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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작은 책방 책 읽고 직접 찾아가는 재미에 빠져 있어서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이 책을 발견하자 마자 빌렸다. 지난 8월에 나온 따끈한 신간이다. 재미있게 읽은 책일 수록 서평을 잘 정리해두고 싶어서인지 쓰기 시작하기 쉽지 않은데다가 평일에는 분주하기도 해서, 다 읽은지 꽤 시간이 지났는데 이제야 정리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니 작은 책방 이야기로 논문까지 쓰셨다는 저자 역시 '안산에는 왜 작은 책방이 없을까(저저 블로그에 들렀다가 최근 초지에 생겼다는 이야기를 듣고 반가웠음)?'를 아쉬워하는 안산 시민임을 발견하고 반가웠는데 저자 말처럼 요즘 좋다는 작은 책방 한 번 가기 너무 멀어서 큰 맘 먹어야 한다.
전체적으로 술술 읽히는 문체다. 최근 읽은 작은 책방 서적들은 여러 지역에 흩어져 있는 책방 이야기를 최대한 많이 나열했는데, 이 책은 컨셉을 한국 대표 작은 서점 6개만 제대로 소개하고 덤으로 자신도 일본어를 하고 남편도 사업 때문에 일본에 자주 드나드는 점을 활용해 일본 작은 책방 몇 개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잡았다. 그래도 합치니 11개다. 가본 책방 이야기가 반갑고 안 가본 책방 이야기는 하나 같이 꼭 가보고 싶게 맛깔 나게 소개했다. 아무래도 요즘 작은 책방은 젊은 문화를 가진 지역에 청년 사장님이 많이들 만들다보니 평소 저자는 자기 취향과 맞지 않는 분위기가 불편했나보다. 책 곳곳에서 '중년을 위한 작은 책방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저자 자신 취향에 맞지 않는 서점 실명을 거론했는데 내가 좋아하는 서점들이 까여서 속상하기는 했다. 아무래도 논문까지 쓰신 분이다보니 마냥 열린 마음은 아니고 책 곳곳에서 서점을 비평하는 자세가 드러나곤 했다. 다양한 컨셉을 가진 서로 '다른' 책방으로 보면 안되나 싶어 아쉬웠던 나는 모든 작은 책방과 사랑에 빠져 있다.
교회와 가까운 과천에 있다는 타샤의책방은 당장이라도 마음 먹으면 갈 수 있겠다. 타이밍이 맞지 않아 퇴근길책한잔도 못간 마당에 술 먹는 책방 북바이북과 이 컨셉의 원조이면서 일본에서 책 문화 역사를 새로 쓰고 있는 B&B 이야기가 매력적이었다. 교원대에서 공부할 때 조만간 충북에 있는 숲속작은책방에 꼭 들르고 싶어졌고, 언젠가 통영에 다시 방문해 봄날의책방(봄날의집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리뉴얼 들어가는지 문을 닫는다고 써 있던데 영영 닫는 건 아니겠지요?? ㅠ_ㅠ)도 가보고 싶다. 언제 일본에 다시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일주일 동안 한 가지 책만 파는 미니멀리즘 서점 모리오카 서점이나 엄청 느린 그림책 헌책방 카우북스 같은 곳도 들르고 싶다. 일본 B&B에 당장 못가는 대신 철학과 가치관, 참신한 기획 아이디어를 배우고 싶어 그 서점 이야기를 담은 "책의 역습"을 리스트에 담아두었다. 저자가 찬양하는 출판사 남해의봄날에서 "작은 책방,우리 책 쫌 팝니다!" 개정판을 이미 구입해두었다.
