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링의 작가 스즈키 코지가 쓴 공포 단편 소설집이다. 처음엔 작가가 스즈키 코지인 줄도 모르고, 뒤적여 본 책의 내용에 반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덮고 작가가 누구인지 알게 되자 "그럼 그렇지."라는 생각이 들만큼 만족스러웠다. 작가의 명성에 걸맞게 꽤 괜찮은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후에 동명의 영화제목을 접하고, 호기심에 영화를 봤는데... 단 몇 페이지짜리 단편 호러 소설이 주는 공포를 두 시간 짜리 영화의 시청각적자극이 능가하진 못하는 것 같다. 끈끈하고 느물느물하게 일상의 평온을 방해하는 공포를 느끼길 원한 다면 추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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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이라는 걸쭉한 인물에 의해 구성된 모던 호러라는 장르는 의외로 국가에 따라서 특유의 색깔을 지니곤 한다. 미국에서는 흔히 동물의 원한이나 비인간적 존재들에 의한 현실적 공포가 주를 이루는 반면, 동양 쪽에서는 심리적인 공포를 주로 다루는 경향이 있다. 물론 이것은 가장 주된, 이른바 흐름에 대한 이야기일 뿐인데, 이것에 대해서 진지하게 접근하는 것도 나름대로 재미있는 주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특이한 것은 일본에서 유행하는 모던 호러의 경향성인데, 일본 주류의 추리 소설이나 모던 호러에서 보여주는 일본 특유의 색깔은 비인간성이자 잔혹한 인간의 일면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리고 작품 자체가 그 현상을 매우 세밀하게 묘사해내며, 비인간적인 행위 자체가 불러내는 불편함이 강조되며 호러의 분위기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스즈키 코지의 '어두컴컴한 물 밑에서' 또한 그런 요소들을 잘 녹여내는 동시에 '물'에 대한 테마로 공포를 이야기한다. 물은 인간에게 있어서 필수적인 요소이긴 하지만 인간에게 있어 근본적인 공포를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런 이중적인 물의 요소는 깊은 바다에 대한 인간의 근원적인 두려움에서 잘 찾아낼 수 있는데, 숨을 쉴 수 없다는 세상과의 차단과 거동이 불편한 특성은 인간의 근원적인 공포를 자극하는 것이고, 그것은 물이 우리 세상에서 필수적이라는 것과 비교되어 더욱 공포감을 강하게 형성한다.(물에 빠진 사람의 대부분이 그것에 대한 포비아를 지니고 있다는 점은 물이 가지는 공포가 단순한 것이 아님을 반증하는 것이다) 그리고 스즈키 코지는 그의 네임밸류만큼이나 완숙하게 물에 대한 공포를 이야기한다. 때로는 고딕호러와 같은 느낌으로, 때로는 위에서 언급한 일본만의 색깔을 잘 가지는 이야기로. 그리고 '링'에서 이미 많은 독자들을 강력하게 사로잡았던 그의 능력은 '어두컴컴한 물 밑에서' 또한 압도적으로 나타나는데, 그렇기에 이 책을 집어들고서 끝까지 한 번에 읽어냈다는 것은 당연할지도 모른다. 재밌는 것은, 물이라는 소재를 바탕으로 스즈키 코지는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공포를 다양한 방법으로 묘사해 냈다는 것이다. 단순히 고어적인 요소나 비도덕적 범죄로 인한 공포는 휘발적일 수 밖에 없고, 그런 요소는 공포감을 강하게 해 주기는 하지만 필연적으로 불편함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함부로 남발하기에는 근원적인 한계를 지닌다. 그리고 그런 요소들을 충실하게 사용하는 스즈키 코지의 글은 그야말로 호러의 거장이라고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어두컴컴한 물 밑에서'를 읽으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국내에는 걸쭉한(혹은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모던 호러 작가가 잘 드러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것은 호러라는 장르 자체가 비문학에 위치하는 국내 문학 시장의 사정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형 호러라고 했을 때, 딱 '이 사람이다.' 라고 할 수 있는 네임밸류를 가진 작가진의 부재때문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스즈키 코지의 이 멋진 작품을 읽으면서 부러운 생각이 든 것은 어쩔 수 없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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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여러 소설이 대부분 2-3권 분량이지만, 그의 재능이 잘 드러나는 부분은 그의 단편소설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짧은 분량에 사건을 압축해 표현하는 단편소설의 특징과 공포는 멋지게 어울리는 것 같다. <링> 시리즈로 인기를 모은 스즈키 코지의 단편소설 모음집인 <어두컴컴한 물밑에서="">는 이런 공식에 가장 잘 들어맞는다고 할 수 있다. 