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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 데오도르 멜피 감독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 데오도르 멜피 감독" 내용보기
1950년대부터 점점 첨예화되고 있던 우주 경쟁에서 소련에게 계속 뒤지고 있던 미국의 NASA를 배경으로 한 유능한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캐서린 고블(나중에 재혼하여 캐서린 존슨이 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은 NASA에서 계산원으로 일을 하면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계산이라는 단순한 일을 하다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 데오도르 멜피 감독" 내용보기

 1950년대부터 점점 첨예화되고 있던 우주 경쟁에서 소련에게 계속 뒤지고 있던 미국의 NASA를 배경으로 한 유능한 세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 캐서린 고블(나중에 재혼하여 캐서린 존슨이 됨.), 도로시 본, 메리 잭슨은 NASA에서 계산원으로 일을 하면서 점차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천재적인 수학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계산이라는 단순한 일을 하다가 우주로 쏘아올릴 우주선의 궤적을 식을 구하는 능력을 통하여 점차 주위의 인정을 받아가는 캐서린 고블, 주임 대행의 일을 하면서 계산원들을 이끌어가면서 IBM 컴퓨터의 도입을 통하여 계산원의 입지가 좁아질 것을 예측하고, 팀원들을 프로그래머로 교육시키는 탁월한 리더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도로시 본, 수학은 물론 물리학 전공을 가지고 있었기에 공학 엔지니어가 되기 위하여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메리 잭슨. 이들의 이야기는 그저 유능한 인물들의 이야기에 식상할 수 있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이들이 흑인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이 영화는 달리 보이게 된다.


 남북 전쟁으로 인하여 노예제가 폐지되었다고 하지만, 인종 차별은 오히려 좀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1950년대에는 그러한 차별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는 미국의 사회에서 이들 세 여성의 이야기는 색다르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이들 역시 영화의 첫 장면에서 단순히 도로에서 차가 고장나서 차를 고치고 있었을 뿐인데, 백인 경찰의 순찰자가 다가오면서 자연스럽게 긴장하는 모습은 이 영화의 시대적 배경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소련과 치열한 우주 경쟁을 벌이고 있는 NASA에서 근무한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백인 경찰이 이들 세 명의 흑인 여성에게 호의를 베푸는 장면은 오히려 흑인에 대한 편견이 국가적인 경쟁 또는 전쟁이라는 상황에서만 잠시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여진다.


 실제 이들 흑인 여성 계산원들은 NASA 안에서 벌어지는 흑백 차별에 그다지 큰 불평을 드러내지 않는다. 물론 불만은 있지만, 그들은 'Colored'(유색 인종의)라는 단어 앞에서 별다른 저항을 보여주지 않는다. 그들은 'Colored'가 붙은 식당과 여자 화장실, 커피 포트를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알 해리슨 부장의 팀에 합류한 캐서린은 그 건물에 아예 유색인을 위한 화장실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날마다 하루에 몇 번씩 수 백미터 떨어진 건물의 화장실을 이용해야 했고, 홀로 사무실 안에서 'Colored' 라벨이 붙은 커피 포트를 이용해야 했다. 그러나, 그녀 역시 그것에 대하여 큰 불평을 내뱉지 않는다.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원작인 마고 리 셰털리의 <히든 피겨스>를 읽었다면 그들의 삶은 오히려 당시 보통의 흑인들의 생활과 비교한다면 훨씬 나은 환경이었다는 사실을 떠올려본다면 당시 흑인에 대한 차별이 얼마나 심각하였는 지를 깨닫게 된다.


 이러한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서도 캐서린과 도로시, 메리는 자신들의 능력을 통하여 조금씩 극복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정확한 계산과 뛰어난 수학적인 능력으로 인하여 알 해리슨으로부터 서서히 인정을 받게 되는 캐서린, 여성 엔지니어 아니 흑인 여성 엔지니어를 생각조차 못한 당시 상황에서 엔지니어가 되기 위하여 백인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법적 투쟁을 벌이는 메리, IBM 컴퓨터의 도입을 눈여겨 보면서 앞으로 흑인 여성들이 살아남기 위하여 그들을 이끌어가면서 결국 해당 컴퓨터 팀의 주임으로 승진하는 도로시. 영화가 진행될수록 사실 어느 정도 예견된 모습이지만, 그러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는 그들의 모습과 그들을 이해해주는 사람들의 등장이 감동적으로 느껴지게 된다.


 개인적으로 캐서린의 차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장면과 더불어 그녀의 상관이었던 백인인 알 해리슨이 'Colored'가 붙은 화장실의 표지판을 부숴버리는 장면은 가슴에서 뜨거운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실제로 이들 여성은 실존했던 인물이고, 지금은 NASA에서 전설적인 존재로 그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해피 엔딩을 향하여 달려가고 있음은 쉽게 눈치챌 수 있다. 더구나 흑인이라는 인종적인 차별과 더불어 여성이라는 편견까지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으니 그 감동은 배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지만 영화의 해피 엔딩을 뒤로 하고 그 이면에 대하여 생각해본다면 마냥 밝게만 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사실 캐서린을 비롯한 이들 인물은 흑인 여성들 중에서도 거의 천재적인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에 그나마 나은 대접을 받을 수 있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대부분의 흑인들은 심각한 차별 앞에서 좌절할 수 밖에 없었음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비판적인 잣대를 놓고 본다면 흑인 차별에 대한 백인들의 행위를 해피 엔딩으로 미화시킨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사람들은 대부분 백인이었고, 이들 흑인 여성을 인정해준 존재 역시 백인이라는 사실은 이 영화의 감동 역시 백인의 배려가 있었기에 가능함을 무의식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대다수의 흑인에게 '하면 된다'라는 긍정의 요소를 심어줄 수 있는 영화이지만, 보는 관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된다. 비단 <히든 피겨스> 뿐만이 아니라 모든 영화는 보이는 것과 더불어 그 이면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또한 영화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된다. 개인적으로 이전에 읽었던 책의 내용과 비교하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괜스레 이야기 너머에 대한 생각을 좀더 해볼 수 있지 않았나 생각된다.

g*******7 2017.10.29. 신고 공감 8 댓글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