히 보는 독자가 얼마나 될까 싶기도 하다. 사전 귀퉁이 어디엔가 보일까 말까하게 실렸을 테니 이 장대하고도 유장한 작업은 아는 사람만 알 것이다. 더구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종이로 만든 사전을 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게 되었다. 그러니 더더욱 모를 수밖에. 하지만 저자는 이 책을 시작하면서 사전 편찬자들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는데, 그들은 어디 나가서 큰 소리 얘기하는 성격이 아니며, 할 일이 많으니 책상 앞에서 하던 일이나 마저 해야겠다고 생각한단다. 사전 고치기도 바쁜데 떠들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꼼꼼하게 파고드는 것은 좋아하지만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일엔 약하고 그래서 당연히 그들의 목소리는 듣기 쉽지 않다고 한다. 그러니 독자들의 이런 무관심에도 그들 또한 관심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그들의 목소리를 저자는 기꺼이 내게 만들었다. 읽으면서 새삼 그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기회 있으면 다 하는구나 싶었다. 늘 소나무 같은 그 일도 사실은 부침이 많다. 사전 작업을 시작할 때와 끝낼 때 책임자가 달라지는 일도 많고, 사전이 출간된 뒤 시간이 조금만 지나도 출판사와 편찬자들의 연락이 끊어지는 일도 많다고 한다. 또한 아무래도 대중의 관심을 받지 못하다 보니 한직이라고 생각해 할 수만 있으면 다른 직업으로 옮겨가고 싶어 한다.
직업을 사명만 가지고 할 수 있을까? 물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충분한 경제적인 여건이 뒷받침 되지 않으면 이 일도 평생할 수 있는 일인지에 대해선 생각해 보게 될 것 같다. 나라에서라도 뒷받침을 해주면 좋을 텐데. 이 책은 저자 자신도 동종업계 사람으로서 5명의 사전 편찬자들의 사전을 편찬하게 된 계기와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솔직 담백하게 담았다. 중간 중간 저자가 알고 있는 사전 편찬자들에 대한 정보나 인터뷰 하면서 드는 생각들을 풍부하게 설명하고 있어 책의 가치를 더했다. 특히 2장에서 장경식 한국브리태니커 대표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잡지 <뿌리 깊은 나무>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나라에 몇 되지 않은 괜찮은 잡지중 하나다. 학창 시절 선생님으로부터 그 잡지가 좋다고 해서 나도 한두 권 모아 본 적이 있는데 그렇게 폐간될 줄 알았으면 그 모은 거라도 잘 보관해 두는 건데 그랬다.그 잡지가 신군부에 의해 폐간됐다는 건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또한 브리태니커는 지식인이라면 한 질쯤 가지고 있는 것 아닌가? 그것을 우리나라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듣는 것만으로도 정말 흥미로웠다(비록 그 백과사전은 아직도 구비하지 못했지만). 그 밖에 인터뷰이의 사생활 인터뷰를 따로 담고 있어 그것을 읽는 맛도 남다르고 저자가 편집에 센스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좋은 책도 읽기에 따라선 약간은 지루할 수도 있겠다. 알겠지만 사전 편찬 자체가 그렇게 신나는 모험과 환상적인 건 아니지 않은가? 하지만 충분히 읽을 가치는 있다고 본다. 난 이 책을 통해 그들이 일에 대한 가치가 상승되고, 존경 받기를 바란다. 새삼 그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어졌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사계절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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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사전 편찬자의 이름은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7쪽) 조재수님 : 김구 선생의 "우리의 부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만하고 우리의 강력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같은 말도 사전에서 보여주면 좋잖아요. 