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의 미래에 관한 눈부신 지적탐험’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데이비드 오렐박사의 <거의 모든 것의 미래>를 읽게 된 것은 최근 들어 지구 온난화를 비롯한 기상이변과 화석연료의 한계 등 인류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예측에 힘을 얻어가는 것 같아서입니다. 데이비드 오렐박사는 캐나다 앨버타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예측모형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는 일기예보가 자주 빗나가는 것은 혼돈(나비효과) 때문이 아니라 날씨예측 모형 자체의 오류 때문으로 나비효과가 일기예보에 미치는 영향은 비교적 미미하다는 사실을 증명하여 기상학계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오렐박사는 모형오류 논쟁을 계기로 예측과학 전반에 관심을 갖게 되고, 예측이 가장 일상적으로 이루어지고 그 영향력이 가장 큰 날씨, 건강, 경제의 분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가 하는 이슈를 집중적으로 검토하여 그 결과를 이 책에 담았습니다. 그가 세 분야에서의 미래에 초점을 맞춘 까닭을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기상예보는 질병이나 경제예측과 거의 무관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세 분야는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세 분야는 종종 서로 영향을 미치므로, 예측은 본질적으로 전체론적인 일이다. 위에서 설명했다시피 폭풍우가 미치는 영향은 지상의 조건들에 의존하며, 엄청난 경제적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 … 또 이 세 종류의 예측은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며 공통의 기원을 갖는다. 점성술이 바로 그것이다. 점성술은 출생이라는 생물학적 사건이나 수확하기에 좋은 날씨라는 기상학과 경제적 사건을 행성들의 운동과 연관을 짓는다.” 오렐 박사가 서문에서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총 3부로 나뉘어 있습니다. 제1부에서는 예측과학의 역사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있습니다. 현대의 예측가들은 고대 그리스부터 내려오는 물리적 우주의 모형화라는 오랜 전통을 이어받고 있으며, 역사적으로 예측가들은 미래를 내다보는 일뿐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을 만드는데 한몫을 했다는 점을 밝히고 있습니다. 제2부에서는 날씨, 건강, 부라는 구체적인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예측활동을 살펴보고, 오늘날 예측을 본업으로 삼는 과학자들이 쓰는 기법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제3부에서는 이 별개의 흐름3들이 어떻게 지구의 장기예측으로 통합되는지 안내하고 구체적으로는 2100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예측하고 있습니다. 오렐박사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를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1. 수학모형은 세계를 단순한 기계적 용어로 해석한다. 2. 생물은 예측을 벗어나는 특성을 지닌다. 3. 예측에는 심리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4. 그래도 여전히 가능한 예측도 있다. 5. 우리는 예측에 대한 접근방식을 바꿔야 한다. 저자의 결론을 먼저 인용한다면, 오렐박사는 “지금까지 개발된 수학모형은 대기, 생물, 경제 계의 정확한 예측을 내놓는 데 계속 실패해왔다. 모형은 미래를 알지 못한다.… 하지만 그것은 수학모형이 세계의 문제를 규명하거나 현재를 이해하는 데 아무 소용이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 수학모형은 언제나 필수불가결한 것으로 남아 있을 것이다. 언어와 마찬가지로 모형도 세계를 이해하고, 우리의 사고를 조직하고, 서로 소통하는 하나의 방식이다. 모형은 가상의 실험을 수행하고, 가능한 시나리오들을 살펴보며, 약점을 드러내는 일을 돕는다. 무엇보다도 모형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이해하도록 도와준다.”고 정리하였습니다. 그렇습니다. 현재의 수학모형으로 미래를 정확하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결론입니다. 따라서 지구온난화를 우려하는 그룹이나 이에 대하여 회의적인 그룹의 주장이 모두 틀릴 수 있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다만 오렐박사가 인용하고 있는 모아이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스터섬과 솔로몬제도 근처에 있는 티코피아섬의 역사에서 중요한 사실을 배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두 곳 모두 사람이 정착하기 전에는 숲이 우거지고 다양한 동물과 물고기가 풍부한 아열대 낙원이었다고 합니다. 이스터섬에 정착한 사람들은 모아이를 세우기 위하여, 농경지를 만들기 위하여, 혹은 땔감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나무를 베어냈는데 결과적으로는 섬에서 숲이라곤 찾아볼 수 없게 되어 전성기에 1만명에 이르던 인구가 유럽사람들이 찾았을 때는 2000명에 불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반면 티코피아섬에서는 사람들이 정착한 이후 섬에 있는 자원들이 줄어드는 상황에 이르면서 지속가능한 생활양식의 혜택을 누리는 방향으로 전환하여 출산과 식량소비를 규제하는 금기들을 마련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결과 티코피아는 여전히 예전과 같은 수준의 자원을 보유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1990년대에는 인간광우병으로 수백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고 우려했으나, 최근 들어서는 사망자 수가 훨씬 낮다는 추정값이 나왔다.