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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를 읽는 게 여행을 대신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 오히려 여행에 대한 욕구나 갈망을 한 바구니 키울 뿐이다. 그렇다고 여행 에세이가 여행을 부추기는 광고 서적은 아니라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이따금 여행 에세이를 읽고, 풍선처럼 부푼 여행 욕구를 안은 채 훌쩍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그리고 여행지로부터 지금 막 돌아왔을 때의 노곤한 피로와 예상을 뛰어넘은 여행 경비에 골머리를 앓곤 한다. 어느 여성 잡지의 연말 부록처럼 '이제 내가 여행을 또 떠나면 성을 갈겠다'는 여행 결별 선언이 짐을 정리하는 내내 이어졌을지도 모르겠다. "긴장감을 날려버리기엔 파파야나 망고향기가 있는 국경도 멋지지 않을까.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아직 나는 그런 국경을 본 적이 없다. 하여 마음 속 국경에 사과나무를 심기로 했으니 훗날 나무가 자라 붉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면 누구든 와서 따 드시라. 그리고 전해주시라. 지상 어딘가 사과나무가 있는 매우 멋진 국경이 있노라고. 그곳에 가면 당신은 그리운 이에게 사과나무가 있어 등지고 싶은 세상을 다시 사랑하게 되었노라는 편지를 쓰게 될 거라고." (p.141) 김인자 시인의 여행 에세이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은 어쩌면 작가의 여행 결산서와도 같은 책이다. 작가가 여행했던 여행지에 대한 정보도, 그곳에서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주제로 쓴 것도 아닌, 여행자로 살았던 20년의 여행기록을 묶은 책이기 때문이다. 풍경보다 만났던 사람들의 인물사진을 우선순위에 두고 순수한 인간애를 책에 담으려 했다는 작가의 서문은 꽤나 인상적이어서 책을 읽는 독자라면 누구나 우리가 어느 곳에 있든 우리는 모두 '삶'이라는 과정을 여행하는 초보 여행자일 뿐이라는 생각을 갖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시인은 나와 직업군이 다른 어느 개인이 아닌, 삶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만난 '여행 메이트'쯤으로 여겨질지도... "죽음과 슬픔으로 가득한 도시를 떠나 당도한 서쪽 바다, 밀항을 꿈꾼 건 아니었다 네비게이션을 무시한 채 달렸고 걸었다. 딴엔 죽음이 나를 앞지르거나 따라오지 못하도록 없는 지도를 만들고 숨은 길을 찾느라 몇 번인가 바퀴가 빠질 뻔했다. 죽음이 멀미처럼 아련해질 무렵 바람이 일러준 대로 작은 포구에 도착했고 울기 좋은 방 하나를 얻어 짐을 풀었다." (p.330) 1부 '사하라 사막에서 히말라야까지', 2부 '트럭여행과 크루즈와 캠퍼밴', 3부 '삶과 죽음, 나로부터의 결별', 4부 '섬, 천년의 기다림'으로 구성된 이 책은 차라리 한 줄 아름다운 '구도(求道)의 서(書)'라고 해도 좋을 만큼 작가의 유려한 문체와 웅숭깊은 사색의 결과물이 결합되어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독서의 재미를 만끽하게 한다. 나는 한 권의 소설을 읽을 때처럼 책을 펼치는 순간부터 내처 읽다가 마지막 장을 덮음으로써 독서를 갈무리하는 일반적인 독서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어떤 문장 앞에서 그 뜻과 의미를 오래 음미하다가 다시 책을 읽는 식으로 독서, 음미, 쉼, 독서, 음미 등 불규칙적인 독서를 이어갔다. "욕망을 긍정한다고 타락이나 방종을 허락하는 건 아니지만 살면서 행복대신 일등이나 부자가 되려는 욕심에 눈이 멀어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 여행은 그런 나를 반성하게 했다. 고통과 시련은 집 밖을 그리워 한 죄의 대가로 달게 받겠다. 그리고 깊고 따스하고 흔들림 없는 영혼을 만날 때마다 심장이 터질 듯 좋았다는 것에 감사하며 '아니오'라고 말해준 모든 이들에게도 같은 인사를 대신하고 싶다." (p.364) 어제오늘 날씨가 초가을처럼 따사로웠다.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도 날씨처럼 밝았다. 그러나 우리가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지금 이 시각에도 지구 곳곳에서는 모르는 이의 불행이 우후죽순처럼 발발할 터, 우리가 그들의 눈물마저 닦아줄 수는 없겠지만 너무 티 나게 웃고 있지는 말자. 다만 언제, 어느 곳에서도 행복과 불행은 늘 함께하고 있음을 잊지 말자. 나의 행복보다 너의 불행을 우선순위로 생각한다는 원칙을 지켜가도록 하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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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을 왜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으로 지었을까? 표지부터 심상치 않다. 붉은 두건을 눌러 쓴 할아버지의 붉게 충혈된 눈과 붉게 물든 손톱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표정은 수심이 가득 들어차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시인으로 알려진 김인자 씨가 에세이 형식으로 쓴 에세이로 길게는 20년, 짧게는 지난 계절 동안 여행하면서 남긴 기록들을 묶은 책이다.