이 일이 종이사전에서는 어렵고 할 사람도 없지만, 웹사전에서는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어. (55쪽) 정철님(작가) : 사회적으로 토론이 필요한 시점 같습니다. 저는 사전 연구자분들에게 불편한 마음이 있어요. 연구도 연구지만, 사전에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먼저 돈이잖아요. 사전 편찬의 현황이 이 모양인데, 그분들은 왜 신문이나 방송 같은 데서 어떤 사전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 얘기하지 않느냐는 말이죠. 우리 사전이 이렇게 척박한 상황에 있다는 것을 왜 얘기하지 않는지 저는 너무나 불편합니다. 어떤 사전의 어떤 점이 문제다, 이런 얘기만 하는데 그건 정말 작은 부분이잖아요. 제가 쓴 검색, 사전을 삼키다 라는 책은 사전이 좋아져서 검색도 좋아진 측면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검색이 사전을 압도해버리는 바람에 이젠 사전을 만든느 사람이 없어졌다는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저는 그런 얘기를 계속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63쪽) 정 : 휘발성 높은 시대에 그나마 불멸에 까까운 책이자 체계 조 : 인류가 고안해낸 책 가운데 가장 발전적인 책 (77쪽) 이 책은 많은 기대를 했던 책이었고, 그 기대에 부응하는 책이었다. 어렸을적부터 책을 좋아했다. 활자 중독이 분명하다고 스스로 느낄만큼 종이와 글씨를 좋아했으므로, 사전은 사실 당연하게도 내가 제일 자주 보는 책이었다. 나는 국어사전이나 영어사전을 정독하는 10대를 보냈다. 이상하지만 그랬다. 오늘은 가~고까지 읽어야지. 그러면서 단어들을 하나씩 읽어내려갔다. 그 어느 책보다 수없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 더 큰 사전, 더 많은 내용이 있는 사전, 다른 주제의 사전을 갈구했다. 10대 시절 내가 다닌 중학교는 졸업할 때 1등한 학생에게 사전을 주었다. 당시 내가 받은 사전은 현대 과학대사전이었는데, 아직도 그 책을 가지고 다니며 읽을 만큼 좋아한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시대는 전자사전의 시대를 지나 휴대폰과 컴퓨터에 사전을 검색할 수 있으니 더 이상 사전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다. 그런 시대에 사전 애호가였던 나는 어쩐지 쓸쓸하다.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이라는 책이름도 슬펐다. 아주 정직하면서도 마음에 와닿는 책이다. 정직하다는 말처럼 사전 편찬자들의 인터뷰를 담고 있다. 읽으며 나조차도 편찬자들의 이름은 몰랐다. 그랬구나, 감사하며 읽었다. 많이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단지 사전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사전, 그러니까 글자와 단어와 설명, 용어들의 중요성과 그들을 어떻게 미래로 이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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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자주가는 커뮤니티에서 '종이 사전을 쓰는 것은 100% 시간 낭비다'라는 댓글을 보고 발끈해서 반박댓글을 단 기억이 떠오른다. 아마도 내 새대가 종이 사전을 끼고 학창시절을 보내고, 집에 거대한 옥편과 사전 몇 세트를 마련해두었던 마지막 세대일 것이다. 물론 나는 지금 문서작업을 할 때 컴퓨터에 여러 창을 띄우고, 특히 네이버 사전과 국립 국어원 웹사이트를 띄워놓고 들여다 보곤 있지만, 사각사각 종이를 넘기며 찾고 싶은 뜻을 확인하는 것에 아직도 의미를 두고 있고, '직접 만지는 것'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하고 있으며, 정확한 근거를 댈 수는 없지만 웹 사전보다 종이 사전의 뜻풀이가 더 자세하고 잘 편집되어있다고 믿고 있다. 이 책은 네이버를 거쳐 현재 다음 사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트위터에서 '사전편찬자'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정철의 책이다. 그는 다음 사전에 과거의 종이사전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웹 이용자들이 좀 더 편하게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더이상 종이 사전이 발간되지 않는 현실에서, 진정 '현재형'의 사전 편찬자이다. 