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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그냥 그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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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먼저 말씀드리면, 전 영화와 관련해 취향이 특이하다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어왔답니다. 영화가 블록버스터급일 경우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타이타닉도 그랬고 태극기 휘날리며, 살인의 추억 같이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으며 흥행한 영화들 중 제가 엄청나게 싫어하는 영화가 많아서, 제 친구 중 하나는 너와 함께 영화를 보려면 도대체 어떤 영화를 골라야 할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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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먼저 말씀드리면, 전 영화와 관련해 취향이 특이하다는 소리를 심심찮게 들어왔답니다. 영화가 블록버스터급일 경우에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타이타닉도 그랬고 태극기 휘날리며, 살인의 추억 같이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으며 흥행한 영화들 중 제가 엄청나게 싫어하는 영화가 많아서, 제 친구 중 하나는 너와 함께 영화를 보려면 도대체 어떤 영화를 골라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었어요.

 

그리고 또 하나 더 말씀드리면, 이 영화를 본 오늘 저의 컨디션은 최악이었다죠. 전체적으로 몸살 기운이 있는데다가 체하기까지 해서 제대로 음식도 먹지 못하고, 속이 비니까 안그래도 예민한 촉수들이 바늘끝처럼 날카로워졌어요.  

 

이런 이야기를 지절거리는 이유는, 그러니까 네이버 영화평점이 9점을 넘고 <시네마 천국>이라는 영화를 만든 거장 감독의 작품인 이 영화가 저에게는 별로였다는 말을 하기 위해서인데요. 워낙 이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으니까 먼저 변명 아닌 변명, 포석 아닌 포석을 깔아놓아야 조금이라도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시네마 천국>을 보지는 못했지만, 감동적이고 대단한 영화라는 평은 들어 알고 있어요. 감독이 참 대단하다고 이야기를 많이 들었구요. 이 영화에 보내진 찬사들 또한 사전 답사를 통해 알고 있었죠. 영화를 보기 전, 참 <감동적>인 영화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리뷰나 짧은 영화편, 혹은 영화를 소개하는 글 등을 보면 <감동>이라는 말이 빠지질 않더군요. 과연 영화는 감동적이었어요. 하지만 어디까지나 영상미, 연출에 대해서의 감동이었을 뿐 스토리는 전혀 납득이 되지도 않고 감동이 오지도 않았어요.

 

 

 

 

* * * * * 

 

 

주세페 토르나토레 라는 감독님. 정말 대단한 영화 감독이시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출이 정말 멋지더군요. 뭐랄까, 영화라는 매체를 십분 이해하고 그것을 자유자재로 다루며 영상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끌어올리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선 영화의 첫인상이랄 수 있는 첫 장면부터 멋있었어요. 사람들이 아메리카!를 외치며 박수를 치는 그 장면. 웅장한 음악과 함께 자유의 여신상이 등장하고 바다 위를 매끄럽게 미끄러지는 배 안에서 모든 사람이 환호를 하는 장면은 내용이나 장면과 상관없이 그 자체로 감동을 주기 충분하더군요. 

 

 

맨 처음 트럼펫 연주자와 주인공이 만나는, 흔들리는 배 안에서의 피아노 연주 장면이나 주인공이 여러 사람의 모습을 보며 작곡을 하는 장면들 또한 감탄을 금할 수 없었어요. 특히 그 "아메리카!"를 처음 외치게 되는, 다른 사람 옷을 빌려왔을 거라는 사람을 바라보며 걸음걸이에 따라 피아노를 연주하는 장면은 정말 신이 나고 그야말로 멋졌지요.

 

피아노연주장면의 감동, 듣는사람들이 흥겹게 모두 하나되어 즐기는 장면 또한 영화라는 매체만이 보여줄 수 있는 즐거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소설을 영화나 드라마 등의 영상매체로 옮겨놓을 경우 아름답고 수려한 문장은 어느 정도 포기할 수밖에 없지요. 반대로 소설같은 경우에는 이런 영상매체가 가지는 영상만의 장점을 가지기 힘들죠. 물론 소설에는 묘사라는 멋진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영상을 눈 앞에 실제로 펼쳐놓음으로 관객에게 가할 수 있는 그 짜릿한 자극은 소설은 가지기 힘든 힘이죠. 확실히, 시각과 청각을 동시에 자극할 수 있다는 건 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입니다.