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남미대륙을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했다. 걷기 배낭여행부터 버스나 기차, 비행기 등의 교통수단을 이용하고 캠퍼밴, 크루즈 여행을 하면서 일반적으로 알려진 관광지보다는 재래시장과 오지 소수민족이 사는 마을을 찾아다녔다. 저자는 이 책에 기록된 것들이 주로 색에 관한 보고서라고 한다. 그가 찍은 사진들은 유독 색상이 강렬하고 그 민족이나 인종을 상징하는 것처럼 다양하다. 단순한 여행기가 아니라서 읽기에 좋았던 것 같다. 시간순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고 행선지를 따라 가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는 지역에서의 일들을 에세이로 편안하게 쓰고 있다. 낯선 타인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가 삶의 지혜를 배우고 나를 일깨우는 성찰의 시간이다. 홀로 여행하면서 생각할 시간이 많았을텐데 그가 생각하는 여행은 무력한 일상과 우울을 소소한 행복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살아가면서 새로운 무언가를 통해 작은 것에서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여행하는 동안 어느 마을에서 그들이 살아가는 일상을 보며 자신을 삶을 되돌아봤을 때 나는 내 삶에 만족하며 행복하게 오늘을 누리면서 살고 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을 당연한 듯이 여기며, 하루하루 삶을 누리기 보다 치여 살고 있는지 않은가? 이 책을 읽고 있으면 세계 곳곳을 다닌 그녀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단지 여행을 해서 부러운 것이 아니라 그 여행을 통해서 얻은 삶에 대한 시선, 진정 오늘을 즐길 수 있게 되었던 행복한 순간들이 영원히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이 아닌 매일 살아숨쉬는 여행을 다시 꿈꾼다는 그녀의 이 책을 통해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살아가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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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행에 관련 된 책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설레일 것이다. 가보지 못한 곳은 간접체험을 할 수 있고, 가본 곳은 어떻게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리라. 이 책은 김인자 시인의 세계여행 포토 에세이집이다.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여행지의 이야기는 어떨지 기대되었다. 책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남미 대륙을 걷기배낭여행에서부터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해서 다닌 기록과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의 순수한 인간애를 보여준다. 더불어 각 나라의 다양한 인종들의 인물 사진이 첨부되어 있어서 볼거리의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여행지 중에 사하라 사막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데, 나도 한번 가보고 싶은 곳 중에 하나이다. 시인답게 시적인 구절이 있었는데, “팽팽한 끈을 풀면 달빛은 모든 사물을 은빛으로 바꾸고 모래는 강물처럼 소리를 내며 흘러갔다”(p.62)이다. 사하라 사막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다. 또한 책의 제목이 궁금했었는데, 저자는 카메라를 꺼내도 안 되고, 함부로 말을 걸어도 안 되는 삼엄한 국경지대보다 사과나무에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는 국경을 넘어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을 말한다. 이 책은 다른 여행에세이와 다르게 시인의 눈으로 바라본 여행지에서의 이야기가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었다. 개인적으로 가보지 못한 나라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아서 관심이 생겼고, 여행지에서 만난 그곳 사람들에 대한 저자의 글도 인상깊게 남았다. 시인이 소망하는 것처럼 제목에 있는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을 넘어보기를 나 역시 바래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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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여행관련 책들을 참 좋아하는 편이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여행을 많이 가본편은 아니다. 여행을 가더라도 대부분 가족과 동행하는 가족여행수준이고 국내를 여행하든지 해외를 여행하든지 가족여행에서 벗어나 본적이 없다. 아주 가끔 해외든, 국내든 출장을 가서 그곳에서 혼자 시간내서 돌아다닌것이 오롯이 혼자만의 여행의 전부인것 같다.