저자는 작은 책방을 소개할 뿐만 아니라 그와 관련 있는 곁가지 이야기들을 함께 들려주고 있다. 책방 사장이 그런 책방을 왜, 어떻게 만들게 되었는지 소개한 후 주변 여행지나 관련 있는 장소, 작가, 책 이야기를 함께 다루고 있다. 작은 책방에 관해 읽을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독자로서는 다른 소소한 이야기들이 생뚱 맞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요시모토 바나나가 자신이 지내는 지역을 배경으로 쓴 소설 이야기를 알게 되는 등 의외의 수확도 있었다. 요즘 대안적 삶에도 관심이 있어서 작은 책방 이야기와 별 상관 없을 수도 있는 아래와 같은 부분들이 인상 깊었다.
첫 번째 인용문은 요즘 늘어나고 있는 책 축제 열풍에 발맞추어 생긴 '서울 진 페스티벌'을 소개하면서 '우연히 어떤 책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하기 위해 "여행하는 나무" 주인공 호시노 미치오 이야기를 들려주는 부분이다. 그렇게 만난 헌책 덕분에 알래스카와 곰을 사랑했던 소년은 결국 중년이 되어 곰에게 물려 죽으며 생을 마감했다. 여행 후 성장하는 점들에 대해 말하고 있어서 인상 깊다.
두 번째 인용문은 과천 타샤의책방과 같은 건물에 있는 착한 식당 '바오밥나무'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도 이제 공부하기 시작했고 정보로만 접했기에 대안적 삶(로컬푸드, 공정무역...)이나 사회적경제에 대해 수업 시간에 다룰 때 생생하게 설명해주기 쉽지 않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착한 가게란 이런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점을 학생들에게 짚어주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세 번째는 출판에 관한 일을 하다가 병을 얻은 아내를 위해 통영에 함께 내려가 봄날의집을 만들어준 봄날의책방 사장의 남편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던 일을 접고 지역으로 내려가기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하다고 생각했는데, 원래 이런 착한 가치관을 가지고 건축일을 하셨던 분이었구나 싶어 멋있었다. 봄날의집 역시 35년도 지난 폐가를 리모델링했다는데, 방마다 컨셉이 있고 가구며 소품이 너무 좋아보여서 꼭 묵어보고 싶어졌다.
우연히 만난 작은 책방 책을 즐겁게 읽고 나니, 더 찾아 읽고 싶은 책이 두, 세 권 늘어나 있는 이 상황이 행복하다. 일단 다른 곳보다도 이번 연휴 때 제주 가면 '소심한책방'에 꼭 들러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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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매력을 발산하는 국내 서점 여섯 곳과 도쿄 서점 다섯 곳을 탐방한 <책 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 다양한 문화체험과 취미생활, 커뮤니티를 위한 복합 문화 공간 역할을 하는 서점들. 2년 넘게 탐방하며 경험한 글을 담은 책입니다.
동네서점을 소재로 한 비슷한 책이 이미 나와있고 국내 서점 같은 곳은 유명한 곳이어서 식상할 수 있겠단 우려도 사실 들었는데요. 이 책은 자신만의 색이 듬뿍 담긴 서점의 특징을 단순 나열하기만 한 건 아니었어요. 그 서점과 연관성 있는 장소, 서점의 빛깔과 잘 맞는 책을 소개하는 것이 강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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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서점은 나를 찾고, 일상을 바꾸고, 삶을 배우는 공간이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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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서점이 생기는 이유를 사회 현상과 연결해 이야기함으로써 현대인의 삶과 분위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취미 강좌, 북스테이, 나만의 책 만들기 등 일상이 축제인 욜로의 삶을 대변하는 동네서점. 문화 트레드를 담은 동네서점은 관태기이면서 함께하기의 이중성을 해소하기 좋은 곳입니다.
