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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오쿠다 히데오다. <공중그네>로 그의 문학 세계를 처음 체험하고 나서 그의 열렬한 팬이 되어 버렸다. 어떤 한계라고 할까? 그런 한계를 훌쩍 뛰어넘지 못하는 것 같아 조금 아쉬운 점이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다작하는 오쿠다 히데오 작가의 글을 꾸준하게 읽고 있다. 이번에 새로 출간된 <꿈의 도시>에서는 그가 그동안 보여준 유머 코드를 뛰어넘는 사회 문제에 대한 심오한 성찰을 엿볼 수가 있었다. 역시 작가는 오래 두고 볼 일이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가 <꿈의 도시>라고 명명한 가상의 지방도시 유메노는 사실 그런 ‘드림타운’과는 거리가 멀다. 젊은이들은 모두 대도시로 떠날 궁리를 하고, 대형마트의 연이은 진출, 고질적인 일자리 부족, 고령화에 따른 고스트타운 현상 그리고 노동력 대체를 위해 이민 온 브라질 사람들과의 불화 등 장기간에 걸친 불황의 폐해는 모조리 안고 있는 공간이 바로 유메노다. 그래도 도저히 희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사람들은 희망을 퍼 올리기 위해 ‘드림타운’이라고 명명했나 보다. <꿈의 도시>는 다음의 다섯 명의 캐릭터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는 생활보호비 수급을 줄이기 위해 팔을 걷어붙인 시청 공무원 도모노리가 첫 번째 주자다. 삼십 대 초반의 도모노리는 오쟁이 진 남편으로 부인과 이혼하고 나홀로 생활하며 긴 겨울을 벗어나 현청에서 새 출발을 꿈꾼다. 기초생활비 부정수급자 적발을 위해 파친코 사업장 주변을 감시하던 중, 주부 원조교제에 휘말리게 된다. 정상인에서 파렴치한 호색한으로 쇠락하는 모습을 작가는 현실감 있게 다룬다. 다음 타자는 여고 2년생의 후미에. 친구 가즈미와 도쿄에 다녀온 이후, 지긋지긋한 지방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대도시 도쿄의 대학으로 진학하겠다는 야심에 찬 꿈을 꾸고 있다. 후미에의 캐릭터에서 오래전에 본 일본 드라마 <야마토 나데시코>에서 주인공 역할을 맡았던 마츠시마 나나코의 이미지가 연상됐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던 17세의 여고생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이코패스 노부히코에게 납치된다. 전직폭주족이자 사기 세일즈맨 가토 아야는 오늘도 누전 점검이라는 명목으로 싸구려 누전차단기를 터무니없는 가격에 팔고 다닌다. 오로지 돈이야말로 성공의 척도라는 신념에 죽고 사는 사장 가메야마의 격려에 힘입어 오늘도 물질적 성공의 꿈을 놓지 못하고 있다. 48세의 호리베 다에코는 이혼하고 혼자 살면서, 대형 마트 보안요원으로 활동 중이다. 사슈카이라는 신흥종교 회원으로 마음의 안식을 찾지만, 자신처럼 사회적 안전장치에서 소외된 사람은 언제라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감각을 갖고 있다. 그나마 이 중에 가장 번듯해 보이는 시의원 야마모토 준이치 역시 외줄을 타는 듯한 삶을 살고 있다. 2차례의 시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의원 도전에 꿈을 꾸지만, 한 꺼풀 속을 들여다보면 엉망진창이다. 애정 없이 결혼한 와이프는 주부 알코올중독이며 자신은 젊은 여비서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 게다가 지역 야쿠자와의 공공연한 결탁은 나중에 그의 발목을 잡는 덫으로 작용한다. 이렇게 범상치 않은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이야기에 재미는 보증수표처럼 따라붙는다. 도대체 어떻게 결말이 날지 궁금해서, 연말 계속되는 격무로 피로하지만 도저히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사회 빈부의 격차가 하루가 다르게 벌어지면서 발생하는 반곤 계층의 복지문제는 남 이야기처럼 들리지가 않는다. 최근 날치기 예산통과로 서민들을 위한 복지예산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는 소식이 바로 떠올랐다. 소설 속에 나오는 예산 부족으로 정말 지원을 받아야 하는 이들에게조차 기초생활비가 지급되는 것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공무원의 모습이 현실과는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사회구조의 모순 때문에 제대로 된 직장에 취업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젊은이들의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대형마트가 지방도시에 입점해서 고객을 싹쓸이하는 바람에 지역 영세업체들이 몰락한 꿈의 도시 유메노의 모습 역시 2010년 대형마트의 치킨판매로 촉발된 논쟁이 일상화된 한국의 자화상처럼 다가왔다. 명문대 입학이라는 무한경쟁에 내몰려 꿈을 저당 잡힌 채 오늘도 입시학원에서 창조적인 학습이 아닌 기계적 반복 학습을 하고 있는 청소년의 모습도 현실세계의 복사판이다. 두서없이 던지는 오쿠마 히데오식 사회비판이라고나 할까? 소설이 현실이 되면 유머로 봐줄 수 있지만, 그 반대는 성립되지 않는 것 같다. 