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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드디어 나왔다. 2월에 17권이 나오고 11월에 18권. 얼마나 기다렸는지...
무엇보다 일본 원서로는 이미 21권까지 나온 상태라서 이제나 저제나 하고 있었다.
이 작가는 대단한 것이, 작품들이 하나같이 독특한 설정과 꽉 짜여진 틀 속에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이 잘 맞물린 톱니바퀴가 돌아가는 느낌이다. 영화나 소설에서도 느끼기 힘든 감을 만화에서 느끼는 것이다.
보통 권수가 길어지면 이야기의 흐름이 흐트러지거나 늘어지는 등 호흡이 끊기기도 하는데, 그럴 경우 다음 권을 읽기가 싫어지면서 작가의 역량을 비웃게 되고 만다. 그런데 스기우라 시호님은 일단 대단한 것이, 독특한 세계관을 설정한 상태에서 모든 것을 다 보여 주지 않고 한 권씩 이야기가 진행될 때마다 조금씩 그 세계에 대한 것을 보여주고, 사건들이 진행되며 끝으로 갈 수록 각 사건과 인물들 사이에 숨겨진 더 깊은 면이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다. 그것이 독특한 세계관과 얽히면서 사건이 꼬이고, 또 하나씩 풀려나간다고 할까?
얼음요괴 전설 때도 그랬다. 그냥 요괴인 줄 알았더니, 평범한 요괴가 아니었고, 아 대단했었구나 했더니 또 다른 요괴들과 얽힌 이야기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친구 요괴들도 그냥 넘길 수 없는 것이 이야기가 한~참 진행되고 나서야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현재의 사건과 긴밀하게 얽혀서 나타나게 되어 앞으로의 진행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니 나오는 조연 하나, 이야기 하나, 설정 하나를 허투루 볼 수 없다고 할까?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풀 수가 없는 것이다.
대작의 느낌은 아니지만, 촘촘히 짜인 씨줄을 미처 보지 못하다가 그 섬세함에 반한다고 해야 할 것이다.
또 완전한 악당은 없다라고 할 정도로 나름의 사연과 독특한 성격들을 지니고 있는 탓에 악의 축을 담당하게 되는 주인공의 적들에 대한 설정도 참 마음에 든다. 말하자면 성격적 특성이나 환경적 특성 때문이라고 해야 할 민폐를 끼치다가, 악당으로 끝나지 않고 그들도 그들 나름으로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게 되고 끝이 난다는 점이 말이다. 결국 주인공이든 악당이든 모두들 자신에게 적합한 형태의 서로 다른 결말을 얻는 다는 것인데, 그것이 참 좋다. 얼음요괴 전설에서 최후의 최후까지 모든 사건의 원인으로써 온갖 비극을 만들어 내었던 거미 요괴의 결말에서 눈물이 나왔을 정도니까. 결국 모든 존재들이 나름의 구원을 받는(형태도 다르고 만족도도 다르지만..^^;;) 그 형식이 참 좋았다.
실버 다이아몬드를 처음 읽었을 때, 얼음요괴 전설보다는 못하다고 생각했다. 뭐랄까 평범한 차원이동물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러나 역시 스기우라 시호님! 권수가 거듭될 수록, 겉으론 맑은 한 길 호수 속인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바다까지 연결된 깊은 샘이랄까.
현실 세상에서 평범하게(고아에 부자이긴 하지만..) 살던 라칸은 어느 날 갑자기 차례대로 차원이동 해온 치구사와 나루시게, 그리고 토우지를 따라 그들의 세상으로 건너가게 된다. 옛 일본 스타일의 환상 세계는 다 죽어가는 잿빛의 세계. 기계나 금속은 전혀 존재하지 않고 식물과 돌과 묘하게 섞인 것들로 구성된 세상에서 라칸은 그 세계의 멸망을 막아보겠답시고 멸망의 원흉이라 생각되는 왕자와 맞서기로 결심하게 된다.
식물을 빨리 자라게 하는 능력을 지닌 라칸은 반대로 생물의 기운을 빨아먹고 사는 왕자와 반대되는 특성 때문에 현실 세상에 날려보내진 그 세계의 인물이라는 것도 알게 되고, 괴물이라거나 멸망의 징조, 필요없는 아이 등으로 불리던 불행한 주연들을 위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 나가는 것인데... 많은 불행한 사람들을 만나 모조리 친구로 삼고(이거 참 좋아요. 하나같이 단순, 순진, 귀엽...네, 아주들 귀여워요), 그들이 행복해 지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다.
이번 편에서는 그 세계를 창조한 신 '호시미노코토'의 진면목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역시 그분, 독특한 성격을 보여주신다. 그러나 이것은 맛보기 일 뿐, 과연 그가 어떤 사람인지 다음 권들을 읽기 전에는 알 수 없으니 그냥 궁금증을 키워나가고 있다.
겨우 18권을 보았는데, 과연 19권은 언제 나오려나...
이것이 번역서를 보는 독자들의 아픔이겠지. 원서보다 늦게 출간되는 것은 둘째치고, 혹시나 안 팔려 뒷권이 출판되지 않는 사태가 될까봐 조마조마 해야 하고, 실제 그런일이 생겨날 경우 원어 실력이 안됨을 한탄하며 울어야 하는... 게다가 요즘은 간신히 찍어내 주어도 권수가 적어서 앗차하는 사이에 품절되는 경우도 생기다 보니, 약간은 독특한 취향을 가진 나로써는 한숨을 쉬어야 하는 나날인 것이다...
일단 실버 다이아몬드는 번역서로 사 모았기 때문에 완결까지 죽~ 기다려볼 생각이다. 부디.. 출판사에서 이 가련한 독자를 생각해 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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