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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 속에 담겨있는 초코칩 쿠키들이 참 달콤해 보여요! 입 안 가득히 퍼지는 부드러운 초콜릿같은 표지의 감촉 때문에 문을 열고 뒤돌아 보는 소녀의 모습이 과연 어떤 의미일까? 한참을 생각해 봅니다.
이숙현님의 동화집 <초코칩 쿠키, 안녕>에는 여섯 편의 사랑스런 동화가 담겨 있어요. 한 편 한 편 다른 이야기인 듯 보이지만 모두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공통점이 있다고 해야 하나요? 그래서인지 마치 감동과 여운이 있는 한 편의 장편을 본 듯한 느낌이에요. 여섯 가지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 속에 살고 있는 인물들의 고민과 갈등을 엿볼 수 있었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그런 어려움들이 마지막 부분에서는 어느새 희망과 용기로 바뀌고 있는 거예요. 그야말로 기분좋은 변화인 동시에 즐거운 외침이었지요. 글을 읽는 내내 마치 내 이야기인 것같은 설레임 또한 느껴졌어요. 특히 인물의 심리를 묘사한 부분들은 읽는이로 하여금 글 속에 푹 빠져들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도 하지요.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책을 덮어야하는 순간이 가까워질 수록 너무 아쉬웠어요. 자꾸만 남은 분량을 확인하게 되더라고요. 벌써 끝나는거야, 이렇게 재미있는데...^^;;
일상적이면서도 특별한 이야기, 따듯한 이야기, 이숙현 작가만이 들려 줄 수 있는 용기와 희망을 주는 이야기여서 더 좋았어요. 소소하지만 특별함이 묻어나는...... 이 책의 매력은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네요.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다려집니다.^^
책의 마지막 부분, ’지은이의 말’ 또한 동화만큼이나 기억에 남습니다. 손 안 짚고 뜀틀을 넘는 바람에 매트에 고꾸라지던 아이, 배에서 심장이 뛴다고 특급 비밀은 알려 주는 듯 친구에게 속삭이던 아이, 뭔가 먹고 싶은 것이 생기면 곧 죽어도 그걸 꼭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 그 아이가 바로 나였으니까.
그리고 작가는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서로 다른 건 당연한 일이라고...서로 다른 게 자연스러운 일인데 가끔씩 그 사실을 다르기 때문에 가까워지고 서로를 보듬어 주는 사이가 되면 좋겠다고 말이죠. 꼭 십 년만에 꿈을 이루었다는 작가의 말에 그리고 가족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이 듬뿍 담겨 있는 말을 듣고 나니, 앞에서 읽었던 여섯 편의 이야기들이 조금 더 특별하게
못내 아쉬워 책을 다시 펼쳐보니, 무심코 지나쳤던 아름답고 소중한 마음이 있었어요. 행복할 권리가 있는 이 땅의 아이들에게
아이와 함께, 친구와 함께 여럿이 읽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비슷한 고민에 힘들어 하고 있는 아이가 있다면, 이 책을 덮을 즈음, 어느새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자라나 있을 테니 말이죠.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엔 따듯한 마음을 담아 책 한 권 선물하는 건 어떨까요?^^ 서로의 마음을 보듬어 줄 수 있는 이야기라면 더욱 좋겠죠.
새롭게 시작되는 2011년, 힘찬 꿈틀을 위하여 모두 모두 파이팅!
- ’뜀뜰, 꿈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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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문학>이라는 월간 잡지가 있다. 아동문학, 청소년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주로 보는 문학잡지인데 신인들의 작품공모도 할 수 있고
꽤 공신력있는 심사를 거치는 것 같아 나름 기대하고
매달 받아 보고 있다.
동화를 사랑하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런 공모에 한 번 뽑히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이번에 창비 출판사에서
어린이와 문학을 통해 신인작가 추천을 받은 작가가
책을 낸다하여 사서 읽었다.
한마디로 "담백한 동화"다.
아이들의 이야기를 과장없이, 그러나 아주 감동적으로 써냈다.
표제작인 -초코칩 쿠키, 안녕- 외에
뜀틀, 꿈틀/ 내가 사랑한 수박씨/오운리 잉글리쉬/빰 빠밤,빠바바밤!/아무것도 아니에요
까지 총 여섯 편의 동화가 묶여 나왔다.
개인적으로 나는 "뜀틀, 꿈틀"과 내가 사랑한 수박씨"(아래 사진)를 참 재밌게 읽었고
작가의 말에서 작가가 독자에게 부탁한 바 대로
"아이들이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를 입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에 크게 공감한다.
요런 담백하고도 가슴 징~한 동화들이 많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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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숙현 동화집 <초코칩 쿠키, 안녕> 리뷰.
한 번 해 봐! 뭔가 네 가슴에서 꿈틀, 하고 힘차고 당당하게 움직일 거야!