현실 세계에서 소설 같은 일들이 줄지어 일어나니 말이다. 하지만, 역시 예상대로 이런 사회와 가정의 난맥상에 대한 대답은 뭘까에 대해 작가는 회피 내공을 시전한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답이 없었던 질문으로 시작된 내러티브였는지도 모르겠다. 다만, 종국에 가서는 모든 걸 한방에 끝장내 버리는 (교통사고라는) 파국이 기다리고 있었노라는 오쿠마 히데오의 절반쯤 답안이 이해가 갔다. 책을 집어 들면서 600쪽이 넘는 분량에 조금 놀라긴 했지만, 일단 책읽기가 본궤도에 오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이 엔딩에 마음이 조마조마해졌다. 2010년 대망의 마무리를 하는 데 부족함이 없었던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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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누구나 꿈꾸는 꿈의 도시다. 예전에 처음 인터넷과 접하면서 프로그래밍을 배우게 되었다.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꿈의 도시를 싸이버도시로 만들려고 가상현실을 설계해본 적이 있었다. 그곳은 정말 현실과 생활을 비슷하게 옮겨 놓았지만 꿈을 꿀 수 있는 도시였다. 조금만 열심히 일하면 딱 일한 만큼의 댓가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과 본인의 이상에 맞는 친구와 가족을 만들 수 있는 곳이었다. 그저 꿈만 조금 꾸다 말기는 했지만 꿈만으로도 행복했었다. 이 책속의 꿈의 도시는 정말 현실과 똑 같다. 난 오쿠다 히데오의 공중그네에 빠져 이 작가의 작품을 무조건 보고자 했다. 하지만 일단 공중그네와는 다른 두께부터가 나를 놀라게 했다. 보통의 서적이 300쪽에 가깝다면 이 책은 배가 넘는다. 이전도는 되어야 장편이지 어떻게 이것 반도 안되면서 장편이라 할 수 있겠나 싶은게 완전 마음에 들었다. 일단 주인공 한명의 인생 역정이 아닌 다섯의 캐릭터 그리고 그 주변 케릭터가 보통 우리의 중소도시에서 만날수 있는 흔한 이웃이다. 내 고향도 세 도시가 통합했다. 지금은 이름도 예전 이름이 아니다 그런 중소도시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 특히 복지 분야의 담당자라면 늘 시달리는 부정수급자와 진정한 도움이 필요한자 사이에서의 갈등도 보인다. 중소도시의 청소년들의 갈등도 잘 묘사 되어 있다. 아주 잘 살거나 공부를 아주 잘 하지 못하면 그 도시에 눌러 그렇고 그렇게 살아 가야 하는 현실에 자포자기 같은 삶, 일본이나 한국이나 중앙에 너무 많은 것이 치우쳐 있다 보니 지방은 소외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결과 인것 같다. 시골에는 늙은 이만 살고 중소 도시에는 낙오자만 살고 그럼 대도시에는 인간답게 사나? 나는 아니요 지만 젊은 이들이 고향을 자꾸 떠나는 것은 자기 성취가 힘들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이 것 또한 삶의 뿌리를 어디에서 찾느냐에 따라 달라 질 것이라 본다. 처음 도입에서 한 사회복지사의 이야기에서 갑자기 고등학생 그리고 사기꾼 영업사원과 이혼녀 그리고 정치가 까지 다섯 인물의 이야기가 순서없이 쏟아져 나오다 그들이 서로 얽히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소도시는 굳이 엮으려 하지 않아도 친구의 친구거나 학교의 선후배 친척의 친척 등 다 한 다리만 건너면 연결되는게 보통인 집단이다. 그 집단에서 일어 나는 일을 너무도 잘 묘사한 책이다. 딱 오쿠다 히데오 답다. 이 책은 두껍고 길지만 절대 지루하지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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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오쿠다 히데오'는 말하길 "저는 기본적으로 스토리에는 흥미가 없습니다. 이야기 속에 그려진 인간들의 모습에 관심이 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소설의 배경이 되는 '유메노'는 인근 세 개의 군이 합병한 인구 12만명의 지방 도시입니다. 이름처럼 원대한 꿈을 안고 탄생한 도시지만 실상은 전혀 꿈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곳을 배경으로 다섯 명의 인물이 등장합니다.
'아이하라 도모노리'는 32세의 이혼남으로 시청에서 생활보호비 수급 대상자를 상대로 일하는 공무원입니다. 그의 주 업무는 어떻게 해서든 생활보호 대상자 수를 줄이는 것입니다. 노령화 현상에 따른 생활 보호 대상자의 증가로 시의 재정이 압박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 나라에도 닥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구보 후미에'는 무조건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하여 시시한 도시 '유메노'를 떠나고 싶어하는 여고 2년생 입니다.
'가토 유야'는 전직 폭주족 출신으로 노인들만 사는 집을 골라 누전 차단기를 교체해 주고 몇 배의 돈을 뜯어내는 사기 세일즈맨인데, 이혼한 전처가 생활보호 대상자에서 누락되면서 갓난쟁이 아들을 떠맡아 기르게 된다.
