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영이라는 작가 이름을 보고 이 책을 샀다. 옛날에 오세영 작가의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라는 책을 읽은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사건의 전개와 긴장감 그리고, 그에 따른 해결방법... 거기에 각 사건에 대한 폭넓은 지식. 너무나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 몇 번은 읽었을 것이다. 그래서, 자산어보라는 책을 당장에 구입하였다. 이야기의 전개와 긴장감으로 단순에 읽게하는 책이었다. 다음에 어떤 내용이 전개되고 있을까 하는 궁금점이 일어나서 계속 읽게 만들었다. 그런데, 이 긴장감이 사건 해결이라는 곳에서는 거의 단순히, 앞의 긴장감을 반감시키는 느낌이었다. 자산어보라는 제목을 통해 정약전이라는 인물의 내면과 그의 저술에 관한 내용이 나와 있을 줄 알았는데, 그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아마 내가 어류와 자산어보에 대한 지식이 미비해서 이를 통해 보충하려는 생각이 앞서서 너무나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그렇지만, 긴장감과 사건의 전개 과정만을 본다면 매우 재미있는 소설이다. |
| 우리나라의 먹거리에 대한 만화나 소설 등에 많이 인용되는 책이 있다. 자산어보다. 음식을 소재로 한 만화나 TV프로를 좋아하는데 이때 많이 인용되는 책이다. 한동안 이 책의 내용이 궁금하였고 자산어보를 한글로 번역한 책을 구입하려고 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볼 자신이 없기에 관심만 꾸준히 주고 있는 책이다. ‘베니스의 개성상인’이라는 책을 이전에 재미있게 읽었다. 상당히 오래 전이지만 오세영이라는 작가를 기억하기에는 충분했다. 이후 언론 매체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책의 후손인 듯한 사람들을 추적하여 보도한 것도 희미하게 기억이 난다. 이런 기억들이 이 소설을 선택하게 만들었다. 자산어보라는 것과 오세영이라는 이름이 주는 기억 때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한다면 만족하지 못했다. 자산어보라는 이름을 달고 나왔기에 정약전과 그가 자산어보를 만들기까지의 과정과 유배생활의 어려움 등을 기대했든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 정약전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해결하는 일종의 해결사 역할일 뿐이다. 초반에 유배된 그는 창대라는 인물을 만나 물고기와 어패류에 관심을 가지면서 어보를 체계적으로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곧바로 흑산도 해녀들이 죽는 문제가 발생한다. 섬 주민들이 해녀의 부정 탓으로 돌리면서 그녀를 희생하려고 하지만 그가 이를 과학적으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후 이것이 하나의 형식으로 책 전반을 지배한다. 사건이 발생하고 그가 학문적 지식을 이용하여 해결하는 것이다. 그는 머리가 되고 창대는 손발이 되어 움직이는 것이다. 아니면 다른 외부 인물의 도움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한 편의 모험을 원하는 사람에게 높은 만족도를 줄지도 모르지만 자산어보라는 제목에 이끌리고 그 내면과 다양한 어류와 패류를 보고자 한 사람에게는 많이 부족한 느낌이다. 그리고 유배된 나폴레옹을 등장시켜 책의 시작과 끝을 담당하게 한 것은 개인적으로 상당히 불만스럽다. 나폴레옹을 등장시켰다면 좀 더 유기적으로 책 전반에 등장시켜 비중을 높이거나 아니면 아예 그를 배제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한다. 유배된 두 사람의 심리적 연관성을 높여주는 장치들이 없기 때문이다. 단지 나폴레옹이 정약전과 관련된 이야기만 읽게 된다는 전개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구성과 출연진에서 조화가 맞지 않는다. 그렇지만 이 소설이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니다. 생각한 바와 다른 전개지만 그가 보여주는 진행과 해결 방법 등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면서 쉽게 빠져든다. 이전 작품에서 읽었든 그 느낌과 재미가 살아있는 것이다. |
| 책이 잘 읽히지 않을 때 ,책을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몸과 맘이 여유가 없을 때, 그러나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감에 사로잡혀 있을 때 이런 책을 읽는다. 머리 아프지 않고, 가슴이 마구 설레지도 않으나 시간 아깝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 책. 책을 읽다보면 조금 감동하고 이런저런 지식도 늘고 무엇보다 인물의 삶에 공감하고 작가의 노력에 찬사를 보내는 책 말이다. 왜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사는 것이 심드렁해지고 우울해질 때면 TV드라마에 빠져 보란다. 그거 보는 재미로 일주일이 금방 간단다. 나처럼 게으른 사람은 <해신>이나 <불멸의 이순신> 그 유명한 <다모>같은 TV 드라마도 시간 맞춰 보기 쉽지 않은 터다. 그러니 드라마 대본 같은 이런 소설은 삶의 의욕을 돋우는 데 꽤 유용하다. 말하지면 예전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 황인경의 <목민심서>와 같은 소설이다. 소설은 절해고도에 유배된 정약전의 흑산도 유배 생활을 담고 있다. 실학자답게 유배 생활하는 그 어려움 속에서도 학자(지식인)로서의 본분을 저버리지 못하고 위민(爲民)을 실천한다. 자산어보를 완성하고 일련의 사건들을 의지로 헤쳐 나가지만 본연의 고독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정약전의 삶의 행적이다. 그리 자연스럽지는 못하지만 절해고도에 유배된 나폴레옹의 서술로 시작하고 끝나는 액자소설의 형태를 취한다. 예전 루벤스의 그림 한복 입은 남자를 모티프로 취해 <베니스의 개성 상인>을 쓴 작가의 자료 수집이 돋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