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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천진무구함을 가장한 안하무인인 생명체
고양이란 생명체와 한 공간에서 지낸 지 이제 일 년이 되었다. 벌써 일 년. 첫날부터 자기가 원하는 걸 쟁취하고야 마는 무서운 아이. 책상에 올려달라. 화장실 데려달라. 재워달라. 놀아달라... 일 하려고 책상 앞에 앉으면 여지없이 올려달라고 삐약대다가 모니터 키보드를 점령하고 마는 아이. 강아지는 혼내면 최소한 내 눈치라도 보는데 고양이는 천진무구함을 가장한 안하무인. 그들은 이기적 생명체가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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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 몽구가 새 식구가 되었다. 저 멀리 남양주까지 깜깜한 밤에 차를 몰고 가서 아메숏 4형제 중 제일 큰 놈으로 데려왔다. 나 역시 모든 게 처음이라 3개월도 채 안된 녀석보다 더 긴장하고 있었다. 왠걸? 이 집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부터 지금까지 이 고양이는 삶의 소소한 행복을 책임지는 버팀목으로 내 곁에 머물고 있다. 지금 되짚어보니 몽구랑 함께 한 1년이 너무 금새 지나버린 것 같다. 저자의 말처럼 시간의 속도가 우리와는 다른 생명체이므로 늦게 늦게 컸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12월에 휴가를 떠나서 내일 2주 정도 탁묘를 가게 생겼다. 처음으로 나랑 떨어지는 건데 마음 한 쪽이 많이 미안하다. 이 책을 통해 몽구와의 1년을 잠시 추억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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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고양이와 할머니
결정적으로 고양이란 동물을 키워야겠다고 마음먹은 계기가 있다. 아흔이 넘으신 외할머니가 계신다. 엄하시고 완고하시기로 소문난 우리 외할머니. 어린 시절부터 그 예쁜 외손녀임에도 따뜻한 칭찬 한마디 못 듣고 자랐다. 모친은 더했다고 들었는데 확실히 세상 누구보다 엄하신 분이다. 하루는 외갓댁에 놀러갔는데 이른 새벽에 너무 밝고 다정한 목소리로 누군가를 부르는 거다. '나비야~ 나비야~' 외할머니는 길고양이들에게 근 5년 간 밥을 주며 어느새 고양이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 낮이고, 밤이고 셔터를 눌렀다. 처음 접하는 외할머니의 모습이기도 했지만 그 조용하고 담백한 일상이 너무 감동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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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주변냥이로 할머니의 근처를 맴돌고 있었다. 아니 삶의 일부분으로 동행하고 있었다. 아무도 말동무를 해주지 않는 아흔의 연세에 말 없이도 이심전심 마음이 통하는 친구가 생길 줄이야... 그 때부터 고양이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무심한 듯, 시크한 듯 세상을 관조하는 그들의 라이트 스타일이 매우 매력적이었다.
2. 인류와는 전혀 다른 라이프 스타일
항상 청결하게 몸을 닦고, 명상하고, 소식하고, 낮에도 꿈을 꾸는 삶의 방식은 한낱 길고양이라 치부하기엔 너무 매력적인 모양새였다. 버틀런트 러셀의 <게으름의 미학>이란 책이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게다가 그들은 노동이 필요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물론 먹거리가 떨어지는 그들은 쥐잡이에 나설 테다. 근대에 들어 '노동'이야말로 신의 영광을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둥, 문명 건설의 원동력이자 가치 창조의 원천이라는 등 선전을 하지만 태초에 신이 인간에게 내린 형벌이 '노동'이었다. 새로운 가치 창조의 활동과 노동을 엄격히 구분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고양이들은 현대인들의 강박증을 자신의 삶 자체로 비웃어주고 있었다. 그 자체로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생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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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고양이들을 핑계삼아 평소 엄하셨던 할머니에게 다가간 것 같다. 그들이 뜻하지 않게 인간적인 연결고리를 또 만들어주고 있었다. 서른 넘게 살면서 한번도 할머니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본 적이 없는데, 이 고양이들을 만나면서 스스럼없이 외할머니의 일상을 남길 수 있었다. 고양이가 안겨준 정말 큰 선물이었다. 할머니의 아흔 살 생신날 사진을 인화해서 드렸다. 낯설어 하시면서도 느낄 수 있었다. 다 큰 손녀딸이 드리는 선물에 작은 감동을 받으셨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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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할머니를 부탁해
아마 이 고양이들은 할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당신 곁을 지켜드릴 것이다. 난 그렇게 믿어 의심치 않는다. 외갓댁에 내려갈 때마다 한결 마음이 즐겁다. 몇 마리의 고양이가 머물렀는데 지난 여름에 가보니 아기 고양이들이 꼬물거리며 돌아다니고 있었다. 할머니는 더없이 바빠지셨다. 생선 삶아 먹이고, 잠자리도 정돈해주고, 마치 내 기억이 닿지 않는 때에 딸이 손주를 낳았을 때 우리 할머니는 분명 그러하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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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로운 식구, 조조
몽구를 데려온지 일 년이 지나고 엊그제 새로운 식구가 늘었다. 몽구 동생 조조. 저자의 글을 읽으며 무릎을 쳤다. 1+1 행사가 나에게 실제 일어날 줄이야. 아직 서열전쟁하며 이틀 동안 집안에 바람 잘 날이 없지만 슬그머니 재미도 생긴다. 제각각 퍼스낼러티가 너무 달라도 이리 다를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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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에필로그
그렇다. 저자의 말에 깊이 동감하며...