'호리베 다에코'는 48세의 이혼녀로 유메노의 유일한 복합 상업시설인 '드림타운'에서 소매치기를 잡아내는 보안요원으로 일하는데 사이비 종교에 빠져 듭니다.
'야마모토 준이치'는 중앙 무대에 진출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 유메노의 시의원입니다. 산업폐기물 처리시설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단체의 리더를 설득하기 위해 야쿠자와 결탁을 합니다.
이 소설의 구성은 참 특이합니다. 동일한 시점으로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다섯 명의 인물들이 1장씩 교대로 등장합니다. 작가는 각 인물의 이야기를 순차적으로 진행시키는 한편 서서히 캐릭터들의 개성을 보여 줍니다. 다섯 인물들의 디테일이 쌓이면서 처음에는 전혀 접점이 없어 보이던 이들의 연결 고리가 서서히 드러나고 이어서 돌발적인 상황들이 도미노처럼 연속으로 발생합니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답게 재미만큼은 일정부분 보장됩니다. 퍼즐이 맞춰지는 것처럼 다섯 인물의 이야기가 하나의 그림으로 완성되는 과정이 굉장한 흡인력을 발휘합니다. 그의 출세작인 '공중 그네'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소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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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웃음과 함께 감동을 준다. 우리식으로 보자면 해학이 담겼다고 볼 수 있다. 다양한 인간군상들이 나온다. <꿈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다섯가지 이야기들이 옴니버스 형식으로 펼쳐진다. 630여페이지에 달하는 다소 두꺼운 책의 무게감이 오쿠타 히데오의 작품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꿈의 도시인 유메노"는 유노, 메카타, 노카타 이렇게 세개의 도시를 합치고 각 도시의 첫자를 따서 "유메노"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 도시이다. 첫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이혼한 30대 공무원인 아이하라 도모노리로 시청의 생활보호과에 근무한다. 일본의 경제성장이 둔화되면서부터 생활보호 대상자들이 늘어나고 세개의 시가 합병되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서도 비율적으로 많다. 사람들은 생활보호대상자가 되기를 희망하고 시에서는 어떻게든 생활보호 대상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도모노리는 동네북처럼 부려먹는 사람들과 더불어 일상적이고 힘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한다. 그러는 과정에서 생활보호대상자가 되지 못한 사람과의 악연으로 죽음의 공포를 맛보게 된다. 두번째 이야기의 주인공은 도쿄에서의 대학생활을 꿈꾸는 여고생 구보 후미에다. 그녀는 친구와 함께 도쿄에 갔다가 유메노상류층은 비할바가 아닌 도쿄의 삶을 보고서 어떻게 해서든 도쿄로 대학을 가기 위해 열심히 공부한다. 그러는 와중에 길에서 어떤 사람에게 납치되고, 은둔형 외톨이인 납치범은 현실과 인터넷 게임 공간의 가상세계와 혼동을 하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물이다. 감금되있는 후미에는 탈출할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망설인다. 이미 자신이 납치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거고 어떤식으로든 자신의 존재가 알려졌을거고, 사람들의 억측이나 상상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유메노시에선 여고생이 납치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브라질인들이 납치했다고 믿는 사람들도 생겨나게 된다. 세번째 이야기는 24살의 전기보완센터 세일즈맨인 가토 유야다. 전직 푹주족으로 노인들을 상대로 전원차단 장치가 고장났다고 하면서 교환해준다는 핑계로 비싸가 팔아먹는 사기행각을 벌인다. 어쨌든 과거의 어두운 삶에서 벗어나 조금은 좀 더 나은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네번째는 마트 식품매장의 좀도둑을 적발하는 보안요원으로 일을 하고 있는 사십대 이혼녀인 호리베 다에코다. 그녀는 아이들을 출가시킨 뒤 이혼해서 혼자산다. 마트 좀도둑을 잡다가 사이비종교에 빠진 여자를 구하려다 오히려 보완요원 일자리를 잃게된다. 현실이 힘든 다에코는 내세에는 좋은 일만 있기를 희망하며 사이비 종교를 믿게 된다. 다섯번째는 출세 가도의 야망을 안고 사는 재력가이자 시의원인 야마모토 준이치다. 군의원이던 아버지의 영향과 부를 안고 태어난 이유로 유메노 시의원과 함께 토지개발회사의 사장을 겸하고 있다. 비서와 바람을 피우는 준이치는 아내의 쇼핑중독과 히스테리를 말류하지 못하고, 게이타 형제와 얽혀들면서 이상하게 점점 꼬이게 된다. 이렇게 서로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인물들이 한 사건을 계기로 서로 만나게 된다.