이 책은 그가 다섯 명의 종이 사전 편찬자를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간추리고, 중간중간 자신의 의견과 부연 설명, 논란 여지가 있는 사항은 중재해주는 코멘트를 추가하였다. 남북한이 공동으로 제작중인 '겨레말대사전'의 조재수 위원장과 사전의 역사를 훑어보고, 민간 단체였던 한글학회에서 국립국어원으로 패권(?)이 넘어오며 표준어에 의한 규정주의가 강화된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두번째로는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의 한국판 출간을 총괄했던 장경식 한국브리태니커회사 대표와의 인터뷰. 앞에서는 남북한 통합의 어휘를 담는 언어사전이었다면, 이번엔 백과사전이다. 백과사전이야말로 문항의 나열과 세부 편집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 방문판매 방식을 정착시키며 비교적 성공을 거둔 점, 브리태니커 본사가 한국지사에 쏟아부은 자금과 노력에 대한 뒷 이야기도 들을수 있었고, 인터넷 시대가 오면서 몰락해버린 종이 백과사전 회사가 어떻게 활로를 찾고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세번째는 고려대학교에서 출간한 '고려대한국어사전'의 책임자였던 도원영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사전편찬부 부장과의 인터뷰. 이 책에서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데, 국가에서 언중의 반응과 상관없이 표준이냐 아니냐를 결정짓는 표준어대사전의 대항마 격이다보니 아무래도 편찬 과정과 견해에 대해 많이 비교를 하다 보니 그런 듯 하다. 네번째는 사전계의 총아였던 금성출판사의 안상순 전 사전팀장. 사실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사전은 출판사에서 만든 상업 사전이다 보니 사전 발간 과정의 에피소드들이 아주 흥미진진했다. 읽으면서 영한사전은 어떤 과정을 거쳤을까 궁금증이 마구 솟구쳤는데 바로 다음 장에서 영한사전을 편찬했던 김정남 전 금성출판사/민중서림 편집부장의 인터뷰로 이어진다. 영어 교육을 그렇게나 강조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영한사전 (혹은 한영사전)은 15~20년 전에 발간되어 개정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못하다. 초기(1950년대) 영한사전이 영일사전을 표절에 가깝게 베낀 것에 대한 쿨한 인정, 그리고 잘못은 인정하고 우리만의 사전을 만들고자 노력했던 1970년대의 이야기를 솔직담백하게 나누었다. 마지막에는 뿌리깊은 사전 편찬의 역사를 가진 일본의 사전편찬자를 만나 나눈 이야기를 부록으로 실었다. 이 책에서 즐겁게, 혹은 인상깊게 읽은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번째는 사전 제작 자체를 둘러싼 에피소드이다. 사전을 만들 사람들은 타고난다는 농담같은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 엉덩이가 무겁고 꼼꼼한 성정을 타고나야 한다는 이야기가 거의 매번 등장한다. 각 사전 편찬팀마다 성격이 달라, 어디는 엄청나게 떠들며 토론을 해댔다고 하고, 어디는 큰 종이에 사전을 일일히 잘라 붙여 뼈대를 잡았다하는 이야기들. 두번째는 사전 제작자들의 높은 지적 수준과 지식사회 전반을 바라보는 관점을 엿볼 수 있다는 점이다. 한 자리에서 오랜 경력을 쌓으며 끝없이 공부하고 토론하며 치열하게 말과 글을 붙잡고 씨름한 분들의 말씀이 하나하나 소중하다. 세번째는 국립국어원의 한글 맞춤법 규정, 표준국어대사전, 언어순환 운동 등, 국가가 주도하는 언어 규범 정립에 대한 비판이다. 한글학회에서 국립국어원으로 주도권이 넘어간 자세한 사연, 학계와 출판계에서 바라보는 비판적 시각, 그리고 그들이 조심스럽게 내놓는 대안을 읽다보면....정권이 바뀌지 않았다면 과연 출간이 가능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 역시 국립국어원의 역할은 존중하지만, 저건 좀 무리다 싶었던 경우를 자주 봤는데, 이론적, 경험적 근거를 어느정도 뒷받침해주어 흥미롭게 읽었다. 다섯 명의 사전 편찬자가 각자 조금씩 다른 견해를 보이고 있고, 저자 역시 자신이 별도로 의견을 종합하는 장을 마련하지 않았지만, 마지막 장을 덮고서 나 역시 사전의 미래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봤다. 결국은 언중의 요구에 조금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인데, 국립국어원이 진행하고 있는 우리말샘이 과연 얼마나 큰 역할을 할지는 미지수 인 것 같다. 