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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서 갓 보내온 엽서 같은 김신지의 "여긴 지금 새벽이야" 지난 일 여 년 간 그녀의 책을 기다려 온 사람으로서, 그 어떤 여행지에서 보내온 엽서보다도 반가웠다.
스물 셋이라는 나이.. 어떻게 보면 이미 우리가 만들어 놓은 사회 틀 속에 꼭 맞춤옷을 입은 듯 그렇게 들어가 있을 수 있는 나이이고, 부모님의 품 속에서 누군가 만들어 놓은 "정도"를 걸으며 쉼 없이 앞만 바라봐야 하는 나이이다.
이러한 나이에 등록금을 벌겠다고, 학교를 휴학을 한 그녀는 근 1년 간 모은 돈을 가지고 훌쩍 세계여행을 떠났다. 그녀는 무엇 때문에, 무엇을 위해
일요일 오전, 조용한 카페에 앉아 커피 한잔을 들이키며, 조용히 그녀의 책을 펼쳤다. 지구 반대편 과테말라, 쿠바,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볼리비아 칠레, 아르헨티나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그 추억만은 같지 않은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프랑스,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 이탈리아, 터키 마음 한 구석엔 항상 그리지만, 항상 마음을 접어두는 모로코, 중동 그리고 이집트..
혼자 여행은 외롭다. 하지만 그녀가 다녀온 이 긴 여행길을 따라가게 된다면 마치 그녀가 쌓아놓은 추억이 폴라로이드 사진 같아 내 옆에서 같이 여행의 추억을 쌓아줄 것만 같다.
"처음 들어선 골목의 끝까지 가기도 전에 한 방울 씩 떨어지던 빗방울이 금세 소나기로 변했다. 빗방울은 여태 늦잠을 자는 조용한 동네를 깨우듯 부산스레 떨어졌다. 어느 집 현관 아래서 비가 멎기를 기다리며 한껏 숨을 들이켰다. 비에 젖은 먼지 냄새와 밭에서 금방 따온 딸기꼭지 끝에서 나는 향이 알싸하게 코끝을 스쳤다." - 여긴 지금 새벽이야 中 -
그녀의 여행이 세계 여러 곳을 누비는 대장정이었지만, 어렴풋이 기억하건데, 여행의 최종 목적지가 지구 남쪽 땅끝,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라는 느낌을 받았다. 외로운 길을 떠난 그녀는 왜 그토록 외롭게 서 있는 우수아이아의 끝을 보려 했을까?
""안녕", 여기는 세상의 끝. 슬픔을 애기하면, 이곳에 묻어줄게요" - 여긴 지금 새벽이야 中 -
자신의 이야기를 불특정 다수에게 공개한다는 것,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그들에게 여행지에서의 자신의 느낌을 고스란히 전하기는..
네이버 블로그, blog.naver.com/fromsirin 에 여행지에서의 기억을 하나 둘 씩 올렸던 그녀의 글은 지구 반대편 우리들에게 항상 여행을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사람, 이미 다녀온 여행을 추억하는 사람, 그리고 멋진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매일 배달되는 엽서 같은 그런 존재였던 것 같다.
여행의 한 부분을 공유했기 때문일까? 그녀의 책이 빨리 출간되기를 그 누구보다 바랬다.
2007년 크리스마스가 오기 며칠 전, 에콰도르에서 스페인어 공부를 하고 있던 나는 지구 적도 선에서 그녀를 만났다. 짧게 스친 며칠이었지만, 그녀는 이미 내게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풍경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길거리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볼 수 있었고, 홈스테이 아주머니의 다정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고, 추억을 공유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적도 위에서 우리는 가벼워지고 순해져서 아이처럼 뛰어다니며 웃음을 터뜨렸다. 어쩌면 이곳에서는 슬픔이 1킬로그램 가벼워지는 게 아닐까. 어떤 마음의 짐을 가지고 있든, 어떤 고민과 슬픔을 이고 여기까지 왔든, 일단 웃자. 여기는 세상의 중심, 중력이 1킬로그램 가벼워지는 곳." - 여긴 지금 새벽이야 中 -
책을 한 장 한 장 넘길수록 점 점 더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여행지 소개, 정보에 열을 올리는 다른 여행책들과는 다르게 여행의 기억의 한편을 공유하는, 유명한 여행지는 분명 아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뒤 그곳을 방문하게 되면 무언가 특별한 아련함을 줄 것만 같았다.