꿈의 도시속에 등장하는 다섯명의 주인공 속에 혹은 그 주변인물들 속에서, 독자들 자신들을 혹은 주변 사람들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빈부의 겪차가 날로 심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나기 힘든 현실에 좌절하기도, 꿈을 갖기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다섯가지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사회현실과 문제들을 부담스럽지 않지만 조금은 불편하게 펼쳐 놓는다. 인터넷과 게임중독으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나고, 묻지마 범죄를 비롯한 납치와 감금, 하수상한 시절에 생겨나는 사이비 종교들간의 싸움, 정경유착, 조폭과 사업가와의 연계, 원조교제와 물질만능의 시대를 적나라하게 펼쳐 놓는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꿈의 도시"는 유메노 시와는 어울리지 않는듯하다. 처음에 제목만 봤을 때는 제목 그대로 꿈의도시라고 생가했는데, 꿈의 도시라고 한 것은 반어법적으로 쓰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면서, 어쩌면 꿈도 희망도 없이 살아가는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그래도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거나 잊지 말라고 꿈을 꾸게하는 오쿠다 히데오식 이야기가 아닌가 한다. 역시나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은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게 만든다. 정신없이 읽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오쿠다 히데오의 이야기 속에서 펼쳐지는 사회 문제를 새삼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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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좋아하지 않지만 생활의 편리 때문에 떠나지 못했다. 이영준의 사진으로 읽는 도시의 인문학 [초조한 도시]를 읽으며 세련됨과 삭막함 외에 보지 못했던 도시를 보게 됐고 도시에 대한 애정도 생겼다. 박범신의 [비지니스]는 욕망의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파멸과 동시에 희망을 그리고 있다. [꿈의 도시]에 끌렸던 것은 연초에 읽었던 두 책 때문이었다.오쿠다 히데오의 ‘독특한 사고력의 루저들이 건설한 꿈의 도시’가 궁금했다. [꿈의 도시]는 유다, 메카타, 노카타의 3개 읍이 합병하여 1년 전 만들어진 신도시 유메노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 유메노를 벗어나 도쿄로 가고 싶은 고2 구보 후미에, 고등학교 중퇴 폭주족 출신으로 노인들을 상대로 사기 영업을 하는 가토 유야, 보안요원으로 드림타운 슈퍼에 파견 근무 중인 아줌마 호리베 다에코, 토지개발회사 사장이자 2선 시의회 의원으로 3선 시의회 의원까지 하고 나면 현의회로 진출계획을 갖고 있는 야마모토 준이치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도모노리, 유야, 다에코는 이혼했고 후미애의 부모는 등록금 걱정으로 후미애가 도쿄 대학에 가는 것을 원치 않으며 준이치는 가족과 살지만 같이 밥을 먹은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들은 직장생활과 학교생활 등 사회생활을 하지만 고립된 존재이다. 준이치는 후미에와 같은 나이의 아들이 있고, 도모노리는 유야의 전부인 아야카의 생활보호 수급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으며, 후미에의 아버지가 일하는 부품공업회사는 열일곱의 브라질 공원이 상업고등학교 남학생을 찌른 사건을 준이치를 통해 경찰에 부탁한다. 후미에를 납치한, 게임에 빠져 가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노부히코는 유야와 중학교 동창이고 음주와 낭비벽이 심한 준이치의 부인은 유야에게 누전기를 구입한다. 다에코는 유야의 아버지 가토에게 자신의 종교 홍보를 하다가 친밀한 관계가 된다. 주인공들은 이혼 등으로 혼자 살거나 가족과 함께 살아도 ‘돈’이라는 끈을 바탕으로 형식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들의 삶은 사기, 소매치기, 폭력, 권위, 게으름, 이기로 얼룩져 있다. 그들은 매춘과 종교, 게임, 파친코로 위로 받으며 살아간다. 유메노는 간판에 쓰인 대로 ‘꿈의 신도시’가 아니라 아비규환의 세상이었다. 우리가 사는 도시도 유메노와 다르지 않다. ‘유메’는 꿈(夢)을 뜻하고 ‘유메노요’는 ‘덧없는 이 세상’을 뜻한다. [꿈의 도시]의 원제는 무리(無理)이다. 꿈의 도시는 오직 꿈에서만 가능한 무리한 욕심일까. 이상(理想)적 도시는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無)는 것일까. 오쿠다 히데오는 회색빛 도시의 문제를 누군가의 잘못으로만 돌리지 않는다. 더불어 ‘꿈의 도시’는 모든 이들의 노력으로 만들어 짐을 역설한다. 어두운 이야기는 진도가 나가지 않는데 이 책은 어두운 사회현실을 다룬 이야기와 만만치 않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한 번에 읽었다. 아마도 오쿠다 히데오의 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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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꿈꾸는 이상적 것들이 과연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에서 실현 가능한 일일까 제목을 보며 생각에 잠긴다.
