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에서 보여주는 이중성. 일본의 국화는 공식적으로 없지만 대부분 벚꽃이라 인정 하기에 일본을 의미하는 사쿠라 우리의 자랑스런 글 훈민정음.
세종대왕이 표지를 보셨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더이상 말하지 않아도 낯빛은 부끄러움으로 물든다.
일제시대 학생신분이었던 부모님, 어릴적 기억으로 아버지는 한시를 지으시고 집에서 식구들이 참고할수 있도록 아버지표 생활지침서 등을 만들어 비상시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가끔씩 펼쳐보면 거의 한자로 쓰여지고... 식구들 보라고 쓰셨음에도 한자로 기록하시다니.
엄마는 창씨개명으로 이름까지 00꼬로 바뀌었고, 일본어로 수업을 받았다고 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엄마는 일상생활속에서 일본어를 많이 사용하신다. 그래서 할머니는 그 시절을 살았던 분이니 이해하라고 아이에게 유독 신경을 썼다.
나는 어쩌다 농담처럼 사용하는것 이외에는 나름 우리말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실천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의미를 알고나면 절대 사용할 수 없는 저속한 비속어처럼 우리가 평소에 아이를 키우며 자주 사용했던 땡깡의 뜻을 알고 자지러지는 통증을 느꼈다. 알고는 도저히 사용할 수 없는 일본말. 평소에 아름다운 우리 글을 사랑하기에 단스, 시다 등 누구나 알 수 있는 일본어에는 날카로운 날을 세우고 사용하지 않으려도 했다.
'신토불이', '참배', '정상', '도정'... 당연히 한자어라 생각하고 사용했던 단어. 그 단어를 아무런 의심도 없이 사용하였기에 불편함도 없었다. 언제가 농업박물관 지하에서 볍씨에서 식탁에 오르는 밥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일러주며 그 과정중에 '도정'이란 용어를 사용했다. 이렇듯 내가 아이에게 사용토록 일러주었으니 얼마나 부끄러운 일인가...그 외에도 헤아릴 수 없게 많을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가슴아프다.
도서관에서 일회성으로 빌려볼 책은 아닌 집에 한 권을 두고 살필 책이다.
이 글을 통해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고 선물까지 해주신 '이지아~'님께 감사하다는 말을 전한다. |
|
일제식민 36년 동안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어찌꺼기는 해방 65년을 맞이한 요즘에도 널리널리 쓰이고 있다. 말(언어)이라는 것이 <사회적 약속>인지라 억지로 쓰게 하고 싶다고 해서 널리 쓰이고, 널리 쓰지 못하게 한다고 억지로 쓰지 못하게 할 수 없기에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말투를 하루 아침에 솎아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말투는 솎아내야만 한다. 물론 이웃한 나라의 말이 사람들의 이동에 따라 서로 섞이기 마련이고, 이런 과정이 오랜 시간을 거침에 따라 자연스럽게 우리말이 이웃나라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고, 또는 이웃나라의 말이 우리말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기 마련이다. 그러나 일본말은 이렇게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서 우리말에 들어오게 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확실히 솎아낼 <필요성>이 있는 게다.
일제는 우리 나라를 침탈하는 것으로도 모자라서 <민족말살>을 꾀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우리말, 우리글>을 쓰지 못하게 막아 끝내 <우리얼>마저 송두리채 빼앗아 <일본스러운 것들>로 바꾸려 하였다. 이런 못된 생각과 뜻으로 얼룩진 <일본말투>를 여지껏 뿌리 뽑지는 못할망정 되려 우리말인줄로 착각하면서 쓰고 있다. 그러면서도 부끄러운 줄 모르니 더욱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므로 쓰메끼리(손톱깎기)니, 소데나시(민소매)니, 와리바시(나무젓가락), 요지(이쑤시개), 다데기(양념장), 오뎅(어묵) 등과 같은 일상적인 일본말부터 서정쇄신, 땡깡, 수우미양가, 정로환, 부락, 참배 같은 말들은 정말 뿌리 뽑아야 겠다. 책을 읽지 않은 분들도 꼭 알고서 쓰지 말아야 할 이런 일본말을 좀 뜯어 보자. 그냥 쓰지말라고 하는 것보다 왜 쓰면 안 되는지 알아야 확실히 뜯어 고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먼저 <서정쇄신>이란 말은 국어사전에 '정사를 처리함에 나쁜 폐단을 없애고, 그 면목을 새롭게 함'이라고 풀이하였는데, 이는 일본이 대한제국을 대신해서 식민통치를 하던 때에 <일본인이 조선인을 새롭게 한다>는 뜻으로 조선총독이 쓰던 말이었다. 이런 말을 새해 첫 날이 되면 대통령담화라는 내용에, 심지어 교장선생님의 훈화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다는 말에 깜딱 놀라고 말았다. 더구나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참뜻도 모르고 그저 좋은 뜻으로만 알고 고개를 끄덕였으니 참으로 원통하고 분할 뿐이다.
여기에 <땡깡>이란 말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우리말로는 <간진발작>이란 뜻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귀엽게 앙탈부리거나 칭얼거릴 때, 또 투정부릴 때 <간질발작 일으키지마!>라는 뜻으로 <땡깡 부리지마!>라고 흔히 쓰니 문제라는 말이다.
또 <수우미양가>라는 것도 사무라이가 적의 수급을 베어온 성적(?)에 따라 많이 베어오면 '빼어남', '우수함', '양호함', '이 정도면 좋음'이란 뜻으로 쓰였단다. 이런 평가법에 우리 나라에서는 '아름다움'을 덧붙여서 아이들 성적을 평가하는 수단으로 지금까지 쓰고 있단다. 80점 이상을 받아 빼어나고 우수한 것은 이해가 가도, 겨우 70점을 받고서 아름다울 것이 무언가 말이다. 60점이면 양호하고, 50점 정도면 좋다고 평가하는 방법이 가당키나 한가?
