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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처음 읽은 건 2016년. 지금도 그렇지만, 그때는 지금보다 더 나쓰메 소세키에 대해 알지 못하던 때라.. 어떤 흐름 없이 <마음>을 읽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눈에 보이는 것들로 충분히 공감하고, 화가 났던 기억..전기3부작을 읽으면서, 후기3부작에 <마음>이 포함되어 있음을 알았다. 더 정확하게는 '후기에고'3부작. 그런데 에고라는 관점보다, 한 작가의 작품을 연이어 읽으면서 보이는 것들이 있어 좋았다. 소세키 소설을 관통하는 주제가운데 하나는 '죽음'이였다. 설핏 보면 개인의 죽음처럼 보이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마음>까지 읽고 난 후 <강상중과 함께 읽는 나쓰메 소세키>덕분에 개인의 죽음 밑에 깔려 있는..주제와 마주했고, 작가 개인에게 찾아온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소설에 짙게 깔려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마음>을 끝내고 2년 후 죽음을 맞이하게 되었다는 설명때문일까..<마음>은 왠지 작가 자신이 스스로에게 써내려간 진혼곡은 아니었을까 하는 기분마저 들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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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결심은 계속 마음을 써나가는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 사람의 '마음'을 알기가 매우 어렵다는 말이다. 살다보면 나도 내 마음을 모를 때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은데, 다른 사람의 마음이야 오죽하겠는가. 일본의 소설가 나쓰메 소세키가 쓴 소설 <마음>에 등장하는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나는 고양이로소이다』가 비인간동물이자 제삼자인 고양이의 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꿰뚫어보려 했다면, <마음>은 마치 고양이가 공굴린 듯한 인간들의 얽히고설킨 마음을 풀려고 애쓰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읽혀진다. 누군가는 어떻게든 끄르려 하지만 끝내 그러지 못하고 실을 끊어버리고, 또 누군가는 꼬일대로 꼬인 것은 그대로 두고 살려 쓸 만한 실이라도 거두어 쓰기로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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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드 보통은 이야기한다. 신문 기사에 실린 간통녀 '들라마르 부인(실제 보바리 부인의 모티브)'이 플로베르의 소설 '보바리 부인'이 되었을 때 생기는 여러 가지 일들 가운데 하나는 그녀의 삶이 흑과 백의 도덕 이야기 수준을 넘어선다는 것이다. 나와 다른 이의 행동을 이해하고 다른 성격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이는 어쩌면 문학이 가지는, 그리고 우리가 문학을 읽어야 하는 하나의 이유라 생각한다.
'마음'에 등장하는 선생님의 행동은 다소 이해하기 힘들다. 이는 어쩌면 저자가 의도한 바일 것이다. 총 세 장으로 구성된 소설 중, 두 번째 장까지 저자는 선생님의 행동 근원을 뒤편으로 살짝 감추어 둔다. 그리고 마침내 세 번째 장에서 선생님의 사연이 밝혀진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납득가능하며 우리는 공감하며 인물의 감정에 빠져든다. 소설의 끝에 이르러서야 선생님이란 인물을 정확히 이해하게 된 것이다.
산뜻하게 시작하지만 울림이, 그리고 여운이 남는 소설이다. 물 흘러가듯 편하게 읽히는 저자의 문제에 더해 각각의 인물에 대해, 더 나아가 우리 주변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해볼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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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소설은 언제나 잔잔하다 하지만 울림은 크다.
