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세 청소년이 된 조카를 위해서 좋은 책이 없을까 찾다가 발견한 책이 이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 : 이 땅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주는 철학 이야기'이다. 반항기가 된 것인지 때때로 거칠고 삐딱하게 말하고 행동하지만 그 역시도 자기에게는 이유있고 생각있는 것이겠지. 그래도 주위의 어른들이 지혜롭게 말해줄 수 없을 때도 많아 좋은 책이 있으면 눈을 밝혀 선물해 주고 싶은 마음인데 이것이 그런 눈 밝혀 찾아낸 책이다. 과묵해진 조카는 책을 읽고도 별 말이 없고 단지 인섁하게 "재미있다"는 한마디 뿐이지만 조카에계 선물해 주는 책은 나도 읽는 편이어서 내가 읽고 난 소감은 "너무 좋은 책"이었다. 문득 문득 어렸을 때 생각도 나고 쉽게 가려 쓴 윤구병 선생님의 이야기는 '이게 철학이지, 철학이 따로 있는 게 아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하는 힘은 저절로 생겨나는 게 아니다. 몸의 근육이 꾸준한 운동을 통해 길러지듯이 생각의 근육도 꾸준한 독서와 사색과 호기심 등으로 길러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정신과 마음을 넓혀주고 깊게 해 준다. 청소년 뿐만이 아니고 어른이 된 뒤에도 끊임없이 변화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아 : 이 땅의 모든 청소년들에게 주는 철학 이야기'는 그래서 더욱 누구나 읽어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학생, 청소년, 교사, 학부모 뿐만이 아니라 모든 어른들이 읽고 생각해 보았으면 하는 책이다. 이 책의 또하나의 좋은 점은 내용이외에도 이우일의 만화가 한 몫한다. 촌철살인의 컷 만화는 마구 웃기면서도 씁쓸한 반성을 하도록 하니까. 80년대의 책이 2000년대에도 감동을 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면 좋은 일이지만 이책은 너무나 좋은 책이면서도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이 필요가 없어지는 그런 시대가 되기를 바란다. 그런 시대를 만들어 가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으면 하고 바라는 것이 욕심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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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는 내내 이 책을 청소년 시절에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이 부러웠다. 왜 내가 어렸을 때는 이런 책을 읽지 못했을까 하는 아쉬움만 가득했다. 조금은 다행스럽다. 이제라도 아이들에게 세상을 바르게 보는 눈을 갖도록 도와주는 책이 나왔으니 말이다.
지나간 시간들이 죽 떠올랐다. 공부만 잘 하면 된다고, 노는 일 사랑하는 일은 대학 간 뒤로 미루자고 책상 앞에만 매달려 있던 내 모습이었다. 그 땐 내가 옳았다. 아니 옳다고 믿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그런 나를 수 없이 반성해야 했다. 누가 나를 쳐다보는 것도 아닌데 얼굴이 화끈 화끈 달아올랐다.
그 때는 왜 아무도 나에게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더 좋다”고 이야기해주지 않았을까. 화가 났다. 누군가에게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아니 책을 봐서라도 알 수 있었다면. 5년 넘는 청소년 때를 지나오면서 떠오르는 기억이라곤 도서관과 학교를 오가는 모습밖에 없다는 사실이 사무치게 서글펐다.
그래도 책을 다 읽고 나니 참 흐뭇했다. 적어도 앞으로 내가 키우고 가르칠 아이들한테는 “꼭 같은 것보다 다 다른 것이 좋은 거란다. 남들과 똑 같아 지려 하지 말고, 네 모습대로 네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살아가렴”하고 말해 줄 수 있을 테니까.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해요? 잘 산다는 것은 어떤 거에요?”하고 묻는 아이들에게 해 줄 말이 생겼다.