 

물론 음악도 굉장히 좋았어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음악상을 수상했다고 하던데, 확실히 이 영화가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영화가 음악상을 받았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영화는 음악 영화의 범주에 속하니까, 음악이 좋지 않으면 전체적인 완성도가 흔들릴 정도로 음악이 중요한 범위를 차지하는 요소인데요. 음악이 좋지 않아 영화를 되려 끌어내리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처럼 음악이 영화와 조화되고 그로 인해 (꼭 조화가 아니더라도 음악이 원체 뛰어나) 영화를 한 차원 높게 끌어올리는 경우가 있는데 이 작품도 후자에 속한 것 같아요.

 

 

 

 

* * * * * 

 

하지만 멋진 연출과 영상과는 관계없이 내용은 저에게 와닿기는 커녕 거부감을 주었다고 한다면 이 영화의 팬들은 분노하실까요.두 가지 면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전개가 저에게 영화가 주려는 감동을 사전 심사라도 하듯 딱 막아버려서 몰입하기가 힘들었어요.

 

첫번째는 말하자면 리얼리티의 문제인데요. 일단 영화를 보기 전에 들었던 정보, '배에서 태어나 배에서 일평생 살다간 인물의 이야기'라는 말은 들을 땐 황당하다며 의구심을 가졌지만 영화를 보니 막상 납득이 되었어요. 어떻게 해서 배에서 육지로 내린 적도 없고 그 안에서 살아가게 되었고 또 육지행을 포기하게 되는지까지는 확실히 설득력이 있었고 믿어지게 그려지더군요. 

 

하지만 허. 아무래도 저에게 천재 콤플렉스라도 있는 건지. 주인공이 천재도 정도껏 천재여야지, 하는, 어거스트 러쉬나 피아노의 숲을 볼 때의 그 거부감이 다시금 튀어나오더이다. 주인공이 음악적 재능이 얼마나 있는진 모르지만 태어나서 평생 처음으로 피아노를 치는데 그 첫 곡에 어른들이 감탄하고 놀라운 재능을 발휘하는 데는 글쎄요. 하다못해 그 전에 서툴게 피아노를 두들겨보는 부분이라거나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스승이 나왔거나, 영화를 통틀어 주인공이 연습을 하는 장면이 한 번이라도 나왔다면 영화가 좀 더 편안히 제 마음에 다가올 수 있었을 것 같은데. 천재치곤 너무 비약이 심한 것 아니가 하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같은 <천재>를 다룬 영화지만 주인공의 재능, 재능의 발휘가 좀더 설득력있게 다가왔던 영화 샤인을 볼때와는 사뭇 느낌이 달랐어요. 영화를 보며 '도대체 저게 가능한거야?'라는 생각이 수십번 머릿속을 어지럽히며 영화의 몰입을 방해했어요.

 

피아노를 배운 적도 없고 악보를 본 적도 없는 사람이 아무리 천재라지만, 피아노를 누군가 치는 걸 흐릿한 창문 너머로 본 뒤 혼자서 그것도 첫연주에서 명곡을 쳐낸다는게. 글쎄 아직까지 제게는 좀^^; 와닿기가 힘든 설정인것 같아요. 누가 그랬던가요. 소설은 98%의 진실에 2%의 거짓말을 섞어야 하는 거라고. 아무리 소설이나 영화가 지어낸 이야기라곤 하지만 어디까지나 독자에게 납득가능해야만 독자가 그것을 받아들이고 맘껏 즐길 수 있는 거 아닐까 싶은데. 제가 보기엔 조금 황당하게 느껴져서요.

 

그런데 피아노에 담뱃불, 그건 정말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가요?