그래서인지 여행지도 대부분 한정적이고 알려진곳을 주로 다니는 편이었다.
어쩌면 그래서 여행책을 좋아하는지 모르겠다. 여행책을 통해서는 다양한 지역과 다양한 이야기들을 접할수 있을니까 말이다.
많은 여행서 중에서 이책에 유독 눈길이 갔던 이유는 이책의 표지의 강렬함 인것 같다.
붉은 모자에 붉은 두눈과 붉은 손가락이 강렬하게 와 닿았던것 같다.
이책은 저자의 20년 여행에 대한이야기를 적고 있다. 물론 글마다 표기를 별도로하지않아서 언제 작성한 글인지는 모르지만 작가의 글소개에 그렇게 되어 있기에.. 그런데 대부분의 글들이 마치 지금의 여행인양 생생함이 느껴진다.
책내용중 20년 된글이라고 생각되는 글을 한편도 없는듯하다.
아마 작가가 오랜기간 지구촌 곳곳을 돌아다니며 느끼는 여행에 대한 마음들이 초심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어서 그런것은 아닐까?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 중동, 남미대륙을 도보여행부터 버스, 기차, 비행기, 캠퍼밴, 크루즈여행까지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한것 같다.
대부분의 여행기들이 그렇듯이 이책도 참 많은 여행사진을 보여준다. 그런데 일반적인 여행서적들은 대부분 경치나 풍경, 현지의 모습등이 책사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책은 특이하게도 풍경이나 경치사진의 거의 보이지 않는다. 책속에서 등장하는 대부분의 사진들은 인물사진들이다. 그것도 먼거리에서 찍은사진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접사촬영하듯이 찍은 사진들이 대부분이다. 사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칼라풀하면서도 붉은계통의 분위기가 물씬 난다. 표지사진에서 보여준 붉은빛의 강렬함이 이책 전체 사진에도 물들어 있는듯 하다. 인물사진이 메인인것은 아마 작가의 여행에 대한 마음가짐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여행을 단순히 자연을 구경하고 느끼고 오는것이 아니라 여행을 통해서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새로운 사람들과 삶을 나누고 배우는 과정이라는것을 이야기하고 싶은것인지도 모른다.
"아직도 여행을 생각하면 가슴이 뛰니까. 그리고 새로운 길에 설때마다 느낀다. 내삶은 조금씩 나아가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럴 거라고" 이야기하는 작가의말대로 이책을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 덕분에 내삶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는 느낌이든다.
제목: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저자: 김인자
출판사: 푸른영토
출판일: 2017년 7월 10일 초판1쇄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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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여행은 그 자체로 시가 된다. 차디 찬 바이칼 호수에서도, 뜨거운 사막에서도 그녀가 지나왔던 그 길은 한 편의 시가 되고 떨림이 된다. ::: 바이칼 호수는 외로움이 곧 존재감이었고 그것은 삶이 대책없이 아득하거나 눈물겹도록 서럽다는 걸 일깨워주는 일이기도 했다. (...) 계절은 여름이었으나 어떤 전이도 용납하지 않으려는 듯 냉혹했던 물의 온도 (31쪽) 유난히 인물 사진들이 많다. 여행서라면 보통 펼쳐져 있는 풍경 사진들이 여기에서는 아주 드물다. 그녀에게는 인물 사진 보다는 덜 감동적이었나 보다. 아니, 그럴 리야 있겠는가마는 꽃 보다 사람이 더 아름다웠을 것 같다는 이 말의 뜻이 여기에서 은근히 나타나는 부분이다. 인물 사진, 여기저기 그녀 발자국이 닿았던, 그녀의 파인더 속 그 들, 남자, 여자, 노인, 어린이가 자연스레, 그 시간 그 때에 그대로 멈춰져 있다. 저자는 바로 그 시간을 그 사람들과 함께 가두고 싶었으리라. ::: 사막은 모래에 머리를 박고 울고 싶은 사람만 가는 곳은 아니다. 오로지 한 가지 물질 위에 자신을 놓아보고 걸어보고 누워 뒹굴고 싶단 생각, 사막은 그런 열망을 가진 자들이 천천히 걸어가 습기를 말리는 곳이다. 매번 살아서 이 곳에 서 있다는 걸 확인할 수만 있다면 지독한 불안도 즐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63쪽) ::: 내게 사랑과 여행이란 스스로 손을 자르고도 멈출 수 없는 도박과도 같다. (87쪽) 여행 서적이라면 늘상 풍경과 함께 그 곳에서의 에피소드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페루, 아르헨티나, 그리스, 아프리카, 히말라야, 몽골을 각자 따로이 열거하지 않는다. 책으로 치자면 한 권 만이 아닌 스무 권 서른 권의 이야기를 오버랩 시키는 방식으로 섞었다가 풀었다가, 딱 그 한 권만 집중적으로 이야기 하다가 마침내는 사람 앞에서 우뚝 발을 멈춘다. 그녀가 만났었고 인상 깊었던 사람들이 지면을 차지하고, 풍경 사진보다 인물들로 지면을 채운다. 이해할 만 하다. 여기에서 저자의 따뜻한 마음, 바람과 같이 떠돌아 다니는 이유가 숨어 있을지도 모르겠다. 결국은 그녀 자신을 향해 내딛는 걸음이었다는 생각도 든다. 야금야금 읽어가게 하는 맛이 대단하다. 그녀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서도 이지만 특색있는 사람 사진이 정말 눈길을 끌기도 한다. 글로, 사진으로 묻어 나오는 그녀의 감성을 보고 있자니 타고 난 여행객임을 부인할 수 없다. 개에게 물려서 광견병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멈추지 않았던 여정, 가고 싶다, 하며 생각 만으로는 결코 끝내지 못한 그녀의 행로는 어느 새 그녀를 그 곳에 다시 데려다 놓고 있으니. 