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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총점 종이책
길 밖의 길, 천년의 길...(시코쿠를 걷다)
"길 밖의 길, 천년의 길...(시코쿠를 걷다)" 내용보기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 입이 삐쭉했다.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도 엄청 여유롭고 좋은데 뭐~ 일본까지 가서 걸어야 하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흉내낸거 아냐? 이거 안내서도 아니고 에세이잖아? 이런저런 폄하하는 생각을 했다. 어늘 오후까지 며칠동안 조금 생각할 것이 많은 경제학서를 읽고있었다. 머리도 식힐 겸 '시간도 쉬어가는 길'이란 상투제목(precede)을 염두
"길 밖의 길, 천년의 길...(시코쿠를 걷다)" 내용보기

처음 이 책을 접했을때 입이 삐쭉했다. 제주도 올레길이나 지리산 둘레길도 엄청 여유롭고 좋은데 뭐~ 일본까지 가서 걸어야 하나?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흉내낸거 아냐? 이거 안내서도 아니고 에세이잖아? 이런저런 폄하하는 생각을 했다. 어늘 오후까지 며칠동안 조금 생각할 것이 많은 경제학서를 읽고있었다. 머리도 식힐 겸 '시간도 쉬어가는 길'이란 상투제목(precede)을 염두에 두고 '시코쿠를 걷다' 책을 펼쳤다. 5~6쪽을 읽어나가니 이 책의 깊이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낀다. 경제학 책을 잠시 제껴두고 쭈~욱 읽어내린다.

  

시코쿠(四国,しこく)는 일본을 구성하는 네 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섬이다. 그곳에 가면 88개의 천년고찰을 차례로 참배해 가며 마침내 하나의 원圓으로 완성하는, 모든 일본인이 일생에 한 번은 걷고 싶어 하는 1200킬로미터의 순례 길이 있다고 한다. 1200년전 일본불교 진언종의 창시자인 구카이 스님이 시코쿠 해안을 따라 걸으며 수행한 것이 시초가 된 이 길은 연간 15만 명의 순례자들이 자신을 되돌아보기 위해 찾는 가히 동양의 산티아고 같은 순례지라고 한다. 88번 사찰까지 1200킬로미터의 순례를 모두 마치면 소원 한가지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난치병이 낫고, 오랜 갈등이 풀어지고, 새로운 길이 보이고(시코쿠 순례지도에서...)... 1200킬로... 예사길이 아니다. 말 그대로 죽음을 각오한 길이며, 지금도 1년에 20명 내외는 순례 도중에 죽는다고 한다

 

책은 4파트(1. 홀로, 먼 길을 가다, 2. 시코쿠는 나의 병원, 3. 대자연이라는 책, 4. 사람은 무엇으로 빛나나)로 나누어져 있지만 읽는 순간에는 어떤 특별한 의미를 두었다고 느끼진 못했다. 그저 야~ 대단하다...라는 감탄 속에 읽어나갔다. 이런 책의 리뷰는 어떤 감미로운 말보다는 그냥 직접 읽어보라는것이 정답인데...사진과 내용이 잘 매치되어 읽고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조용하고 자신을 관조하길 즐기는 분들은, 등산이나 트레킹을 즐기는 분들은, 동양사상의 여백과 풍광을 즐기고자 하는 분들은 가히 필독할만 한 책이라 느껴진다. 일본스러움(?)에 대한 어떤 느낌과 천년의 순례길이 주는 무게가 우리의 올레길이나 둘레길이 어떻게 보존되고 사랑받을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한다.

 

등산을 꾸준히 하고 있는지라 가장 먼저 공감한 내용은 "확신이 들지 않을 때는 돌아서라. 돌아가서 안내판을 확인한 뒤 다시 걸어라(48쪽)."였다. 가끔씩 산에서 길을 잘못들어섰을때 다시 돌아서 가기가 정말 힘들지만, 그래야만이 바른 길을 갈 수 있음을 여실히 느끼고 있다. 걷기 순례자가 지켜야 할 지침이기도 하지만 인생도 마찬가지다. 때론 냉철히 자신을 바라볼 필요가 있음에...
어려운 시기를 넘기는 법도 기억해 둘만 하다. 1, 지금은 이 길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려움을 맞선다. 피해서는 안된다. 2,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작은 일 하나에도 최선을 다한다. 3, 서두르지 않는다. 언젠가 끝이 있을것임을 믿고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힘껏 해나간다. 4,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를 찾고, 정기적으로 그곳에 간다. 5, 속을 털어놓고 의논할 사람을 만든다(142쪽). 순례길을 걷는거나 삶의 길을 걷는거나 별반 다름이 없어보인다.
"하늘이 준 여덟가지 보물"편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가진 것이 없어도, 맨몸으로도 남에게 줄 수 있는 보물의 이야기이다. 방, 자리, 얼굴, 입, 몸, 귀, 마음에 눈까지 여덟가지...하늘이 우리에게 준 이 선물은 준다고 없어지는 것도 줄어드는 것도 아니다. 없어지기는커녕 차곡차곡 쌓인다. 받는 사람의 가슴에 하나도 빠짐없이 쌓인다(158쪽)는 말은 공덕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간간이 소개되는 하이쿠 중에서 "곧은 길은 심심하다(236쪽)."가 눈에 든다. 산행을 하다보면 이 말은 가감없는 사실에 바탕을 둔 글임을 알지만 왠지 삶의 통찰이 느껴진다. 사람들은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움을 느끼기 위해 순례를 할 것이다. 그런데 그 자유로움이 나 혼자 힘으로 하는 것이 아니였음을 이야기하는 대목에서 잠시 호흡을 멈춘다. "만물과 만인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순례! 감사할 뿐입니다."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배우며 걷고 있습니다(302쪽)."란 하이쿠 속에는 가진 것을 나누며 살라는 '오셋타이 정신'이 있다는데... 오셋타이(お接待 접대 せったい.오お는 높임말이다)란 시코쿠 사람들이 순례자에게 주는 먹을거리나 마실거리, 돈, 하룻밤의 잠자리 등 자신이 줄 수 있는 것들을 무료로 제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정말로 우리에게도 있었던 시골인심이 아직도 고스라히 그들의 정신세계에 남아있음을 확인하고 내자신을 포함한 우리의 마음을 되돌아본다.

 

난 약간의 국수주의 내음을 지니고 있는지라 일본이 잘되는게 배가 아프기도 한다. 그런데 전통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나가며 순박함을 천성으로 받아들이는 그곳의 사람들 이야기는 사실 부럽다. 비록 책이 순례길의 고난함을 약간 아름답게 뻥튀기 했을지라도, 바쁜세상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느린 걸음 속에 담긴 참된 의미는 더운 여름 날 가슴 한 켠을 시원하게 뚫고 지나가는 한줄기 바람처럼 상쾌하기만 하다. 시코쿠의 순례길에 내 자신을 한번 맡겨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썩 괜찮은 책이다.


