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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삼국연의 7...제갈량의 중원 도모와 사마의의 필사적인 방어 조비 사후 조예가 위의 황제로 등극하면서 공명의 본격적인 중원 정벌이 시작된다. 정적인 사마의를 반간계를 써서 쫓아내고 기산으로 나아간다. 6번에 걸친 기산행. 매번 여의치 않은 상황으로 인해 물러날 수 밖에 없지만 혼신의 힘을 다해 선주와의 유지를 받든다. 기산 공격에서 최대의 수확이라면 역시 후계자인 강유를 얻는 것이다. 위의 장수이자 지략가인 강유를 얻음으로 인해 공명은 자리를 뻗을 수 있게된다. 물론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챙기는 혹사가 병을 가져오고 자신이 병마와 싸우는 순간 촉은 위험에 빠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나 선주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조바심이 세월을 그대로 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은 것이다. 다들 평안을 구하지만 결코 안주함이 평안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있는 공명으로선 공격만이 유일한 평화이자 촉을 지키는 초석임을 확신한다. 지리적 잇점 이외 사실 공명 사후 촉의 위기는 불을 보듯 뻔했다. 후주의 우둔함과 이를 깨우쳐줄 정신적 지주의 부족이 가져올 크나큰 해악을 생각하니 더욱 시간이 급했던 것. 자신은 늙어가고 어린 군주는 도무지 답이 보이지 않고, 그저 자리를 보전하기에 급급한 가신들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오직 위 정벌만이 그나마 촉을 지키는 수단이자 국력을 하나로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한편, 일시적으로 물러났던 사마의의 등장은 촉으로선 위협요인이다. 그러나 사마의의 등용은 “위가 사마의로 하여금 촉한을 막도록 한 것은 마치 앞문으로 들어오는 호랑이를 막으려고 뒷문으로 이리를 끌어들이는 격”(P.104)과 마찬가지로 위의 멸망을 가속화시키는 계기가 된다. 촉을 막기에 급급하다보니 위 역시 어느새 사마의에게 의존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사마의에게 선위하는 ‘진’의 탄생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씁쓸하게 다가온다. 후한의 한계이자 위의 딜레마다. 어찌되었던 삼국연의7에서는 제갈량의 공격과 사마의의 방어전이 펼쳐지며 매번 공명의 선공으로 시작되어 공명의 퇴각으로 마무리된다. 6번의 기산 공격은 매번 속출하는 변수로 인해 급거 귀국길에 오를 수 밖에 없는 안타까움이 더해져 진퇴공방 속에 시간만 흐르고 그 사이 조운을 비롯 마속, 관흥, 장포, 조진, 장합, 왕쌍의 죽음과 함께 일진일퇴를 거듭한다. 공명의 명운을 건 마지막 싸움인 상방곡 궤멸작전조차 하늘이 돕지않아 사마의를 죽이지 못한다. “일을 도모하는 것은 인간이지만 그 일의 성사 여부는 하늘에 달렸다”(P.324)는 공명의 탄식만이 여운으로 남는다.. 제갈량 사후 삼국은 촉의 경우 당장 위연의 반란으로 위기를 맞이하고, 위는 아방궁을 방불케하는 대단위 토목공사로 백성의 원성을 쌓는다. 오는 위의 침략에 대비, 파구에 군사증파를 단행한다. 이처럼 공명의 죽음은 촉, 오엔 위협이자 위는 한시름 놓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한시름도 결국 사마의의 권력집중으로 이어지고 위 정권 역시 장담할 수 없는 형국으로 이어질 건 뻔하다. 특이한 건 신출귀몰 공명도 몇 차례 실수를 한다. ‘읍참마속’, 가정을 맡겨서 실패한 작전과 위수 강의 위교 전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스스로 위험을 무릅쓴 작전도 있다. 평소 신중하다못해 소심하기까지 한 공명의 대담성은 불가항력적인 측면이 강하다. 도망갈 계책이 없기에 궁여지책으로 사마의의 눈속임을 자처했던 것. 따라서 전장에서의 완전무결함은 없다. 임기응변으로 그나마 살아남을 수 있는 용병술과 전략은 숱한 전투 속에서 단련된 것이자 상대를 훤히 꿰뚫는 혜안에서 가능한 것이다. 손자병법보다 한수 위인 제갈량의 병법을 보노라면 한 폭의 그림이다. 