운영자의 취형과 지역성을 고려한 서점의 다양성은 고객으로서도 서점마다 취향 호불호가 있기 마련인데요. 자신의 취향에 맞는 서점을 찾아가면 그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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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이색 서점인 술먹는책방 북바이북을 소개할땐 근처 경의선숲길 책거리까지, 그리고 로널드 라이스의 책 <나의 아름다운 책방>을 소개하는 책 사랑꾼의 북리뷰에 담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동네 서점의 특징과 저자의 담백한 글이 적절히 어우러져 책 사랑꾼의 서점 탐방기는 앞으로도 더 보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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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일을 겪었다. 김건숙님의 책을 처음 읽고 후기를 올린 날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지만, 김건숙 작가님이 내 블로그를 찾아주셨다.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한 번쯤 만나 뵙고 싶은 분이고, 언젠가는 한 번쯤 볼 것 같은 작가님이라는 이야기를 서평에 썼다. 그랬더니 정말로 선생님의 강의를 11월 중순쯤에 듣게 된 것이다. 신기하고 신기하다. 정말 간절히 원하면 온 우주가 도와준다는 시크릿이 통하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정말 선생님과의 인연은 이렇게 재미있게 또는 신기하게 시작된 것 같다. 그래서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 선생님이 쓰신 책을 전부 다 읽고 가고 싶었다. 선생님의 필체는 따뜻하다. 처음에도 느꼈지만 이번 책에서도 선생님만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 책을 다 읽고 나서는 나도 서점 탐방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먼저 가고 싶은 곳은 통영. 회사 사원 여행으로 통영을 가봤지만, 정말 기억에 남는 것이라곤 멀다~라는 생각뿐이다. 사원 여행이 다 비슷하겠지만, 남는 게 없는 여행이다. 가서 무엇을 먹었는지도, 무엇을 보았는지도 모르게 사원 여행은 끝난 것 같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 남해의 봄날이라는 출판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또 통영이라는 도시에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 마녀 체력이라는 책을 읽고 리뷰를 올렸는데, 그것도 남해의 봄날이라는 출판사에서 제작된 것이다. 왠지 또 이렇게 연결이 되는 것 같다. 기회가 된다면 꼭 그 서점에도 가보고 싶고, 그곳에서 머물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 서점에도 관심이 많아서 그런지 일본 서점에 대해 나온 책을 읽은 것 같다. 그곳에 소개된 서점들이 이 책에서도 소개되었다. 직접 다 방문하고 그때의 느낌과 그 서점에 대한 정보를 많이 주셨다. 나도 일본에 있었는데... 그때는 기노쿠니아라는 대형서점에만 들렸던 것 같다. 일본의 이런 작은 서점들도 한번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선생님의 책 두 권을 다 읽고 이제 진짜 선생님을 만나러 간다. 재미있는 인연이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왠지 만나보지는 않았지만, 글처럼 따뜻한 분일 것 같아 설렌다. <다시 읽고 싶은 글귀> 이처럼 사람이든 서점이든 나와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이후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른다. 예전의 서점처럼 책만 팔았던 시대하고는 색다른 관계 맺기이다. 그 안에서 펼쳐지는 일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여러 길을 체험할 수 있다. 특히 북바이북은 기획력이 뛰어난 두 자매의 활약으로 다른 서점보다 문화 행사가 활발하다. 포털 '다음'에서 쌓은 두 자매의 마케팅과 기획력 그리고 개점 전 일본 서점 투어를 통해 얻은 것들을 서점 안에 잘 녹여내고 있고 자신들의 독특한 발상도 잘 키워내고 있다. 북바이북과 인연이 닿는 사람이라면 그것들을 최대한 흡수하시라. 이것은 '나만의 책 쓰기' 워크숍의 홍보 문구 내용의 일부이다. 그런데 나는 여행서보다는 '독서 프로젝트'에 대한 책을 먼저 만들고 싶었다. '독서 프로젝트'는 2011년도 10월부터 1년 동안 날마다 책을 한 권씩 읽고 블로그에 리뷰를 올린 일이다. 