덕분에 아프리카에서 트럭을 개조해서 타고 일주하는 여행 패키지 상품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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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해외여행을 갈 수 있는 시대입니다. 우리는 여행을 어떤 목적으로 갈까요? 휴가라서 그냥 가는 곳, 가보고 싶었던 나라를 방문하는 의미, 보고싶은 것, 먹고싶은 것에 대한 욕구충족 등 다양한 의미가 있을 겁니다. 여행은 정확한 정의를 내리기 어렵습니다. 물론 계획을 하고, 준비의 과정을 거쳐 실행으로 옮겨지지만, 여행을 가서도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즉 다른 문화와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해하며 배우는 과정일 수 있고,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의미가 될 수도 있습니다. 답은 없지만, 모두가 느끼는 공감대나 감정은 비슷합니다. 이 책도 그런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만, 기존의 여행이나 기행이 아닌, 사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역사적 사실과 장소,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유명한 여행지가 아닌 궁금하지만 가보지 못했던 곳,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없는 곳을 설명하며 인문학적 요소를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지구는 빠른 속도로 문명을 이뤘고, 성장했습니다. 대부분이 도시화되었고, 문화의 발전과 융성, 글로벌 교류를 통해서 각기 다른 문화를 이해하며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척박한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고, 그들은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거나 자연에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이를 두고 다양한 시선이 존재합니다. 너무 불편하지 않을까? 굳이 왜 저런 삶을 유지할까? 하는 다양한 물음이 나옵니다. 반대로 인간이라서 할 수 있는 행동이며, 다양성을 존중해야 하는 평가도 있고, 평생은 아니지만 동화되어 그들과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게합니다. 그만큼 정답은 없고, 상황과 때에 따라서 느끼는 감정이 다른 것입니다. 누구나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고, 가보지 않으면 무의미합니다. 이는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며, 지구 상에 존재하는 낯선 장소들이 이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아직 인간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은 자연의 미를 유지하고 있고, 거기서 사는 사람들은 더불어서 사는 인생철학을 신념처럼 믿고 있습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류의 진화와 문명사의 발전, 물론 중요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자연스러운 것과 조화를 생각한다면 여행의 기쁨이 커질 겁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경험하는 다양성의 의미들, 기존의 틀과 방식, 정해진 법에 의해서 살아가는 모습, 과연 인간에게 유익한 가치일까요? 편리함과 빠름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이 책은 예전의 방식과 다른 문화, 조화,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성찰의 의미를 말해주고 있습니다.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이 아닌, 점진적인 변화나 전통방식의 고수, 이를 바라보는 생각의 차이는 있겠지만, 옳고 그름의 잣대는 무의미합니다. 책에서 말하는 다양한 환경, 지명, 장소, 국가는 문화와 역사의 관점에서도 가치있고 인문학적 의미에서도 여행 그 이상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과 추억, 시간이 갈수록 잊혀지지만, 기억에 오래 남는다면, 그 여행의 가치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세계 각지의 명소와 다양한 장소를 사진으로 잘 싣었고, 여행이 주는 의미와 보는 여행의 즐거움을 극대화하고 있습니다. 무작정 소모하며 즐기는 여행도 좋지만, 여행의 의미를 색다르게 해석하며, 나를 돌아보는 시간, 이는 여행을 통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강점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여행의 다른 의미와 자신에 대한 본질적 탐구를 한다면, 책이 주는 모든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실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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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사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담배를 물고 물끄러미 바라보는 시선. 그는 과연 무엇을 바라보며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일까......