거창한 꿈이 아닌 소소한 소망조차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순간은 내게 다가오지 않기를 바란다. 각 나라마다 사회나 문화 그리고 가치관이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을 알게 되면 당황스럽다. 때론 문화란 것이 너무나도 빨리 침투하고 스며드는 속도가 빨라 나와 나의 주변인들에게도 비슷한 일들이 일어 날까봐 걱정스럽기도 하다. 일본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 지는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 사는 곳 세계의 어느 나라도 거의 비슷할 것이다. 빈익빈 부익부 그리고 성적 가치관의 흔들림, 이혼 등으로 인한 가족의 붕괴 등 강약의 차이일 뿐 우리에게 밀려오는 크기와 속도가 점차 빨리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원하고 바라는 것은 밝고 빛나고 환한 것이지만, 정작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에는 뿌옇고 흐린 것으로 가득 차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것들이 다 이루어질 수는 없지만, 보통 사람들의 어깨가 축 늘어지고 가슴을 누르는 일들이 많아지는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도시의 통합으로 많은 변화가 닥쳐온 ‘유메노’시에 사는 소시민들의 이야기가 <꿈의 도시>를 가득 채우는 내용이다. 새로운 도시의 설렘과 희망은 없고 그저 우울한 도시의 하늘과 사람들의 굳은 얼굴로 살아가는 모습들을 엿볼 수 있다. 생활보호비의 수급자를 줄이는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하면서 하루 빨리 현청으로 떠나기만을 바라는 공무원, 도쿄로 대학을 가 이 곳을 벗어나고 싶은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대를 이어 시의원이 된 재력가, 마트의 보안요원인 40대 후반 여성, 학창시절엔 폭주족이었지만 지금은 영업사원으로 충실히(?) 살아가는 청년 등 5명이 <꿈의 도시>의 주인공이며,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일 것이다. 그들의 기쁨과 슬픔, 분노, 악몽, 절망들을 볼 수 있으며, 그들의 가족 또는 주변 인물들과 의 관계를 통해 많은 것을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혼과 독립 등으로 인해 가정이 흔들리고, 실상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은 도움 받지 못하는 등 복지의 어두운 면 등도 살펴볼 수 있었다. 보통 사람들의 대부분은 일확천금을 노리거나 터무니없는 신분 상승을 바라지는 않으며, 그저 지금의 상황에서 조금 더 나은 생활을 바란다. 소수의 사람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탈선을 하는데, 본인을 스스로 다스리지 못함과 주변의 환경과 유혹의 손길이 한 몫을 한다. 감추고 속이는 일들이 마지막이 되면 꽝 하고 폭발하면서 그들의 미래에는 많은 변화가 생길 것이라는 추측을 해 본다. 자신의 꿈은 손에 잡히지 않는 허황되지 않은, 대부분 내가 노력하면 이룰 수 있어야 한다. 아무쪼록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이상향이 바로 곁에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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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의 꿈은 무엇일까? 지나치게 많이 소유하고도 끝이 없는 욕심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상위 0%를 제외하고 그런대로 먹고 살만한 중산층에서도 밀려난 서민들의 삶과 꿈은 소박하다 못해 안쓰러울 경우가 많다. 살아가는 수준이 상위권에 속하는 서울 강남 지역에도 소외된 계층이 있다. 삶을 영위하는데 가장 기본적인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겨울이 되면 바깥기온과 별 차이 없는 거처에 몸을 누인다. 이러한 생각은 이 소설의 제목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꿈의 도시. 꿈도 꿈 나름이지만, 이 소설의 제목에서 느끼는 꿈은 유토피아하곤 거리가 멀다. 어찌 생각하면 디스토피아와 유토피아의 중간 정도이다. 그냥 ‘꿈꾸는 도시’라 해석하면 맞는 말이겠다. 아니 우리의 삶이 어차피 각기 다른 꿈을 꾸고 살고 있긴 하다. 동상이몽(同床異夢)도 있고 동병상련(同病相憐)도 있겠지만 꿈은 꿈이다. 소설의 무대는 일본. 3개 읍이 합병하여 새로운 시가 된 유메노 라는 가상의 도시이다. 2군데도 아닌 3군데의 읍이 하나로 묶이다보면 문제가 안 생길 수 없다. 이런 곳에서는 기본적으로 정치지도자들과 정책실무자들의 지혜와 정직성이 우선적이다. 여러 가지 이권사업에만 눈이 빨개지는 경우도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재벌그룹은 막강한 자금력에 정치인들의 후광을 업고 기세 좋게 나아가고 소상인들은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쉰다. 어디 딱히 하소연 할 데도 없다. 작금의 국내 사정과 비슷하다. 다섯 인물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혼하고 혼자 사는 시청 사회복지과 공무원 도모노리. 도쿄에 있는 대학에 입학해서 부자 꽃미남 대학생과의 로맨스를 꿈꾸는 여고생 후미에. 