 

저는 판타지를 좋아해요. 현실에 환상적인 터치를 살짝 가미해놓은 장르도 좋아해요. 반지의 제왕도, 시간을 달리는 소녀도(애니긴 하지만), 요시모토 바나나의 소설도 다 좋아해요. 하지만 영화가, 처음부터 너무 사실적으로 보였달까요? 차라리 처음부터 비현실의 요소나 환상적이거나 동화적인 색조를 보여주었더라면 동화를 볼 때의 편안하고 열린 마음가짐으로 주인공이 풀어놓는 환상적인 솜씨들도 감상할 수 있었을 텐데. 그러기엔 영화의 색깔이 너무 현실적이고 사실적으로 보였거든요.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가 실화였냐고 질문하는 것도 그런 사실주의적인 표현과 기법 때문이 아니었을까 혼자 생각해봅니다만. 너무 비약인지도 모르지만요.

 

흑인과의 대결 장면도 너무 싫었어요. 정작 영화를 본 흑인들은 어떤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지만요. 또, 헐리웃 영화를 볼때마다 편견의 안경을 쓰는 제 특성 때문문에 오버해서 생각하는 건지도 모르지만요. 재즈는 원래 흑인의 음악 아닌가요? 세세한 이름들이 기억은 잘 안나지만 재즈의 모태가 되는 몇몇 요소들은 노예로 끌려온 흑인들의 한이 가득 담긴 노래들이었고 그런 것들이 발전해서 재즈를 형성하게 되었다고 들은 것 같은데요. 흑인들이 하드밥이라는 장르를 만들게 된 이유도 자신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재즈를 백인들이 연주하고 하니 기분이 나빠서(???) 따라하지 못할 정도로 어렵게 연주하자 뭐 이런 생각으로 발전하게 된 거라고 어설프게 얻어들었던 기억이 나는데요. 일제 시대 억압하던 일본인들에게 우리가 가지는 미움을 생각해보면 그런 그들의 생각이 십분 이해가 되죠.

 

흑인의 한과 역사와 자부심과 예술혼, 그런 여러 가지들이 복합된 그런 재즈인데 거들먹거리고 건방진, 첫등장부터 관객에게 잔뜩 거부감을 야기하는 재즈의 창시자라는 흑인이 백인인 주인공에게 대결을 제시하고 결국 무참할 정도로 가볍고 확실하게 패배하게 된다는 것. 글쎄요, 우리 나라 사람이 영화를 보는데 갑자기 태권도의 고수라는 백인이 등장하고 한편에는 띠껍고 딱 보기에도 재수없어보이는 태권도 유단자라는 한국인이 건방을 떨며 그에게 대결을 거는데 한 방에 나가떨어져버리도록 이겨버리는 백인을 볼 때의 기분. 혹은 우리나라의 판소리 무형문화재 장인이 파란 눈의 금발과 판소리 대결을 펼쳤는데 외국인이 이겨버리고 모두가 환호를 보내는 장면을 볼때의 그런 기분이지 않을까요. 이런 식의 전개는 실례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 * * * 

 

제가 좀 이성적이라기보다는 감성적인 편이라, 영화가 아무리 좋아도 몇 가지 마음에 틀어지는 요소가 나오면 그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감정도 부정적인 쪽으로 결론지어지곤 해서. 영화를 좋은 마음으로 감상하기엔 제가 지나치게 예민했던 것인지도 모르지만요. 아무튼 저에게는 그저 그런 영화였고, 썩 좋지 않은 추억으로 남게 될 것 같네요.

 

아무래도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다시 말하지만 영상은 정말 멋졌어요. 대단한 연출. 연출의 힘이라는 걸 새삼 되돌아보게 한 영화였어요. 확실히 연출은 정말. 음악도 정말 좋았구요. 하지만 역시 스토리에 있어 아쉬움이 많이, 아주 많이 남네요.