책의 첫 장을 펼치지 그녀가 말하는 '여행'을 알 수 있었습니다. 내가 노마드란 생각이 들 땐 혹독한 공간 속에서 누구의 도움 없이 홀로 나를 바라보고 나와 대화하며 나의 내면으로 걸어 들어가 기꺼이 내 손을 잡을 때다. 이제 나는 그곳이 어디든 길을 잃을까 봐 두려운 것이 아니라 길을 잃지 않을까 봐 두렵다. 일상일 땐 그것이 여행인 줄 몰랐다. 길 위에 있을 때만이 일상도 여행이란 걸 알았다. 그렇게 여행은 몸을 앞세워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이었다. - page 5 늘 새로운 순간을 살고자 했기에 더는 잃을 것이 없다는 안도감과 자유, 여행은 오직 나 자신과 눈 앞에 펼쳐진 대상과의 관계로 이루어지며 어떤 경우라도 어제와 다른 나를 발견하는 것에 있다. 생각해 보면 감동이나 놀라움도 오직 그 자리에 있는 자의 몫,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 목표 없음이 목표요 화두 없음이 화두였던 여정들, 오랜 여행으로 얻은 것이 있다면 '가장 안전한 삶이야말로 가장 위험한 삶'이라는 것, 이상적인 여행이란 자신의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린 후 방랑이든 방황이든 모든 것은 안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 옳다. - page 6 ~ 7 그녀의 짧지만 긴 여행 기록 속엔 일상의 여행 이야기, 인종을 초월한 우리의 이야기, 그리고 신으로 향한 인간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끝은 자신으로 돌아와 또다른 여행의 시작을 알려주었었습니다. <나는 간신히 울지 않았다>를 읽다보니 인상적인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몽골 유목민들의 이야기. 그들의 주식인 양고기에 대한 이야기. 대지에 피를 흘리는 일을 금기시하는 건 날짐승들을 부른다는 이유도 있지만 내 친구의 피를 한 방울이라도 헛되지 않게 하려는 뜻이 더 크다고. 그들은 아무리 배가 고파도 고통스럽게 죽은 가축은 먹지 않는다. 집에서 직접 기른 가축은 가족이나 친구 그 이상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 page 43 언제나 떠날 수 있고 언제나 돌아올 수 있는 유목, 유목민. 그들은 모으고 소유하는 것에 의미를 두지 않으며 어디에도 머물지 않고 설령 뜻하지 않은 재해로 모든 것을 잃는다 해도 그것이 삶이라는 걸 순순히 받아들인다. 진정한 노마드란 육체를 자유롭게 함으로써 영혼이 자유로워지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 page 44 우리는 '소유'에 집착하기에 사회는 발전하지만 정신적으로 퇴보를 향해 가는 것은 아닌지, 저마다 구멍난 항아리는 아니었는지 생각하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이 왠지 부럽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과연 나는 그런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 또다시 '소유'가 제 발목을 잡는 것 같았습니다. 책 제목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국경'이라하면 우리 역시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철조망 하나를 경계로, 서로를 검열하는 그 곳. 이는 인간의 이기심임을 대변해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그런 국경을 저자는 철조망 대신 '사과나무'로 대신하고 싶다고 전하였습니다. 장총을 든 경비병 말고, 뭔가 꼬투리를 잡으려는 그 탁한 눈빛도 말고, 카메라를 꺼내도 안 되고, 함부로 말을 걸어서도 안 되며, 내 나라를 방문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까지는 아니어도 나는 사과나무에 사과가 빨갛게 익어가는 국경을 넘어보고 싶은 간절한 소망이 있다. ... 