책 앞에 자세히 나와 있는데 스캔하기 싫어 그냥 인터넷에서 하나 찾았습니다.(http://agasa2018.blogzine.jp/agasa2018/2009/06/post_d038.html)
그리고... 찾는 과정에서 제법 정리 잘된 국내 사이트를 발견했는데 도움 될 듯 하여 올려봅니다. http://blog.daum.net/cj2614/6253868


 


리뷰 총점 종이책
그 아름다운 길, 생명의 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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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걸어간다.> 길을 걷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일은 느낌으로도 좋다. 하염없이 이어져 있는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어떠한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그 자체, 걸음이 행복하고 그것을 듣는 일이 즐거운 것이다.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는 여행기, 그러기에 우리에게 더욱 행복하게 감칠맛 나게 다가오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것에다가 주위의 경관까지 아름답게 채색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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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을 걸어간다.>

길을 걷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일은 느낌으로도 좋다. 하염없이 이어져 있는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어떠한 것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그냥 그 자체, 걸음이 행복하고 그것을 듣는 일이 즐거운 것이다. 그것이 결과로 나타나는 여행기, 그러기에 우리에게 더욱 행복하게 감칠맛 나게 다가오는 것이리라. 그런데 그것에다가 주위의 경관까지 아름답게 채색된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이 된다. 이런 즐거움을 화자는 우리에게 시코쿠를 통해서 보여주고 들려준다.


시코쿠가 그 이름으로 우리에게 다가 온다.>

시코쿠, 일본 4개의 섬 중 가장 작은 곳이다. 그곳에 있는 사찰 88개를 잇는 길을 화자는 실제 순례로 만나고 이 글을 쓰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순례의 의미로 이 길을 다니는 모양이다. 때로는 걷고 혹은 자전거로, 차로 돌아다닌다. 그곳은 이미 유명세를 타는 순례의 길이요, 관광코스인 모양이다. 우리나라의 제주도 둘레길 정도로 여기면 될까? 그런데 그들이 단순한 길은 아닌 듯하다. 그곳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전한다. 그 의미를 좇아 화자가 떠난 길을 따라가 본다.

그는 걸어가다가 힘 드는 공간은 차를 타기도 하면서 그 순례의 길을 따난다.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다. 깊숙한 산길인데, 비도 부슬부슬 내리고 걸어가기가 공간이 아니라서 차를 탔다. 그 공간은 먹을 것을 사기도 힘이 드는 곳이다. 화자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다. 그런데 한 여성 운전자가 차비도 받지 않고 자신의 도시락까지 건네주지 않는가? 그리고 하신다는 말이 “오다이시상에게 받을 겁니다.”라는 말이다. 오다이시는 ‘큰스님’이란 뜻으로 순례자에게 공덕을 베풀면 복을 주는 존재로 인식되어 있다. 신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 말은 즉 하늘에다 저금을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운전자와 관련해서 어떤 사람은 말한다. 운전자가 좋은 일을 했더라도 남이 알면 바로 보답을 받습니다. 칭찬의 말을 듣거나 감사의 뜻으로 선물을 받기도 하는데, 그렇게 보답을 받으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하지만 남이 모르게 하면 그 좋은 일은 하늘로 가고, 그것이 쌓이면 운이라는 형태로 그것을 그 사람에게 돌려줍니다. 그러므로 좋은 일은 남이 모르게 해야 합니다. 그녀가 차비를 받지 않고 나에게 도시락을 건넨 일을 아무에게도 떠들지 않은 이유도 아마 그런 까닭이 아닐까요?

화자는 말한다. 이 길은 종합병원이라고. 그 길을 걸으면 심신이 건강해 지고, 마음이 넓어진다고 한다. 아픈 곳이 있었으면 한 이틀만 걸으면 씻은 듯이 깨끗해진다고 한다. 아마 그럴 것이다. 표지를 보면 대나무의 숲이 깔끔하게 들어앉아 있다. 아름답고 깨끗하다. 다른 잡스러움이 없다. 시원하고 고결하기까지 하다. 다른 무엇과도 비견할 수 없는 맑음이 마음 깊숙이 다가온다. 그런 곳에 머물러 있기만 해도 모든 찌꺼기가 다 분해될 듯하다. 표지뿐만 아니라 곳곳에 머물러 있는 사진들이 우리들에게 시야를 깨끗하게 하고 마음을 흡족케 한다. 그 사진만이라도 함께하고 있는 듯한 생각에 빠지게 한다.

가는 길에 도고 온천이 있다. 그곳에서 화자는 축제에 빠져 든다. 그리고 그곳의 유명한 시인 마사오카 사키를 만난다. 시인은 화자에게 많은 말을 한다. 축제의 날, 자신에게 다가온 이웃에 대한 반성의 태도를 가질 수 있게 한다. 외모만 보고 선의를 물리친 것에 대한 깊은 성찰의 자세를 가질 수밖에 없도록. 수 천편의 글을 쓴 사키, 그는 그에게 삶의 문제를 깊이 되뇌도록 하고 많은 깨달음을 준다. 그는 생의 마지막이 된 방, 한 평의 병실 그 벽에 한 포기의 풀을 그리고 옆에 기록된 말이 전한다. 신은 풀꽃에 물을 들일 때도 지금의 나처럼 이렇게 가슴 설레며 즐거웠을까?

화자가 다닌 길은 많은 이야기들로 수놓아져 있다. 그 이야기를 쫓아 가다보면 한이 없다. 아름다운 바다가 있고, 울창한 수목이 있으며, 넉넉한 인심이 있다. 신을 경외하는 사람들의 경건함이 있으며 삶에 대한 지혜가 있다. 풀꽃이 있고 새들의 노래가 있으며 아름다운 포도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있다. 어느 것 하나 정겹지 않은 것이 없다. 아마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자연을 닮은 사람, 자연이 은혜를 준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한다. 그들을 화자는 만나면서 행복해 하고 기뻐하고 있다.

걸어가다 보면 어려울 때도 있다고 화자는 말한다. 특히 물리적으로 힘이 드는 길도 더러 있음을 말한다. 그럴 때에는 여유를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넉넉한 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야 한다고. 언제 가나 하는 마음을 버리고 한 발 한 발에만 마음을 두어야 함을 이야기한다. 그는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목표물 ‘운펜지’로 갈 때 그 길이 그에게 알려 줬다고 이야기한다. 표찰에 이런 글도 있었다. “서두르지 마세요. 나는 나에 맞는 속도로.” 지극히 평범한 말이다. 그러나 그것이 극적인 상황에서는 너무나 소중한 금언이 되리라 생각된다. 이처럼 그는 곳곳에서 인생을 배우면서 다니고 있다. 우리들도 그를 따라 행간에 그려진 더 많은 내용을 읽으면서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동양의 산티아고라 불리는 시코쿠, 그 길에는 사람만이 아니라 자연의 아름다움을 더욱 그려야할 듯하다. 새싹과 나무, 풀, 새들, 바위, 바다, 맑은 강물, 약초 등 길마다 늘어선 기화요초들은 순례자들에겐 소중한 친구가 된다. 마음의 명정을 가져다주고, 더러는 해갈의 도움도 된다. 정신적으로 넉넉하게 해주고, 영혼을 따뜻하게 만들어 간다. 숲 속에 들어서는 맑은 기운이 온 몸을 상쾌하게 만들고 건강하게 만들어 간다. 그러기에 자연병원이라는 이름을 붙여도 좋을 만한 곳이 된다.

이 길은 순례자들을 위한 배려가 너무나 잘 되어 있다. 다니는 길이 그렇고 먹을 것도 그렇다. 곳곳에 순례자들이 덜 힘들게 장치들을 해놓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 가운데 하나가 화장실이다. 곳곳에 화장실을 배치하여 자연과 조화를 이루게 만들고 있고, 순례자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또 시코쿠의 자랑인 ‘오셋타이’란 이름의 나눠주기는 순례자들을 그곳을 친근하게 느끼게 만들어 준다. 모두가 반갑고 모두가 나눔의 대상처럼 여기게 만들어 준다. 그 ‘오셋타이’는 과자도 있고, 껌도 초콜릿도 떡도......그 다양성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그런 것이 그들의 인심이 되고, 그들의 넉넉함이 되는 듯하다. 화자는 말한다. 배를 타고 부산으로 오는 길에 아무 것도 주지 않는 배에서의 사람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고.