폭주족으로 몰려다니면서 일찌감치 애까지 낳은 후 역시 아내와 이혼하고 혼자 살며, 주로 노인들만 사는 집을 찾아가 배전반을 보수 점검한다는 명목 하에 누전차단기를 강매하고 있지만(차단기 값은 그때그때 다르다) 아뭏든 열심히 살고 있는 유야. 유메노시의 유일한 복합 상업 시설인 ‘드림타운’지하 식품매장에 경비보안회사의 파견사원으로 근무 중인 다에코. 역시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산다. 등장인물 다섯 사람 중 그중 형편이 제일 나은 정도가 아니라 최상급인 시의회의원 준이치. 군 의회 의원이던 그의 아버지가 은퇴한 것을 계기로 그 지반을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토지개발 회사 운영이 본업이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굴곡이 없을 수 없다. 행운이다 싶으면 불행으로 이름을 바꿔야하고, 구름이 잔뜩 끼었다 싶으면, 어느 결에 해가 난다. 어찌 보면 우리의 삶은 외나무다리를 걷고 있는 모습이다. 다리 밑에는 제법 빠른 속도의 물이 흘러간다. 왼쪽 편에는 행운, 오른편엔 불행이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그런데 물은 같은 물이다. 즉, 행운과 불행이 한 흐름에 있다. 이 다섯 인물들 각기의 삶속에 전혀 예상조차 하지 않았던 일들이 일어난다. 공무원 도모노리는 생활보호대상에 들기 원하는 주민과 부딪힘이 있은 후 보복행위로 여러 차례 차량(트럭)추돌사고를 당한다. 여고생 후미에는 늦은 저녁 학원을 마치고 나오다가 사이코패스이자 게임중독자, 은둔형 외톨이에게 차량 납치를 당한다. 방문판매사원 유야는 고등학교 시절 폭주족 선배이자 회사 선배가 저지른 살인 사건을 알고 있으면서도 속수무책이다. 차 트렁크에 실린 시체를 확인하고 선배에게 자수를 권유하지만, 계속 미루고 있는 선배와 며칠간 불편한 동거를 한다. 식품매장에서 소매치기를 잡던 보안회사의 직원 다에코는 그녀가 소속되어 있는 신흥종교와 다른 종교 단체 간의 이해다툼 탓에 실직을 하고 급기야는 절도범의 신세까지 간다. 잘 나가던 시의회 의원 준이치는 어떤가? 공교롭게 한 건의 사망사건과 한 건의 살인사건에 개입된다. 예상치도 않았던 엄청난 일을 겪으면 사람들은 뇌의 기능이 일시 정지되는 모양이다. 떠오르는 단어는 망연자실(茫然自失), 속수무책(束手無策)이다. 그저 시간만 흘러간다. 이 다섯 인물들에게 일어난 일들을 그들 자신이 수습하기엔 이미 늦어버렸다. 바라보는 독자는 안타까울 뿐이다. 이렇게 잔득 저지레 해놓고 작가는 어찌 정리를 하려나? 남은 쪽수는 얼마 안 되었는데.. 그런데 참 오쿠다 히데오라는 사람 참 재미있다. 머리도 잘 돌아간다. 하긴 머리나쁜 사람이 어찌 소설을 쓰냐만.. 이 복잡한 상황,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멍한 상태의 다섯 주인공들을 원 샷에 정리하는 사건이 생긴다. 책의 결말이 싱거운 듯 하면서 야무지게 정리를 해놓았다. 역시 사람은 내가 못하면 외부의 힘이라도 빌려야 할 모양이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에 결정을 못 내리던 일이 내 의지하곤 상관없이 벌어지는 일들로 그럭저럭 또 한고비를 넘기는 적이 있긴 했었다. 나의 경우에도.. 책은 제법 두터운데(630쪽)스피디하게 전개된다. 오쿠다 히데오. 이 작가의 다른 작품에도 관심이 간다. 『올림픽의 몸값』 『걸』 『라라피포』 『내 인생 네가 알아』 『마돈나 』『방해자』 『최악』 『한밤중의 행진』 『도쿄이야기』 『남쪽으로 튀어』등과 정신과 의사 이라부 시리즈 『공중그네』 『인더풀』 『면장선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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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메노는 꿈의 도시이다.
생활보호비 수급자를 줄여야 하는 공무원, 아이하라 도모노리(男).
어딘가 있을법한 그들의 이야기가 운명의 수레바퀴처럼 한데 얽혀 있다. 유메노는 세 곳을 이제 막 합병하여 만든 풋내기 도시로 앞으로 무한한 발전의 가능성을 안고 뛰어다니는 사람들로 이뤄져 있다. 즉, 꿈을 품고 있는 사람들의 도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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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奧田英朗). 그동안 읽은 그의 작품을 헤아려 보니 <남쪽으로 튀어 1,2>, <공중그네>, <라라 피포>, <한밤중의 행진> 등 4권이 된다. 그동안 읽은 일본 작가들 작품들중에서는 권수로 꽤나 많이 읽은 작가이다 - 제일 많이 읽은 작가가 미야베 미유키로 5종 8권이다 -. “우울할 땐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을 읽어라”라는 말처럼 작품들마다 담고 있는 주제는 결코 가볍지가 않은데도 정색을 하지 않고 그만의 유머로 재미있게 풀어내서 읽고 나면 절로 유쾌하고 즐거운 기분이 드는, 책 내용을 떠나서 작가 이름만으로도 선택하게 되는 그런 작가이다. 이번에 읽은 <꿈의 도시(원제 無理/은행나무/2010년 12월)>은 처음에는 역자 후기 포함해서 632 페이지에 다다르는 묵직한 분량과 요즈음 신간들과는 달리 비교적 빽빽한 줄 간격으로 이 책을 언제 다 읽나 하는 걱정이 앞섰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기존 그의 작품들 중에서 어느 한 작품 지루한 작품이 없었던 터라 탄력이 붙으면 금세 읽어내겠지 하는 기대감도 같이 들면서 책을 읽기 시작하였다. 역시나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오쿠다 히데오. 만만치 않은 분량임에도 하루 나절 만에 다 읽어 버리게 된 이번 책은 오쿠다 히데오 만의 장점 - 진지한 주제를 웃음으로 잘 승화시킨 그의 능력 - 을 여실히 보여준 참 재미있는 작품이었다.