특히 해외여행이 처음인 여행자에게 자신의 나라를 알리고 사과는 얼마든 따먹어도 좋다는 그 어떤 조약보다 마음이 끌리는 평화협정, 하늘과 땅을 공유하고 그늘과 열매를 나눌 수만 있다면 훈자마을을 천상으로 만드는 살구나무 같은 것도 좋겠지만 상상해 보라. 사과 꽃이 필 때 입국하여 사과를 딸 때쯤 출국하는 일정은 얼마나 낭만적인가. 그 나무의 사과향기 잘 간직해 두었다가 훗날 기억의 창고에서 야금야금 사과를 꺼내먹어도 좋으리. 자연의 간섭을 피해 살 수 없는 우리에게 사과 꽃 피는 내년 이맘 때 다시 오리라는 약속은 얼마나 희망적인가. - page 140 잠시 저 역시도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을 꿈꾸어 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있는 철조망과 총을 든 경비병이 있는 국경. 그 곳에 사과나무가 심어져있다면...... 지금의 우리의모습도 많이 바뀌어져 있지 않을까...... 과연 그 날은 언제쯤 올지...... 그녀의 발자취를 따라 다니다보니 그 속엔 사람이 있었고 자연이 있었고 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토록 바라는 '행복'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서울의 아침은 분주하다. 카페에 들어가 조각케이크 한 쪽과 커피 한 잔을 시켰을 뿐인데 9천8백원이다. 잉카 여인이 그렇게 갖고 싶은 라디로 한 대 값이다.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같은 돈이라도 향유품목과 행복의 색깔은 이렇게 다르다. 커피집을 나서며 내게 묻는다. 첨단을 달리는 문명과 물질이 정신을 지배하는 대한민국에서 현재를 살고 있는 내게 행복이란 뭘까. - page 358 결국 '행복'은 상대적이었고 다양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책 속의 그들에겐 자신의 행복을 찾은 듯 하였습니다. 그들의 눈빛에서, 미소 속에서, 그들의 얼굴에서...... 저 역시도 스스로 물어봅니다. 내게 행복이란 뭘까...... 그녀의 이야기의 끝에 적힌 이야기가 그 해답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디든 나를 온전히 맡기므로 일체감과 충족감을 동시에 느끼는 내 여행의 멘토는 역시 사람이고 길이다. - page 366 사람과 길 속에 제 행복을 찾아봅니다. 다시 그녀의 이야기를 되새기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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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나무가 있는 국경
이 책은
여행기를 읽는다는 것은 글쓴이와 같이 간다는 것. 때로는 어깨를 나란히 하고, 때로는 한 발 뒤쳐져서 따라가는 것, 이 책을 통해 절실히 깨닫는다.
걷기도 하고, 때로는 생각도 하고, 또 침묵도 하는 글쓴이를 따라 가는 것은 나 또한 그런다는 것, 이 책은 더더욱 그렇다.
침묵은 “자신에게 하는 말”(61쪽) 이라 했고, 걷는다는 것은 “생각이 앞서다 멈출 땐 이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87쪽)이니, 글쓴이를 따라 걷고 때로 침묵하는 것은 결국 ‘나에게 질문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 이 책은 그러한 시간을 선물처럼 주고 또 준다.
결론, 이 책은 ‘여행기’이며 ‘침묵기’이며, '선물'이다.
이 책의 내용은 ? 이런 생각, 나도 하고 싶다.
<여행은, 일상의 전원을 끄고 아날로그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다.> (217쪽)
이 말, 우선 가슴에 새기고 책을 읽어가자. 이제 글쓴이도 글 읽는 이도 여행이다.
걸어보자, 여행은 걷는 것으로 시작한다. 언덕길도 있다. 그 언덕길을 글쓴이 걸으며 이런 생각한다.
<언덕을 걸으며 마주쳤던 불타는 일출과 일몰, 날마다 찾아오는 양떼구름과 푸른 은하수....>(33쪽)
일몰, 일출, 양떼구름은 글쓴이에게만 찾아온 게 아니고 나에게도 찾아왔건만, 나는 글로 옮기기는커녕 생각지도 못했다. 하늘을 보지 못한 탓인가. 특히 양떼구름은.
<마제르, 넌 내가 몇 살쯤 보여
27살.