짜맞추는 듯한 작전에 그대로 걸려드는 적군, 심지어 알고있다손 치더라도 걸려드는 계책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이와같은 공명의 작전도 천명을 거역할 수 없어 오장원에서 최후를 맞이하고, 그뒤로 벌어지는 촉의 위기는 그나마 마지막까지 위기를 마무리하는 작전 속에 무사히 군사들을 한중으로 물릴 수 있게된다. 삼국연의도 종반부를 향해 달려가는 데, 중원을 9번이나 도모한 강유의 활약을 기대하며, 7편을 정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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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봉 출판사에서 출간한 『삼국연의』의 9권부터 12권은 한문으로 된 순수 원문이므로 역자가 풀어놓은 『삼국연의』이야기의 끝은 제 8권에서 이루어진다. 이 대서사시의 마지막이 다가올수록 이야기의 분위기는 느슨한 것 같기도 하지만, 군사의 지략과 장수들의 용맹이 어우러져 천수의 흐름에 따라 전투의 승패가 결정되는 과정이 매 전투에서 실감나게 그려지기 때문에 굉장히 흡입력 있고 강렬하다. 조조, 유비, 장비, 관우 등의 주요 인물들이 모두 퇴장한 가운데 촉 진영에 남아 있는 조자룡과 제갈공명, 그리고 위 진영의 사마의가 펼치는 전투(특히 제갈공명 대 사마의가 중심 구도가 되는)들이 흥미로웠다. 항상 성공만 하던 제갈공명의 눈부신 지략은 7권에 이르러 실패를 맛보기도 하는데, 그 과정 또한 삶에 관한 깨달음을 준다. 삼국연의에서 아주 유명한 부분이기도 한 제갈공명의 출사표도 7권에서 드러나게 된다. 유비가 죽기 전 솔밭같이 갈라 선 위, 촉, 오의 세 구도를 통일하여 한 황실의 가업을 이어받자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공명은 제일 먼저 위를 칠 명분과 위세를 보여준다. 더불어 간신을 가까이 하려는 유선에게 신하된 도리로 경계할 것을 요청하면서 애초 유비가 공명에게 부탁한 대업을 다시 표명한다. 확실히 유선은 십상시를 가까이하여 결국 몰락하게 된 한 황실처럼 내시와 간신들을 가까이 하게 되는데 제대로 된 의사결정도 내릴 수 없을 만큼 인물됨이 변변치 못하며, 간신의 속살거림에 넘어가 승세에 오른 촉의 장병들을 다시금 귀환하게 하는 바 촉의 주인이 될만한 자질이 없었다. 유비는 유선의 자질을 알아보고 나라를 다스릴 역량이 없어 보이거든 승상(제갈공명)이 이어받아 나라를 다스리도록 하시오,라고까지 말하기도 했는데 제갈공명의 지략에 걸출한 인물들이 없었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어느새 늙은 장수가 된 조자룡이 빛을 발하기도 하지만 그도 스러져버리고, 관흥과 장포 또한 긴 명을 살지 못한다. 매번 훌륭한 장수들이 천거되고 뛰어난 지략을 지닌 군사가 많은 위, 오와 달리 변변찮은 장수가 없어 배반할 상인 위연을 데려다 그의 용맹을 취해야 하는 제갈공명이 안쓰러웠다. 그의 입장에서는 위와의 전투가 정말 모든 것을 쥐어짠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제갈공명은 흡사 전설적인 요리를 구사할 만큼 최고의 능력을 갖춘 5성급 호텔 조리사가 가정에서 쓰다남은 음식 재료 찌그러기를 가져다 귀빈에게 대접하는 코스 요리를 해내야하는 운명에 처한 것 같았다. 근무하는 호텔의 운영자도 변변치 못하며 극악의 환경을 타개하기 위해 애쓰는 도중 걸핏하면 방해만 놓는 데다가 훌륭한 요리를 재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을 만큼 쓸 만한 주방 보조들은 불의의 사고로 주방을 떠나 버리고 혼자 남게 된 상황이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사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데 하늘도 그의 편이 아니었다. 정말 설상가상에 딱한 처지로 내몰리는 제갈공명의 불행이 점입가경에 이르게 된다. 천기의 흐름을 읽는 제갈공명이 그것을 모르지 않았을 텐데도 출사표와 더불어 그의 의지를 확고히 한다. 위의 군신은 이를 비웃었으나 모종강은 제갈공명의 행동에 대해 크게 칭찬을 한다. 이 주석을 읽으면서 나는 당시 사람들이 중시하는 명분과 그를 의로움으로 치는 생각에 대해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한 황실을 이어받는 대업을 위해 되도 않는 일을 해야만 하는 것이 마땅히 사람이 해야 할 일로 보는 것이다. 딱 봐도 안 되는 일에 매진하여 능력과 기운을 허비하는 일이 어리석은 것이 아니라 의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다니 옛 사람들의 소신과 결단력은 오늘날의 사람들보다 훨씬 더 강한 의지가 있었구나 싶었다. 