<정로환>이라는 약을 아실테다. 배탈, 설사에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좋은 약인데, 일제시대 때 배앓이로 고생하는 일본군을 위해 만들어서 '러일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뒷이야기가 전해지는 약이다. 한자로 쓰면 <征露丸>이고, 뜻을 풀면 <러시아를 정벌한 알약>이다. 지금은 러시아의 항의로 이름을 <正>을 쓴 '정로환'이라 쓴다지만 어디까지나 일본의 얘기고 우리 나라에서도 <정로환>이라 불릴 까닭이 없잖은가 말이다. 더구나 요즘엔 우리 기술로 더욱 탁월한 효능을 뽐내는 알약을 만들었단다. 그런데도 이런 이웃나라에게 흉측한 이름까지 베껴올 필요가 있을까? 하루 빨리 고치자는 글쓴이의 주장에 정말 공감한다.
<부락>은 과거 일본에서 최하층민이 살던 마을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마치 현재 인도에 살고 있다는 '불가촉천민'쯤 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이나 다른 마을과 전혀 왕래하지 않는 마을을 가리키는 낱말이란다. 설령 우리 역사 속에서도 그런 '천민마을'이 있었다손치더라도 굳이 남의 말을 빌려서 쓸 필요가 있을까 싶다. 더구나 좋은 뜻의 말도 아닌데 말이다. 그런데 더 황당한 것은 오늘날 <부락>이란 말은 나쁜 뜻은 사라지고 마치 추억을 가득 담은 듯 '시인'들이 아름다워야할 '시어'로 종종 쓴다고 하던데...참 씁쓸할 따름이다.
<참배>라는 말은 '신사참배'의 줄임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인데, 국립묘지에서 독립운동가나 국가유공자의 넋을 기릴 때도 <참배>한다고 말하고, 민주화에 앞장선 열사에게도 <참배>한다고 종종 말한다. 더 설명하지 않아도 아실테다. 우리 국민에게 치욕스런 낱말을 오늘날 뜻을 왜곡해서 국민들을 우롱하려는 세력이 아니고서야 적절한 우리말로 반드시 순화해야 할 것이다.
여기까지 아주 조금 책의 내용을 살펴보았는데, 먼저 우리말 속에 침투한 일본말들을 솎아내려는 글쓴이의 목적이 엿보이는 책이다. 그 다음 목적으로 일본말을 대신해 쓸 수 있는 우리말이 있을 경우에는 우리말을 살려 쓰고, 대신할 우리말이 없을 경우에는 새롭게 만들어서 쓰며, 새롭게 만드는 것이 쉽지 않다면 쓰되 적확한 뜻을 밝혀 잘못 쓰이는 일이 없게 하려는 목적이 엿보인다.
물론 <외래어>도 분명 우리말임에 틀림없다. '야구글러브'는 '야구장갑'으로 바꿔서 쓸 수 있다. 그러나 '버스'나 '컴퓨터'처럼 애초에 우리에게 없던 것을 우리의 편의에 따라 들여온 것이라면 '그것'을 가리키는 말까지 들여서 쓸 수 있다. 이것게 굳어진 표현이 우리말에 녹아들면 더이상 '그것'은 <외국어>가 아니라 <외래어>인 것이다. 쉽게 말해, <외국어>는 우리말로 충분히 나타낼 수 있는데도 우리가 즐겨 쓰는 말이고, <외래어>는 우리말로 달리 나타낼 수가 없어서 우리것으로 녹여낸 말이다.
그러나 앞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일본말>은 우리가 스스로 바라서 들여온 말이 아니라 우리얼을 없애고 우리 민족을 말살하려고 강제로 들여온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걸러줘야 한다는 말이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사회적 약속>이란 한둘의 노력이나 소수의 억지로 바꿀 수 없는 것이기에 현재 일상적으로 쓰이는 말을 다른 무엇으로 바꾼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말은 서럽다>는 책에 보면 이런 어려움을 엿볼 수 있는 말이 있는데, 다름 아니라 <먹거리>라는 말이다. <이야기거리>, <웃음거리>와 같이 '무엇'의 재료가 될 때 쓰는 '거리'를 붙여 <먹을 것>에 '거리'를 붙여 <먹을거리>. 이를 좀더 느낌이 확 살아나게 <먹거리>라는 말로 바꿔 썼다. 그래서 한참을 잘 써먹었는데...결론만 말해서, <국립국어원>에서 딴지를 걸어 <먹거리>는 그른 표현이고, <먹을거리>만이 옳은 표현이라고 못을 박았다. 그 뒤로 <먹거리>는 물론이고 <먹을거리>라는 표현도 쓰지 않게 되어 요즘에는 <푸드>라는 말이 더 널리 쓰이는 꼴이 되고 말았다.
어째 우습지 않은가? 없던 말을 우리말로 살려 잘 쓰도록 가꾸지는 못할망정 애꿎게도 딴지를 걸어 초를 친 셈이다. 우리말에 섞인 한자말(중국말)과 일본말, 그리고 미국말을 쓰지 말고 오로지 우리말만 살려서 쓰자는 얘기가 아니다. 온누리말 가운데 가장 아름답고 훌륭한 뜻으로 만들어졌다는 우리말을 우리가 아끼지 않고 홀대한다면 누가 아끼겠는가 말이다.
이 책에 있는 말만 고치면 <끝>나는 일이 아니다. 이 책은 그저 <시작>일 뿐이다. 그리고 남탓을 할 필요도 없다. 이 책을 읽고 <공감>한다면 그저 나부터 고치고 참뜻을 살려 아름다운 우리말을 쓰면 그뿐이다. 그렇게 한사람 한사람이 쓰고 고치려하면 언젠가는...언젠가는...온누리에 우뚝 선 자랑스런 한글을 만나게 될 것이다.
비록 만들어질 때부터 반기지 못하고 오랫동안 함부로 다뤄지다가 백성들이 먼저 그 편리함과 그 우수성을 깨닫고 널리 쓰려했으나, 당시 지식인들의 철저하게 외면을 받아 <학문>이나 <학술>을 하는 말로 성장하지 못하고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들의 아픈 마음과 솔직하고 무구한 생각을 담아주었던 우리말과 우리글이었다.