1. 고양이 한 마리를 사랑하기 시작하면 전 세계 모든 고양이를 사랑하게 된다. 2. 모든 고양이는 예쁘다. 그리고 내 고양이는 조금 더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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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한창 뛰어 놀던 중 집으로 달려 들어왔다. 분명 동네 아이들이 동물을 안고 집으로 들어가는 누나의 모습을 보았다는 증언이! 나를 설레게 만들었다. 개일까? 토끼일까? 아무거나 상관없었다. 워낙 동물을 좋아하던 터라 동물의 종보다는 난생 처음 동물을 집안에 들이게 됐다는 설레임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문을 박차고 들어서며 아이들 말이 사실이냐고 소리를 질렀다. 드디어 집에 반려동물이 생겼다는 기쁨에 여기저기 방문을 열어 젖히며 누나를 찾았다. 너무 흥분한 탓에 혼자 고래고래 소리를 질러 누나의 답변이 들려왔어도 듣지 못했을 것이다. 결국 마지막으로 화장실 문을 열었을 때 난 처음으로 고양이와 눈을 마주칠 수 있었다. 주먹만한 크기에 새하얀 배, 옅은 갈색의 무늬가 등을 덮고 있고 – 고등어 태비 – 코숏치고는 유난히 컸던 노란색 눈망울과 사고가 있었는지 구부러진 꼬리를 가지고 있던 ‘뽕’. 초등학생이었던 누나의 서툰 솜씨에도 울지 않고 꽉 버티고 있었던 그 녀석의 모습이 떠올랐다. 길냥이의 새끼로 꼬리가 어딘가에 걸려 울고 있던 녀석을 우선 집으로 데리고 왔던 누나의 과감한 선택 때문에 그렇게 나와 고양이의 인연이 시작될 수 있었다.
이미 20년도 더 된 이야기이고, 그 시절엔 고양이를 키우는 집은 손에 꼽을 정도로 수가 적었다. 지금처럼 고양이 전용 사료가 넘쳐나지도 않았고, 장난감에 화장실에, 캣타워나 장신구 등이 전무했던 시절이라 우리 ‘뽕’은 번듯한 화장실도 가지지 못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우리 집에 들어왔을 때가 대략 생후 두어 달쯤 됐던 것 같은데, 길거리 생활의 힘겨움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아서였는지 여느 고양이보다 우리 가족을 살갑게 대했었다. 강아지처럼 이름을 부르면 냐~옹 하며 종종걸음으로 다가왔고, 배를 긁어주거나 품에 안아도 짜증을 내지 않았었다. 목욕 때 역시 발악을 하던 그 이후의 냥이 들과는 대조되게 꿋꿋하게 잘 버텼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고양이에 대한 내 인식은 개와 별반 다르지 않게 되었었다. ‘뽕’과의 행복한 시간은 채 1년을 넘지 못했던 것 같다. 아마도 아버지께서 아끼는 도자기를 피아노 아래로 떨어뜨려 집에서 쫓겨났던 것 같은데, 울고불고 난리를 쳤어도 끝내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뽕’은 그렇게 다시 길거리로 돌아가게 됐다. 코숏에 고등어 태비였던 ‘뽕’이는 심심찮게 길냥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흔한 무늬의 고양이였는데, 덕분에 길냥이들을 보며 가끔씩 그 녀석에 대한 감상에 빠지곤 한다. 사실 너무 어렸을 때 길렀던 탓에 이후 입양했던 고양이들은 적응하기에 꽤나 어려움이 있었다. 딱히 전문적 지식을 필요로 한다 생각하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 의욕만으로 가능하다 생각했다 –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어렸을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씨씨의 털이 옷에 직각으로 박혀있던 것과 비슷한 고양이들의 고질적인 털 문제, 스크래치를 달아주지 않아 생겼던 벽지 뜯김 현상 등이 대표적인 것이겠다. 결국 고양이를 안다고 자부했던 것은 품종이나 특징, 약간의 경험을 통해 알고 있는 동거 방법 정도였고, 그를 통해 알게 된 단점은 내가 짊어지어야 할 평생의 짐이라 생각한 것이다. 고양이 입양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늘 단점에 대한 겁을 줬고, 그를 감내하지 못하면 고양이는 기를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놨다. 마치 평생을 고양이와 살아온 사람처럼.. 하지만 그것은 감내하는 것이 아닌 모든 면을 사랑하는 것이었고, 내가 얻을 이익을 위해 포기해야 할 마음가짐이 아니었던 것이다. 무늬만 고양이 마니아였던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읽었던 고양이 에세이들은 주로 글 보단 책장을 채우는 예쁜 고양이 사진에 매료됐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 책은 인간이 고양이를 바라보며 나름대로 생각하고 교감하고 느껴온 것들을 함께 공감하는데 즐거움이 있었다. 좁고 위험천만 곳도 곡예를 부리듯 여유롭게 다니는 고양이들은 예상과 다르게 덤벙거리는 실수가 많다. 뒷 다리를 들어올려 그루밍을 하다가 뒤로 구르는 모습은 고양이를 길러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사소하지만 이러한 모습을 보며 즐기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경험과 상상을 통해 재미난 발상을 책으로 옮긴 것이 큰 특징이라 하겠다. 특히나 오랜 시간 고양이와의 동거를 통해 경험한 부분을 나름대로 주관적 의견을 덧붙여 동화 같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데에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시즌 텔러, 떡본김에 제사, 열린 증후군 등 고양이를 아는 사람이라면 웃음 지을 수 밖에 없는 이야기들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점, 그것은 이 책이 지극히 고양이 마니아들을 위한다는 점이다. 이미 고양이 하면 누구보다 더 사랑하고 있다고 자부하는 내 자신에게도 약간은 지나치다 싶은 부분들이 조금씩 있는데 고야이에 대한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들에겐 어떨까? 고양이에 대한 저자의 지나치다 싶은 집착이나 도착증 같은 모습이 보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나친 상상력을 발휘해 고양이의 행동의 의미를 풍선처럼 부풀려 안드로메다까지 날려보낸 경우도 조금씩 있고..