나쓰메 소시키 그의 문체는 정말 마음에 쏙 든다. 이처럼 스토리가 있고 메세지가 있는 글을 읽은 것은 처음이라 그런지 더 좋았고, 읽는 동안 가슴떨렸다. 나는 고양이소로이다 라던지, 에세이를 읽을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작품이 다가 왔다. 왜 그가 일본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지 조금은 알것 같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은 보다 인간의 내면을 다루고 있고 여겨진다. 약간은 무겁기도 하고 조심스럽기도 하다. |
| 지금보다 좀 더 어렸을 적에 자기혐오가 무척 심한 편이었다. 선한 사람이고 싶었기에 선하지 않은 행동을 하는 스스로가 너무 미웠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가며 사람 안엔 좋은 면과 안 좋은 면 모두가 있음을 깨달았다. 한 명의 사람에 대해서도, 한 가지 사건에 대해서도 두 가지 마음 모두를 가질 수 있음을. 책을 읽는 내내 이 책을 그 때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싶었다. 그랬다면 시간이 아닌 이 '마음'이 내 마음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속삭여주지 않았을까. 선생님의 마음들에서 지난 내 마음들이 많이 보이는 듯해 조금은 부끄럽고, 공감하며 안타까웠다. 스스로에게 가혹한 벌을 내리며 외로이 산 선생님이지만 본인의 강박관념이 자기 자신마저 잡아먹은 것뿐 사실 선생님을 가둔 건 아무도 없었다. 따라서 훨훨 날려줄 수 있는 것도 자기 자신뿐이었을텐데 끝내 쥐고 있던 열쇠를 놓길 택한 건 어떤 마음이었을까. 벗어났다고 생각한 모습과 벗어난 모습, 벗어나고픈 모습 모두가 보여 읽기 괴로웠지만 무언가가 어느 누구의 마음에 이렇게 고통을 줄만큼 가까이 닿는다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이다. 이건 선생님만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 마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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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 부모님 다 돌아가시고 홀로 남겨진 선생님은 믿었던 숙부에게 기만을 당하고 난 뒤, 모든 사람을 의심하게 된다. 그런데 그렇게 경멸하던 숙부의 행동을 질투심에 눈이 멀어 친구 K에게 그대로 행한다. 타고난 악인은 없다. 상황이 악인을 만든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이 소설은 이렇게 사회가 요구하는 '자아상'과 실재의 '자아상'이 다름에서 오는 고독을 잘 표현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 : 만약 내 호기심이 다소라도 선생님의 마음을 탐색하는 쪽으로 작용했다면 두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공감의 실은 그때 가차 없이 뚝 끊어지고 말았을 것이다.------------------------------p31 나는 그 표정이 실망인지 불평인지 비애인지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다음 말이 안 나올 만큼 강렬한 것이어서 더 이상 뭐라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p42 "자네는 어딘가 부족하다고 느껴서 나한테 온 거 아닌가?" "그럴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건 사랑과는 다릅니다." "사랑에 이르는 단계라네.~"-------------------------p46 그걸 상상할 여유도 주지 않을 만큼 선생님은 이내 응접실로 돌아왔다. "예전에 그 사람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는 기억이 이번에는 그 사람 머리 위에 발을 올리게 하는 거라네. 나는 미래의 모욕을 받지 않기 위해 지금의 존경을 물리치고 싶은 거지. 난 지금보다 한층 외로울 미래의 나를 견디는 대신에 외로운 지금의 나를 견디고 싶은 거야. 자유와 독립과 자기 자신으로 충만한 현대에 태어난 우리는 그 대가로 모두 이 외로움을 맛봐야 하는 거겠지."-------------p50 내 눈에 비친 선생님은 확실히 사상가였다. 하지만 그 사상가가 정리한 주의에는 강력한 사실이 포함되어 있는 것 같았다. 