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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는 네 발로, 점심에는 두 발로, 저녁에는 세 발로 걷는 것은 무엇인가? 이 수수께끼는 스핑크스가 오이디푸스에게 낸 문제이다. 스핑크스는 상체는 여자, 하체는 사자의 몸에 날개가 달린 괴물이다. 스핑크스는 수수께끼를 내서 문제를 맞추지 못하면 모든 사람을 전부 목을 졸라 죽였는데 그런 의미에서 그의 이름은 "목을 졸라 죽이는 자"란 뜻이다. 스핑크스는 오이디푸스가 이 문제를 맞추자 수치심에 돌로 변하여 죽는다. 그리고 오이디푸스는 괴물을 죽인 댓가로 테베의 왕좌를 얻고 왕비와 결혼하여 애까지 낳는다. 그러나 왕이 되기 전 길거리에서 그가 죽인 사람은 그의 아버지였고 스핑크스를 죽이고 결혼한 왕비는 그의 어머니였다. 그의 어머니는 자살하고 그는 그 어머니를 다시 볼 면목이 없어 눈을 찔러 장인이 된다. 이 모든 것은 인간이 신탁(신의 계시)을 피할려고 노력한 결과였고 또 신탁에 의해 예정된 결과였다. 인간이란 이처럼 피할 수 없는 숙명을 가진 존재란 말인가. 인간의 삶이란 신의 손바닥 위에서 놀아나는 허망한 유희이며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없는 비극적 존재란 말인가. 이것이 바로 오이디프스신화의 의미이다.
우리들이 말하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엄밀히 말하면 "그리스 신화"이다. 다만 그리스가 망한 후 로마가 번성하면서 그리스 신화를 전승하는 과정에서 다소의 로마 신화가 융화되고 뒤섞여 전해졌기에 그리스 로마신화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래서 신들의 이름도 제우스(그리스 신화)는 쥬비터(로마신화), 질투의 여신 헤라는 주노, 아프로디테(미와 사랑의 여신)는 비너스, 아폴론(태양,이성의 신)은 아폴로, 아테나(지혜,전쟁의 여신,혹은 아테네)는 미네르바 등으로 불린다.
올림푸스 최고의 신이면서 바람둥이였던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사이에는 두자녀 절름발이 헤파이스토스(대장장이,불의 신)와 아레스(전쟁,분노의 신)밖에 없었지만 제우스에게는 수많은 자녀들이 있었다. 제우스의 몸에서 태어난 아테네와 디오니소스(술의 신), 아폴론(태양의 신)과 아폴론의 누이 아르미테스(달의 여신), 헤르메스(길,목동,상인의 신,제우스의 전령),인간의 몸에서 태어나 헤라의 젖을 먹고 신의 반열에 오른 영웅 헤라클레스 등이 전부 제우스의 자녀들이다. 그것은 모권사회가 쇠퇴하고 부권사회가 강화됨을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스 로마신화은 크게 인본주의, 합리주의, 현실주의란 특징을 가진다. 서양문화의 뿌리는 헬레니즘(그리이스 로마문명)과 헤브라이즘(기독교 문명)을 양대축으로 한다. 그 중 인본주의는 헤브라이즘이 신중심의 사상이라면 헬레니즘은 인간중심의 사상이다. 신화의 신들은 죽지 않는다는 점을 빼고 인간과 마찬가지로 피조물이며 인간적 욕망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 예로 사랑의 신 에로스(아프로디테의 아들, 로마신화의 큐피도,아모르)와 프시케의 사랑이야기나 나르키소스의 자기애 그리고 피크말리온 등의 이야기 등이 있다. 두번째 그리스 로마신화의 합리주의는 철학과 과학을 태동시켰다. 이성의 신 아폴론과 지혜의 여신 아테나가 이를 잘 대변해준다. 세번째 현실주의란 헤브라이즘이 내세주의라면 헬레니즘은 현세에 뿌리를 두고 있다.
내가 이 책을 구입해서 다시 읽은 이유는 사실 니체때문이었다. 니체의 책을 읽다보니 디오니소스가 자주 등장했다. 니체도 어려운데 디오니소스라니. 처음엔 망설였으나 시간은 많았다. 인생은 짧고 독서는 길다고. 아직은 아니다. 그래서 주저없이 이책을 구입했고 잘 구입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읽는 그리스 로마신화는 재미가 있었다. 술의 신 디오니소스는 태양의 신 아폴론과 대조적이었다. 아폴론이 이성을 대표한다면 디오니소스는 예술적 광기를 대표하고 있다. 광인 니체가 왜 디오니소스를 자주 언급했나 어느 정도 이해가 갔다. 이쯤에서 신화이야기는 접어야겠다.
요즘 내가 안하던 짓을 하고 있다. 책이야 일상이 무료하면 의례적으로 재미상 읽어 왔지만 독후감을 이렇게 자주 쓰는 것은 분명 예전에 안하던 짓이다. 이게 정말 필요할까 이게 뭐하는 짓인가 싶기도 하다. 이런 것을 쓸 시간이면 차라리 나가서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게 휠씬 낫지 않을까. 어렵게 살든 쉽게 살든 무겁게 살든 가볍게 살든 어차피 덧없는게 인생아닌가. 그러나 쓸데없는 인터넷 서핑과 무분별한 지식습득보다 가만히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독후감도 조금은 낫지 않을까 가만히 생각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