j********e 2009.02.08.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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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선율, 깊이있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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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로 세상을 항해하던게 몇 년 부터인가. 1700년대? 1400년대? 콜롬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한건? 지구가 점점 인간에게 잠식당하는데 지대한 공을 한것이 바로 수상해로이며 배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접어들자 사람을 나르고 문명을 날라대던 그 수단은 구식이 되버린다. '나인틴 헌드레드'가 타고 있던 버지니아 호가 폭발하고 창공의 길은 열린다. 배가 다니든 말이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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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로 세상을 항해하던게 몇 년 부터인가. 1700년대? 1400년대? 콜롬버스가 미대륙을 발견한건? 지구가 점점 인간에게 잠식당하는데 지대한 공을 한것이 바로 수상해로이며 배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로 접어들자 사람을 나르고 문명을 날라대던 그 수단은 구식이 되버린다. '나인틴 헌드레드'가 타고 있던 버지니아 호가 폭발하고 창공의 길은 열린다. 배가 다니든 말이 다니든 비행기가 다니든 어느 시대에나 풍류는 존재한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흥겨워하며 아름다운 여인에게 감흥을 받아 감미로운 음악을 작곡하기도 하고. 사람 울고 웃는 일이 다거기서 거기건만 '배'라는 좁은 세상에서 태어나 피아노라는 매체로 무한한 세계를 창조했던 '나인틴 헌드레드'는 무한히 넓은 '세상'을 감당할 수 없었다. 무한한 세계인 피아노와 공존할 수 없는 또다른 무한지대. 자신의 손끝에서 무한한 세계를 뿜어내던 마스터가 '세상'속에 원리를 알지못한 채 세계를 구성하는 하나의 나사가 될 수 있었을까. 배에서 태어나 피아노와 함께 살아오던 그가 피아노가 없는 마지막 며칠, 혹은 몇 주는 어떻게 보낸 것일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뼈대만 남은 배안에서 그와 영혼의 교감을 나누었던 트럼펫주자가 들려준 레코드판은 마지막 가는 길에 그가 떠올릴 추억하나를 안겨주는 큰 선물이 되었을 것이다. 밝고 아름다운 영화인데, 애석하게도 천재에겐 꼭 슬픔의 코드가 부여된다. 신의 공정함이라고 생각해두자. 피아노의 선율도 영화의 짜임새도 무척 깔끔하고 감동을 조장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알파치노를 닮은 주인공이 몰입하며 피아노를 치는 모습, 흔들리는 배안에서 피아노와 왈츠를 추듯 돌며 연주하던 장면. 재즈의 거장과의 한판승, 이름모를 소녀를 보며 작곡한 연주곡. 배와 세상의 중간에서 고뇌하는 장면. 그리고 폭발하는 버지니아호. 그 모든게 엔리오 모리꼬네의 음악. 거, 세번 보고도 안질리는 요즘 보기드문 영화였다.
p***2 2005.03.17.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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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움, 그리고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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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공평하다!? 공평이란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작품이다. 부모도, 형제도, 국적도 없는,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자로 사는 자. 그에게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이 있다. 땅을 밟지도 않았으면서 땅의 삶을 함축해서 알아버리는 사람이다. 그의 말은 맞다. 답을 알 수도 없는 '왜'를 남발하는 인간들. 끝도 없는 무한한 변수로 가득한 불안하고 어둠침침한 인생. 피아노 88
"놀라움, 그리고 아픔." 내용보기

신은 공평하다!?

공평이란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한 작품이다.

부모도, 형제도, 국적도 없는, 존재하나 존재하지 않는 자로 사는 자.

그에게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이 있다.

땅을 밟지도 않았으면서 땅의 삶을 함축해서 알아버리는 사람이다.

그의 말은 맞다.

답을 알 수도 없는 '왜'를 남발하는 인간들.

끝도 없는 무한한 변수로 가득한 불안하고 어둠침침한 인생.

피아노 88건으로 만들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감당할 수 있으나

무한수로 만들어야 하는 무한한 경우의 수는 감당할 수 없다는 그의 생각은

단지 나약한 인간의 푸념으로 보기엔 가슴에 깊은 여운을 남긴다.

그래서 영화속의 음악은 아름답다고만 하기엔 표현에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인생을 다시 한 번 숙연하게 생각해 보고

무식하기 때문에 용감하기 쉬운 삶에 대한 태도를 반성하려고 한다면

꼭 보면 좋을 영화라 생각한다.

s*******e 2007.10.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