또 그나마 나라를 빼앗기는 아픔을 겪고 나서야 정신차린 지식인들에 의해서 갈고 닦여서 반짝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 때 일제의 군홧발에 짖밟히면서도 꿋꿋하게 이어져 오던 우리말과 글이 이제야 온누리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그 빛을 찬란히 밝힐 날을 기다릴 뿐인데, 아직도 한쪽에서는 이를 애써 외면하고 <세계화>라는 허울 좋은 이름으로 또다시 우리말글살이에 먹칠을 하려 하는 요즘이다.
살짝 열이 받았나보다. 아무쪼록 나는 우리말글살이를 함에 있어 온누리 어디에 가서도 자랑스럽기 그지없는 그날을 꿈꿀 따름이다. '샌드위치'를 미국본토발음으로 하지 못해 미국에서 빵쪼가리 하나 먹을 수 없어서 굶었다는 되지도 않는 우스개소리를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할 따름이다. 영어몰입교육? 영어는 우리가 필요해서 배우는 외국어일 뿐이지 아름다운 우리말글살이를 해치면서까지, 엄마말(모국어)을 하기에 앞서 선행학습해야할 말글이 아니다.
정규교육 12년을 배우고도 한마디도 못할 정도로 영어가 어려운 말일까? 지금도 충분히 온국민이 영어몰입교육을 하는 환경이 갖춰졌다. 그런데도 못하는 까닭은...말을 글로 배우려는 촌극(?)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해, <영어문법시험>만 초중고등학교에서 없애버리고 그냥 말하고 듣고, 읽고 쓰는 <본질적인 언어교육>을 하기만 하면 저절로 영어를 잘 하게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엄마말>과 우리 전통과 문화부터 충분히 익힌 다음에 10살~14살 때부터 영어를 접하며 배워도 늦지 않다고 본다. 영어유치원? 내가 가르쳤던 국제초등학교 1학년은 영어와 중국어로 수업을 듣고 있는데, 영어로 부르는 노래는 도대체 알아들을 수가 없고, 중국어는 그저 낱말을 말하는 수준이다. 다른 나라말 못하는 것이 무엇이 문제일까? 가장 큰 문제는 이 아이가 우리말도 제대로 못하면서 우리글(받아쓰기)조차 제대로 쓰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에구...책과는 상관도 없는 말을 너무 길게 했지만 쓴 글이 아까워 지우지는 못하겠다. |
|
글을 쓰며 말을 하며 나도 모르게 외래어를 사용할 때가 많다. 보통 때는 별 생각 없이 넘어가는데, 주말에 교회에서 설교를 작성할 때나 혹은 어떤 중요한 글을 쓸 때가 큰 문제였다. 보통 청소년들 앞에 설교할 때가 많았다. 이때 나는 사용하는 우리말의 문장이나 단어가 과연 얼마나 올바르고 제대로 사용하고 있는지 걱정이 됐다. 행여나 나로 인해 영향을 받을 아이들에게 잘못된 사실을 알려주면 어쩌나 해서 늘 꼼꼼히 살펴봤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항상 실수를 발견해 부끄러워 질 때가 많았다. 실제 이런 문장들이나 단어들은 알고 쓰는 것도 있고 모르고 것도 있었다. 특히 문장보다도 시급한 게 단어였다. 워낙 단어는 수가 풍부해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말을 써야 할 지 난감할 때가 많았다. 일반적인 우리 단어도 그런데 외래어는 더 심했다. 그래도 영어 같은 경우야 워낙 차이가 나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 사용을 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보통 한자라 불리는 단어 중 생각 없이 쓰는 단어 중 상당수 나중에 알고 보면 일본어였다. 이렇게 가끔 내가 아무렇지 않게 쓰는 단어가 일본어일 때 깜짝 놀란다.
내가 어렸을 적에는 더 심했다. 일본말이 실생활에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친구들이랑 구슬치기를 하면 우리는 보통 구슬을 다마라 불렀고 손톱깎이는 쓰메끼리, 양동이는 바께스라고 불렀다. 방학이 되면 종종 문경에 있는 외가에 놀러 갔는데, 당시 외조부모가 사투리와 더불어 일본어를 너무 많이 섞어 사용해 한 절반가량을 못 알아들은 기억이 난다. 이때는 한자를 우리 식으로 읽는 이두로 표현한 것도 아니도 실제 일본 발음을 그대로 읽어 그나마 구별하기가 좀 쉬웠던 것 같다. 물론 당시에도 이두 표현으로 사용하는 한자들이 꽤 있었을 테지만, 요즘같이 쓰메끼리란 일본말을 사용하면 창피 당하는 시절은 아니었다. 그나마 국어 순화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실제적으로 일본 발음이 나는 용어들은 우리 생활에 많이 없어졌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지금도 우리 주변 곳곳에 일본말들이 꽤 쓰이고 있다. 이 책에서 굳이 말하지 않아도 나와바리 = 영역, 쓰시 = 초밥, 와사비 = 고추냉이등 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말을 대체 사용한다. 아니, 전구를 손톱깎기를 쓰메끼리라 부르는 것은 부끄럽고 초밥을 쓰시라고 부르는 것은 안 부끄러운가? 한 번쯤 생각해 볼 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생활에 이렇게 일본어의 찌꺼기가 많이 남아 있는가를 새삼 다시 보게 되었다. 하긴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아직 우리가 일제강점기에 해방된 지 채 백년도 지나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당시 태어나 일제의 교육을 받은 분들 중 아직 살아 계신 분들도 많고 더불어 해방 후에도 우리나라 주류 권력 기관들이 친일 성향을 지닌 사람들이 대부분 잠식당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국사학자, 역사학자를 비롯해 여러 학문, 즉 우리말에 관련된 분야 대다수가 그 때 매국을 했던 분들이 대부분이니 우리말이 제대로 발전하기는 당연히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뿐이었으면 그나마 다행인데 특히 대한민국의 역사상 지도자층에 그런 사람들이 다수였기 때문에 그 묵은 때들을 지워내기 꽤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일반 민중들도 아무 거리낌 없이 일상에서 사용하지 않았나 싶다. 