지금은 성묘와의 동거를 준비중에 있다. 집안 문제로 잠시 친구네 집에 있는 녀석인데 다시 데려오려고 힘을 쓰고 있는 중이다. 6년쯤 됐을까? 오드아이를 가진 씨씨와 같은 터키쉬 앙고라 종의 “나나”인데, 이 녀석 무진장 까칠하다. 예전 “뽕”처럼 살가운 면을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아톰을 제외한 세 녀석처럼 무릎냥이도 아닌데다가 배 좀 만져볼라 치면 날카로운 손톱을 박아 넣는다. 스크래치를 달아줘도 벽지를 포기하지 않는 녀석에 궁디 팡팡이라도 한번 당했다 치면 어떻게든, 어떤 방법으로 라도 복수를 하고 마는 녀석이다. – 식탁 밑에 숨었다가 때리고 도망가는 – 이번 <<이기적 고양이>>를 통해 우리 나나의 모습을 보게 된 것은 아마 손에 닿을 듯 거리에 앉아 귀만 잔뜩 긴장시켜 놓은 모습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 퇴근하고 맥주 한 잔 마실라 치면 어느 샌가 멀찌감치 자리를 잡고 – 항상 등을 보이며 – 앉아있다. 그 전까진 멀찌감치 앉아 날 관찰하는 건가 생각했는데, 귀는 뒤쪽을 향해 잔뜩 돌아가 있다라는 저자의 말에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나나의 모습을 보니 딱 그 꼴이었던 점! 이 녀석도 그렇게 차갑기만 한 녀석은 아니었던 거구나! “내 몸 만지는 건 싫지만 여기서 지켜는 봐 줄께” 라는 말이 맞았던 것이다. 6년이란 시간 속에 쌓인 서운함이 눈 녹듯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작가의 유쾌한 상상이 내 마음도 유쾌하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솔직히 책을 읽는 도중엔 그저 그런 고양이 에세이구나 생각했다. 하지만 다 읽고 난 후 – 두 시간 만에 완독했다 – 우리 ‘나나’를 보며 많은 부분에서 생각이 바뀐 것을 느끼게 됐는데, 저자의 표현들이 손발을 오그라들게 만든다고 했던 부분들이 오히려 내가 고양이를 바라보고, 받아들이는 부분에 영향을 준 것 같다. 나는 아무리 고양이를 좋아해도 고양이의 털을 바라보는 인간의 시각은 고울 수 만은 없다고 생각했다. 검정 옷을 관통한 나나의 흰 털을 보거나 집안을 꽉 메운 먼지털 들을 보노라면 한 숨이 절로 나오게 된다. 모두 내 폐로 들어가 헤어볼을 만들고 있겠구나.. 호흡곤란으로 죽는 것은 아니겠지.. 결국 털과의 싸움에서 패배하면 고양이 카페 게시판에 입양 보낸다는 글을 올리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네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면서도 모든 것에서 해탈한 느낌을 전해준다. 고양이의 털도, 다 찢어놓은 휴지와 함께 맞는 아침도, 그럼에도 무심해 보이는 고양이들의 모습에서도.. 해탈은 “가능 하지 않기에 포기한 것”이 아니다. 컵 속의 털도, 캔 사료를 달라는 닥달도, 마루를 꽉 메운 휴지도 모두 사랑스럽기만 하다. 그러니 <<이기적 고양이>>같은 냥이 찬양책을 쓸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아마 나 역시 저자만큼 고양이를 바라보는 시각이 모두 사랑에 꽉 차있다면 네 마리가 아닌 열 마리의 고양이를 기르게 될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말 따나 애인보다 나을 테니까.
흥미로운 책이다. 물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만! 공감하지 못한다면 거부감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고양이 마니아의 필체이니 말이 필요 없다. 하지만 저자와 공감하고 고양이와 교감했다면, 이 책은 읽는 사람에게 끊임 없는 엄마미소를 선사할 것이다. 일반적인 고양이의 매력을 넘어서 단점마저 장점으로 승화시킨 냥이 엄마 이야기, 그리고 네 마리의 고양이 이야기. 이젠 고양이들의 단점까지도 장점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까지 만들어 준 괘씸한 책. – 부응하지 못하면 저자는 각오하라! – 앞으로 냥이와의 정신적 교감이 기대가 된다. 내 발목을 감는 꼬리 인사, 멀찌감치 떨어져 나를 지켜봐 주는 배려, 저자의 경험을 통해 고양이를 좀 더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한다. 내 시간과 물질을 할애하는 대신 날 기쁘게 해주어야 한다는 ‘애완’의 위치를 넘어서 함께 살아가야 하는 진정한 ‘반려’가 되기 위한 행복한 여정이 시작될 것 같다.