인생 후반기에는 어떤 삶을 살아야 될지에 대한 물음을 안고 시작한 프로젝트였다. 뚜렷한 성과를 얻을지 알 수 없는 고된 일이었지만 잠을 줄이면서 치열하게 해냈다. 내 삶에 있어서 가장 어렵고도 보람찬 일이었다. 그래서 그 리뷰 글을 책으로 엮어서 딸들에게도 물려주고, 나 자신도 간수하고 싶었다. '물성'이라는 것이 주는 힘은 강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결정 장애 세대일수록 자신들이 좋아하는 책이 있는 서점을 알기만 하면 힘들여서라도 찾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요즘의 동네 서점 대부분은 큐레이션이 잘되어 있다. 책의 종류도 많지 않아서 진열된 책들을 다 둘러볼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이 동네 서점의 장점이다. 그러므로 취급 도서의 분야만 알아도 선택의 폭은 아주 좁아진다. 만약 거기에서도 결정이 어렵다면 주인장의 추천을 받아도 좋다. 2000년대 초반에 일본에서 성인들 대상으로 그림책 운동을 펼친 야나기다 구니오 씨는 '지금 어른이야말로 그림책을' '그림책은 인생에 세 번'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인생에 세 번'이란 먼저 자신이 아이였을 때, 아이를 기를 때, 그리고 세 번째는 인생 후반이 되고 나서이다. 그는 '그림책이란 영혼의 언어이며 영혼의 커뮤니케이션'이기 때문에 나이를 먹을수록 읽는 맛이 깊어진다고 했다. 정은영 대표는 지역의 비즈니스는 지역의 정서와 역사, 문화, 그리고 오랫동안 뿌리내려온 사람들의 일상에 깊이 다가가지 않고는 제대로 콘텐츠를 이해할 수도, 이야기를 만들 수도 없다는 것을 통영에서 일하면서 깨달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통영의 작가와 예술인을 알리는 일도 하고 있다. '문학 지도' '장인 지도'를 만든 예도 그 하나이다. 나는 이 점에 주목했다. 그 서점에서만 살 수 있는 것들, 이것이 고객들의 발길을 향하도록 하는 포인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숲속 작은 책방처럼 그림책과 관련된 인형이나 자체 제작한 문구일 수도 있고, 봄날의 책방에서 제작한 테마나 이 책방에서 개발한 노트일 수도 있다. 그것이 고객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라면 멀리서도 그걸 사기 위해 찾아가기 때문이다. 또 다른 기획은 한 카페의 제안으로 5개월 동안 한정 메뉴로 25종류의 문고본을 판매한 것이다. 매달 다섯 권의 문고본과 음료수를 세트로 만들어서 간단한 광고 문구와 본문의 첫 문장을 적어놓았다. 주문 시 "3번 문고본과 카푸치노를 주세요"라는 형태로 케이크 대신 책 한 권과 음료수를 짝 맞추어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이것이야말로 많은 박수를 쳐 주고 싶은 만큼 훌륭한 이이디어다. 이런 아이디어를 대체 누가 떠올릴 수 있단 말인가. 야나세 씨는 할 수 없을 것 같은 일도 못 한다고 거절하지 않고 일단 도전하고 노력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의외로 많다고 한다. 지금까지 무슨 일이든 다 하겠다는 정신으로 죽을힘을 다해 노력했고 그 모든 경험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한다. 열심히 노력했다면 설령 실패하더라도 나중에 피가 되고 살이 된다면서 "이 일은 나랑 맞지 않아 못 해먹겠어"하며 불평을 늘어놓는다면 평생 그 수준에 머물 수밖에 없다고 한다. 무슨 일이든 이왕 할 것이라면 힘들고 괴로워하기보다 재미있고 즐거워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세상의 일 가운데에서는 불합리한 일들이 더 많다. 힘 있는 자들의 논리에 의해 움직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약자들의 외침이 그들의 귀에까지 들어가서 사회가 바뀌기까지에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오치아이 게이코 씨는 끊임없이 세상을 향해 소리치고 있고 힘이 약한 자들에게 좋은 것들을 저달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좋은 그림책과 여성에 관한 책들, 친환경 제품과 유기농 제품으로 몸과 마음을 단단하게 키울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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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블로그 이웃인 빛살무늬님이 얼마 전 책을 내셨다. 책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 우리나라의 이색 서점 6군데와 일본의 이색 서점 5군데를 담아내셨다.