부끄러워하고 창피해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런 독립과 잘못된 위정자들의 지배로 인해 이 땅이 절대적 기본 가치가 훼손되어 버린 것 같아 안타깝다. 그나마 근래에 들어 많은 뜻 있는 지식인들이 우리말 고쳐 쓰기 운동이라든지 국어 개정에 영향을 주어 조금씩 고쳐져 나가는 것 같아 다행이다. 이 책 역시 그런 의미에서 아주 좋은 책이라 말할 수 있다. 특이할만한 점은 저자는 국문학자가 아니라 일본어 전문학자라는 것이다. 오히려 그 점이 우리말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이것을 통해 우리나라 국어를 연구하는 분들도 순수 우리말 또 한자뿐 아니라 일본어에 대해서도 제대로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우리나라 국어사전이 얼마나 많은 모순이 담겨 있는지 나온다. 그 책을 만들었던 분들이 큰 수고를 한 것은 알지만 이런 부분에 있어 깊은 반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은 내가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나도 모르게 사용했던 일본식 한자가 어떤 의미였는지 알게 되었고 또 그것에 대체할 수 있는 우리말이 얼마나 많은 지에 대해서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정말 내가 깨달았던 중요한 점은 일본말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였다. 현재 우리 사회는 일본말 뿐 아니라, 국적을 알 수 없는 여러 외래어들이 쓰인다. 또 우리의 역사상 중국이나, 몽고 같은 다른 나라 언어들이 유입되어 현재의 우리말로 쓰이는 용어도 많다. 하지만 중요한 차이는 바로 강제성이다. 과거 문화 때문에 흘러 들어온 말들은 자연스러움이 있었다. 우리말에 대체어가 적당하지 않았고 오랫동안 사용하다 보니 자국화 된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일본말에는 강제성이 서려있다. 그들은 지난날 나라를 빼앗겼을 때 우리의 정신과 혼을 빼앗고자 강제 주입을 시키는데 언어를 사용했다. 말을 뺏기면 얼을 뺏긴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그 시대를 살았던 뜻 있는 많은 이들이 우리말을 지키다가 죽어 갔다. 그들의 희생을 위해서라도 그리고 다음 세대의 우리의 뿌리를 제대로 익히게 하기 위해서라도 우리말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 역시 그 마음과 정신을 간직하고 우리말을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
|
땡깡부리다 가 일본어에서 온 간질발작하다는 뜻이었다니. 이 사실 하나를 알게 된 것만으로도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이런 나쁜 뜻을 귀엽다는 뜻으로 사랑을 담아 말하기도 했으니 우리는 얼마나 무지 속에서 언어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몰랐으면서도 내뱉어진 공해같은 단어들의 올바른 제 쓰임새를 찾아주기 위해 나는 반성의 마음으로 [사쿠라 훈민정음]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뱉어진 말은 다 언어공해가 아니었나 싶다.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고 살수도 없으니 진퇴양난인 셈이다.
말을 하거나 글을 쓰면서 일일이 국어사전을 찾아가며 말할 수는 없겠지만 못된 표현은 버려가면서 되도록 말은 줄여가면서 살아야겠다는 마음가짐이 되고 말았다. 책을 읽으면서-.
땡깡부리다 뿐만이 아니었다. 오래동안 재미나게 보고 있던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은 일본에서 건너온 프로그램이며 일본어인 달인을 대체할만한 다른 단어가 없다는 사실은 정말 충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일본말에서 온 표현이라는 언급이 없다니...서글픈 일이 아닐 수 없었다.
한글날의 숭고함이 퇴색되어가고 있는 요즘, 너덜너덜해진 우리말의 현실을 바라보면 지하에서 세종대왕님이 울분을 참지못해 광화문거리 이순신 장군님 옆으로 우뚝 솟아오르시진 않을지 걱정이 앞선다.
화투에서 고도리는 새인줄 알았더니 숫자 5를 의미하는 고와 새를 의미하는 도리가 합쳐진 말이었다니, 일본어를 공부하면서도 생각해 보지 못했었다니 정말 낫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어졌다. 소설에서나 나올법한 이런 이야기들의 주인공이 어느새 우리 자신이 되어 있었다.
이래서야 서경덕씨 혼자 대한민국을 홍보해봤자 대한민국은 지켜지지 않겠구나 싶어진다. 바로 나부터도 칠칠지 못한 국민의 한 사람이었으니까. 많은 반성과 함께 제대로 알아야겠구나 라는 오기가 생기기 시작했다. 전공자는 아니지만 우리의 말과 글은 전공자를 떠나 우리문화의 기본이 되어야하지 않겠는가. 말과 글과 역사를 잃어버리고서야 독립의 진정한 의미는 찾아지지 않을 것처럼 느껴졌다.
고등어를 속여파는 행위를 뜻하는 사바사바 나 사무라이들의 목베기에서 유래되었다는 수우미양가 , 이어달리기라는 우리말이 있는데도 주로 쓰이는 계주, 외에도 선착장, 사물함, 수타, 재테크, 지병에 이르기까지 일본어 표현은 도처에 널려있다. 그 어원도 모르면서 우리말처럼 인식하고 써왔던 표현들. 그 중 가장 놀라웠던 말은 "추신"이었는데 한자어인줄 알았던 추신조차 츠이신이 원표현인 일본말이었다.
아직은 손님이라는 우리식 표현보다는 고객이라는 일본식 표현이 더 익숙하고 맞이방보다는 대합실이 더 익숙하지만 후대를 위해 차차 고쳐나가야하는 것 또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일 것이다. 치욕의 역사를 모르는 것도 치욕이지만 치욕임을 알고도 여전히 그 말을 입에 담는 것이 더 치욕인 것임을 깨닫게 된 12월. 2011년부터는 제대로 알고 바르게 쓸 말들을 전파하기 위해 겨울내내 책을 옆구리에 끼고 정독해볼 작정이다.