다섯 명의 사전편찬자가 각각 조금씩 다른 의견을 내놓았지만 '결국은 돈'이라는 점에는 입을 모았다. 언중의 요구에 부합하는 유연성을 키우고, 개정된지 수십년이 되어가는 사전들을 고치고 손 보려면 결국 정부가 조금 뒤로 빠져줘야 한다는 결론에 다다른다.... 결국 아주 큰 틀에서 인식의 변화가 요구되는데, 너무나 먼 일 같아서 조금 의기소침해진다. 영어교육을 그렇게 강조하고, 실생활에서도 다국어 사회를 향해 변해가고 있는데, 그나마 이런 책이 나와서 뭐가 문제인지 짚으며 목소리를 내 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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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사전 편찬자들' 표지와 함께 제목만 본다면, 판타지 소설의 제목일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너무도 바보같지만 순간적으로 그런 생각이 들었었다. 하지만 종이사전을 산 적이 언제였는지 기억나지 않는 현실을 비교해 봐도 제목이 사실일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이 아닌 현실의 이야기라면 책제목과 더불어 표지의 그림은 마음이 아픈 현실인 것이다. 글자바다 한가운데 멀리 혼자 표류하고 있는 작은 돛단배. 현실에선 어쩌면 좌초 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 웹 사전 기획자인 작가 정철은 이번 책이 처음이 아니다. 첫 번째 책 '검색, 사전을 삼키다'에서도 인터넷 검색에 밀려 더 이상 개정되지 않는 종이사전의 몰락을 알려줬었다. 사전을 홀대해서는 안된다는 그의 이야기는 말과 글을 사랑하는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볼 생각으로 사전을 구입한 적 있었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서점가에 가면 사전들이 넘쳐날 것이라 생각했다. 어릴적 유명했던 국내 출판사의 사전들은 찾아보기도 힘들었고 그나마 있는 사전들은 내가 원하는 것들이 아니었다. 결국 그럴바엔 외국출판사 제품이 나을 듯 했다. 결국 외국출판사 사전을 구매했다. ![]() 나의 20에는 인터넷이 유명해지던 시기였다. 한 인터넷 회사의 검색서비스가 유명해졌었고 검색서비스의 편리함으로 사전 검색 역시 편리해졌다. 하지만 무거운 사전의 중요성을 알기도 전에 사전을 잊어버렸다. 정확히 말하자면, 사전은 가볍게 바뀌어 인터넷안으로 사라진 것이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사전은 성장은 멈춰버렸다. 몸이 바뀌어 진화한 것이 아니라 몸만 진화했을뿐 지식은 업데이트가 되지 않고 멈추었다. 1장 사전 앞에서는 언제나 청년인 50년 사전 장인 조재수 - 겨레말큰사전편찬위원장 2장 브래태니커는 지식의 구조, 사전의 가치를 고민해온 회사 장경식 - 한국브래태니커회사 대표 3장 사전은 둘러앉아 떠들면서 만들어야 해요 도원영 -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사전편찬부 부장 4장 규범이 언어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됩니다 안상순 - 금성출판사 사전팀장 5장 일본 사전의 유산을 인정하고, 그다음 단계로 나아가면 됩니다 김정남 -금성출판사,민중서림 편집부장 ![]() 책을 읽는 내내 안타까움과 찝찝함을 버릴 수가 없었다. 우리의 말과 글이 소중하다는 것을 잘 알지만 사전편찬에 대한 이해과 과정을 잘 알지 못하고 어떻게 해야 우리의 말과 글을 지키는지 잘 모른다.
외국의 사례에 비추어 본다면 우리 사전의 현실은 어둡다. 몇 해전 관심영화로 눈여겨 본 일본의 "행복한 사전"이라는 영화가 생각난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사계절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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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들어갈때 두꺼운 영어 사전을 샀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아마 집안 어딘가에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요즘은 스마트폰용 번역기나 사전 앱도 많은데 그 이전에 전자사전이 처음 나왔을때도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여러 사전이 작은 기기 안에 들어가면서 가볍기도 하거니와 몇 글자 타이핑 하는 것만으로도 편하게 찾을 수 있고, 또 발음도 들을 수 있어서요. 