화자는 표현의 묘미로 산문 속에 많은 운문을 배치해 놓고 있다. 그것은 글에 변화를 주고, 정리를 하며 감동을 느끼게 하는 역할을 해주는 듯하다. 읽어나가기가 한결 싱그러워 진다. 화자의 운문에 대한 조예를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운문에 써진 그 함축적 의미를 통해서 이성이 아니라 감성적으로도 다가가게 만들어 주는 글이다. 또 사진을 많이 첨부하고 있다. 그 사진들이 생생하게 현장을 전해 주고 있다. 가지 않고 갈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사진이 아닌가 여겨진다. 작가의 시선을 통해서 마음과 눈으로 시코쿠 길을 다닐 수 있게 된 것이 이 사진과 글 때문인 듯하다. 감동을 주는 표현과 구도가 잘 잡힌 사진을 통해 행복한 여행이 되었다.   


길에서 나온다.>

참으로 화자는 행복한 나들이를 한 듯하다. 아름다운 곳을 거닐고, 아름다운 나눔을 가지고 영육으로 건강함까지 누리는 기회가 된 듯하다. 우리도 그를 따라 돌아다니면서 그 행복함을 나누어가질 수가 있어 좋았다. 꼭 시코쿠에 한 번 가고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시코쿠가 마음속에 머물렀다.     



j****3 2010.12.13. 신고 공감 9 댓글 11
리뷰 총점 종이책
이런 길을 걷고 싶다. 시코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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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름. 도대체 어디지?   유럽에는 산티아고가 있었지만, 동양에는 그렇게 유명한 순례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 불교나 유교 등의 종교가 동양에서 시작되었지만 범세계적인 종교가 없어서인지?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산티아고로 향하고 있다. 왜 그 머나먼 곳까지 갈까? 종교 때문일까? 우리네 문화가 서구를 추종하기에 그러는 것일까?  기독교의 성지로 비교적 덜 위험한 유럽(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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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름. 도대체 어디지?

 

유럽에는 산티아고가 있었지만, 동양에는 그렇게 유명한 순례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 불교나 유교 등의 종교가 동양에서 시작되었지만 범세계적인 종교가 없어서인지? 많은 한국 사람들이 산티아고로 향하고 있다. 왜 그 머나먼 곳까지 갈까? 종교 때문일까? 우리네 문화가 서구를 추종하기에 그러는 것일까?  기독교의 성지로 비교적 덜 위험한 유럽(스페인)에 있어서, 아니면 유명하기에,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자신을 돌아 보기 위해, 나름의 이유는 있겠지만 명확하지가 않은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걷고, 그들의 글이 소개되고, 그 글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본 사람들이 그곳을 향하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런 길이 없다. 우리나라에도 언제부터인가 둘레 길들이 많이 생겨났다. 일시적인 유행인지, 나름의 이유는 있는 것인지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지자제나 단체에서 전국 방방곡곡에 다양한 이름의 길을 만들고 단장하고,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그 길의 진짜 의미를 보여주는 곳은 몇 곳이나 될까? 자연을 벗삼기 위해 자연을 단장하고 파괴하는 것, 그것 자체가 친환경적이거나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 것이다. 편리와 깨끗함이 추구되는 길보다는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고, 자기를 찾는 거울을 비춰질 그런 길, 그 길이 험하고 멀지라도 걷고 싶어지는 것 아닐까 

 

여러 가지 종교가 있겠지만, 순례길은 고난의 길이다. 그 길 속에 담겨있는 의미는 차이가 있겠지만,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그 고난의 길을 씩씩하게 걷는다. 때로는 힘들고, 지치지만, 때로는 기쁨과 희망이 넘치고, 희로애락이 함께 하는 그런 길 위에서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곳이며 자신을 치유하는 곳이기도 하다.

 

책의 시작부터 죽기 전에 떠나라는 말이 있다. 항상 내일이나 시간을 기다리다 보면 떠날 수 없다. 떠나는 자만이 떠나고, 길을 걸을 수 있다. 우리는 항상 내일을 걱정하며 내일을 생각한다. 하지만, 항상 우리는 현재로만 살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연을 벗삼아 사는 사람, 최성현의 안내로 시코쿠를 걸어보자. 가깝고도 먼 일본에 순례길이 있었다. 불교사찰 순례길, 88곳의 시코쿠의 절들을 탐방하는 구간들, 절도 절이지만, 순례 길에서 만난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닌가 생각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이유로 순례를 하고 있다. 시고쿠, 일본에 이런 섬이 있었다니 지도를 놓고 들여다보니 일본에서 4번째로 큰 섬이라는데, 아 그래서 그렇게 많은 절이 있나 보다. 그리고 이 순례길은 시코쿠의 둘레를 일주하는 길이기도 했다. 자연을 벗 삶아 삿갓과 지팡이 그리고 등짐을 지고 나의 삶을 돌아보는 길이기도 하다. 또한 일본의 보통사람들의 모습을 잘 볼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일본의 시골(?)의 일상이 조용히 펼쳐진다.

 

이런 순례자들을 위한 숙소며 쉼터 등에서 이들을 음양으로 돕는 사람들, 여러 가지 이유로 그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오다이시상의 덕을 기리기 위해서이다. 현생에 공덕을 쌓기 위해서, 순례자들을 위해서 자신의 처지에 맞게 노력을 한다. 그것이 잠자리가 될 수 있고, 그것이 조그마한 선물일수도 있고, 아니면 친절일 수 있고 모든 것이 다 공덕이 되리니.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자체가 공덕이고, 여행자에게 베품은 더 큰 공덕이 아닐까? 삶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조금은 내려놓기 위해 걷는 사람들 그들의 짐을 조금은 가볍게 도와주는 것이 복일 것이다.    

 

무엇보다 순례길은 고난의 길이다. 엄청난 거리와 시간, 그리고 외로움, 풍족하지 않은 길,변화무상한 자연 그 고난 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른 이들을 쳐다보면서 나의 모자란 점을 깨우치고, 다른 사람들을 통해 사랑을 느끼는 곳이다. 그러기에 무엇보다 사람을 사랑하는 법을 배우는 곳인 것 같다.

 

약간의 걱정은 책을 읽다 보니 일본어를 못하는 사람이 이 순례길을 갔으면 더 힘들 것 같았고, 사람들을 통해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까가 궁금했다. 사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에서 언어가 중요하다. 언어를 통해서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것, 물론 그 마음들도 더 중요하지만, 충분한 대화가 없이는 상대방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순례길은 언어보다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가 느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다. 고생의 길, 헌신의 길 아니 일상 속에서 공덕을 쌓는 것이 진정한 순례가 아닐까 

  

일본의 순례길이라서 그런지 우리나라에 많이 소개되지 않는 것 같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왜 유달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이런 순례길을 걷다 보면 일본의 좋은 점도 많이 발견할 것 같다.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이 화해로 가는 가장 지름길이 아닐까?  

 

외국의 여러 순례길도 좋지만 우리나라에도 이런 순례길이 있었으면, 좀 더 불교나 기독교, 천주교에서 그 종교에 어울리는 길을 만들어서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방문하고, 위로나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면 좋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길을 만드는 것이 화합과 사회적 분위기가 중요한데 지금의 사회에 이런 길을 만들기는 쉽지가 않을 것이다. 건강이며 힐링이며 하지만, 진정 치유는 자신을 내려 놓는데 있는 것 아닐까? 바쁜 삶, 걱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삶에서 자신을 바라보며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언지 그것을 찾아보기를. 사람에게 베푸는 것은 그 사람만을 위한 길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하늘에 저금하는 것이라니. 공덕을 쌓아가는 삶은 우리 일상에서도 가능할 것 같다.사람들과 함께 하는 길 그것이 공덕이 아닐까?