이제껏 봐왔던 그 어떤 책보다 쉬우면서 재미있는 까닭은 가르치려고만 드는 것이 아니라 어원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그 내용에 있다. 일본말 찌꺼기를 제대로 걸러내고 바른 우리말을 정착 시키는데 한몫하는 자랑스런 대한민국의 국민 중 한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읽고 또 읽어야겠다. 외워지기보다는 자연스럽게 툭 뱉어질 그날까지. |
|
신성한 훈민정음에 사쿠라를 달지 마라! [서평] ≪사쿠라훈민정음≫, 이윤옥, 인물과사상사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서정쇄신은 ‘여러 방면에서 정치 폐단을 고쳐 새롭게 함’이라고 풀이되어 있다. 정치의 계절이 오면 이 말은 여러 곳에서 더욱 날개 돋친 듯 쓰인다. 정확한 어휘로 기사를 작성하고 내보내야 하는 신문 같은 매체에서도 서정쇄신이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것을 보면 서정쇄신이 우리 겨레를 개조시키려 한 일제강점기 미나미 지로 총독의 ‘조선통치 5대 목표’였음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위 글은 ≪사쿠라훈민정음≫ 책에서 인용한 글귀다. 올해는 나라를 빼앗겼던 국치 100돌이고 나라를 되찾은 지 벌써 65년이 된 해인데 아직도 우리의 일본말찌꺼기 청산은 요원하기만 하다. 고대 야마토시절 자신들에게 고급문화를 가르쳐줬던 은혜의 나라 한국을 식민지로 만들어 통치하려고 일제가 썼던 <서정쇄신>을 우리는 자존심도 버린 채 쓰고 있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봉사한다는 정치인들이 더욱 많이 쓴다.
이런 잘못을 통렬히 꾸짖는 책이 나와 화제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어연수원에서 오랫동안 일본어 교육에 전념하던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 이윤옥 소장이 “인물과사상사(대표 강준우)”를 통해 낸 ≪사쿠라훈민정음≫이 바로 그 책이다.
책에는 또 “참배”도 좋지 않은 일본말이라며 쓰지 말라고 주장한다. 참배를 일본국어대사전 《다이지센》에 찾아보면 “さん‐ぱい【参拝】 社寺, 特に神社にお参りしておがむこと. 「伊勢神宮に―する」 →삼빠이: 신사나 절 등에 참배하는 것. 이세신궁에 참배하다.”라고 풀이했다. 곧 이 참배라는 말은 전쟁영웅으로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들에 게도 하는 것인데 아무 생각 없이 호국영령들이 잠들어 계신 국립현충원에 갈 때도 쓰고 있다고 개탄한다.
이런 말들은 문화 분야에서도 드러난다. 예전에 우리나라는 지장, 자개장, 비단장, 화각장, 삿자리장, 주칠장, 죽장(竹欌), 용목장, 화초장, 화류장, 먹감나무장 등 이름을 헤아리기도 어려울 만큼 다양한 종류의 장롱이 있었고 용도에 따라서도 버선장, 반닫이, 머릿장, 의걸이장, 문갑, 경상, 궤안, 뒤주, 고비 등이 있어 집 안에는 온갖 가구들로 넘쳐났다. 그렇게 발달했던 장롱문화를 가졌던 나라가 언제부턴가 한국 가구들과는 견줄 수 없을 만큼 초라한 일본 장 이름 <단스>를 들여다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는 그렇게 배알도 없는 것일까?
그렇게 지적해주는 말들은 끝이 없다. “혜존”도 바로 그런 말의 하나다. “책을 받은 사람이 겉표지에 문집 이름을 적고 속표지에는 누구에게서 언제 받았는지를 적은 다음 책을 준 사람 이름 끝에다 “은혜롭게 주시기에 잘 보존하겠다.”는 뜻으로 쓴 것이 혜존이라는 말이었다. 그렇게 쓰던 것이 일본식을 따라 “내 책을 잘 받아 간직하여 주십시오.”라는 뜻으로 둔갑한 것에 대해 이는 우리 겨레가 쓰던 본래 의미와는 동떨어진 행위라고 꼬집는다.
그밖에 높은 곳을 뜻하는 “마루”를 밀어내고 일본말 “정상”을 가져다 쓰며, 우리말 “마을”을 밀어내고 일본에서 천민집단이 사는 마을을 뜻하는 “부락”을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것은 물론, 일본말로 간질ㆍ발작을 뜻하는 뗑깡을 자기 자식에게 쉽게 쓰는 부모들을 보면 기가 막힌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또 수십 년 동안 학생들을 평가하던 “수우미양가”가 일본 사무라이들의 목 베기에서 유래하였음을 추적하는 글도 신선하다.
쓰나미(지진해일), 타쿠하이(택배), 부츠류(물류), 재테크(재산불리기) 같은 말을 지금도 여전히 아무 생각 없이 들여다 쓰는 것은 우리말을 풍부하게 하는 언어의 확장이 아니라 또 다른 문화 식민지 역사를 예고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지은이는 강조한다.
문제는 나라 말글생활의 바탕이 되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이 일본사전을 그대로 베꼈거나 말밑(어원) 설명이 어정쩡한 데 있으며 일본말찌꺼기 또한 그 어원이 일본어임을 분명히 밝혀준다면 우리말로 바꿔 쓰려고 노력할 사람들이 많을 텐데 아쉽다는 일침도 가한다.
그동안 일본말찌꺼기를 다루는 책들이 여럿 나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기존의 책들과는 전혀 다르다. 기존 책에서 두루뭉술 넘어갔던 말밑 부분을 명쾌하게 풀어낸 점이 두드러진다. 또 지은이는 이 작업을 통해 일본에서 온 말이니 쓰지 말아야 한다고 무턱대고 주장하기보다 일본말찌꺼기를 순화해야 하는 필연성을 제시해 읽는 이가 스스로 일본말찌꺼기를 쓰지 않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책들과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또 작은 부분이지만 지은이가 독자들이 읽어내기 쉽도록 배려한 것도 눈에 띄는데, 한 꼭지를 시작할 때 맛깔스러운 시나 적절한 인용문을 제시한 것은 물론 내용 중 필요한 것들은 《일본국어사전》이나 《조선왕조실록》등 자료를 충분히 제시한 것은 칭찬받을 일이다. 다만, 아쉬운 옥에 티는 자료로 인용된 사진들의 몇몇 출처가 제시되지 않은 점이다.
한국이 고대 일본에 엄청난 선진문화를 전해준 겨레라는 것은 일본 사서들이 앞다투어 말해주는 바와 같다. 그뿐만 아니라 일본은 한자에서 모양을 본뜬 가나문자에 머문 글자생활이지만 우린 세계 최고의 글자라고 평가받는 한글을 쓰는 겨레이다. 그런데도 스스로 새로운 말을 만들어 쓸 생각은 하지 않고 일본사람들이 만들어 쓰는 낱말들을 민족적 자존심을 해쳐가면서까지 그대로 들여다 쓰고 있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이던가! 이것은 언어문화의 또 다른 식민문화이다.
