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문화재단이 정확히 어떤 단체인지 국공립기관인지 아니면 사립 재단인지조차 정확히 알지 못하지만, 아무튼 '문화예술 지원 사업'이란 명목으로 경기문화재단에서 소설가와 시인들을 지원하는 일을 하고 있나보다. 이 시집은 그 사업의 일환으로 선정된 열여덟 시인의 작품들을 싣고 있는데, 기성 시인이 16명, 신인이 2명이고, 각 시인마다 4편의 시들이 실려 있다. 그러니까 총 72편의 시가 실려 있는 셈이다. 보통 한 권의 시집에 실리는 시들을 감안하자면, 한 권의 시집을 만들만한 시라고 할 수 있지만, 열여덟 명이라는 사람들의 시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게다가 선발을 목적으로 제출한 시들이니 시인 자신들이 생각하기에 괜찮은 시들을 선별했을 것이다) 꽤 괜찮은 시집이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경기문화재단'이므로 경기도에 살고 있는 시인만 지원 자격이 주어지는지 여부도 알 수 없으나, 잘 아는 시인들은 거의 없고 대신 이름이 생경한 시인들이 꽤 많다. 그래도 자발적으로는 읽을 기회가 생기지 않을 것 같은 낯선 시인들의 시를 이런 루트를 통해 경험할 수 있으니 좋은 기회다.
개인적으로는 유종인과 윤의섭, 이윤학의 시들이 좋았다.
심사위원 중 한 명인 시인이자 대학교수인 김병호는 유종인, 윤의섭, 이윤학의 시들에 대해 각각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 유종인의 작품들은 이미지와이미지를 연결하고 그 행간을 구조화하여 자신만의 개성적정서를 드러낸다. 일상적 풍경에 대한 주관적 변용을 통해 물질적 현상 세계와 주관적 감정으 정화를 조화롭게 결합해 깊은 감동을 불러일으키는 묘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김병호가 지적한 「주전자와 난민」도 좋았지만, 「아프리카 바지」의 간결하고 구체적인 시어들도 좋았다.
- 윤의섭은 내밀한 언어를 구사하는 시인이다. 대상을 피상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독창적 인식과 개성적 언어 사용을 통해, 세계 속에 감추어진 고유한 의미들을 새롭게 담아내려고 노력한다.
이 시집엔 '신비'라는 제목의 연작시 네 편이 수록되었는데, 김병호의 평가대로 시인의 사유의 밀도와 언어의 감각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시들이어서 만족한다.
- 이윤학은 원초적 생명의 근원인 자연에서 생명의 본질과 진실을 구현하면서 서정시의 새로운 모색을 시도한다. 현란한 기교나 꾸밈이 없이 삶의 실타래를 정연하게 만드는 그의 시에는 미시적 일상과 내면의 풍경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다.
|
|
경기문학재단의 경기문학을 응원합니다. 저렴한 가격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발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독자에게도 그만큼 다양한 작가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참 고맙네요. 이번에 읽은 언어의 시, 시의 언어에서도 기존에 이미 알던 시인들의 시와 함께 미처 모르고 있던 훌륭한 시인들의 시를 함께 접할 수 있어 너무 좋은 기회였습니다. 가격도 저렴해서 늘 부담없이 사 읽고 있어요. 좋은작품 많이 읽을 수 있어 좋았어요. 응원합니다. 모두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