내 옆에서 그녀가 같이 따라와 여행의 추억을 같이 풀어놓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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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의 여자... 이제는 나보다는 오히려 내 딸과 더 가까운 나이인 스물셋. 그녀의 책을 읽으면서 나는 도대체 스물셋에 무엇을 했던가 과연 지금이라도 그 나이로 돌아간다면 그녀처럼 이런 여행과 이런 기록들을 남길 수 있을까 싶으니 부러움을 넘어서 질투심마저 느껴진다.
그녀 김신지의 실력은 <paper>를 통해 이미 센스와 필력에서 예사롭지 않음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기사가 아닌 오롯이 그녀 자신의 글에서 심하게 그 능력을 발휘할줄 몰랐다.
보통의 여행기들이 가지고 있는 여정이나 후일담과 달리 김신지의 글에서는 나이답지 않은 인생의 깊이가 느껴지는 데 그렇다면 인생에 관한 진지함이란 나이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처음 몇장을 술술 읽어나가다가 나중에는 안되겠다 싶어 펜을 들고와서 멋진 문장들에 줄을 쳐가며 읽게 되었다. 왜냐하면 나중에 언젠가 표절(?)해보리라 하는 마음에서였다. 그런데 중간에 포기했다.맘에 드는 문장들에 마킹을 하다보니 어느 문장 하나 소중하지 않고 줄치고 싶지 않은 문장이 없지 않은가?
친근한 문체 속에서도 인생을 밝고 진지하게 바라볼 줄 알고 다른 이들의 삶도 소중하게 여길 줄 아는 김신지 특유의 개성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이는 인간에 대한 세상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갖지 않은 사람에게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글이라 생각되었다.
그녀와 함께 남미는 물론이고 유럽의 곳곳을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이 내겐 참 소중했다. 40대중반의 아줌마로서 이젠 은근히 럭셔리한 취향의 여행을 즐기려 했던 나의 허영심(?)에 신선한 충격을 준 책이었다.
중학생인 딸아이가 지금은 나의 바톤을 이어받아 이 책을 읽고 있는데 사춘기 소녀인 딸의감성에도 무척이나 맞아 떨어지는 모양이다. 뭐 그렇다고 김신지는 일부 여성작가들이 가지고 있는 뜬구름잡는 혹은 사춘기적 감상을 벗어나지 못하는 그런 글을 쓰는 작가는 아니다.
다소 팔불출같은 이야기지만 우리 딸의 독서수준이 또래보다 높기에 김신지의 책을 잘 소화하고 있는 듯하고 아이에게는 새로운 글쓰기의 전형을 보여주는 것 같아 지켜보는 엄마로서도 뿌듯하다.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나의 청춘이지만 김신지의 책과 함께 그 시절로 돌아가 지구를 한바퀴 돌고 온 이 상큼함은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인것 같다. 나이가 들어도 젊은 친구들의 책을 많이 읽음으로써 그들과 소통하고 그들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 |
오만한 여행자를 위한 충고세계 여행에 대해서 나는 어떤 생각과 느낌을 갖고 있는가?