2009년 11월에는 광복 64년 만에 겨우 친일 반역자들의 죄상을 기록한 친일인명사전(민족문제연구소 펴냄)이 나왔고 올해는 어느 해보다도 뜻 깊은 국치 100년, 광복 65년을 맞아 여러 행사와 기념식이 있었지만 정작 ‘식민언어청산’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사쿠라훈민정음> 의 지적처럼 경인년 호랑이해가 저물기 전 올해가 ‘일본말찌꺼기 청산의 원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이 책을 통해 가져 본다. 하나 더 이제 신성한 훈민정음에 사쿠라를 다는 일이 다시는 없기를 간절히 비손한다.
|
|
처음 마음이 흔들린 것은 책에서 오, 탈자를 잘 찾아내면서부터였다. 보물찾기나 숨은그림찾기를 하듯 오, 탈자가 눈에 쏙 들어오는 것이 재미있었고, 내 노력을 통해 책의 완성도를 높이는 재미도 있었다. 이런 일들을 통해 여러 출판사에서 독자교정 아르바이트를 하게 되면서, 나는 지금까지 직업으로 해 오던 일보다 책을 만드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더 커졌다. 그래서 마침내 오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예 틀을 바꾼 전업을 꿈꾸고 있다. 독자교정을 하면서 새로 생긴 버릇이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것이다. 지금껏 자연스럽게 썼던 단어나 띄어쓰기도, 새삼스럽게 사전을 찾아보니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꽤 많았다.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 영어사전이나 일본어사전을 당연하게 찾아보면서도, 국어사전을 찾아보는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함은 우리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겠다.
그런데 오, 탈자 없이 우리말 문법에 잘 맞춰서 쓰기만 한다면 올바르게 우리말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쿠라 훈민정음> (2010, 이윤옥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의 지은이인 이윤옥 선생님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우리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자어 중에서 상당 부분이 일본식 한자어로 더럽혀져 있다는 것이다. 교정 때문에 국어사전을 많이 찾아보았지만 일본식 한자어에 대해 들어보지 못했기에, 이 주장은 아주 새로웠고 그만큼 당혹스러웠다. 책 날개에 실린 이윤옥 선생님의 소개를 보니 일본어를 전공하셨고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으로 재직하고 계신다. 들어가는 글에서 지은이는 일본말 찌꺼기들을 가려줄 분이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기다려도 그런 시도가 없어서 직접 연구를 시작하시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국어학자가 아닌 일본어 학자라는 사실이 우리말 안에 있는 일본어의 찌꺼기를 잡아내기에 더 적합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우리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그 말들을 쓰고 있어서 문제 제기조차 할 생각을 하지 못하는 것에 비해, 지은이는 일본의 사전들과 참고 자료들을 활용하여 그 단어의 유래와 쓰임새를 능숙하게 찾아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30년이 넘는 일본어 학습 덕분이겠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말에 대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한글이 목숨'이라는 말씀처럼 말이다.
고도리, 노가다, 단스, 땡깡, 시다바리, 땡땡이, 야리꾸리처럼 일본어의 냄새를 팍팍 풍기는 말들은 세대가 교체되면서 많이 사라졌다고 보는데, 문제는 달인, 방명록, 복창, 신토불이, 참배 등처럼 전혀 의심 없이 쓰는 단어들이 사실은 일본어의 잔재라는 점이다. 이런 단어들은 하나하나 그 유래와 의미와 당시의 역사적 상황 들을 듣고 배움으로써 하나씩 없애 나가야 한다. 지은이가 이 말들의 대안으로 제시한 말들로 바꿔 사용하고, 대안이 없는 경우에는 올바르고 아름다운 우리말로 바꾸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자가 목숨인 세상을 끝내고 나니 다시 영어가 목숨인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외솔 선생의 기개가 그리워진다'는 지은이의 말씀에 깊이 동의하며, 우선 이 책에 실린 말들부터 우리말로 바꿔 쓰도록 노력하겠다. 이윤옥 선생님께서 앞으로도 더 많은 일본어 찌꺼기를 캐서 올바른 우리말글살이를 도와 주시기를 기대하고, 나라 차원에서 우리말 바로쓰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를 촉구한다. |
|
이윤옥 님의 <사쿠라 훈민정음>입니다..
<사쿠라 훈민정음>은 아직도 남아있는 국어사전 속 숨은 일본말을 찾는 책으로..
보다 정중한 표현, 혹은 일상생활에서 사용되는 말 중에 얼마나 많은 말들이 일본의 잔재인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저도 이런 표현까지 일본말이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굉장히 많은 말들이 여전히 뿌리깊게 남아있습니다..
<사쿠라 훈민정음>는 기본적으로는 2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1장 역사와 유래가 있는 일본말 찌꺼기, 2장 일상 생활 속의 일본말 찌꺼기 로 되어 있습니다..
<사쿠라 훈민정음> 속에 등장하는 말들... 그중에 몇개는 일본말인지 뻔히 알고 사용하는 말들도 있지만..
상당수가 그저 한자어인줄 알고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그 한자어는 일본식 한자어라는 점을 알고는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고도리", "노가다", "다찌집", "하꼬방", 며칠전 뉴스에 나오기까지한 "함바집", "삐라" 이정도는 뭐 뻔히 일본어 인줄 알고 사용하는 말이지만..
평소 조금 더 정중한 표현인줄 알고 흔히 사용하는
"심심한" 조의를 표하다, "추신", "○○○ 혜존", "서정쇄신"등의 표현이 일본식 표현이고 국어사전에는 순화하기를 권하고 있지만
실상 이런 사실을 모른채 사용된다는 점은 굉장히 안타깝고 부끄럽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떙깡"부리다, "감식", "결석계", "계주", "고객". "고발·고소", "담합", "대하", "돌풍", "땡떙이", "사물함", "선착장", "식상", "애매모호",
"재테크", "후견인", "기라성", "전지훈련" 등 정말 셀수도 없을 만큼 수많은 단어들이 사용되고 당연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나마 국어사전에서 우리나라말로 순화하라는 표현이 있으면 다행입니다..