사랑한다 고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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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받은 날은 폭풍같은 시험기간이었다. 몇일 뒤 6과목의 전공책 6권 범위의 시험을 앞두고 있던. 몇일 째 야근을 했다. 그러고 집에 가서 시험 공부를 했지. 몇초라도 잠시 생각을 놓으면 나는 그대로 졸고 있었다. 배송 되어 온 책을 뜯어 보지도 못하고 공부를 하고 있다가 배고픔에 늦은 저녁이라도 먹을까 싶어져 그때서야 책의 비닐을 뜯었다. 한 두장 페이지를 넘겼고 그러다가 마지막 epilogue 2 까지 쉬지 않고 읽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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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7. 4. 제 7의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있는 서른세살 소라찜씨는 새롭게 송파구에 자리잡은 보금자리에서 문득,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며 한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고양이와의 인연은 하늘이 정해주는 것이라 믿고있는 그녀는 주위 지인들에게 나의 뜻을 밝히고, 하루 이틀 마치 우연하게 지나간 지구 반대편의 어딘가에서 운명의 상대를 만나 진한 키스를 나누기를 기대하는 소녀마냥 두근두근 거리며 기다리던 중, 지인으로 부터, 씨네21 사옥 뒤에서 자리를 틀은 길냥이 소식을 듣게 된다. 지성이면 감천이고 박지성이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고 했던가. 나를 뭘믿고 적극 추천했는지 모를 그녀의 말에 아이들의 사진을 한 장 보자마자
이 아이들은 나의 아이들이어야만 해~!! 라고 외치며 입양을 결심 천성 낯가림쟁이가 아이들의 임보를 맏고계신 씨네 21 솔로아버지에게 연락. 입양의사를 밝히고 현피를 뜨게 된다.
나 말구 우리 아범.
2010. 7. 9.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로 결심했다. 가는 순간까지도, 내가 앞으로 십여년 이상 이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을까. 더 나은 곳으로 갈수있는 아이들의 팔자를 내가 망쳐버리는 것이 아닌가 미칠듯한 폭풍고민고민끝에 도착. 그리고 첫 대면.
악!!!!!!!!!!!!!!!!!!!!!!! 이건 너무 심하게 귀엽잖아~!!!
『 악마같은 것들. 세상에 없는 생명체처럼 이쁜 얼굴로 유혹하다가 데려오고 나면 기다렸다는 듯이 금세 커버려. 애기고양이 1 - 이기적 고양이 中』 웬만한 사람들에게 가장 견디기 힘든 고문 중 하나가 36시간 잠도 안재우고 피곤하게 한 다음 아기고양이를 손에 닿을 듯 말듯 하게 놔두고 만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닐까? 난 눈 색도 빠지지 않은 아이들을 보자마자. 내 아이들이다! 라는 확신이 왔고. 아이들을 납치하듯 바로 택시에 태워 집으로 오고 말았다. 아이들은 길거리에 앵간히 지쳤는지, 손도 대지 못하게 하악하악 작렬하며 오만신경질을 냈지만 그마저도 너무 귀여워서 미칠지경이였다.
한동안 이 사진이 나의 아이폰 바탕화면이였다. 아니나 다를까. 녀석들은 집에 적응하지 못했다.
겁.gif 잠시 한눈 판 새에 까만 녀석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요 태비녀석만 달달달달 한쪽 구석에서 떨고있었다. 난 아이들과 친해지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다 써봤지만, 아이들은 끝끝내 내 곁에 오질 않았다. 지금까지도...
까만녀석은 후추, 태비녀석은 시루라고 부르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들을 위해, 침대 나무판도 다 떼버리고, 조금이라도 더 친해지고 싶어서 항상 최고급 사료와 생수를 주었지만, 아이들은 쉽게 마음을 내주지 않았다. 이 즈음 나는 상처를 많이 받아버린 것 같다. 나에게 고양이를 맏긴 지인들은 나에게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나름 걱정들을 많이 한 모양. 나는 그들이 걱정할 것을 뻔히 알기에, 아휴 걱정마 걱정마 했지만, 나 진심 상처 많이 받았었다. 첫 맛동산에 열광하고.
밤에 불 다 끄고 바위처럼 침대위에 누워있어야 돌아다니는 녀석들을 스토커처럼 몰래 보고 좋아하고
이러기를 몇날 며칠... 그러다 큰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2010. 07. 16.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던 날 밤. 반지하 내 방에 물이 새면서 누전이 되었다고 한다. 부랴부랴 애들 찾으러 들어갔지만, 사람들이 말린다. 잔전류때문에 위험하단다. 아직 집에 적응 못한 애들이 두마리나 있는데, 반 미친상태로 이리저리 뛰어다니고 울고 불고 하다가, 친구의 도움으로 잠시 거처를 옮기고, 한 숨 돌리는데, 이녀석들이 더 문제였다. 더이상 친인간화가 되질 않는다. 나는 낙담했고, 거의 길들이기를 포기했다. 그리고 새 집을 얻어 이사를 하고, 다시 아이들을 데려왔지만, 수해와, 두번의 이사를 겪은 야생 길냥이들은 이제는 나와 영원히 절교할 기세였다. 병원은 커녕. 이년놈들, 내가 있을 땐 밥도 먹질 않는다. 그러다 듣게 된 노랑둥이 냥군이 소식.
