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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환상 관련 문학에 내 독서 수준이 모자라나 보다. 하루키의 환상 기법에 제법 다가섰다 싶었는데 이 책의 글을 읽으면서 다시 살짝 주저앉는다. 이게 뭘까? 무슨 생각으로 전개시킨 내용일까? 이해는커녕 기발하다는 느낌도 얻지 못하는 글들은 어쩌나? 그럼에도 나는 왜 이 낯선 코끼리 같은 글들을 끝까지 붙잡고 있는 것인가? 글은 두 사람이 나누어 쓰여져 있다. 알파벳 순서대로 단어를 늘어놓고 마음에 드는 것을 골라 글로 나타냈다고 하니 발상은 신선하다. 이렇게 골라 쓰는 재미, 나도 가져보고 싶다. 상대가 있으면 좋겠지만, 오래 전 비슷한 꿈도 가진 적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그냥 혼자의 상상으로 남겨 두고 혼자 해 보려고 한다. 그래도 괜찮다고 싶을 만큼 외로움을 느끼지 않게 된 덕분이기도 하고. 글에 대한 호감은 들쑥날쑥이었다. 좋다고 여겨지는 글을 만났다가 금세 이건 좀... 싶은 글을 만나기도 하고, 하루키가 쓴 글이구나 했는데 이토이가 쓴 글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하고 거꾸로인 경우도 있었고, 어느 하나 수월하고 명확하지 않은 상태로 읽다 보니 이게 바로 꿈인가 싶기도 할 정도로 몽롱해지기도 했고. 대체로 잠들기 전에 불을 끈 상태에서 e북으로 읽다 보니 꿈과 더 가까와졌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이 두 사람이 번갈아 쓴 소설이라는 게 끝내 나를 좌절시킨다. 소설인 줄 몰라 낱낱으로 읽었고, 산문으로만 여겼는데 리뷰를 쓰려고 보니 책 소개에 소설로 분류되어 있다. 어느 대목에서 소설이었던 것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