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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전망 관련한 많은 자료가 2020년을 '위기의 해'라며 비관적으로 전망했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미국이 될 거라 전망했다. 미국 경제의 성장 동력이 별스럽지 않아 세계 경기 둔화로 이어질 것이고, 미·중 무역전쟁에 이어 이란과의 군사 긴장 등으로 위기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거였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이 그런 위기론을 앞당기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이 중국 내 제조업 가동에 차질을 가져오고, 이는 글로벌 제조업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에 대한 수출입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는 타격이 클 것이다. 사스와 메르스 감염증이 확산하였을 때를 돌이켜 보면 경제 성장세가 위축되다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서 V자형 반등이 일어났지만, 왠지 이번에는 그럴 거 같지가 않다. 아무리 안정되고 정비가 잘 된 문명화된 삶이 도래한다고 하더라도 박테리아, 프로토조아, 바이러스, 벼룩, 쥐, 모기, 빈대들은 항상 어두운 곳에 숨어 무신경과 가난, 기아 혹은 전쟁이 방어선을 낮출 때 덤벼들 태세를 갖출 것이다. 심지어 평온한 시기에도, 그것들은 어린아이들과 노인들이 호시탐탐 노린다. 때를 기다리며 불가사의하게 은둔한 채로 우리와 함께 살며 말이다. - Hans Zingger 1934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눈에 띄는 책을 빼 들었다. 『감염과 불평등』이란 제목 아래 '현대의 전염병'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현재의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에 어울릴 뿐만아니라 빠릿빠릿한 새 책이고 누가 읽은 듯한 흔적도 없다. '하여튼 대단한 상술이야, 이런 시점에 이런 책이 나오다니….' 이런 생각을 하면서 누가 먼저 집어갈세라 퍼뜩 도서대출을 받았다. 기쁜(?) 마음으로 책을 펼쳤는데…. 이거 뭔가 이상하다. 추천사, 역자 서문, 보급판 서문, 감사의 말 등 서설이 60여 쪽이다. 그래도 인내하고 읽어나가는데, 사스나 메르스 이런 질병은 없고, 에볼라, AIDS, HIV, 결핵 등의 질병과 가난한 사람들의 상관성이 10개의 주제로 나열된다. 번역도 비문이 난무하는 초벌 번역 수준이다. 찬찬히 책의 이력을 찾아보니... 이 책의 초판 발행이 2010년이다…. 불평등이 건강에 미친 효과는 사람들이 얼마나 우리 사회의 구조적 특징의 영향을 많이 받는 존재인지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훌륭한 공평함이 인간의 평균 수명에 보탠 몇 년보다 훨씬 더 중요한 것은 우리에게 또한 주어진 삶의 사회적 질을 개선하는 것이다, 불평등의 대가로 우리가 치뤄야 할 것은 경제적 손실 뿐 아니라, 실질적인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전체 사회의 경쟁력이 감소된다는 것이다. - 리차드 윌킨슨 1996 YES24에 검색하니 '현재 새 상품은 구매 할 수 없습니다.'라고 나오는 이 책이 왜 신간 코너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건강 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전북지부」에서 기획한 책으로, 의사 10분이 한 챕터씩 맡아 번역한 모양이다. 전체 내용은 감염과 불평등의 관계에 관한 건데, 불평등의 가파른 경사가 전염병이 출현하고 지속되는 원동력이 된다는 거다. 효과적인 의료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의 개선은 이러한 전염병을 멈추기 위해 필요한 첫 번째 단계일 뿐이고... 이왕 빌린 책이니 뭔가 건질 게 있겠지~ 하고 끝까지 읽은 나의 인내심을 미워하고 싶다. 미주와 참고문헌까지 아주 상세히 아카데믹하게 편집되어 있기는 하지만, 상업적으로 잘 팔릴 것이라고 보고 출판한 거 같지는 않다.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 어쨌거나 감염과 불평등이 공중 보건의 딜레마 중의 하나라는 것은 이번 신종 코로나 사태만 보더라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중국이 G2라고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만 그들의 열악한 위생 관념과 의료수준이 눈에 보인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나라의 전염병 예방 대응 능력이 아시아 2위, 세계 9위(존스홉킨스대학과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공동으로 개발한 세계보건 안전지수)라는 평가는 참 대단하다. 신종 코로나 확산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두고 왈가왈부하고 있으나 과거와 비교해 확실히 어느 정도 체계가 잡힌 듯하다. 미국 의료체계의 사각지대에 있는 빈민층의 감염 질병에 대한 이야기도 이 책에 나오는데, 이와 관련해 볼 때 대한민국의 의료보험 제도 부분은 찬사를 받아도 될만하다. 그냥 그런 생각을 한 책읽기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