웹툰작가 필냉이님의 글에서 본 이 냥군이라는 아이는 5kg에 육박하는 거묘. 굉장히 상냥하고 사랑스럽고 사람을 잘 따르지만, 입양처가 없어서 고민하고 급기야 안락사까지 생각하고 있다는 말에 앞뒤 안가리고, 지구 반대편인 홍대까지 날라가 데리고 왔다. 카레 이름은 카레로 지었다. 아주 예전 내가 잠시 키우다가 범백으로 인해 무지개 다리를 건넌 노랑둥이 녀석의 이름을 땃다. 처음 데려온 날, 상상했던 것 이상으로 분위기는 묘했다. 마치 당장에라도 주지가 바뀌는 소림사의 무술인들처럼 붕붕 날라다니며 칼부림이라도 할 것 같았다. 아이들만 두고 출근하는 발이 무거웠지만, 다 겪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고 출근 감행. 퇴근하자마자 집으로 날라와보니. 이런 웬걸! 생각보다 평온했고 머지않아 나는
이렇게 고양이 세마리가 다 나오는 역사적인 사진도 찍을 수 있게 되었다.
앞으로도 이 아이들과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고, 너무 수많은 일들을 겪은 우리 세녀석들에게, 비록 남들만큼 잘해주진 못하지만, 적어도 배 안곯고 춥지 않은 땅바닥에서 살게 해주고 싶은 것이 내 바램이다. ![]() 질 좋은 삼나무 줄이 촘촘히 감겨있는 캣타워도 사주고 햇볕 잘 드는 남향 2층집으로 이사갈 수 있도록 나 돈 더 열심히 많이 벌께. 맨날 두루마리 휴지 한롤씩 말아먹고, 귀걸이 화장품 다 엎고 다니고 바닥을 와이키키 해변처럼 모래백사장으로 만들어도 좋으니, 제발 건강하고 오래오래 살아줬음 좋겠어. (후추는 사진좀 찍혀줬음 좋겠어)
『 세상 모든 반려동물 이야기는 슬프다. 사랑하기 때문에 끝은 늘 슬프다. 그리고 내 고양이는 조금 더 예쁘다. (중략) 나도 함께 계속 행복하고 싶으니까, 생각만 해도 힘들다. (중략) 나는 아직 누구를 '잘' 사랑하기엔 한참이나 모자라다. 고양이가 가르쳐줄 수 없는 유일한 한가지. 그리고 사실 잘 사랑하는 것 따위, 있을리도 없다. 에필로그1 하지만,나는 자격미달 - 이기적 고양이 中 』
▼ 시루 스캔들 : 시루 몰래 보기 ▼
# 스캔들 1 : 시루의 성 정체성 유난히 곱상한 외모에 앙칼진 구석이 있는 시루, 누구나 보면 천상 지지배 외모와 성격을 가진 시루가 자꾸만 항문낭이 커지길래, 고민고민을 하고 주위 분들에게 조언도 얻고 했었는데... 어느날 그녀가 방심한 틈을 타 잠에 들었을 때 난 보고야 말았다.
그의 크고 아름다운 BR 한 쌍을 # 스캔들 2 : 귀가 들리지 않고 상처투성이 인 시루 그리고 그런 시루를 내내 옆에서 돌봐준 후추
![]() 눈 색이 다 빠지기도 전 나에게로 온 시루. 어미가 버린 듯 한데, 자랄수록 선명해지는 온 몸의 상처자국. 귀도 들리지 않아, 자고 있을 땐 내가 가까이가도 눈치채지 못한다. 도데체 이 작고 세상에서 가장 사나운 이 녀석의 길거리에선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귀가 들리지 않아서 그렇게 더 다른 고양이들보다 더 경계하고, 화를 내고, 짜증을 부리는 것이구나, 그래서 넌 우는 소리가 다른 고양이들 보다 더 컷던 것이구나. 그리고 우리 후추는 아픈 시루를 위해 내내 그렇게 같이 있어줬던 거구나. 기특한 녀석.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내 새끼들.
『 모든 고양이는 예쁘다. 그리고 내 고양이는 조금 더 예쁘다.. 모든 고양이와 내 고양이 中 - 이기적 고양이 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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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책이다. 새끼냥이 육묘 스트레스에 매몰되어 냥이의 이쁜 짓들을 좀처럼 차분히 생각해보지 못했던 사람에게는 더욱.
분명 고양이에게는 배울 점이 있다. (사실, 어떤 존재에게서나 배울 점은 있다.) 저자가 사랑스런 눈으로 지켜보면서 적어나간 이 글들은 그 배울 점들을 친절하게 정리해주고 있다.
잠도 잘자고, 목적도 없으면서 성실하게 놀고, '떡본 김에 제사'의 느긋한 미덕을 시시때때로 발휘해주시고, 도도하게 게으르고, 얄밉지 않은 자존심에, 제대로 된 애원까지.