외국 여행이 견문을 넓히는 것이라면 어찌 보면 나는 여행 아닌 여행을 이미 많이 했었다. 나는 어려서부터 지도책을 유난히 좋아했다. 그때 세계지도를 펼쳐놓고 그 온갖 나라와 수많은 도시를 몽땅 외웠다. 그래서 지금도 어느 나라, 어느 도시를 찾으라 하면 금세 찾을 수 있다. '짐바브웨'라는 나라에 '불러와요'라는 도시가 있음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름이 특이해서 기억나는 도시 중의 하나다. 그렇게 지도상에서 나는 세계 여행을 즐겼다. 그 나라의 지리, 역사, 문화에 대해서도 폭넓게 섭렵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 소설을 읽다가 볼가강과 볼고그라드가 나오면 머릿속에서 지도가 펼쳐지고 모스크바에서 그곳까지 달려가는 길이 그려졌다. 동시에 그곳의 식생과 거주하는 종족, 언어, 종교 등이 슬라이드처럼 정리되어 졌다. 이런 배경지식 탓에 현지에 가서 가이드들이 설명하는 내용이 좀 지루해질 때가 많았다. 그리고 유명하다 싶은 지역이나 건물들에서 그리 큰 감명을 받지 못했다. 책에서 읽은 내용이나 모습을 현지에서 확인하는 것에 불과했다.
그리고 또 하나. 저자는 여행지에서 여행자들이 자주 가는 유명한 곳을 반항하다시피 거부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주 가지 않는 곳, 별로 알려지지 않은 곳을 굳이 찾아가고 있다. 볼리비아에서 칠레로 넘어가는 길을 사람들이 잘 가지 않는 우유니 사막 투어를 선택하여 저자의 말대로 '사서 고생'을 한 것, 배를 쫄쫄 굶어가며 굳이 스페인 북부 해안 순례길을 걸었던 것 등이 대표적인 경우이다. 기왕에 그 나라에 갔으면 그 나라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를 보아야 본전 생각도 덜 날 텐데 기껏 거기까지 가서 이름 모를 낯선 해안이나 걷고 온다는 것은 어떤 고집이 없어서는 생각하기가 어려운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국제적 관광 상품으로 포장되지 않은 그 나라의 밑바닥 모습을 그대로 경험하고 싶은 저자의 마음 때문이리라. 그 바람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나의 지리적 지식이 별 소용이 없는 희한한 경험을 하였다. 그보다는 저자의 감성을 그대로 느끼고, 저자의 고통을 그대로 공감하고, 저자의 푸념을 웃으면서 이해하는 여행의 동반자가 되어야 했다.
아르헨티나 - 쿠바 - 볼리비아로 연결되는 체 게바라의 생애로 본다면 이 책은 마치 그의 발자국을 탐구하는 경로를 밟고 있는 듯이 보인다. 체 게바라. 자유로운 영혼의 상징이다. 일상을 뒤엎는 저항 정신 그 자체다. 오래전 그의 평전을 읽었을 때의 감동이 아직 남아있다. 이런 사람은 카스트로 등과는 다른 부류이다. 현실적인 정치가와 낭만적인 혁명가의 차이다. 카스트로가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체 게바라가 더 좋은 건 사실이다. 그는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서처럼 행동함으로써 존재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지금이 나쁘다면 당장 고치기 위하여 맞서야 한다. 너무 고된 삶의 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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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여행분야 책에 관심이 많았고 작년에 이 책을 봤을때가 스물셋- 저자가 여행을
한 나이와 같아서 동질감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읽게 되었는데...
학비와 맞바꾸면서 인생의 소중한 경험을 한 여행 이야기는 참 좋았습니다.
사실 경제적으로나 심적으로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제 또래의 학생들이 많
을거라 생각합니다. 정말 용기있고 도전적인 저자의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그런데, 제 생각에는 물론 모든 여행책이 같은 형식과 모습을 띄어야 한다는 점은
아니지만.. 이 책에는 다른 여행책들보다 저자의 '감상적인 면'이 좀 더 많이 들어
있어서 사실 책에 집중하기 조금 어려웠습니다.
철저히 제 생각입니다. 다른 분들은 그런 점을 좋아하실 수도 있을거라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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