어릴 때부터 달리기를 참 못하는 아이가 있었다. 키도 크고 다리도 긴 편이었지만 운동엔 젬병이었다. 100m 달리기만 하면 항상 꼴찌는 따 논 당상이었다. 두려움에 체육시간이 달갑지 않았다. 누구나 좋아하던 학교운동회도 그다지 즐겁지 않았다.
커서 군대에 갔더니 자주 선착순 뺑뺑이를 돌았다. 이를 악물고 달렸지만 그때도 매번 꼴찌였다. 그러다 요령이 생겨서인지 반복훈련의 효과인지 아니면 악과 깡이 늘어서인지 점점 순위를 당겨 중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아주 가끔은 1등을 하기도 했다. 뛰면서 생각을 했다. 어릴 때 왜 아무도 달리기 하는 방법을 알려 주지 않았지? 다리를 어떻게 들어 올려 뛰면 더 빨리 뛸 수 있는지 왜 아무도 없었던 거야, 하며 원망도 했다. 그렇게 달리기를 몸으로 배웠다.
그리고 지금은 가끔 어린 딸아이와 달리기를 한다. 준비 땅! 하면 손을 옆으로 뻗어 휘저으며 뒤뚱거리면서 열심히 달리는 딸아이에게 달리기를 가르쳐 주려 한다. 앞 다리를 이렇게 가슴으로 한껏 끌어당겨서 들었다가 힘껏 앞으로 내딛는 거라면서…….
하루는 딸아이가 수십 미터를 힘차게 내달리고서는 꿱꿱 숨을 몰아 쉬며 “아빠, 토할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 것이다. “얘야, 토할 때랑 비슷하지만 좀 다르지 않아? 토할 때는 기분이 나쁘잖아, 이렇게 막 달리고 나니까 기분이 어때?" "기분나쁜 것하고 달라요. 좋아요" "그래, 힘껏 달리고 나서 이러는 건 참 기분 좋은 느낌이구나.”라고 말하는 내 자신을 봤다. 그리고 그때 깨달았다. 달린다는 것은 지식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과 마음으로 느끼는 것이라는 사실을.
달린다. 달린다는 것은 발을 땅에 힘껏 내딛고 박차 오를 때 그 느낌을 아는 것이다. 달린다는 것은 다리를 쭉 뻗어 하늘로 치솟을 때 아주 짧은 순간 땅과 하늘 사이에 내가 잠시 머무는 것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 발이 땅에 닿을 때 쿵 하는 느낌이 온 몸을 타고 오르면 다시 힘껏 박차고 오르는 그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신나게 달릴 때 바람이 얼굴이나 손가락 사이에 스쳐 지나가는 느낌을 아는 것이며, 숨가쁘게 뛰고 나서 꿱꿱 숨을 몰아 쉬면서 뿌듯해지는 느낌을 아는 것이다. 달린다는 것은 그런 것이다.
이숙현 동화집의 처음 등장하는 <뜀틀, 꿈틀>의 한동훈이 그렇다. 동훈이는 뜀틀을 참 못 넘는 아이다. 그래서 인터넷을 뒤져가면서 뜀틀 넘기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려 한다. 머리로 배운 지식은 ‘긴장’과 마주하면 무용지물이 될 경우가 많다. 그런데 동훈이는 자신도 모르게 손을 안 짚고 뜀틀을 넘는다. 다칠까 봐 걱정하는 선생님(사실은 정해진 규칙대로 하지 않은 아이 앞에서 당황하는 어른)과 동훈이를 지지하며 격려하는 은지와 친구들. 동훈이는 그렇게 성장한다.
우리 아이들에게 ‘배움’이란 이랬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이 머리로도 배울 수 있겠지만, 몸으로도 배우고 가슴으로도 배울 수 있으면 좋겠다. 가령 동훈이네 학교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이렇게 뜀틀을 만나게 해 줬더라면 어땠을까?
얘들아, 눈을 감고 한번 상상해 보렴. 이 뜀틀이 그냥 뜀틀이 아니라 너희 앞에 있는 장애물이야.
이숙현 작가는 이 동화집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그렇게 말하고 있다.
이렇듯 이숙현 동화집 <초코칩 쿠키, 안녕>은 아이들의 성장통을 유쾌한 상상력으로 풀어가 결코 녹록하지 않은 아이들의 삶에 긍정의 힘을 전해주는 따뜻한 이야기들이 묶여 있다. 어른들이 읽는다면? 여섯 편의 글 속에서 어린 시절의 ‘나’와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작은 아이(나)에게 손을 내밀어 본다면, 아이인 나도 이제 어른이 되어 버린 나에게도 치유의 힘을 줄 것이다.
