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버거를 머리에 떠올릴 때마다 왜 사람들이 그걸 먹을까, 놀라게 되요. 이 일을 하기 전에는 난 반쯤 채식주의자였는데, 이제는 완전한 채식주의자가 됐어요." "농무성 소속의 고기 검사관이 그런 말을 하다니, 꽤나 걱정이 되는군요." "햄버거 안에 들어가는 것들을 생각하면 뱃속이 메슥거릴 지경이라구요." "뭐가 들어가는데요? 근육을 말하는 건가요?" "근육과 다른 많은 것들요. 선생님은 '첨단 고기 회수 시스템'이라는 것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나요?" 마샤가 물었다.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소." 킴이 말했다. "그건 소뼈에 붙은 모든 고기 부스러기들을 깨끗이 발라내는 고압 장치에요. 그 장치를 사용해 회색의 죽 같은 걸 얻게 되는데, 그들은 그것에 빨간 색소를 넣어 햄버거에 첨가한답니다." "역겹군요." "그리고 중추신경 조직도요. 척수 같은 거. 그건 항상 햄버거에 들어가지요." "정말이오?" "정말이고 말고요. 그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도 더 나쁜 거라구요." - 책 내용 中에서. ===================================================== 의학 스릴러 작가로 유명한 로빈 쿡의 소설이다. 제목 O-157은 몇 해 전인가 우리나라에도 크게 유행했던 대장균의 이름으로, 주로 쇠고기를 제대로 익혀먹지 않을 때 감염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상당히 치사율도 높은 편 이어서 당시 전국을 공포에 떨게 만들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소설의 마지막은 저자의 다른 소설과는 달리 마무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공장에 잠입한 주인공은, 공장에서 자신을 죽이기 위해 보낸 폭력배를 죽이고 도망치는 곳에서 소설이 끝나고 마는 것이다. 물론 어떤 자료를 방송기자에게 보내고, 계속 진실을 파헤치겠다는 다짐을 하는 장면이 나오기는 하지만, 그것이 사건의 본질적인 해결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사실, 늘 해피엔딩을 기대하는 것이 어쩌면 현실과 더 동떨어진 일일지도 모르겠다. 실제 생활에서는 정의를 지키려는 사람은 대부분 억압받고, 진실이 감추어지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한편 저자는 이런 스토리 라인 안에서 여러 가지 오늘날의 현실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우선 저자와 주인공이 모두 의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데서 짐작할 수 있는데, 오늘날의 의료계가 가지고 있는 문제로 기업화 된 병원에서 생명을 다루는 작업이 얼마나 효율성과 경제성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는가이다. 환자나 의사 모두, 병원의 운영자에게 있어서는 돈이 되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판단이 된다. 이런 모습은 저자의 다른 작품인 『DNA』에서도 지적되고 있는 점이다. 그런 가운데서 주인공인 의사는 온통 꽉 죄어진 삶을 살게 되고, 그 삶 가운데서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게 된다. 모든 인간이 다른 인간을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단순히 기계화된 관계만을 영위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지 않는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의 생각만 하게 되고, 당연히 그런 곳에서 온전한 관계가 이뤄지기 어렵다. 이 부분에 관한 저자의 묘사력은 매우 대단해서 읽고 있는 나마저 숨이 막히도록 답답함을 느꼈다. 세 번째로 정부부처와 대기업(여기서는 육류가공공장)간의 담합도 지적하고 있다. 감독을 하면서 보호를 해야 하는 이중적인 입장에 선 정부부처는 어진간해서 자신이 감독해야할 기업의 문제점을 지적하려고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미국의 농무부는 자국의 쇠고기 산업을 보호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으면서, 그들이 올바로 공정을 진행시키고 있는가를 감독해야할 책임도 있다. 때문에 가공과정에서 엄격한 검사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과정에서 치명적인 세균이 검출되었다면, 결국 그 산업이 피폐해지게 될 것이고, 그렇다면 그들을 보호해야하는 정부 부처의 입장에서 결코 좋지 않은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언제나 처럼 로빈 쿡의 소설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한 가지 마음먹은 것이 있다면, 햄버거와 같은 것은 정말 먹지 말아야하겠다는 것? ^^ |