 



p*******t 2013.03.30.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만나는 모든 것이 신인 시코쿠 순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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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시코쿠라는 섬의 둘레를 도는 이야기이다. 시코쿠는 일본을 이루는 4개의 섬중에 가장 작은 일본의 남쪽에 있는 섬이다. 그런데 저자가 한 이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시코쿠의 둘레에 있는 88개의 절들을 차례대로 방문하는 순례이다.서문의 제목이 '죽기 전에 떠나라'다. 저자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누군가에게 자극받아서 시코쿠 순례를 준비한다. 그리고 순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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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저자가 시코쿠라는 섬의 둘레를 도는 이야기이다. 시코쿠는 일본을 이루는 4개의 섬중에 가장 작은 일본의 남쪽에 있는 섬이다. 그런데 저자가 한 이 여행은 단순한 여행이 아니다. 시코쿠의 둘레에 있는 88개의 절들을 차례대로 방문하는 순례이다.

서문의 제목이 '죽기 전에 떠나라'다. 저자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누군가에게 자극받아서 시코쿠 순례를 준비한다. 그리고 순례에서 만난 사람들, 풍경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코쿠 순례는 우리나라에서 요즘 한창 붐인 둘레길처럼, 예전부터 잘 알려진 길인 듯 하다. 이미 코스부터 어디서 자는 것이 좋은지, 어떤 복장으로 걸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안내서가 있는 듯 하다. 우선 시코쿠 순례에서 몇 가지 사전 지식이 필요하다.

<시코쿠 순례 사전지식>
오다이시상: 이분 덕분에 시코쿠 순례길이 생겼고 순례자들은 이 분의 보호를 받는다고 한다.
오셋타이: 순례자들에게 건네는 과일, 물, 숙박, 돈 등의 도움을 말한다. 시코쿠 주민들은 순례자들을 돕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고 한다.
젠콘야도: 비영리 저비용의 숙박시설.
납경: 88개의 절에 가면 순례의 증거로 절에서 받는 것. 붓글씨를 써주거나 도장을 찍어줌.
오사메후다: 순례자의 연락처를 적은 것. 명함처럼 절에다 주거나 순례자들끼리 주고받는다고 함.

사전지식을 본 느낌이 어떤가? 참고로, 시코쿠 순례는 1,200 Km에 달한다. 순례자들은 모자, 흰색상하의, 지팡이를 기본으로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이 순례길은 죽음의 길이라고 한다. 순례를 하다가 죽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사람들은 이렇게 힘든 순례를 할까?

우선 저자는 순례를 시작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순례길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이렇게 묻는다. "그래서 당신은 어떤 가르침을 받았나요?" 저자는 가르침에 목말라 있는 듯 하다. 그러다가 저자는 원하던 동그라미를 몇 개 발견한다. 저마다 순례의 목적이 있었다. 어떤 이는 사업이 망하고 가정 불화로 절망에 휩싸여 있다가 순례길에 온 사람이 있다. 또 다른 이는 순례 자체가 좋아서 한다고 한다. 시코쿠 순례를 한번에 하는 사람도 있지만 부분으로 나눠서 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거꾸로 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나름 저마다 순례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자처럼 새로운 깨달음을 얻거나 삶의 활력을 얻으려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순례자들은 순례를 통해 자신만의 해답을 얻고 상처를 치유해 간다.

순례를 하다보면 힘들다. 목이 마르고 덥고 다리가 아프고 화장실이 급한데, 길만 보인다. 아무리 순례자를 위한 안내판이 잘 되어 있다고 해도 순례자는 고생을 각오해야 한다. 길을 잃기도 하고 소나기를 맞기도 한다. 순례자에게 단비같은 존재가 오셋타이다. 시코쿠 주민들은 순례자들을 돕는 것을 자연스럽게 생각한다고 한다. 순례자에게 먹을 것을 주는 것이 아니라, 순례자가 먹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순례자에게 잠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순례자가 자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을 아무도 모르게 하려고 한다. 누구에게 자랑하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는다. 그래야 운이 온다고 믿는단다. 참 좋은 전통이다. 물론, 모든 시코쿠 사람들이 친절하지는 않겠지만, 이런 전통은 분명 오셋타이를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이나 기분이 좋을 것이다. 어떤 순례자는 그 오셋타이에 대한 보답으로 집안일을 해주기도 한다.

저자는 순례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이 신이고 오다이시상임을 알 게 된다. 풀이나 나무, 바다, 구름, 태양, 달, 새, 바위, 벌레까지 모두 소중한 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 세상에 의미없이 생긴 것은 없다는 것, 누구를 만나든 무엇을 보든 그것은 모두 존중받을 만 하다는 것을 알 게 된다. 심지어, 나에게 불쾌한 짓을 한 존재조차도 나는 그 존재를 존중하고 고마워해야 한다는 것을 알 게 된다. 마음의 평화 그것은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저자의 순례길을 책으로 함께 하면서 나는 미소짓는 일이 많아졌다. 내게 다가오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 내가 이 책에서 배운 깨달음이다. 모든 것에 감사하라. 마음이 편해지고 행복해진다.^^ 인생도 또 다른 순례길이다. 인생이라는 순례길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에 감사한다는 것은 얼마나 멋진가!

저자는 순례길에 벗어나서 여기 저기를 가기도 한다. 자동차가 한 대도 없는 섬도 가고 후쿠오카의 '자연수원'도 방문한다. 잡동사니로 손수 집을 지어 사는 집에도 가본다. 햇살의 바스락거림을 느낄 수 있고 수액이 흐르는 소리가 들리는 섬 이야기도 듣는다. 달처럼 사는 사람들도 만난다. 해안 전체가 미술관인 곳도 가본다. 이 책에는 아름다운 컬러 사진들과 재밌는 그림들이 곳곳에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한다. 편집에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천안함 이야기도 나오는 걸 보니 저자는 작년에 시코쿠 순례를 간 것 같다. 나도 기회가 된다면 시코쿠 순례를 해보고 싶다.


풀도 나무도 부처가 될 수 있는 부쓰모쿠지
하물며 귀신 가축 사람 하늘이야.
(43쪽)

"그 스님은 누구에게나 감사하라고, 감사하면 감사한 일이 생긴다고, 그러므로 무슨 일에나 감사하라고 말하는 스님이었어요. (77쪽)

한 평짜리 병실 이것이 내 세계다. 그러나 이 한 평의 병실이 얼마나 넓은 공간인지 아는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는 몇이나 될까. (81쪽)

이 물이 더러워 보이지만 물 자체가 더러러진 건 아니야. 이 물은 인간이 만든 오물을 안고 가고 있을 뿐이야. 안고 바다에 가서 정화시키지. 이 하수도 안에는 괴이한 생물 따위는 없을 게 분명해. 왜냐하면 물이 흐르기 때문이지. 만약 물이 흐르지 못하고 고여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말이야. 하여튼 놀라워. 이 물의 힘. 불평 한마디 없이 인간이 만든 오물을 온 몸으로 메고 안고 가고 있잖아. 나는 흉내조차 못 내. (91쪽)

"108 배를 하며 빌어요. 한 번에 한 사람씩. 그 사람이 잘 되기를 건강하기를. 그중에는 당신도 들어 있어요." (107쪽)