힘차게 달려가 출발선에 섰다. 가슴이 마구 뛰었다. 뭔가 벅차게 오르는 기분이었다. 나는 머리카락에 스치는 바람을 느끼며 뛰어갔다. 그리고 있는 힘껏 구름판을 밟았다. 하늘로 높이 날아오를 것처럼 내 몸이 솟아올랐다. 두 다리를 양쪽으로 활짝 폈다. 몸이 가벼웠다. 내가 나한테 뭔가 보여 주고 싶었다. 나는 날아오르는 내 자신을 기분 좋게 느끼며 정신을 똑바로 모았다. 주문을 걸 듯 나한테 속삭이며 매트를 디뎠다. 멈췄다. 눈은 뜨거워지는데 입은 시원했다. 나는 웃고 있었다. (<뜀틀, 꿈틀> 중에서 일부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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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어린이책 2021.9.30. 맑은책시렁 256
《초코칩 쿠키, 안녕》 이숙현 글 이명희 그림 창비 2010.11.19.
《초코칩 쿠키, 안녕》(이숙현, 창비, 2010)을 읽었습니다. 배움터에서 아이들이 맞닥뜨리는 하루는 예나 이제나 엇비슷하며, 앞으로도 썩 안 달라지겠구나 싶습니다. 어쩌면 앞으로 한결 뻑뻑하거나 고단할 만하겠다고도 느낍니다.
이제 숱한 어린이는 집이나 마을이나 배움터에서 놀이할 틈이 없다시피 합니다. 이른바 ‘빈터’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빈터가 사라진 나라에는 빈틈도 사라졌어요. 아이들이 멍하니 있을 터나 틈이 없고, 아이들이 저희끼리 놀이를 새로 짓고 누리면서 생각을 가꿀 터나 틈이 없습니다.
왜 아이들은 ‘나이에 맞춰’ 무슨무슨 셈겨룸(시험·평가)을 다 해내야 할까요? 왜 어른들은 아이를 ‘나이로 줄세워서’ 무슨무슨 셈겨룸을 ‘남보다 잘해야 한다’고 여길까요?
어디에서든지 배우고, 어디에서나 놀 수 있어야 합니다. 배움터에서만 배울 아이가 아니요, 집에서만 놀 아이가 아닙니다. 놀틈에 쉴틈에 숨돌릴틈이 있어야 하고, 생각틈에 꿈틈에 수다틈이 있어야 합니다. 아이한테 틈을 내주지 않는 어른은 이녁 스스로 틈이 없는 나날이곤 합니다. 어른도 서로 싸우고 다투고 겨룹니다. 어른도 헤매고 힘겹고 고단합니다.
모든 실마리는 쉽게 풀 만해요. 어른은 아이한테 털어놓으면 됩니다. 어떤 살림이요 삶이고 길인가를 찬찬히 밝히며 이야기할 노릇입니다. 어른부터 아이한테 보금자리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는데, 아이도 털어놓고픈 마음이 없겠지요. 《초코칩 쿠키, 안녕》은 여섯 가지 이야기로 여섯 아이뿐 아니라 여섯 어른 이야기를 다루는데, 여섯 더하기 여섯 곁에 숱한 아이하고 어른이 더 있습니다. 우리는 무엇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맞이할까요? 아이들이 어른한테서 어떤 삶터와 보금자리와 나라를 물려받기를 바라나요?
여섯 이야기 가운데 뒤쪽 두 꼭지는 갈무리를 조금 덜 한 듯싶습니다. 오늘날 어린이 삶을 여러 곳을 바탕으로 짚으려는 글님 눈길은 알겠는데, 더 지켜보고 기다리면서 어린이로서 누릴 꿈하고 사랑을 새삼스레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여섯 이야기는 모두 배움터(학교)에서 비롯하는구나 싶은데, ‘어린이가 살아가는 나라’를 조금 더 넓게 헤아리면 좋겠어요. 비록 크고작은 고장에서 어린이가 스스로 찾아내고 누릴 빈터가 없다시피 하다지만, 이때에는 우리 어른이 빈터하고 빈틈을 찾아내어, 이 빈터하고 빈틈을 어린이가 누리도록 길동무가 될 노릇이라고 생각해요. 여섯 꼭지가 모두 갑갑한 배움터·삶터·나라하고 얽히다 보니, 이 꾸러미를 읽기에도 조금 벅찹니다.
ㅅㄴㄹ
매트에서 일어나면서 나는 억울한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내가 일부러 뜀틀에 손을 앞 짚는 것처럼 말했다. 저도 뜀틀에 손을 짚으려고 했어요. 선생님, 일부러 그런 게 아니라고요. 하지만 입 밖으로는 아무 말도 나오지 않았다. (17쪽)
내가 좋아하는 수박의 검은 씨로 더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그런데 …… “어쩌면 다시 봐도 꼭 수박씨처럼 생겼네, 세상에나 ……” (35쪽)
그 둘이 섞이는 맛도 좋다.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가 않는다. 그래서 나는 기쁘고 즐거운 날에도, 슬프고 짜증나는 날에도 초코칩 쿠키를 먹었다. (55쪽)
엄마는 대체 이번에 몇 번째인 줄 알기나 하는 걸까? 나는 엄마가 하는 말이 하나도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엄마, 설마 또 학원을 옮기라는 건 아니죠? (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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