거짓말도 좀 그럴 듯하게 해야지. 힘들게 먹은 나이를 어떻게 그렇게 깎아?>(74쪽)
바람둥이 마제르가 저자를 유혹한답시고 치근덕거릴 때 나눈 대화 한토막이다.
힘들게 먹은 나이를 깎아, 여인을 유혹하려는 검은 손에게 이런 말, 좋은 무기 같아 보인다.
<늙는 일에 집중하지 않아도 우리는 늙고 죽는다.> (77쪽)
아, 시인의 말이란 이런가? 야무지게 내 머리를 때린다.
늙는 일에 집중하지 않아도, 집중하지 않아도, 집중, 하지 않아도!
<간신히 올라왔는데 다시 내려가란다.>(83쪽)
글쓴이가 니르바나 게스트 하우스에서 쓴 첫마디 말이다.
마치 우물에서 갓 길어 올린 물처럼, 내 목을 시원하게 적셔준다.
해서 ‘우리가 꿈꾸는 천국도 이 높은 곳이 아니라 저 아래 어디쯤이라고’, 라는 다음 말은 군더더기일지도!
<선을 긋고 철조망을 치는 땅의 경계가 인간의 것이라면 하늘의 경계는 신의 것이겠지. 날짐승들은 자유롭게 국경을 넘나들고 물고기도 유유히 대양을 떼로 이동하는데 오로지 인간만이 검열이 필요하다는 것은 인간이 가장 불완전하고 모순적이라는 걸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그러니까 수비대가 있는 국경을 넘는다는 건 자신보다 높은 벽을 넘는다는 걸 상징하는 것이리라.> (139쪽)
국경 앞에서 인간의 겸손함을 한 수 배운다. 그런데 국경은 꼭 나라와 나라의 경계만 의미하는 게 아니리라. 내가 넘어가는, 넘어서야 하는 그 어디나 겸손함이 필요한 법!
<여름에 집을 나섰는데 돌아오니 가을이다.>(260쪽)
정말이다. 이 책을 들고 읽기 시작할 때에는 분명 열대야였는데, 이 글 쓰는 시간, 비가 내리니, 서늘하기까지. 단지 비가 와서 그런 것이 아니다. 시간은 나를 두고 그렇게 여름을 지나 흘러간다.
다시, 이 책은
글쓴이 친구 중에 이런 이가 있단다.
여행이 가고 싶어지면, 정말로 가고 싶어지면, 공항에 간단다.
리무진 버스로 공항에 가, 가고 싶은 노선에 줄도 서보고, 로밍 카운트를 지나 환전소를 기웃거려도 보고, ,.......떠나는 사람들을 보면서 같이 손도 흔들고, 그들이 ‘가서 전화할게’라고 말하면 속으로 ‘응, 기다릴게’ 로 대답한다고.
리무진 버스표를 만지작거리며 그렇게 하루 공항에 나가 여행의 향기를 몸에 바르고 돌아오면 며칠은 동남아에라도 다녀온 기분이 든다고, 그래서 누가 물으면 의미심장한 미소를 흘리며 ‘어디 좀 다녀왔거든!’ 이라고 답하게 된다고.(39쪽)
나, 역시 글쓴이를 따라, ‘어디 좀 다녀왔거든!’ ‘기분 좋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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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 여행을 하며 사람 탐험을 즐기는 저자는 인물을 중심으로 찍어 순수한 인간애를 담고자 했다. 이렇듯 포토 하나 하나에 풍경보다는 여행 중에 만난 인물들의 사진이 많이 담겼다. 그 사진에 그들과의 대화와 사람이 살아가는 이야기, 추억을 고스란히 담아 소중하게 간직하는 것도 가치있는 여행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새 꽃을 꽂아주는 청년 사무엘과의 아쉬운 이별과 바지주머니에 있는 것을 훔치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꽃잎을 담아준 마사이 아이에 대한 글을 읽으니 여행길에 짧게 만난 인연이지만 정과 애틋함이 독자에게도 느껴진다. 아쉬움이 있기에 더 기억에 오래남는 것 같다. 여행은 산 넘어 산이지만 동시에 즐거운 것이고 이기는 것이고 지는 것이고 웃는 것이다. 바보가 되지 않고 행복할 순 없으니까(p.166) 이 책을 읽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저자는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마음을 헤아리며 따뜻한 시선으로 낯선 땅의 사람들을 바라보는 것 같다. 주름진 얼굴도 선한 결이라고 표현하며 노인의 인생도 아름다운 작품으로 보며, 때로는 친정 엄마같은 마음으로 충고를 해주거나 가슴 아파하기도 한다. 이런 저자의 마음을 닮고 싶다. 저자도 두려워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무장경찰과 군인들이 보초를 서있으며 입국허가를 받아야 넘을 수 있는 국경이다. 긴장되는 철조망이 있는 국경이 아니라 긴장을 날려주는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이 저자가 꿈꾸는 것이다. 경계가 없어져 마음껏 땅과 땅 사이를 드나들 수 있다면 멋진 세상일 것 같다. 여행은 기다림이며 상처를 치유하는 시간이라고 한다. 