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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산을 물 속에 담고 있는 은냇골 물길을 따라 멈춘 곳에 자리한 부석사.상상만의 풍경으로도 가슴이 푸근해지는 기분이다. 복작거리는 관계와 단절된 채로 자연과 함께 하며 그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실천하는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그리 쉬운 것만은 아닐 것이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남보다 더 많은 것을 품어가길 바라는 이들이 늘어가는 시대에서 누군가를 위해 마음 씀씀이를 풀어내야 한다면 더욱......
백봉스님이 이른 아침에 발견한 조그만 여자아이. 불당 옆에 놓여진 사진 속 이와 닮은 그 아이는 정이였다. 몸이 불편하기에 사람들과 떨어져 살 수 밖에 없는 처지의 정이를 위해 스님은 참으로 가슴 깊이 수행을 하게 된다. 딸을 위해 아픈 자신의 몸을 돌보지 못한 엄마처럼 애잔한 사연을 품은 아이는 그렇게 스님과 마음 터놓기를 하게 되어간다. 아직 어린아이임에도 욕심을 내는 것을 주저하는 이유가 자신으로 인해 모두가 힘들고 어려워질까봐...... 그래서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연등에 담아 은냇골에 띄워 보내기만 한 것이다.
자신도 다른 아이들처럼 건강하게 학교에 가고 싶다라는 소원을 알게 된 스님은 그런 정이를 위해 매일 차가운 얼음물 속에 들어가 기도를 하는 고행을 마다하지 않는다. 자신을 위해 그러한 일을 하는 할아버지를 위해 절에 들린 아이들에게 커다란 눈사람을 부탁하는 정이,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지만 그만큼의 사랑과 희망 그리고 용기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을 알려 드리고 싶어서 희고 따스한 눈사람을 만든 것은 아니었는지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