자신과 분리된 타인의 사실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통절하게 맛본 사실, 피가 뜨거워지거나 맥박이 멈출 만큼의 사실이 들어 있는 것 같았다.-p51 조시가야에 있는 누군지 알 수 없는 사람의 묘, 이것도 이따금 내 기억에 떠올랐다. 나는 그 묘가 선생님과 깊은 연고가 있음을 잘 알고 있었다. 선생님의 생활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으면서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나는 선생님의 머릿속에 있는 생며의 단편으로서 그 묘를 내 머릿속에도 받아들였다. 하지만 나에게 그 묘는 완전히 죽은 것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있는 생명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가 되지는 못했다.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 서서 자유로운 왕래를 방해하는 요물 같았다.-----------------------------------------p52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 그런지 입에 발린 말을 꽤 잘하네요. 알맹이도 없는 이치를 능숙하게 가져다 쓰는 것이요.----------------p55 자신에게도 두뇌가 있다는 것을 상대에게 인식시키고 거기서 일종의 자긍심을 찾아낼 만큼 사모님은 현대적이지 않았다. 사모님은 그런 것보다 좀 더 밑바닥에 가라앉아 있는 마음을 소중히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p55 의혹 덩어리를 그날그날의 정분으로 싸서 살짝 가슴속 깊이 묻어 둔 사모님은 그날 밤 그 의혹의 보따리를 내 앞에 풀어놓았다.----p60 사모님의 불안도 실은 거기에 떠도는 옅은 구름 비슷한 의혹에서 나온 것이었다. 따라서 위로하는 나도, 위로를 받는 사모님도 모두 물결 위에 떠서 흔들리고 있었다. 흔들리면서도 사모님은 끝까지 손을 내밀어 미덥지 못한 내 판단에 매달리려고 했다.----------------------p62 살 속에 선생님의 힘이 파고들어 있다고 해도, 핏속에 선생님의 생명이 흐르고 있다고 해도 그때의 나에게는 조금도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되었다.-----------------------------------p70-71 고향으로 돌아갈 때마다 나는 도쿄에서 아버지에게도 어머니에게도 이해가 안 되는 이상한 것들을 가지고 갔다. 옛날로 비유하면 유교 집안에 그리스도교 냄새를 가지고 들어온 것처럼 내가 가지고 들어온 것은 아버지와도 어머니와도 조화를 이루지 못했다.---------p71 자살하는 사람은 다들 부자연스러운 폭력을 쓰는 거겠지.-----p74 선생님의 경험을 갖지 못한 나는 물론 그걸 눈치채지 못했다.---p81 연장자에 대한 평소의 존경심이 입을 다물게 했다.----------p82 세상에 그렇게 틀에 박은 듯한 나쁜 사람이 있을 리 없지. 평소에는 다들 착한 사람들이네. 다들 적어도 평범한 사람들이지. 그런데 막상 어떤 일이 닥치면 갑자기 악인으로 변하니까 무서운거네. 그래서 방심할 수 없는 거지.--------------------------------p83 돈을 보면 그 어떤 군자라도 금세 악인ㅇㅣ 된다네.------------p86 나는 조금 전까지 가슴속에 있던 문제를 어딘가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선생님이 돌연 그 문제로 돌아갔을 때 나는 사실 그걸 잊고 있었다.------------------------------------------p87 나는 실제로 개인에 대한 복수 이상의 일을 하고 있는 거야. 나는 그들만 증오하는 게 아니라 그들이 대표하는 인간이라는 존재 일반을 증오하고 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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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네.-----------------------------------------p175 진정한 사랑은 신앙심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것을. 만약 사랑이라는 불가사의한 것에 양쪽 끝이 있고 높은 쪽 끝에는 신성한 느낌이 작동하고 낮은 쪽 끝에는 성욕이 작동하고 있다면 나의 사랑은 분명히 제일 높은 쪽에 매달려 있었을 거야. 나는물론 인간으로서 육체를 떠날 수 없는 몸이지. 