간혹 어떤 단어들에서는 그런 표현조차 찾을 수 없는 경우도 간혹 찾아 볼 수 있는데 실로 안타까운 현실이네요..
엄연히 존재라는 우리의 순우리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외래어를 다 고급스럽게 생각하며 온통 외래어로 뒤덮어져 있는 거리..
책을 사랑하고 한글을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 읽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한글이 목숨" 이라는 말을 남긴 외솔 최현배 선생의 말을 다시금 곱씹어 볼 떄가 아닌가 싶습니다.. |
|
내가 쓰고 있는 말은 과연 "우리 말"일까? 의심스러워진다.
[사쿠라 훈민정음]을 읽었다. 사실 책 제목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쿠라"라는 말이 주는 부정적인 느낌 때문이다. "국어 사전 속 숨은 일본말 찾기"라는 부제가 붙은 것으로 책의 성격은 대충 짐작이 되는데, 훈민정음 앞에다가 굳이 "사쿠라"라는 말을 붙여야만 했을까 하는 반발심 따위도 생겼다. 뭐 그건 그렇다치고... 글쓴이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본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 과정을 수료한 이윤옥 한일문화어울림연구소장은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문화교류와 소통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진정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의 실현을 위해 노력하는 민간외교관"(책앞날개)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말 가운데 일본어의 찌꺼기들을 소개하고, 그 찌꺼기들을 대신할 수 있는 좋은 우리 말을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는 책이다. 240쪽 정도의 분량. 1장에서는 "역사와 유래가 있는 일본말 찌꺼기"라는 주제로, 2장에서는 "일상 생활 속의 일본말 찌꺼기"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목차만 훑어봐도 알 수 있겠지만, 생활 속에서 쓰는 말 중에서 일본어인지조차 모르고 쓰는 잘못된 말이, 좋은 우리 말로 순화해서 쓸 수 있는 말이 참 많았다.
책을 읽기 시작한 처음에는 "어머? 이것도 일본어였어?"하는 놀라움이 컸다. "땡깡부리다."는 말을 그저 '어리광을 곁들여서 고집을 피우는 것' 정도의 뜻으로 알고 사용해왔는데 그 말은 일본어로 "간질 발작을 하다."(p47)라는 뜻이란다. 그 본뜻을 알고 나니 더 이상 사용해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락"이나 "수우미양가" 같은 말 역시 그 부정적인 원래 뜻을 알고 나니 그렇고...
그러나 책을 읽어나가면서 나도 모르게 짜증이 나서 책을 끝까지 읽기가 힘들었다. 이 책 자체에 대한 짜증이라기보다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 속에서 잘못 사용하고 있는 일본말의 찌꺼기가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이 놀라운 한편 화가 나기도 했고, 글쓴이가 순화해서 우리 말로 쓰자고 주장하는 말들 중에는 낯선 것들이 많아 글쓴이가 괜한 트집을 잡고 있다는 감히 해서는 안될 생각이 자꾸 들었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잘못 사용하고 있는 말들에 대한 소개뿐만 아니라 국어 사전에 대해서도 여러 면에서 비판하고 있다. "국어사전은 단순한 말 상자가 아니라 철학의 상자여야 하고 역사와 문화의 자존심의 상자여야 함에도 단순히 '순화'라는 말만 써놓고 있는 것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p64)라거나 "순화가 필요한 말들을 선정하는 명확한 기준을 세우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p107)거나 "쓰지 마라, 순화한 말만 사용해라라고 널리 알리기만 한다면 이러한 일본말 찌꺼기는 어느 정도 스스로 정화될 것이라고 본다."(p149)는 등의 이야기를 한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지만, 글쎄다. 그렇게 되자면 그렇잖아도 글쓴이가 두껍다고 지적하고 있는 국어사전의 경우는 얼마나 더 두꺼워져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글쓴이의 이야기를 듣다가 너무나 많은 말들이 일본어의 찌꺼기라 말하고 글쓰기 참 겁이 난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더러는 나는 처음 들어보는데 글쓴이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라고 이야기하는 "단스"나 "데코보코" 같은 말들에 대한 소개도 있어 오히려 내가 몰랐던 일본말 찌꺼기를 배우기도 했다.
말이나 글. 할수록 쓸수록 읽을수록 더 어렵다. 이 책을 통해 그간 크게 관심 기울이지 않고 사용하던 말을,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제대로 써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다. |
|
우리나라 국민들의 삶 속에서 쓰이고 있는 일본말이 많이 있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국어사전 속에까지 이렇게 많은 일본말들이 깊이 침투해 있을 줄은 미쳐 몰랐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이 책의 저자가 일본어를 가르치는 선생님이라는 사실. 일반적인 일본어 선생님이라면 일본어를 가르치는 데 전념을 하느라 우리말에 대해서 다소 등한시할 법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는 우리 나라에서 사용되고 있는 일본말을 일본어사전과 조선왕조실록 등의 다양한 출전을 통해 그 유래와 잘못 사용되고 있는 일본말을 바른 일본말과 옳은 우리말로 바로 잡아줌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해준다.
이 책의 저자는 서문을 통해 "우리말 속의 일본말 찌꺼기를 캐내는 작업이 단순한 언어정화 차원뿐만 아니라 우리 겨레의 자존심과 혼을 맑게 하는 작업임을 믿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이 책은 모두 2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는 역사와 유래가 있는 일본말 찌꺼기를 2장에서는 일상 생활 속의 일본말 찌꺼기에 대해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일본말인지도 모르고 사용하는 말이 이렇게 많이 있다는 걸 알고서 깜짝 놀랐다. 과거 문민정부시절부터 일제 잔재를 청산한다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구 중앙청 건물까지 헐고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바꾸는 등의 일을 했지만 정작 해야할 우리 말 속에 남겨진 일본말 찌꺼기를 청산하는 데는 너무 소홀했던 것 같다.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차려서 나부터라도 이 책을 읽으며 알게 된 우리말 속의 일본말부터 사용을 자제하고 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해야겠다.