이 모든 것들의 피수식어가 '고양이'라는 게 알려지기 전에는 마치 인생을 100% 즐기는, 그저 부럽기만 한 어떤 사람의 이야기 인 것 같다.
늘 바쁘게, 정신없이, 긴장하면서, 무언가에 쫓기면서 사는 것에 익숙해져버린 인간들은 늘 이런 이상적인 라이프 테크닉을 부러워 할 뿐이다. 인간과는 이렇게나 다르게 살면서도, 인간도 이렇게 살면 괜찮을 듯한 모습을 계속 보여주는 고양이는, 가끔 인간을 한숨 돌리게 해주는, 동거하기에 좋은 생명체이다.
나 역시 우리 냥이와 함께 지내는 동안 살아가는 데 너무도 중요한, 그렇지만 경험하기 쉽지 않은, 것을 배웠다. 그것은 내가 누군가를 안심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
올해 8월, 비오는 지하철 역 앞에서 입양된 우리 냥이는 새끼냥은 커녕 어른냥 한 마리 제대로 길러본 적 없는 나를 무척이나 긴장하게 만들었다.물론 우리 냥이도 집에 온 후 며칠 동안은 한껏 긴장 모드였다. 엄마에게 버려진 직후라서 그런지 곧 다시 버려질 것 같다는 불안감이 얼굴과 몸짓에 가득했었다.
조금만 집에 늦게 들어와도 예민하게 반응하던, 끊임 없이 울면서 물어대던 냥이는 나의 출근-퇴근- 집안 생활의 패턴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안심하기 시작했다. 냥이의 발톱 자국이 팔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에 두려워 하던 나 역시 냥이를 안심시키는 방법을 익혀나가기 시작했다.
이 공간에서 나와 동거한다는 사실에 안심하게 된 우리 냥이가 어느 날 무릎냥이의 신묘한 애교를 보여준 그 날, 나는 알았다.
우리 냥이가 우주에서 가장 특별한 존재라는 걸.
6개월이 지난 지금, 냥이는 부쩍 자랐고, 냥이와 나는 이제 같은 공간을 공유하는 데 익숙해졌다. 안심에 안심을 거듭한 냥이는 이제 마음 편하게 퍼진 채 '웃으며 자기', '누워서 놀기'와 같은 신공을 보여주기에 이르렀다.
냥이와의 거리를 좁혀가면서 내가 누군가를 안심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정말이지 감동적이었다. 덕분에 냥이와 내가 맺게 된 특별한 관계는 날마다 커다란 따뜻함을 준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우리 냥이는 내 무릎 위에서 따뜻함(!)을 주고 있다.)
고양이가 이기적인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당당하게 사랑을 주고 받기 때문인 것 같다. 쉽게 권력 관계에 종속되어버리고 마는 인간들과는 달리, 무언가를 받을 때나 요구할 때, 심지어 사랑을 줄 때에도 고양이들은 도도함을 잃지 않는다. 그렇지마만 그 도도함 속에서의 따뜻함은 고양이가 마음을 연, 정말이지 축복받은 사람들만이 느낄 수 있는 선물이다.
저자 역시 그 따뜻함으로 이 책을 쓰게 된 것은 아닐까. 고양이가 나에게만 보여주는 그 무방비의 사랑스러움에 진정한 관계의 참맛을 맛본 집사라면 다른 관계에서도 그 따뜻함을 감지하고 나눌 수 있게 되니까. 그 따뜻함을 나누고 싶었던 건 아닐까.
저자가 고양이에게서 배웠던 가장 큰 가르침은 바로 그 따뜻함이 아니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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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난 우리 남편이 고양이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무심한 듯 시크한 것도 그렇고… 한 때는 호랑이였었다는 것도 그렇다. (중국 속담에 "신이 고양이를 만든 이유는 인간이 호랑이를 쓰다듬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라는 말이 있다는데, 우리 남편도 내가 쓰다듬어주기를 바랐는지 호랑이에서 고양이로 변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남편과 고양이의 공통점을 또 하나 알게 되었다. 바로… 잠이 많다는 것. 하루 24시간 중 16시간씩 잔다는 고양이처럼 우리 남편도 참 잠이 많다. 아마 해야 할 일이 없고 내가 깨우지만 않는다면, 그리고 비가 오거나 해서 적당히 환경이 뒷받침해준다면 하루 24시간 중 24시간이라도 잘 사람이니깐. “오빠, 오빠와 고양이의 공통점을 하나 발견했는데 뭔 줄 알아?” “뭐… 이기적이라는 거?” “땡.” “이기적이 아니라면 자기 중심적?” “땡.” “세상이 자기 위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것?” “땡.” (우리 남편의 장점. 자기 자신에 대해 정확하게 알고 있다는 것.) “그럼 뭔데?” “고양이도 잠이 많대.” “정말? 난 몰랐어.” “나도 몰랐어. 우리가 고양이를 좋아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키운 적은 없어서 그런 가봐.” “그러게.” 남편은 매일 만나는 사람이 무슨 옷을 입었는지조차 신경을 안 쓸 정도로 자기가 관심 있는 사람이나 사물 이외에는 무신경으로 일관한다. 남이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든 그런 거에도 절대 신경쓰지 않는다. 그런 걸로 신경쓰거나 고민하거나 스트레스 받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런 게 도대체 왜 중요한대? 