공포와는 조금 거리가 먼 물이라는 독특한 소재가 전체를 아우르고 있는 이 작품집에서 가장 뛰어난 것은 <부유하는 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가장 아늑해야 할 집에서 느끼는 아이와 단 둘이 사는 어머니가 느끼는 공포는, 책을 읽고나서 엘리베이터 타기를 두렵게 만들 정도다. [인상깊은구절] 다음날 아침, 여느 때와 같은 시간에 딸의 손을 잡고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삐걱이는 소리가 어젯밤에 들었던 것과는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어디가 어떻게 다른지 제대로 설명할 수는 없다. 그저 햇빛이 있고 없고에 따라 인상이 달라지는 것뿐일까. 요시미는 자기도 모르게 이쿠코의 손을 고쳐 잡았다. - <부유하는 물="">부유하는>부유하는>어두컴컴한>링> |
| 어렸을적 공포영화를 보고나면 며칠동안 잠을 설치곤 했습니다. 괴물이 자꾸 뛰쳐나올것같아 등 뒤가 괜히 써늘해지곤 했었지요. 이 책은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같았습니다. 공포영화도 중간에 그만둘 수 없는 것처럼 손에서 책을 뗄 수가 없더군요. '링' 또한 매우 무서워하면서 보았지만 이 단편소설집은 단편소설만이 가지는 함축성과 빠른 템포로 더욱 공포감을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추리소설을 좋아하기 때문에 결론에 가까워질수록 여러가지를 생각하곤 하는데 이 소설들은 결말이 뭔지를 알 것같으면서도 정말 오싹해지네요. 정말 스즈키 코지는 천재적인 작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동안 욕조 근처에 가지를 못하게 하고, 비디오도 맘대로 보지 못하게 하니까요. |
| 책 표지에 광고되어있는 '링'의 작가 스즈키 코지의 최신작이란 한마디만으로도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었다. 사지가 절단되고 머리통이 터지는 하드고어한 묘사 없이 이만큼의 공포를 느낄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작가의 재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작품을 읽다보면, 누군가 나를 쳐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지나가던 다리 저 밑에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공포감, 방 한쪽 구석 어두운 곳에서 막연하게 만져지는 공포감이 느껴진다 공포소설의 측면에서는 제몫을 톡톡히 하는 작품이다. 여름에 납량특집으로 읽어볼만하다. 꽤 수준높은 공포소설이라고는 하지만, '링'과 같은 궁극의 공포는 기대하지 않는 편이 실망이 적을 것이다. |
| 자잘하고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하는 오싹함. 무서운 얘기를 굉장히 무서워하는 나로서는 '링'에 이어 이 책을 읽다가 으슬으슬해지는 한기를 느끼면서도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였다. 정말 타고난 이야기꾼이라는 생각이 든다. 공포를 더욱 느끼게 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가장 행복해 보이는 광경이 공포로 변하는 것이다. 일들이 일어나는 상황들을, 그 순간에 느끼는 감정들을, 그 순간의 분위기를 압도적으로 잘 표현하여 한껏 그 순간에 함께 몰입하도록 만드는 스즈키 코지의 글솜씨에 다시 한번 감탄을 하며 오늘도 혼자 있는 집이 약간은 무섭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
| 환한 대로변에 구두 한 짝이 떨어져 뒹굴고 있는 모습은, 누구나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는 그런 모습을 보면 언제나 그게 왜 거기에 있는지, 사연이 궁금해진다. 델마와 루이스처럼 오픈카를 타고 일탈 여행을 떠나면서 흥에 겨워 운동화를 벗고 만세를 부르다가 떨어뜨린 구두? 어젯밤, 남자친구의 외도를 목격한 아가씨가 해명하려고 따라오는 그에게 "가버려! 필요 없어!" 하고 던진 구두? 공상은 엉뚱하지만 유쾌하고, 꼬리에 꼬리를 물어 백일몽에 빠지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런 모티브에 대해 유쾌한 상상을 펼칠 수가 없게 되었다. 어떤 공상이든 그 끝은 어둡고 음산한 공포로 물들고 말았다. 일상에 흔히 섞여있는 평범한 것들에서 끌어낸 공포. 그것보다 더한 공포가 있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게되는 공포는 피가 튀기고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에서 꺅꺅거리는 것과는 질이 틀리다. 좀 더 서서히 독자를 옥죄인다. 읽는 순간 당신도 엘레베이터가 두려워지고, 캄캄한 해변가가 더이상 낭만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