그리고 부모님이 공부하라고 사주신 백과사전도 생각납니다. 친구들이 놀러오면 자랑하기도 했는데 심심할 때마다 한번씩 들춰보면서 읽었던게 많은 도움이 되었네요. 덕분에 책 읽는 습관도 생겼고요. 종이책도 점점 전자책으로 넘어가면서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사고 스마트폰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거의 무한하게 책을 보관할 수 있는데 덕분에 지하철에서 작은 화면으로 책읽는 사람도 늘어났네요. 그런 점에서 부피가 크고 무겁고, 또 실시간으로 내용이 업데이트 되지 않는 종이 사전은 더 이상 현대와 어울리지 않는 애물단지가 된 것 같아요.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 은 그런 점에서 재미있는 주제의 책입니다. 국어사전, 영어사전, 백과사전 등 그동안 한 세대를 풍미하며 인기를 끌었던 사전의 편찬자들을 찾아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사전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해 고민합니다. 이 책에는 여러 편찬자들이 소개되어 있는데 대부분 수십년 동안, 즉 평생을 사전 편찬 한 길만 걸어오셨네요. 대학을 졸업하고 어떻게 어떻게 하다가 사전 편찬을 하게 되었는데 경력이 쌓이다보니 실무자가 되었고, 이후 왕성하게 활동하다가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물려주려고 해도 이때는 이미 사전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있어서 맡으려는 사람도 없네요. 그렇게 자의반 타의반 사전 편찬의 산 증인이 되었는데 이 분들의 인생 이야기를 들으면서 사전에 대한 열정과 사명감이 없었다면 아마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사전을 이용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공부 목적으로 외국어 사전을 쓰지만 국어 사전에서 단어의 뜻을 찾는 경우는 드뭅니다. 서로 대화를 해도 막히는 단어가 거의 없고, 맞춤법에 틀린 단어를 쓰더라도 의미는 대충 통하기 때문에 지적하는 사람도 없거니와 틀렸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국어 사전을 만들기 위해 남북한이 같이 모여 작업을 하기도 했고, 단순히 단어 뜻풀이만 하는게 아니라 그 단어가 어떤 경우에 쓰이는지 좋은 예문을 찾기 위해 노력하신 것을 보니 사전 가격이 결코 아깝지 않은것 같네요. 처음에는 일본의 사전도 많이 참고했다고 하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번역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책 원래 제목은 '모밀꽃 필 무렵' 이었지만 현재는 메밀이 표준어이기 때문에 책의 제목이나 내용도 현대에 맞게 '메일꽃 필 무렵' 으로 바꾸는게 좋은지 등 언어의 변화와 이에 대한 논란 등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사전은 일반 책과는 달리 매일 보는 것도 아니고 필요할 때만 찾게 되어 있습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종이 사전의 몰락은 돌이킬 수 없는 일이 되었지만 위키피디아, 포털 사이트의 오픈 사전 사례가 말해주듯 많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면서 고전적인 사전의 개념을 벗어나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는 시도도 보입니다. 앞으로 사전의 미래는 어떻게 될지 궁금해 지네요. 사전 편찬이라는 일상적이지 않은 주제로 그동안 우리나라 사전 발전을 위해 청춘을 바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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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 작가의 신간이다.
이 책은 우리 시대가 거의 잊고 있던 존재 "사전 편찬자"들을 소환해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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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걱정이 슬며시 고개를 드네