책 소개를 보니 ‘이 땅의 모든 청소년에게 주는 철학 이야기’라고 나와있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이 땅의 모든 어른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때로는 아이들보다 더 조급해 하고, 남을 따라가지 못해서, 돈을 많이 갖지 못해서 힘들어하는 어른들에게도 아주 소중한 인생 선생님이 되 줄 책인 듯 하다. [인상깊은구절] 그러니까 올바른 사회라면 육체 노동으로 우리를 배불리 먹이고, 따뜻하게 입히고, 편안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는 노동자, 농민이 누구보다 더 존경받고 대접받게 되어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대통령이나 국회 의원이 없어도 살 수 있고, 대학 교수나 신문 기자가 없어도 살 수 있고, 소설가나 화가나 음악가가 따로 없어도 살 수 있고, 가수나 농구 선수가 없어도 살 수 있고, 장군이나 재벌이 없어도 살 수 있다. 그러나 노동자나 농민이 없으면 하루도 살 수 없지. 물방울 다이아몬드나 밍크 코트보다 공기와 물이 훨씬 더 귀하고, 금은보화보다 쌀이 훨씬 귀한데도 가치관이 뒤집힌 세상에서는 그 가치가 거꾸로이듯이, 육체 노동을 하는 사람의 처지도 마찬가지야. |
| 사람다운 삶을 살아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동안 나에게 있어 사람다운 삶이란 무엇이었는가? 곰곰이 생각해 본다면 나 자신에게 이렇게 답할 것이다. 그동안 나에게 있어 삶이란 기계적이고 수동적이고 단지 받아들여서 배출하는 그런 일들로 이루어진 나날들이었다고.. 그럼에 무척 후회된다고..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런 나 자신이 후회되지는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변하면, 사람다운 삶을 살려고 노력하면 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윤구병씨가 자녀들과의 편지형식으로 삶에 대해 철학에 대해, 그리고 사람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글이다. 특히 책 중간중간에 스며있는 저자의 삶에 대한 철학은 빛나는 보석처럼 많은 사람들의 가슴을 적셔줄 글들이다. 저자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외국”이라는 단어에 현혹되어 “우리”라는 문화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말한다. 첫 번째로 있어서 음악이란 살아있는 생명체가 내는 소리이지 도시의 기계음에 익숙해진 소리가 아니라고 말한다. 옛부터 우리나라사람들은 자연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좋아했고 그 것이 진정한 우리들의 음악이라는 것이다. 두 번째로 우리교육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본래 바탕에 따라 다른 능력, 취향, 소망, 재주에 따라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바람직한 교육인데 그런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고 획일적이고 단편적인 교육만 이루어지는 현실이 못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사물을 보는 눈이 다른데 저마다의 방향으로 느낌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교육이 참 교육이며 이러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저자는 힘주어 강조한다. 사람이란 단점이 많은 존재지만 오랫동안 꼼꼼히 살펴보게 되면 단점을 다 보탠 것보다 더 큰 장점이 보인다. 그러한 장점을 발견하게 만들어 주고 키워나가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저자는 책을 통해서 획일성보다는 보편성과 창조성 그리고 호기심등을 가질 것을 충고한다. 그것이 ‘사람다움’을 깨닫는 중요한 배움이며, 진정 한 사람의 사람으로 다시금 만들어 줄 수 있는 참 교육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나에게 있어 다양한 가치관의 존중과 참 교육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주었다. 나에게 그러한 기회가 주어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나는 이 책을 읽고 이 사실을 알았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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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제가 '이 땅의 모든 청소년에게 주는 철학 이야기'인데, 어려운 철학자의 사상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고,윤구병이 세상을 보는 관점에 대한 글이다. 그의 정치적 색깔은 초록색 왼쪽이며,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는 삶의 목적, 미디어, 교육, 의학, 환경 등 이다.
"사람들이 갈라지는 것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모두 꼭 같아서 갈라지기 쉽다는 것을 알아야 해. 다르기 때문에 통일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획일은 통일이 아니야. 우리는 꼭 같은 것을 한 자리에 모아 놓고 통일이라고 하지는 않으니까 말이다. 통일은 서로 다른 것들이 따뜻하게 주고받으면서 조화롭게 하나를 이루는 것을 뜻한다. 그러니까 서로 다른 여럿이 없으면 통일도 없는 거지. 획일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않지만, 통일은 다른 것을 다른 것으로 존중하는 데서 출발한다는 점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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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노래 책읽기 2022.7.7. 읽었습니다 148
푸른배움터(고등학교)를 마치고서 “길잡이는 어디에도 없다”고 느껴, 스스로 길을 새로 내는 하루를 살아가자고 생각했습니다. 돈이나 힘이나 이름으로 딸아들을 높은자리에 앉히거나 좋은자리로 올리는 어버이가 아닌, 수수한 어버이가 낳아 주었기에 언제나 모든 일을 밑바닥부터 기는 나날인데, 어버이 뒷힘으로 척척 오르는 또래를 보면서 “저 아이들이 얼마나 가려나 보자.”고 생각했어요. 글을 쓰는 분들은 참말 굶어 보거나 가난해 보거나 죽을고비를 아슬아슬 건너고서 쓸까요? 머리(이론)를 굴려서 쓸까요? 《꼭같은 것보다 다다른 것이 더좋아》를 1994년 무렵 처음 읽었을 텐데, 그때에는 “이렇게 말해 주는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생각했고, 2004년에 새판으로 다시 나올 적에는 “글로만 적는 이야기로 어린이·푸름이 마음을 달래거나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하고 도리도리했습니다. 삶에 좋거나 나쁜 길이란 없습니다. 가르지 마셔요. 삶을 사랑하는 길은 “분노하라!”하고 멉니다.
《꼭같은 것보다 다다른 것이 더좋아》(윤구병 글, 푸른나무, 1990.3.30.)
ㅅㄴㄹ
※ 글쓴이 숲노래(최종규) : 우리말꽃(국어사전)을 씁니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라는 이름으로 시골인 전남 고흥에서 서재도서관·책박물관을 꾸리는 사람. ‘보리 국어사전’ 편집장을 맡았고, ‘이오덕 어른 유고’를 갈무리했습니다. 《쉬운 말이 평화》, 《곁말》, 《곁책》, 《새로 쓰는 비슷한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겹말 꾸러미 사전》, 《새로 쓰는 우리말 꾸러미 사전》, 《책숲마실》, 《우리말 수수께끼 동시》, 《우리말 동시 사전》, 《우리말 글쓰기 사전》, 《이오덕 마음 읽기》, 《시골에서 살림 짓는 즐거움》, 《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 《읽는 우리말 사전 1·2·3》 들을 썼습니다. blog.naver.com/hbooklove
이 책 이야기를 굳이 써야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