절반으로 좋고
뛰어난 데 없어도 좋고
보통으로 좋고
평범한 것으로 좋다.
(123쪽)

"사랑이란 무엇인지 말씀해주세요."
후쿠오카는 그 질문을 받고 말없이 두 팔을 들어올려 커다랗게 하트를 그린 뒤, 왼쪽 팔을 옆으로 펼쳐 보이며 말했다.
"I love you."
이어서 오른팔을 펼쳐 보이며 말했다.
"I hate you."
그 뒤에는 두 팔을 한데 모아 합장을 하며 말했다.
"이 둘 사이의 I, 곧 나를 빼러빈 것을 사랑이라면 사랑이랄 수 있을 거야"
(127쪽)

친구라고 해서 꼭 같은 나이일 필요는 없다. 위에서 이미 이야기했듯이 할머니와 손자도 벗이 된다. 동성이 아니라도 좋고, 같은 나라 사람이 아니라도 좋다. 그보다는 속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냐 아니냐가 더 중요하다. 자살은 그런 사람이 주위에 하나도 없을 때 생긴다. (140쪽)

"열 개중 다섯 개를 내어놓는다면 다섯 개가 돌아온다. 열 개를 내어놓으면 열 개, 혹은 그 이상이 돌아온다." (168쪽)

"우리는 언제 어떻게 죽을지, 그리고 언제 어떤 병에 걸릴지는 알 수 없어요. 그건 저쪽에서 정하는 거니까. 하지만 어떻게 살지는 내가 우리가 정할 수 있어요." (172쪽)

의사의 눈으로 보면
독으로 보이는 것도 모두 약이 되듯
부처의 눈으로 보면 이 세상 모든 이가 부처다.
(178쪽)

첫째는 덜 오염된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내가 아니라 남을 돕고 살고자 하면 먹고 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셋째는 날마다 수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187쪽)

"의사가 그러데요. 돈이 아니라 행복을 기준으로 당신의 삶을 운영하라고. 그렇게 새로 시작하라고. 그 말을 듣고 오랜 꿈에서 깨어났어요. 아, 내가 목표와 수단을 착각했구나. 하고." (226쪽)

태평양을 내 가슴 안에 넣은 뒤 나를 지운다. 그러면 나는 사라지고 거기 태평양만 남는다. (248쪽)

<궁금한 것>
이 물이 더러워 보이지만 물 자체가 더러러진 건 아니야.(91쪽): '더러러진'이 아니라 '더러워진'이 아닐까?


k***5 2011.04.21. 신고 공감 3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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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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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책이 자신을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날마다 발행되는 수많은 책 그리고 그 책을 집필하는 다양한 저자들을 만나면서 늘 새로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마음이 오롯하게 담긴 책에는 저자가 살아온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저자만의 독특한 향기가 번진다. 독자로써 그런 책을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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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린 걸음으로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책이 자신을 세상으로 통하는 창문임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날마다 발행되는 수많은 책 그리고 그 책을 집필하는 다양한 저자들을 만나면서 늘 새로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쩜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저자의 마음이 오롯하게 담긴 책에는 저자가 살아온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저자만의 독특한 향기가 번진다. 독자로써 그런 책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만난 책 ‘시코쿠를 걷다’가 바로 그런 향기 나는 책이다. ‘바보이반의 산 이야기’를 통해 만났던 저자 최성현의 일본 여행기다. ‘내 영혼의 베이스캠프는 여전히 우리 마을, 그리고 땅을 갈지 않는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내 논밭’이라는 저자가 ‘걷기여행’이라는 외출을 감행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마음 속 밝은 빛을 담아놓은 책이다.

이 여행기의 주 무대는 동양의 산티아고라고 불리는 일본의 시코쿠 섬이다. 이 섬은 일본 열도 4개의 섬 중에서 가장 작은 섬으로, 섬 전체가 사원이고 경전이 따로 필요 없는 일본 사람들의 순례길이라고 한다. 천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형성된 큰스님이라는 뜻을 가진 ‘오다이시상’이라는 정신적 지주가 순례자를 이끌고 있다. 시코쿠 섬에 분포한 88개의 사찰을 순례하는 1200km에 달하는 기나긴 길이다. 걸어서 40~60일이 소요되는 이 순례 길에는 세계 각지에서 15만 명이 찾으며 매년 20명 정도가 목숨을 잃는다고도 한다. 이 길에 나선 순례자에게는 스게가사(삿갓 모양의 대나무로 만든 모자), 하쿠이(순례자가 입는 흰색 상하의), 금강장(나무 지팡이)이라는 공동전선이 형성된다고 한다. 이는 순례 도중 어디에서 죽어도 좋다는 각오가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순례 길에 나선 저자 최성현은 ‘빛’을 찾아 나선 길이라고 했다. 저자가 찾고자 한 ‘빛’은 무엇일까? 느긋한 마음으로 사람이나 자연 풍광에 걸리지 않는 자유스런 걸음걸이로 걸었던 저자의 마음가짐 속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홀로 먼 길을 걷다’, ‘시코쿠는 나의 병원’, ‘대자연이라는 책’, ‘사람은 무엇으로 빛나나’는 순례 길을 걸어왔던 순례 길의 관심사가 담겨 있다. 

여행기라고 하기에는 뭔가 다른 느낌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주변 풍경보다는 순례지에서 만난 사람 그리고 자연과 독특하게 만나며 교감과 소통하는 저자의 삶의 철학이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풍경을 바라보는 시각, 사람을 만나는 태도, 자신을 매료시킨 대자연 속에서도 늘 내면을 돌아보고 다른 사람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순례자를 대하는 주민들의 마음속에 살아 숨쉬는 ‘오셋타이 정신’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먹을거리나 마실거리, 돈, 하룻밤의 잠자리 등을 제공하면서 기뿐 마음으로 순례자를 맞이하고 또 떠나보낸다. 이 오셋타이 정신으로 뭉친 ‘시코쿠 순례 길’을 만드는 사람들은 시코쿠 섬을 생활 근거지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과 행정조직 그리고 그 길에서 묵묵히 걷고 있는 순례자들이다. 그들 모두에게 타자를 먼저 생각하는 정신이 살아 있으며 또 배워가는 길이기도 하다.

느린 걸음은 자신과 타자간의 공감과 소통의 시간을 만들뿐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울림에 귀 기울이게 한다. 일 년에 일정 시간을 여행할 것을 권하는 저자는 그 여행에서 자신과 타자의 공감과 소통 그리고 자신의 내면속으로 함께 여행하길 바라는 것이다. 저자가 걸었던 56일 3천리의 시간이 향기롭게 스며든다.


