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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디 넓은 유라시아 동쪽 끝 우리나라는 반도에 자리잡고 있지만 남북으로 갈라져 통행이 금지된 덕에 섬 아닌 섬나라다. 육로 이동은 좁은 남쪽 땅덩어리에서 동서로 300km 남북으로 400km가 최대 범위다. 유럽에서 캠핑카와 차로 자유롭게 타국을 여행하는 게 보편화된 것처럼 통일이 되면 차를 몰고 대륙을 횡단하는 여행이 일도 아닐텐데 내가 죽기 전에 그런 날이 올지 내 아들이 죽기 전에 그런 날이 올지 언젠가 그런 날이 올지 참으로 궁금하다. 이제 분단으로 인한 이산가족과 실향민의 세대도 끝나가고 다음 세대에는 더욱 절실함은 사라질테고 남북 대치 국면을 정치적으로 외교적으로 이용하려는 세력이 사라지지도 않을 것이므로 통일에 대한 전망이 그리 밝아 보이지도 않는다. 다만 지척에 있으니 서로 자유롭게 왕래라도 하게 되면 좋겠다는 바람이다.
이렇게 섬 아닌 섬에 살지만 잘 살펴보면 차로 대륙 횡단을 하는 방법이 있다. 동해시에서 배를타고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 차를 싣고 간 다음 거기에서 유럽까지 러시아와 몽골, 중앙아시아를 경유하는 방법이다. 저자 이름이 가수 조용필과 같은데, 조용필은 랜드로버에 본인 포함 가족 3인과 캠핑장바들을 배에 싣고 동해에서 블라디보스톡까지 건너가 시베리아 ㅡ 몽고 ㅡ 중앙 아시아 ㅡ 러시아 ㅡ 발트 3국 ㅡ 동유럽 북유럽 ㅡ 서유럽 대충 이런 순으로 여행했다. 4월말에 시작한 여행이 70일동안 2만1천 km를 달려 모스크바에 도착했고 이후 영국을 끝으로 유럽을 돌았을 때가 7,8월. 그동안 타이어는 최소 6차례 이상 교환 서스펜션이니 뭐니 하는 부품들도 차례로 고장나고 중앙 아시아에서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깡패 경찰들에게 부당하게 돈을 뜯꼈고 바르셀로나에서는 아예 주차한 동안 차 내의 소지품을 거의 다 도난 당해 엄청난 피해를 보기도 했다.
가장 아슬아슬했던 건 키르기스탄인가 하는 곳에서 가족들이 먼저 도보로 국경을 통과한 후 운전자에게 자동차용 서류를 요구해서 생이별을 해야 했던 순간이다. 뭐 휴대폰 같은 게 있으니까 어떻게든 연락이야 되었겠지만 한 사람은 차와 함께 국경을 통과하지 못하고 나머지 사람들은 이미 나갔기 때문에 다시 들어오지 못해 생이별을 하게 되었으니 이게 무슨 아찔한 순간인가. 2015년 4월 19일에 출발할 때 그의 블로그 회원은 손에 꼽혔으나 이 책에는 소개되지 않고 다음권에 계속되는 남미 북미 여행을 끝냈던 같은 해 10월 19일에는 4천명으로 늘어 있었다. 블로그 독자들은 저자가 한국인으로서는 거의 처음 시도하는 자기 차로 직접 운전하는 여정을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었을 것이므로 빠르게 입소문을 탔을 것이리라.
사진 위주라 비슷한 여행을 꿈꾸거나 대리만족이라도 얻으려는 독자에게는 종이책을 추천하고 싶은데 아쉽게도 2016년 출간인데도 품절중이시다. 하긴 여행서는 정보 업데이트가 안되면 정보가 무가치해지니 다시 찍을 때는 신중해야 하지만 이 책은 사실 여흥 정보책이라기 보다는 여정을 따라 사진과 경험을 쓴 글이기에 그럴 염려는 안해도 될거 같은데 말이다. 아마 확인은 안 해 봤지만 차로 하는 다른 여행 책자가 더 나왔을 수도 있겠다.
내용상으로 보면 사실 유럽 부분은 널리고 널린 다른 여행서들과 크게 차별화된 점을 찾을 수는 없다. 하지만, 여행의 초반부에 해당하는 동해에서 중앙 아시아 몽골 여정은 다르다. 고화질 짱짱 티브이에서 많은 준비와 현지 도우미 전문가들이 동원되어 찍어 내보내는 정제된 여행 프로그램에서는 얻을 수 없는 값진 개인 자동차 여행 정보다. 50차선에 몽골 초원을 달리거나 고원 터널이라는 곳이 포장도 안되어 있고 경사로 웅덩이에 구불구불하고 조명도 없는 곳을 지날 때의 아짤함을 그리고 해발 4천미터에서 차가 고장나고 고산증에 걸리고 하는 경험들은 유럽뿐만 아니라 동유럽이나 러시아에서도 체험할 수 없는 극오지의 경험이다. 이북은 pdf라 사진 보기는 편한데 텍스트도 아사아부분은 읽을 게 꽤 되는지라 눈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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