확실히 모든 것이 실리 중심이고 명분을 따지기보다는 효용과 효율을 생각하는 오늘날에 비하면 정반대 입장이지만 그래서 더 역사에 남을 인물이 되었고 기록하는 사람도 그를 영웅으로 치켜세우며 뛰어나게 묘사할 수 있었으리라. 자신이 뜻한 바 대로 살아가는 고고한 삶이 부러우면서도 그 사실 만으로 대단해보였다. 또한 제갈공명은 누구와 이야기할 때마다 원래 초야에 머물러 있을 것인데 유비가 세 번을 찾아 준 은혜 때문에 한 황실을 복권할 대업을 도모하게 되었다고 말하는데 정말로 그가 초목에서 한 평생 살다 갈 순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천하를 위해 단 한 번도 쓰지 않고 가는 것이 정말로 가능하겠는가? 서서와 수경선생이 쓴 방법처럼 귀한 것일수록 그 중요함을 부각시키기 위해 일의 진행을 천천히 이끄는 바와 같이 처음부터 유비를 따라 갈 마음이 있었으리라. 그렇지 않았다면 수경선생이 그를 천거하도록 두지 않았을 뿐더러 첫번 유비가 찾아왔을 때 지내는 터를 옮겨버렸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제갈공명은 유비를 왜 따라가게 되었을까 궁금해졌다. 위와 오에 걸출한 인물들이 많았지만, 촉에는 인물이 너무 없었다. 특히 유비, 관우, 장비, 조자룡 당시엔 용맹을 자랑할 장수들은 많았으나 지략을 제시할 군사는 거의 없는 셈이다. 위에 정욱, 순유, 곽가 등이 있었고 오에는 노숙, 주유, 제갈근 등이 있었던 것에 비해 굉장히 초라하다. 혹시 촉에 가면 자신이 뜻한 바대로 끌어갈 수 있기 때문이었을까? 그렇지만 제갈공명은 뛰어난 인물들이 많다고 해서 결코 기에 눌리는 사람은 아니었다. 적벽대전 당시 손권에게 가서 세 치 혀를 이용해 원하는 바를 취하고 빠져나온 모습을 보면 아니라는 것을 대번 알 수 있다. 그렇지만 자신을 알아보는 사람을 잘못 만나게 되면 예형이 자신의 능력을 믿고 자부하며 위세를 내보여 결국 죽음에 이른 것과 같이 자신의 뛰어난 능력으로 되려 화를 입을 수도 있다. 조조는 제갈공명을 알아볼 수 있었을까? 방통을 만나게 되었을 때 의심하지도 않고 기뻐하며 그의 계책을 수용한 것을 보면 극진히 대접해주었을 테지만 문제는 조조는 그 위세는 대단하였으나 당대의 사람들에게 한 황실을 찬탈한 역적으로 자리매김되었다. 그래서 매번 전투 때마다 이 역적 조조야, 한 황실의 녹을 받고 조조를 섬기니 부끄럽지도 않느냐 등 모욕이 빈번하다. 손권은 조조에게 겁을 내기도 하지만 정통성도 딱히 없고 땅이 좋고 좋은 사람이 많긴 했다. 아마 딱히 메리트가 없었겠지. 그래서 아주 먼 후손이지만 힘 없는 황제가 황숙으로 인정하기도 했고 표면상으로 한 황실의 복권을 내세우고 있으며 인으로 백성을 살피려 하는 유비를 택하게 되었을까. 참 뭣하나 선택지가 아름답지 못하다. 평생을 촉 진영에서 답답하게 살았을 테지만 능력을 인정받으면서 거듭 은혜를 받았다 이야기했으니 행복했을까? 이러저러하게 제갈공명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결국엔 하늘의 뜻에 따라 죽음을 맞았고, 죽음 이후의 상황을 모두 읽어 후에 남은 사람들이 도모할 수 있는 계책까지 만들어냈다.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의를 쫓아내었다는 말을 남겼으며, 위연이 반역을 일으켰을 때 그 옆에 계책을 미리 일러두었던 간자를 심어 쉽게 처리했다. 사실 이 장면도 굉장히 재미있었다. 삼국연의를 또 한 번 다시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지만, 딱히 중요한 장면도 아닌 이 장면이 한편으로는 내게 인상 깊게 다가왔다. 끝까지 위연을 손바닥에 놓고 그에게서 취할 점만 빼낸 공명의 신묘함이 놀랍기만 하다. 읍참마속, 군령의 지엄함을 지키기 위해 아끼는 사람을 베다. 또 마속의 어리석음은 병법서에서 읽은 내용을 있는 그대로 활용만 했을 뿐 맥락을 읽어 그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일부러 내가 사용한 기술을 적도 베끼게 하여 오히려 그것을 이용해 실리를 얻어낸다 등 깨달음이 담긴 내용들도 많았다. 강유를 얻고 그에게 자신의 병법서를 넘기지만 잘 굴러가지 않는 촉과 조조가 한 황실을 찬탈했을 때의 상황을 조씨와 사마씨가 고스란히 재현하는 모습이 드러나는 제 8권의 나머지 내용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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