m*****8 2010.12.24. 신고 공감 2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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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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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산티아고라 불리는 일본의 순례길 시코쿠. 섬 시코쿠의 88개 사찰을 도는 1,200킬로미터의 순례길. 저자는 그 곳을 두 차례에 나눠 56일간 걸으면서 자연에서 배운 교훈과 길 위의 사람들에게 들은 여러가지 사연들을 책에 담아냈다.순례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아니라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적혀있다. 하루 하루 길 위에서 저자가 경험하고 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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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의 산티아고라 불리는 일본의 순례길 시코쿠. 섬 시코쿠의 88개 사찰을 도는 1,200킬로미터의 순례길. 저자는 그 곳을 두 차례에 나눠 56일간 걸으면서 자연에서 배운 교훈과 길 위의 사람들에게 들은 여러가지 사연들을 책에 담아냈다.
순례 첫 날부터 마지막 날까지 순차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것이 아니라 4개의 파트로 나뉘어 적혀있다. 하루 하루 길 위에서 저자가 경험하고 느낀 것들을 풀어나가는 책들과 달리 테마에 따라 저자가 들려주고 싶은 얘기들을 풀어내서 다른 책들과 조금 차별성이 느껴져 조금 신선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그가 순례길을 돌면서 점차적으로 깨달은 점이나 감정의 변화같은 것들을 알 수 없어서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의 이야기보다는 타인의 이야기가 더 많이 적혀있기에 그렇게 느껴졌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순례 수행은 자신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비우게 되고 길 위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저자는 이 순례를 통해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운 것 같다. 그리고 그의 여러 이야기를 함께하면서 독자인 나까지도 많은 것을 배우게 했다. 일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사소한 깨달음들도 얻게 했고,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자라는 말만하며 살았지 실제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를 해본 게 언제인지 기억도 잘 나지 않았다. 그동안 너무 배부르게 살아왔구나 하며 자책의 마음이 들기도 했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에 대한 감사는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자연의 모든 것을 그저 당연하다는 듯이 받기만 하고 살아왔다는 걸...
이렇게 당연하게 여기며 살다보니 지구는 점차 병들어가고 우리의 후손에게 물려줄 자원들도 고갈되어가고만 있다. 무엇이든지 감사하게 여기며 소중하게 사용해야된다는 걸 모르고 지내왔다니... 이런 나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웠다. 도시가 아닌 산골에 사는 저자이기에 자연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이끼, 표착물, 바다거북 등 생각해 본 적도 없던 여러 문제들을 저자는 이 책에서 얘기하고 있다. 그가 제기하는 그 문제들이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잘못으로 인해 야기된 문제라는 사실이라는 게 참으로 마음이 아팠다. 우리가 조금만 신경을 쓴다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는 문제가 있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시코쿠에는 사찰을 돌며 수행하는 순례자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순례자들을 위해 잠자리와 식사를 내어주며 수행을 하는 이들도 있고, 순례를 마친 순례자들이 자신이 받은 것을 돌려주러 오는 오셋타이 수행을 하는 이들도 있다. 시코쿠라는 곳 자체가 수행을 하기에 적절한 환경이라 많은 순례자들이 모이는 것일까.
저자는 순례를 하면서 점차 오셋타이가 당연하다 여기며 받는 것에 대한 감사를 점차 잊어갔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는 항상 남에게 무엇을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만 열의를 다하고 조그만 도움을 주는 것조차도 인색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참 많은 가르침을 우리에게 안겨준다. 순례자들의 이야기 하나에도 여러 가르침과 교훈이 담겨 있다. 그리고 저자는 환경에 관한 문제도 이야기해서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하나의 책 속에 여러 가르침이 담겨 있어 책을 다 읽고 나니 수행을 한 것과 같은 기분이 드는 책이었다.
w******o 2010.12.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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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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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이 길을 떠나는 나그네요,육신이 허락하는 한 어디라도 산과 바다,오솔길등을 체험하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여행이란 패키지로 떠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손수 용기를 내어 험난한 여정을 극복하며 겸허한 자세를 배우러 떠나는 여행도 있다.아직까지 나에겐 험난한 여행을 떠나 보고 체험한 적이 없기에 오지를 걷고 산악을 타며 수천리를 걸어야 하는 여행에세이는 읽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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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일상이 길을 떠나는 나그네요,육신이 허락하는 한 어디라도 산과 바다,오솔길등을 체험하는 여정이 아닐까 싶다.

 여행이란 패키지로 떠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손수 용기를 내어 험난한 여정을 극복하며 겸허한 자세를 배우러 떠나는 여행도 있다.아직까지 나에겐 험난한 여행을 떠나 보고 체험한 적이 없기에 오지를 걷고 산악을 타며 수천리를 걸어야 하는 여행에세이는 읽으면 읽을 수록 내게 시사하는 점 또한 크고 배울 점도 무수하다.

 일본 불교계의 스승,홍법대사(고호다이시)의 정신과 종교적 가르침을 체험하고 그와 함께 하는 88개의 사찰 순례가 편하기로 말하면 버스로 이동할 수도 있겠지만 여기에 실려 있는 순례길은 육중한 배낭짐(20키로 정도)을 메고 장장 1,200키로를 몇 달을 거쳐 인내력과 겸허함으로자신의 미래를 충전하고 극기하는 모습으로 나아간다고 보여진다.

 일본의 주요 섬 가운데 시코쿠는 제일 작다.지리적,환경적,기후적인 면모는 잘 모르지만 시코쿠의 북부지방은 세토나이가이가 흐르고 있어 온난하고 남부지방은 태평양과 맞이하고 산 정상에서 관망하는 태평양 연안의 모습은 절경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

 일본인이라면 심정적으로 불교에 가까운 종교관을 갖고 있는데 그 중에 고호다이시를 숭앙하는 분위기이다.그가 정신적 수양과 깨달음을 구현하기 위해 걸었고 그가 세운 사찰등이 오늘날에 이르러 순례자 및 참배객들의 마음의 스승이 되고 있다고 한다.

 88개의 사찰 전구간을 순례하려면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많이 벌어질 것이다.생각지도 않은 폭우를 만난다든지 조난을 당한다든지 배가 고픈데 비상 식량이 떨어져 쫄쫄 굶는다든지 온몸이 쑤시고 특히 발에 물집이 생겨 걷기가 힘들어질때 심신이 나약하고 쉽게 포기하는 사람은 시코쿠의 사찰 순례를 맛보았다고 하기 어렵겠다.

 시코쿠의 88개 사찰은 둥글게 만들다 만 새끼줄 형상과 비슷하다.그곳 주민들은 순례에 대해 어려서부터 보고 배우며 자랐으리라 생각이 든다.땀으로 온몸을 적시고 허기에 지친 순례자들을 보면 누구라 할 것없이 허기를 채워 주고 오두막 같은 잠자리이지만 재워도 주기도 하는등 자애심을 실천하는 모습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그들은 순례객들에게 따뜻하게 대하고 아픈 이웃의 마음을 달래기라도 하듯 착한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대하는 자세가 그들이 말하는 큰스님,고호다이시의 정신을 기리고 그의 사랑을 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17세기 일본의 단가(575정형시)인 하이쿠의 가인들도 다녀갔다는 순례길에는 지장보살,가인들의 시비등이 시심을 불러 일으키고 고단함을 달래 주는데,하이쿠의 명인 바쇼의 시구가 인상적이다


 
곧은 길은 심심하다

  장마 뒤의 흙탕물

  흘러가며 맑아지네

 길이든 인생이든 직선으로 곧게 난 길은 재미가 적을테고 성스럽고 강물같은 순례길을 통하여 마음을 정화하리라.

 산과 바다,순례객과 주민들,맑게 탁 트인 태평양,오지의 오솔길등을 만나는 시코쿠의 88개 사찰 순례는 목적과 인내가 없으면 불가능하리라는 생각이 든다.누구나 체험할 코스는 아닌거 같다.단지 그 순례길을 통하여 무엇을 보고 배우며 체험하여 또 다른 삶을 보다 활력적으로 보여 주는가가 더 소중하지 않을까 싶다.