| 제목 : 어두컴컴한 물밑에서ほの-ぐら·い みず の そこ から 저자 : 스즈키 코지鈴木光司 역자 : 윤덕주 출판 : 씨엔씨미디어CNC MEDIA 작성 : 2005. 07. 22. "역시 어떤 작품이든 한 작가의 작품은 쓰여진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것일까?" ―즉흥 감상―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가 정확히 언제였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다만 두 달 정도 남은 군 생활 속에서 스지키 코지 님의 작품들을 접하고 있다보니, 처음 읽었을 때와―'낙원'과 '햇빛 찬란한 바다'는 이번 기회에 처음 접함―이번 기회에 다시 읽은 이 작품은 느낌이 완전 달랐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뭐라고 하면 좋을까요? 앞선 작품에서 말하지 못한 작가의 또 다른 상상력의 조각들을 읽은 기분이랄까요? 아무튼 꾀나 흥미로운 기분으로 읽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제외한 일곱 개의 짧은 이야기를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이사 온지 3개월 되는 모녀. 불꽃놀이를 하자고하는 어린 딸 이쿠코와 함께 옥상에 올라가게 되는 엄마 마츠바라 요시미. 둘은 옥상에서 '키티'가 그려진 비닐 재질의 빨간 가방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것을 시작으로 그녀는 자신의 결벽증 때문인지는 몰라도 정체 모를 '그것'의 존재를 느끼기 시작하는데……[부유하는 물] '메피스토'라는 디스코테크의 빈자리를 차지하게 된 연극을 위한 극장에서, 성공한 극단인 '해임환海臨丸'이 연극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로 인해 연극에 차질이 벌어지려 하고, 문제의 장소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던 음향효과 담당인 카미야리 유이치는 문제점을 찾기 위해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탐험하기 시작하는데……[워터 컬러] 기관사 조수로 어선 제7와카시오마루에 타고있는 시라이기 카즈오는 자신이 탄 배의 진로를 방해하는 고급 순항요트에 옮겨 타게 됩니다. 사람들이 '유령선' 같다면서 피하는―사람이 없는―배. 카즈오는 견인되어 가는 배 안에 홀로 탑승해 하루 밤을 보내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발견하게되는 항해일기. 카즈오는 그 일기의 내용으로 배 안에서 누군가의 존재를 느끼게 되고, 다음날 아침 자신이 배와 함께 바다 한가운데 홀로 남게 되었음을 알게되는데……[표류선] 붕장어를 잡는 다혈질의 어부 이나가키 히로유키는 어느 날 갑자기 아내의 부재를 알게됩니다. 몇 일 동안 나타나지 않는 아내를 찾던 그는 다시 바다로 나가게 되고, 그는 자신의 배에서 죽은 아내를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의 비극적인 가족사의 진실을 알게되는데……[환영幻影] 'MINAKO'라는 이름의 소형 보트에 탐승하게 된 에노요시 마사유키. 배의 주인부부의 외국자본계열의 다단계 판매조직 이야기를 듣기 싫어 빨리 목적지인 유메노시마에 도착하고자합니다. 하지만 이유불명의 이유로 배의 시동이 꺼지고 주인부부 중 남편이 원인을 찾고자 잠수를 하게 됩니다. 그런 그가 극도의 공포에 빠진 체 다시 나와 키일(Keel. 용골. 주로 목선에서 볼 수 있는 것으로 배의 맨 밑바닥에 세로로 길게 뻗은 부재를 말한다. 크루우저의 경우는 깊게 수중에 들어가 있는 경우도 있다.)에 어린아이가 끼여있다고 말하는데……[유메노시마 크루즈] 일상의 탈출을 꿈꾸는 교사 스에히로 켄스케. 그는 선배이자 은사인 사사키 선생의 연락을 받고 지금은 섬이 되어버린 매립지―'제6다이바'로의 여행을 떠나게 됩니다. 그곳은 자신의 절친한 친구가 임신한 애인을 버렸다고 했던 무인도. 그리고 답사팀의 일원으로 9년의 공백을 가진 기억의 장소에 들어간 그는 '그것'과 만나게 되는데……[고도孤島] 산책을 즐기는 할머니 카요가 등장하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와 이어지는, 20년의 공백을 두고 죽어버린 아버지의 행적을 뒤쫓게된 아들의 이야기……[바다에 잠긴 숲] 이런이런. 정신 없이 적다보니 또 줄거리만 잔뜩 적은 것 같습니다. '표류선'일 경우는 앞서 읽었던 '햇빛 찬란한 바다'의 이야기가 까메오처럼 등장해 신기한 기분이 들었고, '부유하는 물'편은 영화 '링', '링2'를 찍은 감독인 나카다 히데오로 인해 한국에서는 '검은 물밑에서'라는 이름으로 영상화되었습니다. 이번 스즈키 코지 님의 작품을 읽으면서―특히 뱃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그 현장감에 푹 빠져버리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것은 시간의 흐름을 비유인 '물'과 별을 벗삼는 뱃사람의 모습에서 동경심을 가지고 있던 '여행자'를 연상해서 그런 것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또 뭐랄까요? 꿈꾸고 있던 이상향을 다른 사람의 노래를 통해 발견했다는 기분은…… 아아.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짧은 글 속에서 느껴지는 각기 다른―'물'을 동반하는 공포. 그러면서도 어떤 '희망'을 암시하는 듯한 이야기들. 그럼 이번 작품의 감상 기록을 종료하며 스즈키 코지 님의 에세이 '새로운 노래를 불러라あたらし·い うた うたい'를 집어들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