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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욕, 킬리만자로 그리고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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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경을 알게 된 것은 부암동 어떤 작은 책방에서였다.부암동에 사는 작가의 책들을 모아 파는 일시적인 책방이었는데, 거기서 "현경"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인가, 스터디에서 이 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둘 다 "이 사람이 너무 나갔다"는 다소 부정적인 이야기였다.그래서인지 한번 이 분의 책을 읽고 싶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이 책을 골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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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현경을 알게 된 것은 부암동 어떤 작은 책방에서였다.

부암동에 사는 작가의 책들을 모아 파는 일시적인 책방이었는데, 거기서 "현경"이라는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그리고 며칠 뒤인가, 스터디에서 이 분에 대한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둘 다 "이 사람이 너무 나갔다"는 다소 부정적인 이야기였다.

그래서인지 한번 이 분의 책을 읽고 싶었다. 가장 최근에 나온 이 책을 골랐다.

 

"김수진"이라는 사람의 눈과 입으로 "현경"에 대해서 쓰고 있다. 간간이 자기 이야기도 섞여 있고...

모든 걸 동의할 수는 없겠지만 -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고 - 이 분이 참 좋아보였다.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해방을 추구하고, 평화를 추구하고... 그렇게 사는 모습이 좋아보였다.

 

필요없는 윤리나 율법, 다른 사람의 시선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추구하는 것도 좋아보였고 주위의 사람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도 참 좋아보였다.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수진의 다음과 같은 메모

 

"나는 살면서 검은 거울("현경"을 지칭한다)만큼 아름다움에 민감한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외모뿐만 아니라 머무는 공간, 하는 일, 만나는 사람들과의 시간까지, 모든 것을 아우르는 그녀의 중심은 단연 "아름다움"이었다(p. 115)

 

책을 읽다보니 나도 수진과 비슷한 점이 있다. 외모나 공간이나 별로 꾸미는 것에 거의 관심이 없다. 그런 사람에게 검은 거울의 모습은 경이로워 보였을 것이다. 뭔가를 아름답게 꾸민다는 것, 자신이 잠깐 머무는 공간이라 할지라도 아름답게 꾸밀 줄 아는 게 참 좋아보였다.

 

그러고 보니, 내가 영국에 살 때 알았던 한 네덜란드 친구가 기억이 난다. 방학 때 그녀의 집에 잠시 머물렀었는데, 집이 참 마음에 들었다. 시골의 조그마한 집이었는데, 자신이 외국을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을 현상해서 액자에 걸어두고, 동남아 어디에서 산 대나무 의자를 거실에 두고... 이런 것들이 평소에 내가 알던 그녀와 달라보였다. 약간만 손을 대도 분위기가 확 달라지는 것이다.

 

여전히 청소도 겨우 하고 지내지만, 그래도 이렇게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 주위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 내가 머무는 장소, 내가 머무는 사람, 내가 사는 시간 모두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다.  