만약 우리말 속에서 아무런 의심없이 사용되고 있는 잘못된 일본말의 뜻을 제대로 안다고 하면 절대 사용하고 싶은 생각이 사라질 일본말 찌꺼기 몇 가지를 소개해 보겠다.
1. 땡깡 : 우리말로 간질, 대뇌의 신경세포가 과잉으로 활동하여 발작적인 경련이나 의식장애 등을 반복하는 상태
2. 수우미양가 : 한국에서 쓰는 수우미양가는 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던 사무라이들의 '목베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누가 목을 많이 베어오는가에 따라 수우양가(미는 한국에서 덧붙인 말)를 매긴 것이다.
아이들이 어른들에게 땡깡부린다고 많이 쓰는 말이 간질발작을 뜻하는 말이란 걸 안다면 이런 말을 함부로 쓸 수 있을까? 그리고 학생들의 성적을 평가하는 데 쓰고 있는 '수우미양가'가 일본 사무라이들이 베어 온 '목'의 수에 따라 평가를 받던 '수우양가'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고서 이런 말을 쓸 수 있을까? 아마 제대로 생각이 든 사람이라면 절대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본말 찌꺼기가 아직도 우리말 속에 많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매우 씁쓸한 기분이 든다.
지금부터라도 우리말의 중요성을 국민들이 몸소 깨닫도록 언론뿐만 아니라 학교, 사회에서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구절, p. 49]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제대로 된 국어 교육이 이루어질지 아무도 고민하지 않는다. 이 시간에도 전국의 국어 선생님들은 글의 구조와 주제어를 잘 외워야 높은 국어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목청을 돋울 것이고 아이들은 앵무새처럼 글의 기승전결을 외울 것이다. 그리고 집에 와서는 엄마한테 땡깡 부릴 것이다. 더 좋은 점수 맞게 과외를 시켜달라고 말이다. 그러면 엄마는 힘없는 남편을 밀어붙일 것이고 벼랑 끝에 선 남편은 뇌물이라도 써서 한탕 챙겨 자식 사교육 시킬 돈을 마련할 것이다. 무서운 연결고리다. |
|
아이에게 땡깡을 부린다는 말을 아무 생각없이 쓰고 있던 나는 그 말이 일본말찌꺼기이고 정확한 뜻은 '간질발작을 하다'로 일제시대 일본인이 조선인에게 함부로 내뱉던 말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무조건 읽어야겠다는 의지를 불태운 책이다. 사실 리뷰를 쓰면서도 나의 어휘속에 일본말찌꺼기들이 툭툭 튀어나오지나 않을까 두렵다. 그저 사투리인줄 알고, 한자어인줄 여기고, 단어의 어원이나 정확한 뜻도 모른채 사용하는 나의 언어들 속에 진짜 추잡하고, 서럽고, 억울하고, 가슴 시린 일본말 찌꺼들이 그렇게 많이 남아 있는 줄 몰랐다. 부끄럽다. 이 책에서 작가 이윤옥님은 표준국어대사전에 일본말, 중국말에서 온 유래들도 표시해달라고 하고, 국립국어원에서 순화어를 제시할때 그 이유도 달아주기를 원하는데, 맞는 말이다. 나 역시 학창시절에나 국어사전을 펼쳐봤지 이후에는 별로 넘겨본 일이 없다. 하지만 오늘부터는 말의 어감이 약간 어색하다 싶으면 사전을 찾아봐야겠다. 우리말을 바르게 물려줘야한다는 의식이 생겼기때문이다. 분명히 더 많은 일본말 찌꺼기가 있을텐데, 지금이라도 이렇게 찌꺼기 걸러내기 작업이 이루어져 책으로 나온다는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반드시 읽어봐야 할 책이고, 특히 언론과 방송에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더더욱 읽어보고 공책정리까지 해야할 책이다.
이 책은 역사와 유래가 있는 일본말 찌꺼기와 일상 생활 속의 일본말 찌꺼기, 이렇게 딱 두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에서는 고도리, 노가다, 다찌집, 달인, 도정(방아찧기), 방명록, 복창, 사바사바, 수우미양가, 시다바리, 신토불이, 정로환 등을 사용하게 된 계기와 그 말을 어떻게 순화하여 사용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알고나면 찝찝하고 기분나빠서라도 더 쓸 수 없는 역사적 비극이 담긴 단어들이자 일본말 찌꺼기이다.
2장에서는 일상 생활 속의 일본말 찌꺼기라고 정말 입에서 입으로 내려오는 단어들이 많아, 어른들도 조심하지 않으면 다음 세대에 그대로 물려주게 되는 악순환을 반복하게 될 어휘들이 나온다. 앞은 일본말찌꺼기, 괄호안은 우리말로 정리하면 드레스 가봉(시침질), 결석계(결석이유서), 계주(이어달리기), 고객(손님), 장기 기증(드림), 대하(큰새우), 돌풍(광풍), 땡땡이 원피스(물방울 무늬), 몸뻬(고쟁이), 복지리(복국), 사물함(보관함), 애매모호(어정쩡한), 야리꾸리(흐리다, 음흉하다, 야하다, 어수선하다), 야매(뒷거래), 호우(큰비), 심심한 조의를 표하다(깊은 슬픔을 표하다), 추월(앞지르기), 대합실(맞이방), 식상하다(싫증나다, 물리다, 질리다), 쓰끼다시(밑반찬), 재테크(자산운용기법) 등등 한자어 또는 외래어이겠거니 했던 일본말찌꺼기들이 이리 많이 남아 우리말을 해치고 있는데, 더군다나 지금은 전세계로부터 어휘가 들어와 정신차리지 않으면 무엇이 우리말인지도 모르고 쓸지도 모르는데, 내가 쓰고 있는 말에 대해 시간을 두어 다시 공부를 해야겠다.
외솔 최현배 선생이 일제강점기에 "한글이 목숨"이라고 어느 식당 금서집에 남겼다고 한다. 한글을 그토록 사랑하는 분들이 있었기에 현재 내가 이렇게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우리말 한글로 표현할 수 있는게 아닐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나 스스로가 한결 정화된 느낌이고, 앞으로는 장난으로라도 아이에게 "빤스 입어라~."나 "엄마 오늘 빠마한거 어때?"라고 말하지 않으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