서울대 가려면 영한사전 한권 정도는 아작 아작 씹어 먹어야 한다. 학창시절 실제로 친구들이 농담반 진담반 나누었던 이야기고, 과기고에 덜컥 합격했던 공부벌레 친구 하나는 몇 장인지 모르겠지만 진짜 사전을 씹어먹기도 했다. 우걱우걱. 옆면이 새까만 사전은 계급장과도 같았고, 수학의 정석 처럼 맨 앞쪽만 까맣게 물들지 않고 전체적으로 때가 타는 유일한 책이기도 했다. 문득 사전이라는걸 최근에 본 적 조차 없다는 생각이 든다. 십 년 전 쯤 이사하면서 책장에 꽂혀있던 영한, 영영, 독일어 사전 등이 폐지값도 못 받고 쓰레기 봉투 속으로 세상과의 인연을 마무리했었고, 사놓고 몇 페이지 넘겨보지도 못한 웹스터, 롱맨 같은 영영 사전을 버리며 차라리 그 돈으로 음악CD나 몇 장 더 샀을거 후회했던 기억도 난다. 시간이 흘러 이제 초등학교 고학년에 다니는 딸이 일주일에 세번씩 영어학원에 다니지만 딸아이의 방에서 사전을 본 적도 없고, 내가 사준 기억도 없다. 핸드폰으로 네이버나 구글을 검색하면 바로 바로 발음까지 알려주고, 전차책 단말기의 경우는 모르는 단어를 살짝 터치하면 팝업으로 뜻을 알려준다. 알파벳을 A부터 되내이며 사전을 뒤지는 것은 시간낭비라는 생각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사전의 종말을 논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책은 인터뷰 형태로 진행이 되어있는데, 술술 읽힌다. 매우 전문적이고 흔히 주변에서 만나볼 기회가 없는 사전기획자들의 이야기지만, 이미 학창시절 가까이에서 벗과 같이 호흡을 같이했던 책이기에 그들의 이야기 속의 놀라운 사실 조차 이해가 쉽게 되었고, 앞서 이야기처럼 그래 그땐 그랬지, 아 이런게 만들었구나 하는 감탄과 동의를 반복하게 된다. 컴퓨터를 통하지 않고 한땀한땀 사전을 지어갔던 그들의 모습이 비록출판사의 비즈니스 영역이라해도 업적을 인정해야할 것이고, 이제 팔리지 않는 종이사전은 누가 대를 이어 새롭게 만들고 발전시켜야할지 위기감이 든다. 사전은 오픈시스템에서 유저들이 그때 그때 업데이트하고, 때로는 잘못된 정보까지 퐇마되어 유통하게 된 시대적 변화는 아닐지. 최근 로보트태권 브이의 판권과 관련된 글을 읽었는데 내용 중에 어린시절의 꿈을 감독의 일본작품 표절로 인해 송두리째 잃어버렸다는 넋두리 내용이 있었다. 우리나라의 독창적인 캐릭터인 줄 알았고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살아온 세월이 무려 50년에 가까와지고 있는데 시간이 흐를 수록 깨닫게 되는 것은 마징가제트의 잔상이라는 것. 이 책의 중간에도 우리가 사전을 만들었던 과정 중에 일본의 영향을 얼마나 많이 받았었는지 가슴이 아픈 대목이 중간 중간 나온다. 심지어 유명한 영어사전의 빨간색 표지 마저 일본의 유명한 상품의 디자인을 베낀거 였다니... 새로운 개척지에서 갈 방향을 찾고자 이미 구축된 타국의 유산을 참고하고 그들이 만들어낸 규칙도 준용하는 일에는 수긍이 간다. 하지만 단순한 표지의 디자인까지 가져다 쓴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태권브이 처럼 지금 봐도 멋있다고 생각한 추억의 디자인이 표절의 산물이라는 대목에서 과거의 추억은 헌신짝이 되어 내동댕이 쳐진 듯한 느낌을 받게된다. 아무리 초장기 사진편찬자들이 커다란 도화지에 사진을 한장 한장 붙여놓고 글을 써내려가는 고생을 했더라도 표지에 대한 불쾌함은 다른 차원의 이야기라는 생각이다. 우여곡절 끝에 다양한 사전들이 우리 주변에서 돈만 지불하면 언제나 구입할 수 있는 시대, 이젠 손바닥에서 휴대폰을 통해 어떤 사전적 정보도 억세스 할 수 있는 시대. 하지만 상업적인 이유가 아니면 더이상 지원되지 않는 사라져가는 작업들에게 국가나 국민들은 어떤 힘을 불어넣어줄 수 있을지, 아님 영영 잃어버리게 되는 건지 생각해볼 기회를 갖게 되었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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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사전 편찬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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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나에게 사전의 가치는 어마어마했다. 새학기가 시작되면 언제나 한영사전, 옥편, 국어사전을 물려받거나 새로 장만했고 동아전과 표준전과는 필수였으며 두꺼운 백과사전들이 책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지금처럼 인터넷으로 편리하게 검색할 수도 없는 시기였기에 그 당시에 사전을 만들어 낸 인력들의 노고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마치 문화재를 만들어내고 지키고 발전시켜온 장인을 인터뷰하듯,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은 그 소중한 기록들을 쉽고 재밌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이나 뿌리 깊은 나무에 대한 부분은 울컥하게 만드는 그리움이 묻어 난다. 