그렇게 형편 없는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든 그게 내 가치를 전혀 훼손하지 않는 건데.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인데 참 얄밉다. 암튼, 그런 사람이, 더군다나 눈도 안 좋은데, 산책 때마다 어딘가에 꽁꽁 숨어 있는, 저 멀리 있어 잘 보이지도 않는, 고양이들은 잘도 찾아낸다. “고양이닷.” “어디어디.” 아무리 둘러봐도 나한테는 안 보이는데 기가막히게 찾아내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할 정도다. 그만큼 고양이에 대한 애정이 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양이를 키우지 못하는 건 순전히 나 때문이다(이유는 말할 수 없지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해서 고른 책인데… 글쎄, 빼곡한 글들은 스킵한 채 사진들만 봐도 썩 좋은 책이다. 고양이가 기쁨을 준다. 예쁜 고양이 사진이 나올 때마다 “이것 좀 봐봐.” 남편에게 보여줬다. “썩 잘 생기지는 않았는데, 뭘. 고양이라면 다 그 정도는 하잖아.” 역시나 시크한 남편. 고양이들이 들으면 자존심 상하겠다. 그래도 이게 우리 남편의 매력이다. 아마 고양이들도 이 남자의 매력에 빠져들고 말 거다. 이 책의 부제는 ‘고양이에게 배우는 라이프 테크닉.’ 나처럼 강아지과로 분류될 수 있는(“넌 강아지 같아.”라고 남편이 말할 때마다 정색하며 “난 인간이라구!”라고 말하기는 하지만) 사람들이 읽으면 나름 몇 가지 건질 수 있는 ‘실용서’로 분류할 수도 있겠다. 고양이처럼 살라구. 남편이 종종 내게 하는 말이기도 한데, 그게 그렇게 쉽냐구? 그럼 스트레스 받을 일도 없지. 그래도 노력은 해야지. 그렇게 쉬우면 오빠도 성격 좀 고쳐보시지. 나는 나한테 해를 입히지는 않잖아. 나는 정말 네가 걱정된다구. 나는 네가 내 옆에서 오래오래 살았으면 좋겠다구. 나는 제가 정말 걱정된다구. 어떨 땐 눈물도 난다구. 알았다구. 노력해보겠다구. 그러게. 좀더 노력해봐야겠다. 고양이의 라이프 테크닉도 좀 배우고. 암튼, 이 책은 고양이를 좋아하는, 스스로 ‘고양이 중독증 환자’라고 할만한 사람들이 보기에도 좋은 책이고, 나처럼 그냥… 좋아하기는 하지만 깊은 애정은 없는 사람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고, 아님 그냥… 고양이든 강아지든 그런 거엔 전혀 흥미가 없지만 머릿속이 너무 복잡하거나 터질 것 같아서 뭔가 좀 멍하게 신경을 분산시킬 만한 게 필요한 사람들이 읽기에도 좋은 책이다. 씨씨의 다정함, 메의 아름다움, 탄이의 마성의 매력, 아톰이의 애고, 그리고 이 아이들에 대한 내 애정을 꾹꾹 밟아 넣으니 이 한 권이 되었다. 당신에게도 사랑하는 고양이가 있다면 또한 그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기도 했으면 좋겠다. 아직 고양이를 만나보지 못했다면 이 책을 읽고 고양이와 사랑에 빠졌으면 좋겠다. (중략) 자기들의 묘생에 내가 들어갈 수 있게 해준 씨씨, 메, 번개탄, 아톰이에게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이 고맙다는 말을 꼭 해야겠다. 내 고양이들을 만났기 때문에 나는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었고,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졌으니까. 작가의 말인데, 아마 인간이 인간에게, 혹은 인간이 동물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고백이자 찬사가 아닐까 싶다. 암튼 터키시앙고라인 일곱 살 씨씨와 샴 고양이인 일곱 살 메, 봄베이인 다섯 살 번개탄, 코숏인 두 살 아톰이는 지금도 잘 살고 있을 거다. 이 고양이들만큼 세상이 행복해지면 좋겠다. 나도 당신도.
고양이는 의외다. 주변의 모든 것에 심드렁한 눈빛을 하고 있는 고양이들에게 중요한 건 잠과 털밖에 없어 보이지만 입을 일자로 다문 무뚝뚝한 남자가 건네주는 손수건 한 장 같은 깊은 다정함이 있다. 머쓱해하면서 위로해주기도 한다. 얼음공주같이 생긴 사람 미녀가 의외로 다정하면 꿍꿍이가 있을 것 같아 보이지만 고양이는 꿍꿍이 따윈 없다. 있을 수가 없다. 꿍꿍이까지 만들 만큼 부지런하지 못하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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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올때까지 오늘도 나는 잤다.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면 부랴부랴 옷챙겨입고 일나가서 깜깜한 밤에야 들어온다. 엄마가 들어올때 1층 현관에서 부터 들리는 발걸음소리를 나는 5층 우리집에서도 느낄수 있다. 속으로 15정도를 세면 엄마는 "앙부~"하며 문을 연다. 난 쉬크한척 "야옹~"하고 싶지만 깜깜한 방안에서 갑자기 들어온 형광등 불빛에 눈이부셔 "야아오옹..."하며 잠에서 방금 깬듯한 목소리를 내고 만다... "잘 놀았어? 형아들이 안괘롭히디?"하며 깜둥이 형아들 몇번 째려보고는 내가 싫어하는 청소기를 돌리고 내가 더 싫어하는 컴퓨터를 켠다. 그리고 또 내가 싫어하는 전화를 해댄다. '엄마...나랑 좀 놀지...아니면 육포좀 주든가...'