 





j******6 2010.12.1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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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영혼은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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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엔 시코쿠가 뭔지 몰랐다. 일본 지명인 건 느낌상 알겠는데 처음 들어보는 거라 모로코처럼 어감이 주는 이미지에 반해 마구 기대하고 있었다. 대충 배운 일본어의 거친 발음을 담고 있는 세 자리 음절이 기묘한 느낌을 주기도 했고. 책을 덮고 나서도 시코쿠가 여전히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가 내가 아는 일본의 전부라는 걸 이번에야 안다.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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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엔 시코쿠가 뭔지 몰랐다. 일본 지명인 건 느낌상 알겠는데 처음 들어보는 거라 모로코처럼 어감이 주는 이미지에 반해 마구 기대하고 있었다. 대충 배운 일본어의 거친 발음을 담고 있는 세 자리 음절이 기묘한 느낌을 주기도 했고. 책을 덮고 나서도 시코쿠가 여전히 어디인지는 모르겠다. 도쿄, 오사카, 후쿠오카가 내가 아는 일본의 전부라는 걸 이번에야 안다. 여행지로서 일본을 꿈꾼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인데(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 속 교토라면 한 번 생각해볼 만 하지만!) 우연찮게 만난 에세이 속 시코쿠는 단연 꿈꾸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곳이었다. 화려하지 않지만 기품 있고, 고요하고 적막하고 깨달음이 있는 곳, 시코쿠는 사국이라고도 불리는 일본 열도를 구성하는 네 개의 섬 중 가장 작은 섬이다. 이 섬에 있는 88개의 사찰을 돌아 원을 그리며 걷는 것이 시코쿠 순례이고 <시간도 쉬어 가는 길-시코쿠를 걷다>는 그렇게 씌여진 순례 에세이집이다. 

 

주말에 대략 다섯 권 정도의 책을 읽어치웠는데 모두 소설이나 에세이처럼 가벼운 것들이었다. 모처럼 살아있다는 존재감이 느껴질 때까지 읽고 또 읽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가속도도 붙었다. 맘에 드는 책이 스쳐지나가면 이렇게 욕심내지 않고 여유부렸으면 놓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더 열심히 읽게 됐다. 책에 깊이 빠지는 건 집중력과도 관련되어서 한 번에 읽어치운 후 자리에서 일어나자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포만감이 가득 밀려오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시간도 쉬어 가는 길-시코쿠를 걷다>는 단연 좋아서 힘들 때나 지칠 때, 지루할 때마다 한 번씩 읽어보고 싶은 책이 되었다. 순례라는 것이 빛날 때는 산티아고 길 뿐인 줄 알았는데 일본에 이렇게 멋진 곳이 있다니 경이로웠다. 산과 들과 꽃, 나무 그런 것들만이 아니라 순례길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스승이 되어주는 것에서 또 한 번 놀랐다. 삶이 얼마나 경중하고 기품 있는지, 사람은 얼마나 진정스럽고 단아한지, 이야기는 또 얼마나 예쁘고 아기자기하며, 자연의 티끌만한 것에서조차 우리가 배울 점이란 얼마나 많은지. 

 

내게 걷는 길은 제주 올레길 정도가 낭만적으로 다가왔는데 이젠 시코쿠 순례를 하나 더 보탠다. 걷는 걸 지독하게 싫어하지만 그렇다고 자동차로 휙휙 지나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니 어쩌면 걷는 편이 더 낫겠다는 한량 같은 마음이 든다. 덧붙여 마음이 무거운 사람들은 잊지 말고 꼭 한 번 읽어보길 소망한다. 개인적으로 달라이 라마보다 좋았고, 삐까뻔쩍한 여행지를 소개한 알록달록한 여행서보다 소중했으며 이제 일본은 교토의 금각사보다, 영화 <러브레터>의 눈내린 오타루보다 시코쿠가 더 멋지게 다가올 것 같다. 시코쿠를 동양의 산티아고라고 부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순례길에서는 하룻밤 재워주는 것조차 묵는 사람이 아니라 베푸는 사람이 감사한다고 말하는 거란다. 순례길을 걷는 사람에게 삶은 달걀, 음료수, 물, 과자 등등의 간식거리를 챙겨주는 것도 받는 사람이 아니라 베푸는 사람이 감사한 거란다. 베풂으로서 자신에게 그 복이 돌아온다고 생각하기에 생겨난 따뜻함이라니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따뜻해진다.  

 

어떤 사람은 시코쿠를 걸으면 병이 낫고 스트레스가 사라져 두통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래서 자신만의 종합병원이라고. 역시 사람에게는 베풀고 나누며 자연과 함께 사는 삶이 가장 풍요롭고 행복하다. 언젠가 누군가가 말했다. 천국과 지옥의 다른 점은 딱 한 가지 뿐이라고. 똑같이 스스로는 먹을 수 없을 만큼 긴 젓가락이 놓여 있는데 천국에서는 사람들이 긴 젓가락을 들고 서로에게 먹여주며 행복한데 반해, 지옥에서는 서로 긴 젓가락으로 자신의 입에 음식을 넣으려고 안달복달 시끌벅적하다 결국 싸움이 일어난다고. 이것만 기억하면 삶은 행운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살아있는 생물 뿐 아니라 모든 무생물에도, 물론 거대한 자연에게도 눈과 귀와 입이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우린 다 함께 그렇게 살아가야 행복하다는 것도.

s*****d 2010.12.14. 신고 공감 1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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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는 종합병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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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는 종합병원이다 박용범 독서작가(2022)     걷다 보면 진짜 인간이 된다. 모든 이가 다 부처다. 바위와 새와 나무가 건강해야 사람도 잘 살아갈 수 있다. 지금 내 생애에 남은 날은 알 수가 없지만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남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첫째는 덜 오염된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내가 아니라 남을 돕고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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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례는 종합병원이다

박용범 독서작가(2022)

 

 

걷다 보면 진짜 인간이 된다. 모든 이가 다 부처다. 바위와 새와 나무가 건강해야 사람도 잘 살아갈 수 있다. 지금 내 생애에 남은 날은 알 수가 없지만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남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첫째는 덜 오염된 자연 속에서 살아야 한다는 것이었고, 둘째는 내가 아니라 남을 돕고 살고자 하면 먹고사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겠다는 것이었고, 셋째는 날마다 수행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디서 왔느냐고 물으니 대답 대신 그는 온몸을 다해 한바탕 춤을 추며 갔다. 파도에 올라서면 그 순간 내가 사라진다. 2000년이 넘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그 원시림 속에서 수액의 소리를 한 번 들으면 더는 이전처럼 살 수 없어져요. 세상 사람들이 탐내는 것들, 예를 들어 지위, 명예, 부귀와 같은 것들이 허깨비인 것을 알아버리게 되니까요. 앞으로 식물의 씨앗처럼 걸어보세요. 합장과 찬양, 그리고 감사만을 하며, 어떤 사람이나 일을 만나든 합장과 찬양, 감사입니다. 그러면 당신은 나무처럼 흔들림 없는 평화를 맛볼 수 있습니다. 산이 있으면 산을 보고 비 오는 날에는 비를 듣습니다.

 

 

비에도 지지 않고 바람에도 지지 않고 눈에도 여름 더위에도 지지 않는 튼튼한 몸을 가지고 욕심 없이 절대로 성내지 않으며 늘 조용히 웃고 있다. 하루에 현미 네 줌과 된장과 소량의 푸성귀를 먹고 무슨 일에나 자신을 셈에 넣지 않고 잘 보고 듣고 알고 그리고 잊지 않으며 들판 소나무 숲 그늘의 억새 지붕을 인 작은 오두막에 살며 동쪽에 아픈 아이 있으면 가서 돌봐 주고 서쪽에 지친 어머니 있으면 가서 볏단을 메어주고 남쪽에 죽어가는 이 있으면 가서 무서워할 거 없다고 말하고 북쪽에서 싸움이나 소송이 있으면 가서 부질없는 일이니 그만두라고 말하고 가물 때는 눈물 흘리고 추운 겨울에는 울먹울먹 걸으며 모두에게 멍청이라 불리며 칭찬도 받지 않고 미움도 받지 않는 그런 사람이 나는 되고 싶다.