h********9 2017.09.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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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걷는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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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세상에 나온 건 지난해이다. 책 서두에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암시하는 글이 쓰여 있었다. 서로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처음에는 모든 게 맞지 않았다. ‘코드가 참 다른 사람들이어서 공동의 언어를 찾아내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고. 1년이었던 출판 계획이 4년까지 늘어진 이유를 현경은 설명했다. 대강 짐작컨대 수진은 내 또래일 듯했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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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세상에 나온 건 지난해이다. 책 서두에 이 책이 탄생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음을 암시하는 글이 쓰여 있었다. 서로 너무도 다른 삶을 살아왔기에 처음에는 모든 게 맞지 않았다. ‘코드가 참 다른 사람들이어서 공동의 언어를 찾아내는 것이 어려웠던 것 같다. 1년이었던 출판 계획이 4년까지 늘어진 이유를 현경은 설명했다. 대강 짐작컨대 수진은 내 또래일 듯했다. 그러나 앳된 얼굴에선 나이가 읽히지 않았다. 그녀는 현경을 전사의 에너지를 지닌 거 같다 하였는데, 이는 내게도 동일했다. 세상엔 참으로 많은 제약들이 존재한다. 여자라서 해야 할 것들과 결코 해서는 안 되는 것들. 갓 태어났을 무렵에는 그저 나와 동떨어진 무언가였던 것들이 점점 더 내 삶에 스며들었다. 직접적인 공격이 가해졌을 수도 있을 테지만, 대다수는 숱한 사회화 과정에서 내 스스로 습득했다. 지금 난 누구보다도 소심하고 세상의 눈치를 많이 살피는 편이다. 남에게 내가 어찌 보일까를 고민하다 보면 적절하다 일컬어지는 시기를 놓치고야 만다. 모든 여성이 나와 같지는 않을지라도 수진 또한 나와 같은 세상을 살아가는 여성인 것만은 분명했다. 그러나 수진은 나와는 또 달랐다. 일찌감치 그녀는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법에 눈 떴다. 어쩌면 그건 분노로부터 비롯된 것이었을 수도 있다. 내 경우엔 분노를 속으로 삭히고는 했는데 그녀는 전선에 나섰다. 결과는 사람마다 해석이 다를 것이다. 눈에 보이는 거대한 성과를 얻는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적잖은 사람들이 이를 실패로 여겼다. 성공 혹은 실패로 정의하지 않을지라도 계속되는 싸움으로부터 지치지 않기란 어렵다. 우울이 찾아왔다면 그 때문일 것이다.

막연히 분노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모든 에너지가 파괴를 위한 무언가로 투여되어서는 곤란하다. 특히 세상을 부정하는 힘이 너무도 강한 나머지 자신마저도 부정하기 시작한다면 안 된다. 그런 점에서 현경은 투사이면서 동시에 아니기도 했다. 수진은 현경의 모습으로부터 샘솟는 삶의 에너지를 발견했다. 현경이 머무는 공간은 분위기가 확 달라졌는데, 이는 기간이 짧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어차피 떠날 것인데 굳이 공을 들여 꽃을 심어 가꾸는 이유가 무얼까. 잠시 한국에 들어와 머문 공간은 한 때 도살장이 있었던 곳이라고 했다. 죽음의 기운이 서린 곳에 생명의 기운을 불어넣는 모습이 조금은 무모해 보였다. 사람도 사물도 애정을 쏟으면 달라지는 법이다. 돌봄이 끊이지 않았고, 사람들의 발길 또한 이어지자 분위기는 확 달라졌다. 한 때 사랑 받았음을 다시 혼자가 된 집은 분명 기억할 것이다. 그와 같은 기억이 한 겹 한 겹 쌓이면서 세상은 달라지는 법이다.

많은 이들이 약육강식을 자연의 질서로 여긴다. 초식동물이 식물을 뜯어 먹고, 맹수는 그런 초식동물의 숨통을 끊어 놓는다. 누군가의 삶을 위해 제 목숨을 내놓아야 하는 현실은 잔인하기까지 하다. 사바나에서 직접 그 장면을 목도하면 끔찍한 기분에 사로잡힐 것 같다. 수진 또한 그러했다.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돌렸음에도 현지인은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현장과 조금 더 가까운 곳으로 차를 몰았다. 생각보다 잔인하지 않았다. 이 또한 삶의 법칙이다. 외면하고픈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응시한 세상은 그러했다. 잔인하다는 건 인간의 감정이었고, 동물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거스르지 않고 있을 따름이었다. 글을 읽으며 순간 나는 우리 인간이 오히려 더 폭력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강한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며 경쟁을 강요했다. 그것은 하나의 신앙처럼 우리 내면에 자리 잡아 측은지심마저도 마비시키고야 말았다. 대다수는 결코 자신에게 허락되지 아니 할 승자가 되고자 오늘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이야말로 폭력이 아닐까. 그릇된 질서는 거부하는 게 상책이다. 아무도 그와 같은 게임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게임은 성립하기 힘들다. 안타깝게도 우리는 사교육을 동원하고 자신의 욕망마저 뒤틀어가면서 오늘날을 살고 있다. 그럼에도 삶이 지속되고 있음이 행운인지 불행인지, 판단은 쉽지가 않다.