또한, 여행하는 순간은 현재, 즉 지금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다. 여행하듯이 낯선 사람들을 관심있게 바라보며 현재를 소중하게 생각하면 누구나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는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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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마음속에 함께 머무는 시간 삶 자체가 여행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일상이 오늘의 환경과 조건에 묶여 마음조차도 자유롭지 못한 현실에서 다른 이의 여행이 주는 맛으로나마 내 삶을 음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맛에 풍미를 더하여 내 삶의 맛으로 가져오는 것은 다 내 몫이기에 여행에세이를 통해 무엇을 어떻게 볼 것인가도 내 몫이다. 여행의 본래 가치는 어디에 두어야할까? 아니 본래 가치라고 부를만한 것이 있기나 할까? 사람마다 제 가치관에 의해 사물을 대하고 그것에 의해,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 다르듯 여행 역시 같은 시각으로 본다면 본래적인 가치는 없을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치를 찾는다면 그 가치의 본래 목적을 ‘사람’에 두고자 한다. 목적을 어디에 두었는가는 차치하더라도 여행이라는 길 위의 시선을 늘 사람에게 있는 까닭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관령에 오시려거든’이라는 책으로 만나 독특한 시각에 매료되었던 김이자의 이 책 ‘사과나무가 있는 국경’은 그 여행의 목적에 충실한 여행에세이로 보여 진다.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저자의 시선이 닿는 중요한 곳에 사람이 있다. 그 사람들의 일상에 녹아들어가 그들의 삶이 가진 가차를 발견하고 인정해주는 따뜻한 시선이 그대로 담겨있기 때문이다. 경계의 범주를 넘어선 아이들을 향한 연민의 눈빛에서 어쩌면 삶의 종착역에 있을지도 모를 늙은이들의 주름진 얼굴 표정에 이르기까지 저자의 시선에는 한결같이 그들의 삶 자체를 존중하는 따스함이 있다. 그들 모두는“가진 걸 모두 주고도 아깝지 않은 이”들이다. “이유 없이 피는 꽃이 있을까. 문득 피는 꽃이 있을까.” 수많은 문장 중에 다음 책장으로 넘어가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던 문장이다. 낯선 곳, 낯선 풍경, 낯선 사람들 틈으로 스스로 걸어들어 간 것을 여행으로 본다면 그 여행의 모든 것을 이루는 중심에 바로 이런 마음이 있어야 하고 또 있기에 가능했던 그 모든 깨달음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 시선으로는 너와 나를 구분하지 않을 것이기에 더 이상 여행지의 이방인이 아니라 동시대를 살아가는 동일한 사람으로 삶의 여정이라는 한 곳을 바라보고 묵묵히 걷는 여행자들인 것이다. 누구나 '날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삶'을 꿈꾼다. 이 꿈에 여행이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효과는 다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치 큰 것이라는 점은 문지방을 넘어 길을 나서본 사람들만이 알 수 있다. 저자의 사람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대상에 그치지 않고 자기 스스로에게로 귀결되는 것은 바로 이런 여행이 준 가장 큰 혜택은 아니었을까. 언제부턴가 변화보다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일상이기를 바란다. '어제 같은 오늘, 오늘 같은 내일'이길 바라는 것이 그 마음이다. 여행과 같은 일상에 더 이상의 변화를 수용할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 결코 돌아갈 수 없는 어제와 미리 당겨 쓸 수 없는 내일에 주목하여 오늘이 주는 의미를 소홀하게 대하지 않으리라는 다짐이다. 셀 수 시간과 공간에 홀로 우뚝 서서 스스로를 돌아봤을 여행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