난 신간이나 새 책도 좋지만 누군가의 손때가 묻은 중고책도 친근해서 좋다. 그리고 일본의 이색 서점을 소개하는 글에서 만나게 된 감동적인 104세의 커피 장인 세키구치 이치로 할아버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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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삶읽기, 인문책 195 책방이란, 이야기가 흐르는 숲이 있는 보금자리 ―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 김건숙 글·사진 바이북스, 2017.8.10. 서점이라는 공간이 많은 사람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해 주는 곳임에는 틀림없다. 그 안에 있기만 해도 책이 뿜어내는 에너지가 사람의 몸과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다. (19쪽) 시골에서는 책방마실을 하자면 매우 먼 길을 나섭니다. 시골 면소재지에는 책방이 거의 없다시피 하고, 시골 읍내에 책방이 있는 곳은 드뭅니다. 드문드문 있어도 참고서 아닌 책을 살뜰히 다루는 책방을 마주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수험서 아닌 읽을거리다운 책을 갖춘 시골에서 산다면, 이러한 시골은 매우 알뜰한 고장이라고 여깁니다. 저는 전남 고흥에서 살기에 책방마실을 하자면 적어도 이웃 고장 순천을 다녀옵니다. 시골집에서 읍내를 거쳐 순천으로 책방마실을 다녀오려면 하루를 오롯이 써야 하고, 찻삯으로 2만 원 남짓 듭니다. 혼자 다녀온다면 이만 한 마실삯이지만, 아이를 이끌고 다녀오자면 바깥밥을 먹어야 하니 몇 곱으로 마실삯을 들입니다. 책방마실을 하려고 마실삯을 제법 쓰면서 생각하곤 합니다. 누리책방에서 책을 장만한다면 우표값조차 들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마을책방으로 나들이를 다녀오면 ‘책으로 쉬는 터전’을 누립니다. 시끌벅적한 한길에 있는 책방에서조차 고즈넉한 기운이 흐르며 넉넉하지요. 우리가 책을 손에 쥐어 읽는 뜻이라면, 책이 깃든 터전이 베푸는 즐거운 맛을 온몸으로 담고 싶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표지가 잘 보이도록 전면으로 세워놓은 책들을 보니 아무 책이나 들고 읽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44쪽) 과거의 저자 강연은 청중이 너무 많은 까닭에 저자가 일방적으로 강연을 한 다음 말미에 서너 명의 질문을 받는 식으로 진행했다. 동네서점에서는 북토크 형식으로 많이 진행되고 서점의 단골 고객들이 많이 참여하므로 대체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이다. (64쪽)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바이북스, 2017)는 책을 사랑하는 분이 멀고 가깝고를 따지지 않고 ‘책이 있는 곳’을 즐거이 누빈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참말 그렇지요. 책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책방이 가깝든 멀든 따질 일이 없습니다. 