내가 보는 우리집 고양이의 하루일과다.
그런데 '이기적 고양이'를 보며 나와는 다른 묘인을 통해 고양이들의 일과가 그리 재미없고 의존적인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하루종일 나를 기다린게 아니다... 그리고 고양이가 그렇게 쉬크하고 게으르다는것을 경험의 회상을 통해 팍팍 공감하는 일인이 되었다. 고양이 행동하나하나에 큰 의미를 부여하며 그들의 묘격을 형성해내는 지은이의 발랄한 상상과 고양이 예찬이 좋다.
문득 고양이를 키우며 반려인이 되기로 맘먹는것에 너무 쉽게 살아온 날에 반성을 하며 우리 고양이를 보니... 역시나 "그땐 괜찮아요. 기억도 안나요"하며 무심한듯 잠만잔다.
가끔 새벽에 잠을 깨 뒤척이면 발밑의 고양이가 "야옹"하고 나를 부른다. "괜찮아요?"일까 아님 "움직이지마 잠 깨잖아!"일까... 속을 알수 없는 아가들이지만, 굳이 속을 알지 않아도 뒤끝없이 계속자는 너희들이 좋다. |
![]() -후후후 순순히 간식을 내놓으면 유혈사태는 일어나지 않겠지요...-
우연히 어느 블로거의 소개글을 보고
냉큼 사서 읽어본 이기적 고양이.
제목이 참 고양이를 잘 나타낸 것 같다.
생긴것부터가 이기적인 고양이..이기적이라서 더 사랑스런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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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냐 이거 먹는거?-
고양이가 있기전에는 그냥 살았지만 이제는 고양이없인 못살아!
![]() -내꺼-
이 책은....나에게 많은 공감을 주었고...
마지막엔 감동까지 받았다ㅠㅠ울어버렸다. 이건 아마 내가 고양이를 키우고 고양이를 많이 사랑해서 그런거겠지.
나도 모르게 읽다가 울 애들 보고 쓰다듬고 다시 읽고..
이 책을 읽고나면 이세상 모든 고양이들이 더욱 소중해지고 우리 애들은 더더더더욱 소중해지는 마음을 갖게 만든달까 -_-;; 지금 고양이와 함께 살고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다. |
![]() 『 "하나에서 둘은 똑같고,둘에서 셋도 똑같애, 하지만 셋에서 넷은 천지차이야"라고
다섯마리키우는 내친구가 말할때는 귓등으로도 안들었는데,셋에서 넷은
정말 천지차이였다.
하지만 이말을 하면서도 나는 알고 있다.물론 당신도 알고 있다. 이런 충고따위,
콧방귀도 안뀌고 귓등으로도 안 들을 걸.
그래서 어쩌다보면 그 집도 네마리가 될거란 걸.
우리는 어쩔수 없다.
본문中에서- 』
나 역시 어쩔수 없이,어쩌다 보니,누구의 충고따위,콧방귀도 안뀌고 귓등으로 듣지 않아
고양이 일곱의 집사가 되었다.
고양이 집사가 되는걸 꼭 마음이 원해서 계획적으로 된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서 버려진 아이나 길에서 배고픔에 힘들어하는 아이나 위험에서 구출한 아이등등..
어쩔수 없는 상황으로 많은 사연들로 첫 반려묘와 생활을 하게 된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엄마를 잃고 배고픔에 못견뎌 사람을 선택하게된 나비.
![]() 먹고 넘치는 사료에 따뜻한 방구석을 선택한 방울이.
![]() 배는불러오는데 태어날 아이들을 위해 길고양이의 고달픔을 대물림해주지
않기위해 보다 안락한 분만실을 선택한 공주와 꼬물이들.(호두 완두 콩두)
![]() 놀다가 쓰레기포대더미에 갇혀 엄마를 부르다부르다 점점 자기를 구해줄려고
안간힘을 쓰는 엄마의 고단함을 덜어주기위해 길가던 나를 불러세워 인간의
힘을 선택한 미끄르.
이기적인것들.
제멋대로 나를 끌어들여서는 5년동안 그 속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아직까지도
물렁한 뱃살이라던가,말랑한 젤리라던가,보드라운 털이라던가,나만보는 그 눈빛이라던가(비록 간식이 목적일지라도..),그런것들에 중독되어간다.
특히 햇살아래 고양이들이야말로 가장 헤어나오기가 힘들다.
![]() 만년동안이라도 좋아. 너에 그 이기적인 아름다움에 나를 놓아주지 말아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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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첫번째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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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첫번째 고양이가 얼마나 특별한지는 키워본 사람들이 다 알 것이다. 품종묘라도, 거리에서 데려온 애라도, 가정분양 받은 애라도 다 똑같이 첫번째 고양이는 특별할 수 밖에 없다. 이 리뷰는, 리뷰와 동시에 내 특별한 첫번째 고양이에게 보내는 러브레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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