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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게는, 적절하지 않았다. 일단 재미가 없었다. 책을 꼭 읽어야 한다는 의도가 없었다면 아마 끝까지 읽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안 읽었을 것 같다.
읽다가 생각했다. 내가 왜 이 책을 읽으려고 했지? 무엇을 알아보려고 했던 건가? 내 건망증을 가엽게 여기며 읽다가 알아냈다. 내가 궁금하게 여겼던 대목이 중국의 문화대혁명이라는 것을. 제대로 알고 싶었던 것은 문화대혁명이었고, 전후 흐름을 아는 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100년의 역사가 담긴 이 책을 읽기 시작한 것인데, 문화대혁명은 책 속에서 너무 일부분이었다. 내게는 만족스럽지 않게 말이다.
당연한 노릇이겠지만 20세기 우리 역사나 중국 역사나 일본 역사는 맞물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우리의 역사가 나라를 빼앗겼다는 사실과 더불어 치욕적이기도 하고, 그 안에서 살아남아야 했을 사람들의 삶은 치열하거나 처참할 수밖에 없었으며, 그 시대로부터 멀리 떠나온 게 아니라 현실과도 고스란히 연결되어 여전히 고통의 연속선상에 있다 보니, 도무지 재미를 얻을 수는 없는 이야기들이고. 그러니 알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젖혀 두고서 딱 읽기 싫다고 느껴질 수밖에 없고. 이 책도 나의 이러한 편견에서 벗어날 수 없고.
중국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세계사 시간에 참 열심히도 배웠구나 싶었다. 정작 우리와의 관계에서 찾아야 하는 의의나 교훈은 배웠을 것이나 기억도 나지 않고. 어떻게 이렇게도 부지런히 싸움을 하고 있었던가 싶기만 하고. 권력을 가졌든 못가졌든 너나없이 힘들게 살고 비참하게 죽었구나 싶어 서글프기만 하고.(그 와중에 장동건이 출연했던 위험한 관계의 배경인 1930년대 상하이 상황을 실제 역사에서는 어떻게 말했을까 기대했으나 별로 얻지 못했고-가짜 배경인 줄 알면서도 기대하는 내가 그렇긴 하지만) 바다 건너 저 멀리, 먼 땅에서 일어나는 싸움 이야기는 그래도 조금 재미있었는데... 내 것이 아니다 싶으니 그랬을까.
재미없었던 이유, 다시 생각해 보니, 착각일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인데다가 서술도 건조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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