하지만 아가씨를 보는 내 눈은, 아가씨를 생각하는 내 마음은 전혀 육체의 냄새를 띠지 않았어.-------------------------------------p178-179 나는 신념과 망설임 중간에 서서 꼼짝할 수가 없었지. 나에게는 어느 쪽이나 상상이고 또 어느 쪽이나 진실이었네.--------------p181 눈에 들어오는 활자는 마음속에 채 닿기도 전에 연기처럼 사라졌지.-p182 나에게는 이미 의심하여 망설이는 깔끔하지 못한 응어리가 들러붙어 있었지.-------------------------------------p186-187 나는 어이없이 악마가 지나는 길 앞에 서서 그 순간의 그림자로 인해 일생이 어둑어둑해진 것도 모르고 있었던 거나 마찬가지였네.-p188 육체든 정신이든 우리의 모든 능력은 외부의 자극으로 발달하기도 하고 파괴되기도 하는데, 어느 쪽이든 자극을 점점 세게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은 당연하네. 그렇기 때문에 잘 생각하지 않으면 아주 험악한 방향으로 나아가는데도 자신은 물론이고 옆 사람도 깨닫지 못할 우려가 생기는 거지.---------------------------p200-201 그의 머리가 아무리 훌륭한 사람의 이미지로 가득 차 있다고 해도 그 자신이 훌륭해지지 않으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한거지. 그를 사람답게 만드는 첫 번째 수단으로 일단 그를 이성 옆에 앉힐 방법을 강구했네. 그리고 거기서 나오는 분위기에 노출시켜 녹슨 그의 혈액을 새롭게 하려고 시도한 거지.-------------p203 계속 기회를 포착할 생각으로 K를 관찰했지만 묘하게 고답적인 그의 태도를 어떻게 해볼 수가 없었어. 내가 보기에 그의 심장 주위는 검은 옻으로 두껍게 칠해진 것이나 마찬가지였어. 내가 쏟아부으려는 피는 한 방울도 그의 심장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모조리 튀어나오고 말았어.-----------------------------------------p212 인간답다는 추상적인 말 대신 좀 더 직설적이고 간단한 이야기를 K에게 털어놓았으면 좋았을 거라고 생각한 거지. 사실을 증류시켜 마련한 이론 같은 걸 K의 귀에 불어넣기보다는 원래의 형태 그대로 그의 눈앞에 드러내는 편이 나에게는 훨씬 이익이었을 거야. 내가 그렇게 할 수 없었던 것은 학문상의 교제가 기조를 이루고 있는 우리의 친밀함에 일종의 타성이 저절로 생겨서 과감하게 그것을 깨부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걸 여기서 고백하겠네.-------------------------------------p217 만약 상대가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나는 그에게 안성맞춤인 대답을 그 메마른 얼굴에 단비처럼 내려주었을지도 모르네.---------p238 아주머님의 태도는 전혀 내 기분에 비집고 들어올 수 없는 가벼운 것이어서 나는 다음에 꺼낼 말을 잠깐 망설였네.------p246-247 만약 K와 내가 단둘이 광야 한복판에라도 서 있었다면 나는 아마 양심의 명령에 따라 그 자리에서 그에게 사죄했을 거네. 하지만 안에는 사람이 있었지. 나의 자연스러운 감정은 거기서 가로막히고 말았네. 그리고 슬프게도 영원히 부활하지 않았지.---------p251 게다가 아주머님이나 아가씨의 태도가 내내 나를 찌르듯이 자극해서 나는 더욱 괴로웠지.--------------------------------p252 나는 다시 아, 큰일 났다, 하고 생각했지.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검은빛이 내 미래를 관통하고 한순간에 내 앞에 놓인 전 생애를 무섭게 비추었네.----------------------------------p255 그저 무서웠지. 그리고 그 무서움은 눈앞의 광경이 감각을 자극하여 일어나는 단조로운 공포만이 아니었어. 갑자기 차가워진 친구에 의해 암시된 운명의 공포를 깊이 느꼈던 거네.-----------------p257 K에게 용서를 빌 수 없게 된 내가 이렇게 아주머님과 아가씨에게 사죄할 수밖에 없게 된 거라고 생각해주게. ㄷㅏ시 말해 나의 본성이 평소의 나를 물리치고 어떨결에 참회의 말을 하게 한 거야.---p258 젊고 아름다운 사람에게 끔찍한 것을 보이면 그 때문에 귀중한 아름다움이 파괴되고 말 것만 같아 두려웠던 거야. 두려움이 머리카락 끄트머리에까지 이르렀을 때조차 나는 그 생각을 도외시할 수 없었네. 그 두려움에는 죄 없는 아름다운 꽃을 함부로 채찍질하는 것과도 같은 불쾌감이 있었거든.-----------------------p260 K의 장례식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K의 한 친구로부터 그가 왜 자살했을까 하는 질문을 받았네. 