(387쪽)”는 인용부분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제목에 관한 것입니다. 이 책의 제목 <거의 모든 것의 미래>가 마치 우리네 삶의 모든 것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묘안이 담긴 것처럼 느껴집니다만, 원제는 <Apollo's arrow; The Science of Predictio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입니다. 원제의 부제를 제목으로 가져온 것입니다. 아폴론의 화살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졌는데, 저자는 책의 마지막에 “아폴론의 화살은 미래로 날아가거나 전염병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수는 없다. 그러나 위험을 가리키고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우리가 항해하도록 도와주는 나침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적고 있어 예측과학이 우리의 미래를 정확하게 보여줄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어디로 향해야 할지 안내할 수는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오렐박사는 아폴론의 화살에 숨은 이야기를 따로 전하고 있습니다. 아폴론이 젊어 혈기방장하던 시절 거대한 뱀 피톤을 만났을 때 피하지 화살 한통을 다 쏘아 죽였는데, 대지의 여신 가이아의 딸 피톤을 죽인 행위를 배상하기 위하여 8년 동안 소몰이꾼으로 봉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다음에 델포이로 돌아와서는 가이아의 신탁을 탈취해서 예언의 신이 되었는데,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가 태어났을 때 아폴론의 신전에서 ‘지금까지 살았던 어느 누구보다도 외모와 지혜가 뛰어난 자’라는 신탁을 받았다고 합니다. 피타고라스는 아폴론신을 섬기는 히페르보레오이족의 아바리스로부터 아폴론이 지녔었다는 신성한 화살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폴론의 화살은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어 장애물을 넘게 해주고, 전염병의 확산이나 독을 정화하는 능력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그와 같은 마법의 힘이 예측수학에 깃들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
|
미래를 알 수 있다는 것은 혹은 미래를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근본적으로 우리는 왜 우리의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일까. 더 잘 살고 싶어서라고 대답할 때, 더 잘 살고 싶다는 그 마음의 근원은 무엇인 것일까. 현재에 대한 불만족? 미래에 대한 기대? 그게 무엇인지,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된 것인지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런 배경에 대해 자문했다. 내가 기대하는 내일이란 무엇이란 말인가.
|
|
정말 오랜만의 책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이제는 영화는 거의 마무리가 되었다 싶거든요. 이제 남은건 새로 개봉하는 영화 세 편 외에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고는 있습니다만, 과연 이게 이걸로 마무리가 될 지는.....
아무튼간에 리뷰 시작합니다.
![]()
인간은 기본적으로 미래라는 것에 관해서 굉장히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장 실무적이고 일반 사람들에게 가까운 것을 보자면, 역시나 내일 날씨는 어떨까 하는 점이고, 그 외에도 내일의 환율, 집값, 주가같은 것들이 있겠고, 조금 멀리 보자면, 미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우주는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 그리고 앞으로의 기술이 어디까지 갈 것이며, 이로 인해서 인간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것이 결국에는 미래를 보기 위한 노력이라고 할 수 있죠. |
|
생물의 흥미로운 특징은 "설령 우리가 그것의 결정론적 특징을 부정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알 수 있는 지식으로 그 생물의 미래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생명은 예측 불가능한 미래를 다루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예측 불가능한 존재가 되는 것뿐임을 발견한 물질과정일 뿐이다." 이 책에서 인용한 위의 이야기만으로 생물(학)에 대한 이야기일 것이라 성급히 판단하지는 말야야 할 것이다. 날씨, 질병, 그리고 부에 대한 인간의 예측 노력과 그것의 한계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인용된 말이고, 질병과 관련된 생물학적 사례들을 이야기하면서 다른 두 분야와 유비적인 성격을 가장 잘 대변하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라 하겠다. 개인적으로, 특히나 기상분야에서 나름 오래 일을 하다보니, 그 분야의 한계를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 신경이 더 쓰였고, 생각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예측모형의 한계라는 것은 버릇처럼, 냉소적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이곤 있었지만, 그것이 '내부자'의 시각과 달리 세상에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에 대해 여러각도에서 생각을 해보게 되더라. 특히, 한계를 다양하게 지적하는 분위기에서 전공자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확신하고 있으며, 그 확신이 물질화 제도화 되어 있는 것들에 대해서는 문외한들의 이야기은 대체로 무시하는 것이 상책이다라는 듯한 입장을 취'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는 것. 그 지극히 그럴 듯한 일들을 새삼 생각해보게 되었다. 조금 더 나가보면... 