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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서재,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읽고 나서...
"에코의 서재,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읽고 나서..." 내용보기
서점에 들어가 무슨 책을 살까 기웃거리던 중 신간 서적 중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아니나 다를까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라는 제목이 한 눈에 들어온 것이다. 망설임 없이 값을 치르고 서점을 나왔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당시 인류 지식의 보고로서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했던 도서관에 대해 알게 된다고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두
"에코의 서재,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읽고 나서..." 내용보기
서점에 들어가 무슨 책을 살까 기웃거리던 중 신간 서적 중에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고, 아니나 다를까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라는 제목이 한 눈에 들어온 것이다. 망설임 없이 값을 치르고 서점을 나왔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당시 인류 지식의 보고로서 세계 최대의 규모를 자랑했던 도서관에 대해 알게 된다고 생각하니 왠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베개를 벗 삼아 책을 펼쳐드니 서문에 이 책이 나오게 된 배경이 설명되어 있었다. 강의 중에 흘려들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복원 계획을 돕기 위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친구들’ 이라는 조직의 활동과 그 일환으로 최근의 알렉산드리아 관련 연구 논문들을 한자리에 묶어 간행되게 된 것이다. 이 조직은 전 세계적으로 결성된 것이다. 무엇이 이들을 연결시키는 구심점이 되었을까. 역사 속의 아련한 신기루 속에서 존재하는 듯이 보이는 알렉산드리아가 이들에게 어떤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 걸까. 이 책은 우리에겐 생소한 오스트레일리아 학자들의 논문 9편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각각의 글은 알렉산드리아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는 다양한 소재들로 이루어져 있다. 고대 근동의 도서관에 대한 고찰로부터 움베르트 에코의 ‘장미의 이름’ 에 나오는 도서관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의 관계에 대한 현대적인 해석까지 관심 있는 이들의 지적인 욕구를 촉발시키는 내용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이 글은 논문들이다. 전문적인 영역의 글들인 것이다. 따라서 배경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읽어나가기에는 무리일 수 있다. 각 장마다 되풀이되는 우리에겐 익숙지 않은 서양인명들은 혼동스러우며, 기존 학설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새로운 타당성을 제시하는 부분(예를 들어, 아슈르바니팔 도서관이 고대 근동에서 최초의 것이냐는 등)들은 일반 독자층의 관심대상도 아니고 관심을 끌지도 못한다. 따라서 에코의 서재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은(원서의 제목은 The Library of Alexandria이다) 에코라는 지명도 높은 작가의 이름을 빌어 독서욕을 부추기지만 실상은 역사적 전문서의 영역에 포함되는 것이다. 만일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사고 싶을 정도로 맛깔스럽게 만들어 놓았다) 산 사람들은 아마 후회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이 책이 가치가 떨어진다거나 일반인에겐 의미가 없다는 얘기가 아니다. 앞에서 말한 몇 가지 문제들을 참고 견딘다면 분명 이 책은 우리에게 인간 지식욕의 역사와 그 의미에 대한 나름대로의 혜안을 가져다준다. 특히 현재 보편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도서관의 공익성이라는 것은 알렉산드리아 도서관과는 관계가 없었다.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권력층들의 후원 내에서만 생존할 수 있는 왕실기관이었으며 일부 자격을 부여 받은 사람만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시의 도서관은 통제의 수단(해당 민족을 이해하고 지배하기 위한)으로서 그 역할이 두드러졌다. 이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던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명을 받들어 프톨레마이오스 1세(이 사람은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시종으로서 이집트의 왕위에 올랐다)가 세운 도서관이 바로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인 것이다. 평소 도서관과 그 역사적 연원, 의미 등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일독을 권하는 바이다.
a****a 2004.04.12.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