멧골을 사랑하는 분이라면 아무리 먼 멧골이라도 기꺼이 찾아가요. 지리산이든 설악산이든 태백산이든 북한산이든, 어느 고장 어느 산이든 신나게 찾아가서 하루를 누릴 뿐 아니라, 여러 밤을 한데에서 지새울 수 있습니다. 비행기를 타고 먼 나라를 다녀올 적에도 이와 같아요. 즐겁게 마실을 다닙니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발걸음도 이와 같고요. 예전에는 한자말로 ‘애호가’ 같은 말을 썼다면, 오늘날 우리는 새로운 터전을 가꾸면서 새롭고 이쁘게 ‘즐김이’나 ‘사랑이·사랑꾼’ 같은 말을 씁니다. ‘책즐김이’가 되고 ‘책사랑꾼’이 됩니다. ‘골목즐김이·골목사랑꾼’이나 ‘멧골즐김이·멧골사랑꾼’이 되어요. 책이야 인터넷서점에서 살 수가 있다지만 서점 안에서 만들어지는 여러 추억과 책 문화는 어디에서 만들까? 유럽은 죽어 가는 시골마을을 살리고 지역 주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되찾기 위해 책마을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파주출판도시는 “도심의 비싼 임대료를 감당하면서 사업을 영위하기 어려웠던 한국 출판 산업 육성조치의 일환으로 정부가 싼값에 토지를 불하해 준 산업 지원책”이었다고 한다. (90쪽) 나는 ‘타샤의책방’에 붙어 있는 “집필 클럽”이라는 단어를 보고 조앤을 떠올렸다. 조앤이 힘든 삶을 글과 함께 극복하면서 작가로서의 입지를 세우는 데 도움을 준 공간은 바로 마을의 카페였다. (173쪽) 2010년대로 접어들기 앞서까지 ‘새책방’을 놓고 나라 곳곳을 마실하는 걸음은 거의 없다시피 했습니다. 새책방이라면 나라 어디를 가나 똑같거나 엇비슷한 책을 놓을 뿐이었거든요. 이무렵까지만 해도 나라 곳곳에서 책방마실을 하는 발걸음이라면 고장마다 다 다르면서 재미나고 알찬 ‘헌책방’을 마실하는 발걸음이 있었습니다. 참말로 고장마다 마을헌책방은 그 고장 글꾼이나 사진꾼이나 그림꾼이 즐겨찾는 책터이면서 쉼터이고 모임터 구실을 했습니다. 고장 글꾼이 낸 시집이나 고장 사진꾼이 낸 사진책을 찾으려면 고장마다 헌책방을 찾아가야 했어요. 요즈음은 마을책방(독립서점)에서 제 고장 글꾼이나 사진꾼이나 그림꾼 책을 따로 한 자리를 마련해서 잘 보이도록 놓곤 합니다. 사뭇 달라졌어요. 고장에서 조용히 글이나 사진이나 그림을 짓는 분들은 바코드를 붙이지 않는 책을 흔히 냅니다. 모든 책이 굳이 국립중앙도서관에 들어가야 할 까닭이 없어요. 작게 열 사람이 나눌 책을 지을 수 있고, 넉넉히 백 사람쯤 나눌 책을 지을 수 있습니다. 요즈음 마을책방은 바로 이처럼 ‘작게 나누는 제 고장 이야기’를 느긋하게 펼쳐서 넉넉하게 보여주고 다루는 이음터 노릇을 톡톡히 합니다. 이제 책방마실을 새롭게 할 만한 문을 여는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나라 곳곳에서 제대로 마을책방·고을책방을 꾸리는 길이 열린다고 할 수 있어요. 진보초의 고서점들을 구경하고 다니다 보면 얼마나 책을 정갈하게 진열해 놓았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올 것이다. (221쪽) 도쿄에서 가장 땅값이 비싸기로 소문난 긴자에 단 한 종류의 책만 팔 생각을 한 이 배짱 두둑한 주인장 덕에, 세계의 많은 사람들도 이와 같은 즐거운 상상도 하고 색다른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려고 할 것이다. (260쪽) 《책사랑꾼, 이색 서점에서 무얼 보았나?》