인근 세 개의 군이 합병한 인구 12만의 가상의 지방 도시 “유메노”, 통합된지 얼마 안된 탓인지 도시 전체가 아직은 어수선하다. 이 책에서는 유메노 시에 사는 다섯 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각자가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런데 다섯 명의 공통점은 “탈출”을 꿈을 꾼다는 점이다. 먼저 시청 생활 보호과에서 생활보조비 수급 대상자를 상대로 일하는 공무원인 “아이하라 도모노리”는 겨울을 지나 봄이 되면 지긋지긋한 유메노 시를 떠나 상위 기관인 현(縣) - 우리나라의 “도(道)”에 해당 된다 - 청으로 복귀를 간절히 고대한다. 여고 2학년 생 “구보 후미에”도 도쿄에 있는 대학에 진학해 유메노를 하루 빨리 벗어나고 싶어 하고, 시의원인 “야마모토 준이치”도 다음 선거만큼은 현 의원으로 출마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나머지 두 주인공은 조금은 다른데, 마트 보안요원인 중년 여성 “호리베 다에코”는 사이비 종교인 “사슈카이”에 빠져 현생보다는 이생에서의 복된 삶을 꿈꾸고, 폭주족 출신의 세일즈맨 “가토 유야”는 연일 최고 성과를 올리는 같이 근무하고 있는 폭주족 선배처럼 매출 실적을 올려서 - 노인들만을 골라 전혀 쓸모도 없는 누전차단기를 교체해주고 돈을 받는 사기 영업이지만 - 빨리 자리 잡고 싶어 하는, 일종의 “경제적 신분 상승”을 꿈꾼다. 그들은 이렇게 저마다의 현실에서 “탈출”을 꿈꾸며 하루하루 일상을 반복한다. 그리고 손바닥만한 도시 탓인지 아니면 마지막 결말을 암시하는 작가의 장치인지 서로 서로 부지불식(不知不識)간에 작은 인연들을 맺는다. 예를 들어 후미에의 학원 친구가 준이치의 아들이고, 유야는 준이치의 집에 방문하여 누전차단기를 팔아먹고, 도모노리는 유야의 전처 친구와 원조교제를 하는가 하면, 다에코는 유야의 아버지와 여관에서 잠자리를 같이 하게 되는 등 직접적인 인연은 아니지만 알음알음 서로 연관이 된다. 그러던 어느날 모두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터지게 되고 그들 각자의 “탈출 모의” 또한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전개된다. 결국 모든 갈등이 극에 달할 무렵 그들 모두는 전혀 생각지 못한 방법으로 한자리에 모이게 되면서 책은 끝을 맺는다.
이 책의 장점을 꼽아 보자면 먼저 생동감 넘치는 인물 묘사를 꼽을 수 있다. 작가 스스로가 스토리보다는 이야기 속 인간들의 모습에 관심이 있다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이야기 속의 다섯 주인공들은 마치 현실 인물들이 그대로 소설로 투영된 것처럼 느껴지는 사실감 넘치는 그런 인물들이다. 또한 종종 이렇게 여러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교대로 들려주는 형식의 책들은 복잡하고 모호해져서 누구의 이야기인지 헷갈리게 하는 경우도 많은데, 오쿠다 히데오는 각자의 개성과 현재 처해진 상황, 주변 인물들을 치밀하게 구성하여 각자의 이야기가 서로 방해받지 않도록 구성하면서도 결말에 이르러서는 절묘하게 합쳐지는 탁월한 구성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다 보니 각자의 이야기 흐름에 저절로 따라가게 되고, 600 페이지가 넘는 만만치 않은 분량을 읽는 내내 전혀 지루함이 없이 내처 읽게 만드는 흡입력을 가지고 있다. 두 번째는 전작들처럼 결코 가볍지 않은 주제의식의 유쾌한 전개를 들 수 있겠다. 전작인 <남쪽으로 튀어>에서는 무정부주의자이자 전공투(全共闘) 세대인 아버지를 통해서 교육, 복지, 환경 등 현대 일본 사회의 모순을 진지하면서도 유쾌하게 담아내더니 이 책에서도 생활보호 대상자로 대표되는 복지 문제, 이주 노동자 문제, 사이비 종교, 노인 대상 사기 영업, 유부녀 원조 교제, 이혼 및 자녀 양육 부담 문제, 일본 정치의 주요 특징인 정치 세습과 이권개입과 같은 정경 유착 문제, 방안에만 틀어 박혀 사는 “은둔형 외톨이”, 가정폭력, 입시 문제 등등 마치 현재 일본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사회적 모순을 다 모아놓은 것 같은, 자칫하면 이야기가 무거워지고 심각해질 수 밖에 없는 이런 문제들을 작가 특유의 유머와 재치로 재미있게 그려내 분위기를 가볍고 경쾌하게 환기시키고, 갈등이 극에 달하면서 여기저기 터지는 사건들 - 청소년 납치 감금, 불량 서클간의 싸움, 심지어 살인에 이르기까지 - 이 터지지만 결코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런 잔혹하거나 폭력적이지 않고 그저 시끄러운 난장판 정도로 부담 없이 받아들일 수 있게 잘 갈무리해낸다. 즉 결코 유쾌할 수 없는 주제임에도 전혀 불편함을 느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유쾌함마저 들게 하는, 그러면서도 다 읽고 나서 뭔가 곱씹을 만한 생각꺼리를 던져주는 오쿠다 히데오만의 글솜씨를 역력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다만 작가가 처음부터 의도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각자의 주인공들의 이야기가 결말에 이르러서도 완성되지 않고 “열린 결말” 형태로 끝을 맺은 점과 여러 주인공과 많은 주제를 담아내다 보니 전개에 있어 다소 산만한 점, 기존 작품들에서 보여줬던 밝고 경쾌한 유머가 다소 무뎌진 점 - 앞에서 말한 것처럼 우울을 떨쳐버리기 위해, 즉 기분전환을 위해 이 책을 읽었다면 실망할 수 도 있을 것이다 - 등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리고 궁금한 점이 있다면 번역판 제목인 <꿈의 도시>는 결코 꿈일 수 가 없는 유메노 시에 대한 반어법적 표현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은 데, 원제인 <무리(無理)>는 과연 어떤 의미로 붙인 제목일까? 