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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인공 벳시. 본명은 엘리자베스 테일러. 그러나 그렇게 부르면 화냄(당연. 그집 부모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이름을?;). 전직 모델. 그 일이 어찌나 지루하던지 어느 날 때려치고, 수익이라곤 내지 못하는 회사에서 비서로 일하며 무능한 윗사람들 때문에 골머리를 썩혀왔으나, 비용 절감을 위해 해고당함(그것도 생일날에!). 그리고 그날 밤, 도로로 나선 자기 고양이를 구하려다 차에 납작쿵 깔려 사망.
…그리고 깨어나 보니 장의사지 뭐예요. 관 안에서. 어울리지도 않는 핑크색 수트에다 새엄마의 신다 버린 구두 차림으로. 자신이 차에 깔렸을 때의 느낌을 생생히 기억하는 만큼, 이건 뭔가 잘못된 거다. 그러니 난 죽어야 해… 라고 거듭 이런저런요런 방식으로 자살을 기도하지만 모두 실패 실패 실패. 결국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걸 깨닫고 삶을 살기로 결심해요. 우선 해야 할 일? 아버지 집에 찾아가서 새엄마가 싹 쓸어간 자신의 디자이너 구두들을 되찾아야죠.
그러나 조용히 가능한 한 살던 대로 살려던 벳시의 소망은 이루어질 수가 없었으니… 그녀는 ‘달랐던’ 겁니다. 다른 뱀파이어처럼 피에 굶주려 이성을 잃지도 않고, 다른 뱀파이어들은 괴로움에 귀를 틀어막는 God이나 Christ같은 단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듣거나 말할 수 있으며, 십자가에 닿아도 멀쩡, 성수가 얼굴에 뿌려져도 엣치! 정도가 고작입니다.(물이 코에 들어가서요)
지금까지 뱀파이어 세계를 지배해온 잔혹한(그리고 벳시의 시각에서 보면 우스꽝스러운. 아아 정말이지 너무 촌스럽잖아!) 지도자 노스트라는 자신의 권위를 위협하는 그녀를 제거하려 하고, 거기에 반기를 들어 독자적인 길을 가고 있던 싱클레어는 그녀가 뱀파이어들의 성경(?)에서 예언된 여왕이라며 그녀를 앞세워 노스트라를 몰아내려 하죠. 그냥 나 좀 가만 냅둬달라는 벳시의 말엔 아무도 귀를 기울이지 않고요. 그러나 벳시에겐 치명적인 약점이 있었으니… 바로 디자이너 구두였습니다. -_-;
네, 벳시는 청렴결백하고 영웅적이며 고결한 주인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분명 나름대로 상냥하고 양심적이며, 남의 피를 마시는 게 미안해서 꺼리고, 위험에 처한 불쌍한 사람들을 구해주기도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여왕님이 되어 주세요! 란 호소에 자긴 뱀파이어 정치 따위에 관심 없다면서, 여름이 다가오는데 아직 수영복 한 벌 장만도 못했다, 내가 얼마나 바쁜지 아느냐고 호소하는 허영심 다분한 아가씨지요.
섹스 앤 더 시티를 보면서 구두 세계(?)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는 마놀로 블라닉, 지미 추, 페라가모 말고도 이렇게나 많은 디자이너 슈즈가 있었군요… 몰랐습니다.; 그리고 구두 몇 켤레로 유괴범이 과자로 애들 꼬시듯 끌어들일 수 있는 여자가 존재한다는 것도요.;(아니, 요새는 애들도 그렇게는 안 넘어가…;)
결국 어찌저찌 뱀파이어의 여왕이 되어버렸지만 다시는 싱클레어 뜻대로 호락호락 넘어가진 않겠다고 결심한 벳시의 이야기는 후속작인 Undead and Unemployed(이 시리즈의 제목은 정녕 처절…;)에서 계속 이어질 예정이라는군요. 너무나 매력적이지만 무지 심술궂은(?) 싱클레어와 벳시의 사이가 어떻게 될지 궁금하긴 하지만… 뭐 싱클레어가 이미 벳시의 약점(네, 디자이너 슈즈요.;)을 확실히 파악하고 있으니 함락은 시간문제라고 봅니다. [인상깊은구절] The day I died started out bad and got worse in a hurr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