를 읽다 보면 한국 곳곳에 있는 마을책방 이야기 곁에 일본 여러 곳에 있는 마을책방 이야기가 흐릅니다. 한국하고 다른 일본 책살림을 엿보면서, 앞으로 한국 마을책방이 어느 대목에서 조금 더 마음을 기울여서 한결 튼튼히 거듭나면 좋을까 하는 생각을 살며시 비춥니다. 일본에는 한국문학을 다루는 책방도 있다고 해요. 일본에서 일본책 아닌 한국책을 다루는 셈입니다. 멋지지요. 한 가지 책만 다루는 책방도 있다고 해요. 이 또한 멋집니다. 가만히 보면 요즈음 마을책방은 더 많은 책을 갖추려 하지 않습니다. 모든 마을책방이 처음 문을 연 뒤로 책을 조금씩 더 갖추기는 하지만, 책꽂이를 빨리 채우지 않습니다. 차근차근 채워요. 책손이 바란다고 해서 모든 책을 다 갖추려 하지 않습니다. 모든 책을 다 갖추려고 하는 아주 커다란 책방이 아닌, 마을에서 마을 나름대로 새롭게 이야기를 지피는 쉼터·모임터·만남터·이음터 구실을 하는 새로운 책터가 되려고 하는 만큼, 책방지기 나름대로 눈썰미를 키워서 하나하나 느긋하게 갖춥니다. 이 대목도 눈여겨볼 만해요. 그동안 여느 새책방은 ‘많이 팔 수 있는 널리 알려진 책’을 잔뜩 들여놓고는 정작 제대로 펼치지 않기 일쑤였어요. 이러다가 잔뜩 반품하지요. 책손은 책손대로 어떤 책이 들고 나는가를 살피기 어려우면서, 출판사로서는 새책이 자꾸 반품으로 망가지는 모습을 지켜보아야 했습니다. 모든 새책방은 모든 새책을 다 갖출 수 없어요. 왜 그러한가 하면 해마다 100권 200권 300권 …… 엄청나게 쏟아내는 큰 출판사 책만 갖추려 해도 300평짜리 책방마저 턱없이 모자랍니다. 책방지기는 저마다 눈썰미를 키워서 스스로 책을 고르거나 가려서 갖출 수 있어야 해요. 책손은 바로 책방지기 눈썰미를 믿고, 이 가운데에서 마음을 살찌울 읽을거리를 살핍니다. 고즈넉한 메구로가와의 거리, 잔잔히 흘러나오는 서점 안의 음악, 조용하고 깔끔한 매장에 유유히 흐르던 전광판, 서가에 꽂혀 있는 여러 예술서 등의 이미지가 긴 여운으로 남게 된 ‘카우북스’는 나카메구로 주민들에게 ‘영혼의 미술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했다. (318쪽) ‘영혼의 미술관’이란 우리 넋을 아름답게 북돋우는 보금자리와 같지 싶습니다. 마음을 가꾸는 터전이요, 마음을 돌보는 쉼터요, 마음을 사랑하는 자리요, 마음에 사랑을 심는 보금자리인 책방 하나이지 싶습니다. 아직 모든 고장이나 고을에 마을책방이 태어나지는 못했습니다만, 머잖아 이 나라 골골샅샅 이쁘며 사랑스러운 마을책방이 두루 자리를 잡고 뿌리를 뻗으리라 생각합니다. 수험서나 교재가 아닌 책을 놓는 마을책방이 퍼질 만하리라 생각해요. 대학입시나 자기계발을 훌훌 벗어던지고, 삶을 짓는 즐겁고 슬기로운 마음을 가꾸는 길동무가 될 마을책방이 서울뿐 아니라 시골에도 하나둘 싹트리라 생각합니다. 숲에서 자라던 나무를 베어 종이로 삼아 묶은 살뜰한 이야기꾸러미인 책이 있는 곳이란, 바로 숲을 옮겨놓은 터전일 테니, 책방에 깃드는 분이라면 누구나 ‘책이 되어 준 나무’를 만나는 셈이라고 느껴요. 곧 책방이란 ‘이야기가 흐르는 숲이 있는 보금자리’라고 할 만합니다. 책사랑꾼이란 숲사랑님이겠지요. 2018.1.14.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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