 

 

걷기 순례자들은 누구나 다 똑같다. 쓰레기통을 만나면 꼭 하는 일이 있으니, 짐 중에 불필요한 것을 골라 버리는 것이 그것이다. 쓰레기만이 아니다. 종이 한 장, 비닐봉지 하나도 꼭 필요한 것이 아니면 버린다. 그중에는 지도조차 이미 지나온 부분은 뜯어 버리는 이가 있다고 들었다.

한 평짜리 병실, 이것이 내 세계다. 그러나 이 한 평의 병실이 얼마나 넓은 공간인지 아는 사람이 과연 세상에는 몇이나 될까.

그곳에서 이끼는 기생이 아니라 스스로 벌어먹는, 자급자족의 삶을 산다. 나무에 사는 이끼조차 그것은 같다. 나무껍질 아래는 나무가 물을 실어 나르는 수맥이 있는데도 이끼는 그곳으로 뿌리를 뻗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러 날 비가 내리지 않으면 이끼는 금방 바짝 마른다. 죽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극심한 수분 부족 상태에 떨어진다. 그 혹독한 처지에서도 이끼는 절대 남의 물을 바라지 않는다. 오직 하늘에서 내리는 비만을 바라는 이끼! 이와 같이 목숨까지 건, 철저하기 이를 데 없는 자급자족의 정신을 이끼는 갖고 있었고, 그것이 이끼의 세 번째 매력이었다.

 

 

지금은 이 길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려움에 맞선다. 피해서는 안 된다.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작은 일 하나에도 최선을 다한다. 서두르지 않는다. 언젠가 끝이 있을 것임을 믿고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힘껏 해나간다.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를 찾고, 정기적으로 그곳에 간다. 속을 털어놓고 의논할 사람을 만든다.

야채와 곡식과 풀의 공생, 옷 한 벌에 그릇 한 벌의 무위자연의 삶, 그 뒤는 먹고 자고 먹고 자며 아이 만들고. 괜찮다. 그냥 무너져가게 둬라. 그것이 가장 좋다. 오두막이 세 채나 있지만 모두 흙과 나무로만 지은 것이라서 곧 땅으로 돌아갈 것이다.

순례는 종합병원이다. 여기 오면 온몸과 마음이 건강해진다. 아마도 죽을 때까지 일 년에 적어도 한 번은 순례를 다닐 것이다. 동감이다. 누구에게나 그런 것이 있어야 한다. 산책이든, 여행이든, 바다든, 산이든, 108배든, 기도든, 우리 모두는 그와 같은 자기만의 종합병원을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한다.

 

 

 

 

시코쿠를 걷다(최성현 저)에서 일부분 발췌하여 필사하면서 초서 독서법으로 공부한 내용에 개인적 의견을 덧붙인 서평입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a 2022.01.1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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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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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걷다》(위즈덤하우스,최성현)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하느님이 만든 책, 곧 대자연이 제가 읽는 책입니다. 저는 늘 대자연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노인 중에도 지혜로운 이가 있고, 책이라는 게 아예 없던 시절을 산 아메리카나 호주 등지의 원주민들이 하는 말에 우리가 감동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그들이 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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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코쿠를 걷다(위즈덤하우스,최성현)에서 발췌하고 필사한 내용입니다.

 

 

"하느님이 만든 책, 곧 대자연이 제가 읽는 책입니다. 저는 늘 대자연이라는 책을 읽고 있습니다."

 

학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한 노인 중에도 지혜로운 이가 있고, 책이라는 게 아예 없던 시절을 산 아메리카나 호주 등지의 원주민들이 하는 말에 우리가 감동을 받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그들이 읽은 책도 대자연이었다.

 

하늘, , , , 바람, 바다, , , , , 저녁놀, ,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 봄을 알리는 개구리의 울음소리, 비 온 뒤의 숲, 먼길을 날아가고 오는 철새, 봄여름가을겨울, 어둠, 여거 가지 꽃, 그리고 나무 열매, 수십억의 사람들, 꽃을 찾아오는 벌과 나비, 들로 이루어진 책! 그 책에 나는 묻고 싶었다.

 

 

나는 어디서 왔고 어디로 가나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나요 

 

우리는 어떤 세상을 만들어야 하나요 

 

 

이끼가 사는 곳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이끼는 바위나 시멘트, , 나무 따위를 생존의 장소로 쓰고 있다. 그곳은 억센 생명력을 지닌 야생초조차 살 엄두를 못 내는 곳이다. 대신 그곳에서 살 수만 있다면 다른 어떤 풀과도 싸우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 이끼는 이렇게 위대한 평화주의자였던 것이다!

 

그곳에서 이끼는 기생이 아니라 스스로 벌어먹는, 자급자족의 삶을 산다. 나무에 사는 이끼조차 그것은 같다. 나무껍질 아래는 나무가 물을 나르는 수맥이 있는데도 이끼는 그곳으로 뿌리를 뻗지 않는다.

 

그러므로 여러 날 비가 내리지 않으면 이끼는 금방 바짝 마른다. 죽은 것처럼 보일 정도로 극심한 수분 부족 상태에 떨어진다. 그 혹독한 처지에서도 이끼는 절대 남의 물을 바라지 않는다. 오직 하늘에서 내리는 비만을 바라는 이끼! 이와 같이 목숨까지 건, 철저하기 이를 데 없는 자급자족의 정신을 이끼는 갖고 있다.

 

 

자연수원은 한마디로 황량했다. 여러 종류의 나무와 풀이 덤벼들어 헐고 있는 자연수원 안의 오두막 세 채를 빼고는 그곳이 한때 자연농법의 도장으로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곳임을 알려주는 아무런 표시도 없었다.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산이, 숲이 거기 있을 분이었다.

 

20년 전에 갔을 때도 그곳에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논이나 밭모양을 한 전지는 한 뙈기도 없었다. 여기저기 여러 종류의 과일나무가 있었고, 그 아래 야생초에 가깝게 변한 무나 갓과 같은 야채, 보리와 여러 종류의 식용 가능한 야생초가 있을 뿐이었고, 그것이 후쿠오카가 그곳을 자연농원이라 부르지 않고 자연수원이라 부른 까닭이었다. 하지만 그날 그곳에는 몇 종류의 과일나무를 빼고는 작물은 어느 한 종류 눈에 띄지 않았다. 작물은 사람의 도움 없이는 자연 속에서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을 그 산은 보여주고 있었다.

 

 

야채와 곡식과 풀의 공생

 

옷 한 벌에 그릇 한 벌의 무위자연의 삶

 

그 뒤는 먹고 자고 먹고 자며

 

아이 만들고.

 

 

어려운 시기를 넘기는 법

 

1. 지금은 이 길밖에 없다는 마음가짐으로 어려움에 맞선다. 피해서는 안 된다.

 

2. 한 발 한 발 나아간다. 작은 일 하나에도 최선을 다한다.

 

3. 서두르지 않는다. 언젠가 끝이 있을 것임을 믿고 묵묵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힘껏 해나간다.

 

4. 몸과 마음의 건강을 되찾을 수 있는 자신만의 장소를 찾고, 정기적으로 그곳에 간다.

 

5. 속을 털어놓고 의논할 사람을 만든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y****a 2020.09.08.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