서울, 뉴옥, 킬리만자로 그리고 다시 서울.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장소가 바뀌었고 두 인물 또한 알게 모르게 상대와 걸음을 맞추었다. 더딘 듯하나 앞으로 나아가는, 더딘 듯함에도 분명 그 걸음은 아름다웠다. 함께 걷는 걸음에는 스승이나 제자의 구분이 필요치 않았다

q*****2 2018.02.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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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거울, 현경, 생태 페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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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욕, 킬리만자로, 그리고 서울   8월 25일, 리베카 솔닛 강연 다녀온 후, 강연장에서 구매한 그녀의 책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찾아 읽었다. 그러다 '현경'의 신작이 생각났다. 독립심 강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 독신여성들의 교차점과 차이점을 더듬어보는 일이 흥미로울 것 같아서 같은 시기에 현경의 책도 읽었다. 제목이 꽤 길다. 『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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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뉴욕, 킬리만자로, 그리고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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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일, 리베카 솔닛 강연 다녀온 후, 강연장에서 구매한 그녀의 책을 읽고, 예전에 읽었던 책을 다시 찾아 읽었다. 그러다 '현경'의 신작이 생각났다. 독립심 강하고,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 독신여성들의 교차점과 차이점을 더듬어보는 일이 흥미로울 것 같아서 같은 시기에 현경의 책도 읽었다. 제목이 꽤 길다. 『서울, 뉴욕, 킬리만자로, 그리고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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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문을 제외하고는 실제 김수진이라는 한국 30대 독신여성이 썼다. 어떤 온라인 서점에서는 현경과 김수진을 공저자로 올렸지만 당장 교보문고 온라인 서점만 검색해보아도 『서울, 뉴욕, 킬리만자로, 그리고 서울』 의 저자로 "현경"이라는 이름만 올라 있다. 실제 본문의 모든 문장은 현경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인터뷰한 김수진이 썼는데.

더 흥미로운 점을 찾았다. 본문에 등장한 '현경'의 매력적인 사진들에 실제 저자 김수진은 다소곳한 여고생을 연상시키는 몸가짐의 "뒷 모습"만 보여준다. 제대로 얼굴과 형체를 드러내지 않는다. 대신 '현경'은 노란색, 보라색, 화사한 색의 옷을 입고 전면에 존재감을 드러낸다.

*

샨티라는 출판사에서 이 책의 집필을 진행해줄 인물로 김수진을 추천했을 때 '현경'이 그녀를 택한 것은 이유가 있다. 이 사진들에서 그 이유를 그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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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김수진 저자가 현경과 나란히 얼굴을 모두 드러낸 사진. (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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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 2017.09.1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답게, 당당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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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는 언니가 필요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현경 선생님 같은 이런 ‘언니’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운명을 넘어 원하는 것을 선택해 나갈 줄 아는 용기 있는 언니. 자신의 삶을 매력적으로 가꿔가는 언니, 할 말은 하고, 놀 때는 놀 줄 아는 언니. 그러면서도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드러낼 줄 아는 솔직한 언니. 현경 선생님의 뉴욕 생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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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에는 언니가 필요하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현경 선생님 같은 이런 ‘언니’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자신의 운명을 넘어 원하는 것을 선택해 나갈 줄 아는 용기 있는 언니.

자신의 삶을 매력적으로 가꿔가는 언니, 할 말은 하고, 놀 때는 놀 줄 아는 언니.

그러면서도 학생들과 수업을 하면서 자신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드러낼 줄 아는 솔직한 언니.

 

현경 선생님의 뉴욕 생활과 그의 공간 등도 볼 수 있어서 더 좋았던 책.

(ㅋ 책 속에서 우연히 보게 된 법륜 스님의 사진도 반가웠다. ^^)

 

특히나 젊은 김수진에게 들려주는 방식으로 쓰여진 것도 좋았고,

뭔지 모르게 서로 생각하거나 일을 풀어가는 방식이 다른 두 여자의 대화를 통해서

나도 새삼 생각해 보게 되는 것들이 있었다.

 

60을 넘어 이제는 새로운 삶을 다운로드 받아 살고 싶다는 현경 선생님의 다음 행보도

기대하게 만든 책!

내가 되고 싶은 ‘오색찬란한’ 사람이 되는 데 있어 많은 영감을 준 책이다.

s********3 2017.07.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