과연 우리나라 기상학계에서 이와 같은 책들을 읽어보면서, 그 성찰의 깊이를 함께 고민하면서 자신의 연구를 추진해나갈 학자들이 얼마나 있을까 의심이 들기도 했고. 저자는 물론 특정국가가 아니라, 일반적인 기상학계의 폐쇄적인 태도에 대해서 일침을 놓고 있으니, 딱히 한국적인 상황만은 아닐거라고 생각한다. 질병이나 부에 대한 예측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보고. 논지는 그거다, 정말 객관적인 과학분석을 통해서 그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 것이 명백하다고 할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분야의 종사자들이 안정적인 고소득을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이냐는 것... 저자가 그런 구조적 모순을 파고들지는 않지만, 암묵적으로 '가진자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데 기여하는 시종들의 가치'라고 폄하할 수도 있을 듯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건 좀 더 삐리한 책읽기 자세일 수 있겠지만서두... 이런 약간 반골적인 해석을 하다가 살짝 놀랐던 부분이.. 얼마전에 읽었던 1984에서 접했던 double think라는 개념을 이 저자도 언급하는 내용이였다. "사실 시장이 합리적인 이유를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쏟아졌다. 이것은 반대되는 많은 증거에도 불구하고 약 2,000년 동안 완벽한 원운동 개념을 점성가들이 간직하도록 허용하나 것과 같은 종류의 '이중사고'를 낳았다." 가뭄이 닥치고, 농산물 값이 극단적으로 올랐을 때, 아주 약간의 비만 내렸을 경우 가격이 폭락하는 시장의 예민한 반응 사례들을 언급하면서... 학자들은 그것이 나름 합리적인 반응이라고 인정하고... 두 가지 상반된 신념을 동시에 가지며, 그 두가지를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능력. 예측이 맞지는 않더라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믿는 것... 그런 double think가 1984에서는 외부에서 강제되는 것이듯, 지금 세상에도 날씨와 질병, 경제상황을 예측하는 것이 의도를 가지고 체계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날씨관련 일에 종사하면서... 이런 이야기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또한 내 자신이 기후변화나 날씨파생상품 들에 대한 논의를 달가와 하지는 않는게 사실이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된 책이었다. 특히 예전부터 종종 접해온 생태주의적 혹은 문명비판주의적 입장의 글이나 책들이 주장한 '환원론적 과학관'에 대한 다소 감성적이고 막연한 비판보다는 조금 더 '객관적'인 접근인 듯 한 서술방식이 맘에 더 들었고. |
|
데이비드 오렐 저자 : 데이비드 오렐 '거의 모든' 이라는 말로 시작되는 책이 꽤 있다. 나도 좋아해서 몇권이나 책을 사본 빌 브라이슨의 '거의 모든 것의 역사'와 '거의 모든 사생활의 역사'같은 것이 그 시작이 아닐까 추측해보는데, 원조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이 아닌 것만은 확실하다. 이런류의 짝퉁스런 작명은 출판사의 상상력과 교양 빈곤을 보여주는 것일 뿐이니 좀 자제해주었으면 좋겠다. '인류의 미래에 대한 눈부신 지적 탐험'이라는 부제는 독창성의 부제뿐 아니라 책을 섹시하게 보이기 위해서는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인류의 미래에 대해서 그다지 쓸만한 얘기를 하고 있지 않고 , 상당한 내공에도 불구하고 눈부시지는 더더욱 않다. 눈부신 것은 번역한 제목의 유치함이다.
원제는 'Apollo's Arrow: The Science of Prediction and the Future of Everything'이다. 석사논문 주제가 Option pricing, 그것도 거래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서 통계적인 기법으로 가격 예상치를 추출해야하는 옵션의 가격산정에 대한 것이었던 나니까, 미래예측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기본 교양 이상은 가지고 있다고 자부해도 되겠지. 이 책은 미래보다는 과거에 대한 책에 가깝다. 델포이 신전의 신탁에서 현대의 최첨단 기상예측 모델, 유전자분석을 통한 질병과 수명예측, 그리고 금융자산의 가격예측(옵션 프라이싱류의!!)이라는 세가지 주제에 대한 근래의 성과가지를 다룬다. 델포이 시절이나 로마인의 내장점에서 티코 브라헤의 점성술 정도까지는 재미있는 내용이지만 독창적이지는 않다. 컴퓨팅 기술 이후의 통계기법의 발달, 혼돈과 복잡계의 차이(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미래예측 기술의 현재와 미래 등에 대한 논의는 아무리 후하게 생각해도 상당한 수학과 통계 및 모델링에 대한 지식이 없이는 이해가 힘들 것 같다. 잘난척 하는 것 같지만 이걸로 석사논문까지 쓴 사람도 뒤의 부록을 뒤적거리며 추억의 수학용어를 되살려야 할 정도니까. (그리고 부록으론 부족하다는 걸 깨닫는다)
이 책은 미래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지만 과거에 대해서는 잘 정리해주고, 현재 도그마적으로 맏아들여지고 있는 예측모델 들에 대해서 잘 지적하는 책이다. 그러니까 해당분야의 학생이나 전문가로서 새로운 시각을 접하려면 꽤나 쓸모가 있을 책. 미래예측에 대한 과학은 다른 과학분야와 마찬가지로 눈부시게 발전해왔다. 요즘들어 일기예보는 적어도 단기적으로는 꽤 잘 맞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반면에 주가 예측 같은 것은 아직도 적중률이 거기서 거기다(그 말은 통계적을 볼 때 눈 감고 찍는 것과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그것은 예측에 적용되는 멐퓨터이 성능이나 모델의 우수성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위의 하늘에서보다 금융시장에서 사람들의 의지를 읽고, 상호작용하는 폭이 훨씬 크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그래서 근래 경제학은 게임이론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그런 부분까지 반영되었더라면 훨씬 짜임세가 있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