사전에 대한 추억이 있는 세대들에게, 그리고 그 시절이 궁금한 젊은 세대들에게 모두 공감될 수 있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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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책시렁 50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 정철 엮음 사계절 2017.7.7. “한마디로 ‘이희승 사전’ 때부터 전문용어, 한자어, 백과사전적인 용어를 보태면 어휘 늘리기가 쉬우니까 다 그런 식으로 작업해서 《표준국어대사전》, 《고려대한국어대사전》까지 나아간 거야. 일반 어휘도 어느 정도 보태긴 했지만, 말뭉치 속에 있는 것들을 눈여겨보면서 일일이 거두진 못했지.” (41쪽/조재수) “분야별로 전문가와 학자들이 글을 썼는데, 한계가 있었어요. 학자들은 자기가 아는 만큼 생각해요.” (98쪽/장경식) “‘가다’의 뜻풀이가 어마어마하게 많잖아요. 너무 많아서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우리 언중이 ‘가다’를 다양하게 쓰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잖아요.” (187쪽/도원영) “영한, 일한, 한영, 한일사전 다 일본에서 개발한 사전을 놓고 작업했어요. 지난날 사전의 부끄러운 모습이죠. 영어사전을 만들 때 영어 쪽 사전을 토대로 만드는 것보다 일본에서 만든 영일사전을 놓고 번역하는 게 훨씬 손쉬운 작업이었으니까요.” (256쪽/안상순) 제가 하는 일은 ‘한국말사전 새로 짓기’입니다. 둘레에서는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줄 생각하지 못하기 일쑤이고, 조금 생각하더라도 한국말사전을 ‘새로 짓기’를 한다는 대목을 아리송하게 여깁니다. ‘국어사전’이 여러 가지 있는데 굳이 왜 사전을 새로 짓느냐고 물어요. 이때에 먼저 ‘국어’라는 말부터 우리가 털지 못한 찌꺼기라는 대목을 밝힙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 제국주의 우두머리가 이웃나라를 식민지로 삼으며 억지로 밀어붙인 말이 바로 ‘國語’예요. ‘國民·國歌·國鳥·國花’ 같은 일본 한자말이 다 그때에 생겼습니다.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로 바꾸어도 ‘국민 여동생’ 같은 말을 함부로 쓸 만큼 한국은 삶넋이 얕아요. 이러다 보니 한국말사전이 엉터리이거나 엉성한 줄 못 깨닫기 일쑤예요. 여태 온갖 사전이 일본사전을 베끼거나 옮겼고, 아직 이 때를 씻지도 벗지도 못한 터라 ‘사전 엮기’가 아닌 ‘사전 새로 짓기’를 해야 한다고도 이야기합니다. 《최후의 사전 편찬자들》(정철, 사계절, 2017)을 읽으면 한국에서 ‘사전 쓰기나 엮기’를 하는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글쓴이가 만난 분 가운데 ‘사전 짓기’를 하는 분은 안 보입니다. 여태 일그러졌던 한국말 속모습을 살펴서, 제대로 피어날 한국말을 가꾸는 사전 짓기를 헤아리는 분은 보이지 않아요. 모두들 말뭉치를 모아서 보기글을 뽑고, 여러 사전 뜻풀이를 견주어서 그나마 나은 뜻풀이로 손질하는 길을 걸은 분입니다. 금성출판사 사전을 엮은 분이 털어놓은 이야기를 살피면, 금성 사전을 내고자 뜻풀이를 하려고 다른 사전 뜻풀이를 오려서 한 자리에 모았더니 모두 엇비슷해서 놀랐대요. 이 모습은 요새도 엇비슷합니다. 국어사전 이름으로 나온 사전이든 영어사전 이름으로 나온 사전이든, 서로 베낍니다. 한국에서 다른 사전 뜻풀이를 안 베낀 사전이라면, 《문세영 사전》하고 《한글학회 큰사전》 두 가지밖에 없었고, 《뉴에이스 국어사전》하고 《푸르넷 초등 국어사전》은 이 베낌질에서 벗어나려고 퍽 애썼습니다. 이밖에 다른 사전은 하나같이 판박이에 닮은꼴입니다. 저는 한국에서 나온 갖은 사전을 샅샅이 읽었기에 이를 깊이 느낍니다. 그나저나 사전을 쓰든 엮든 짓든, 학자나 전문가 아닌 ‘말이 삶에서 태어나고, 삶이 말을 새로 가꾼다’는 대목을 깨달아 즐겁고 슬기롭게 한길을 갈 노릇이라고 느낍니다. 아무 말이나 잔뜩 끌어들여 올림말 숫자를 부풀리는 사전이 아니라, 사람들이 ‘삶을 짓는 생각을 넉넉히 말로 나타낼 수 있도록 돕는’ 사전으로 가야지 싶어요. 앞으로 백 해나 이백 해를 내다보면서 ‘새 사전 짓기’를 하는 바탕이 설 수 있기를 빕니다. ㅅㄴㄹ (숲노래/최종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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