| 제목 : 독O-157:Toxin 저자 : 로빈 쿡robin cook 역자 : 서창렬 출판 : 열림원 작성 : 2005. 07. 08. E. Coli O-157 : H7 오염된 음식의 섭취에 의해 발병, 잠복기 3∼8일, 장 점막에 붙어 혈관을 파괴하는 베로톡신이라는 독소를 분비, 감염자의 5%는 혈변과 혈뇨를 보게 하는 용혈성 요독 증후군으로 발전한다 제가 소장하고 있던 18개의 로빈 쿡 님 작품 중 가장 마지막에 해당하는 작품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이번 작품에 대해선 감상에 해당하는 적절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옮긴이의 말에서 찾고있던 단어가 발견되어 다시 한번 흥분해버렸습니다. 그럼 오랜만에 제 가슴에 '전율'을 느끼게 한 이번 작품을 조금 소개해보겠습니다. 이야기는 50대의 두 남자 바트 윈슬로와 윌리 브라운이 엽니다. 둘은 흔히 '4D업자―죽은dead, 죽어 가는dying, 병에 걸린diseased, 불구가 된disabled―'라는 신분으로 소들을 축산처리장에 보내는 것을 직업으로 가지고 있습니다. 그 둘이 병든 소 한 마리를 축산처리장에 보내고 그 처리 과정에서 작은 사고가 일어나게 됩니다. 이어지는 바통은 킴 레지스라는 이름의 심장외과의사와 그의 이혼 전 아내 트레이시 레지스. 그들의 딸 베키 레지스가 이어받습니다. 새 애인과 여행을 떠나는 트레이시 대신 딸을 맡게 된 킴은 한 패스트푸드 점에서 딸과 함께 식사를 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덜 익은 패티―동글납작하게 만든 다진 고기―가 든 햄버거를 먹게되는 배키가 다음날 복통에 시달리게 되는 것으로 이야기의 흐름에 심각성을 알리기 시작합니다. 다들 처음에는 단순 배탈로만 생각하지만, 그것은 배키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결과를 만들게 되는데……. 앞서 읽은 '죽음의 신Godplayer'처럼 태풍과도 같은 느낌의 주인공이 나옵니다. 그는 죽어 가는 딸의 모습에서 의료계의 현실에 대해 작가대신 고함을 질러대는 듯 했습니다. 접수창구에서의 대기시간 3시간. 정작 응급 상황이 닥쳐도 살리기 위한 최대한의 노력보다도 업무 방침의 규정이라는 틀 속에서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지는 모습이란…… 특히 심장이 멈춰버린 어린 딸의 가슴을 열고 소생술을 펼치는 장면에서 숨이 막히는 줄 알았습니다. 그것은 감정의 폭발!! 바로 전율을 느끼고 만 것입니다!! 이렇게 의료계의 고발말고도 이번 작품은 패스트푸드의 비윤리적 관리 실태 행위와 언론매체의 양면성에대한 고발의 내용을 함께 하고 있다고 받아들이게되었습니다. O-157같은 위험한 대장균에 대한 이야기를 어릴 때 들어본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읽다보니 우리나라에서도 1992년 5월에 양성반응환자가 발생했다는 것과 함께 최근까지도 이슈화되고 있는 먹거리의 오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비록 이번 작품은 쇠고기 업계의 비리만을 주 관심사로 다루긴 했지만 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양심을 망각한 이야기는 분명 이것뿐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감히 먹는걸 가지고 장난질(?)이라니!! 아무튼 이렇게 예전에 작성했던 '스핑크스Sphinx'를 제외한 17개의 컬렉션을 접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소장하지 못한 '인턴시절The Year of the Intern', '6번 염색체Chromosome Six', '벡터Vector', '복제인간Shock', '납치Abduction', '발작Seizure'도 빨리 접해보고 싶어지는군요. 그럼 생일 선물로 받은 아루트로 페레스 레베르테 님의 '뒤마 클럽Club Dumas'을 집어들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