작가 인터뷰 글들을 찾아봤지만 딱히 발견할 수 가 없어 추측을 해본다면, <무리>의 뜻이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거나 정도에서 지나치게 벗어남(네이버 백과사전)”이라고 한다면 수많은 모순과 부조리를 내포하고 있는 현재 일본 사회에서 “탈출”을 꿈꾸는 다섯 주인공의 삶 그 자체가 바로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는“ 무리한 시도일 수 밖에 없다는 작가의 냉소적인 표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물론 내 멋대로의 억측이겠지만^^
“역시 오쿠다 히데오!”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재미있는 소설을 읽었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아직도 못 읽어본 그의 작품들이 꽤나 많다. 읽고 싶은 책 목록 맨 앞에 올려 놓고 하나하나 읽어나가야 할 것 같다. 그의 이름만 들어도 먼저 눈길이 가게 될 그의 다른 작품들은 나를 어떻게 즐겁게 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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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는 <오, 해피데이>와 같은,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그런 책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꿈의 도시'라는 긍정적인 어감의 제목 때문에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너무나 현실적인 전개라 오히려 놀라고 말았다. 이 책을 굳이 다른 작품에 비유하자면 <최악>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명이 아닌 여러 명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점도 그렇고 그들의 상황이 점차 극도로 치닫는다는 점이 <최악>이란 작품을 연상케 하기 때문이다.
갑작스럽게 문명화된 도시에는 그만큼 부작용도 생기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 혼란스런 도시 속에서 살아가는 공무원과 20대 청년, 여고생, 중년의 주부와 시의원이 등장한다. 언뜻 보기에는 누구 못지 않게 착실히 살아가는 선량한 시민이다. 하지만 역시 어떤 사람에게건 나름의 고충이 존재하는 모양이다. 부정수급자 때문에 골머리를 썩는가 하면, 비록 사기성 짙은 업종이라도 매출을 올리기 위해 전전긍긍하기도 하고 촌스럽기만 한 유메노 시를 탈출할 방법만 궁리하기도 하며, 기댈 곳을 찾지 못해 사이비종교에 빠지고도 하고, 어떻게 하면 반발하는 시민단체를 진정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한다. 이렇게 가뜩이나 고달픈 그들의 인생이 더욱 고달파진다.
원조교제에서부터 무차별 사이코패스 범죄, 노인 대상 사기범죄, 정경유착과 같은 정치 문제에 이르기 까지 그밖의 여러 가지의 사회문제가 이 책 한 권에 전부 등장한다. 착한 사람들만 있는 한적한 시골이었던 지역이 급격한 도시화에 의해서 이렇게까지 변모했다는 것은 결코 소설 속의 이야기로만 보이지 않는다. 문명의 발달이란 것이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다 주기도 하지만 더불어 심각한 사회문제라는 어둠도 따라온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된다. 제3자의 입장에서는 한심하거나 악하다고 밖에 말할 수없는 등장인물들을 무조건적으로 비판할 수 없는 것도 그들이 현대 사회의 피해자이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결코 가볍고 기분 좋은 소재는 아니었지만 오쿠다 히데오 식의 몰입도라던가 재미는 여전했다. 꽤 방대한 양이었음에도 이틀만에 독파해 버렸으니 말이다. 너무도 현실적이고 어두운 소재라 웃으면서도 마음 한켠으론 씁쓸함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역시 작가의 재치와 유머 덕에 불쾌하다고 느낀 적은 없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사람들도 마음 속에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피로와 고달픔을 지니고 있을 것이다. 그런 때면 간혹 심각하고 무거운 작품이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 에서 그런 걱정은 일단 벗어나도 좋을 듯하다. 사회문제를 다루고는 있지만 그 이상으로 유머와 웃음이 완충제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재미와 고찰 두 가지를 함께 느낄 수 있으니 독자에겐 일석이조의 작품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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