내 양심은 그때마다 콕콕 찔린 듯이 아팠네. 그리고 나는 그 질문 뒤에 얼른 네가 죽였다고 고백하라는 목소리를 들었지.-----------p261 하지만 내 행복에는 검은 그림자가 따라다녔어. 나는 이 행복이 결국 나를 슬픈 운명으로 데려갈 도화선이 아닐까 생각했네.------p262 그런데 마침내 남편으로서 아침저녁으로 아내와 얼굴을 마주하고 보니 나의 덧없는 희망은 준엄한 현실 때문에 맥없이 깨지고 말았지. 나는 아내와 얼굴을 마주하는 가운데 돌연 K에게 위협을 당한 거야. 즉 아내가 중간에 서서 K와 나를 한없이 이어놓고는 떨어뜨리지 않으려고 한거지.----------------------------------p263 나는 그저 아내의 기억에 어두운 한 점을 새겨 넣는 것이 견딜 수 없어서 털어놓지 않았던 거네. 순백의 사람에게 한 방울의 잉크라도 가차 없이 끼얹는 것은 나에게 큰 고통이었다는 걸 이해해주게.-p264 세상 사람들이 어떻든 나만은 훌륭한 인간이라는 신념이 어딘가 있었던 거지. 그런데 K 때문에 그 신념이 보기 좋게 무너지고 나도 숙부와 똑같은 인간이라는 자각을 하자 갑자기 아찔한 느낌이 들더군. 사람들에게 질린 나는 자신에게도 질려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되었네.----------------------------------------p265 동시에 나는 K의 사인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네. 그 당시에는 머리가 단지 사랑이라는 두 글자에 지배된 탓도 있겠지만 내 관찰은 오히려 간단하고도 직선적이었어. K는 바로 실연 때문에 죽은 거라고 단정해버린 거지. 하지만 차츰 차분한 마음으로 그 일을 생각해보니 그리 쉽게 결론지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 현실과 이상의 충돌, 그래도 아직 불충분했지. 나는 결국 K가 나처럼 혼자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갑자기 결심한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지. 다시 오싹사더군. 나도 K가 걸어간 길을, K와 똑같이 가고 있는 거라고 예감이 때때로 바람처럼 가슴을 가로질렀기 때문이네.------p267 |
| 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인간관계의 본질적인 불신을 다룬다는 점에서 지극히 현대적이다. '선생님'이라는 인물이 왜 세상과 담을 쌓고 살게 되었는지 추적하는 과정은 일종의 심리 스릴러 같다. 친구를 배신하고 얻은 사랑, 돈 문제로 갈라진 혈육 등 인간의 이기심을 아주 차분하고 집요하게 파고든다. 겉으로는 점잖은 지식인이 속으로는 얼마나 썩어들어가고 있었는지, 그 위선과 고통의 구조를 해부한 유서가 압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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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너무 좋다. 글도 좋고 책도 거의 예술품에 가깝게, 오브제 자체가 훌륭하다. 이때문에 나쓰메 소세키 전집 소장하고 싶을 정도. 나쓰메 소세키를 그간 왜 한 번도 안 읽었을까 생각했다. 고리타분하리란 예상은 빗나갔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 그리고 여운. 한동안 ‘나’와 ‘선생님’을 생각하며 지낸 것 같다. 그만큼 푹 빠져 읽은 책이다. 더 읽어 볼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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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이 더 된책이네요 시대가 지났는데도 공감가고, 당시 시대상황도 알수 있었네요 그리고 문화도 총 3구성으로 구성되어있는데 작가가 얼마나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것같습니다. 출판사에서 노력한건지 구성이 뛰어납니다. 일본에서 나온 책은 지금 내놔도 손색없을만큼 뛰어나더군요 작가의 삶이 투영되었고 얼마나 신경썻는지 알것같습니다. 세상은 참 삭막한것만은 아니네요 다른작가추천으로 시작된 책이 영감을 마니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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