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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나에게 알지못하는 누군가로부터 메일이 전송되고,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궁금하고, 의심스럽고, 누가 보낸것인지도 모르니 아무런 것도 적지 않을까?
물고기 아이디를 가진 서로 알지 못하는 6명이 어느날부터 메모리박스에 자기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6명의 이야기들이 하나같이 어찌나 다 그렇게 처연하고 씁쓸하고, 안타깝던지
도대체 누가 그들을 메모리 박스에 초대한건지,
그러다 조금씩 밝혀지는 메모리 박스의 정체.
정작 메모리 박스에 추억과 기억을 남기고 싶었던 사람은 그녀가 아니였을까?
아픔을 가슴 안으로 들이기만 하고, 점점 혼자만의 시간이 늘어나는 우리들에게 저자는 그녀를 빗대어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은 어쩌면 우리가 겪은 아프고 힘들었던 일 자체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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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희님의 소설은 생소하다..그러나 내게 매혹적으로 다가온 제목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을 본 순간 책에 빠져들었다. 내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은 남들은 웃을 지 모르지만 난 무조건 제목을 본다. 상을 탄 작품이라든지 그 달의 베스트셀러라든지 그건 내가 책을 선택하는 기준과는 거리가 멀다. 순전히 제목만으로 책을 선택하더라도 난 이제껏 내 선택에 실패한 적도 없거니와 난 내가 읽은 책들이 자랑스럽고 소중하기만 하다. 이 책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은 제목 그대로 슬픔을 가진 여섯 사람의 이야기이다. 눈물은 나지 않으면서 가슴에 차는 그 무언가에 빨려들어가는 것을 느끼며 이런 책을 쓴 류경희라는 작가가 위대해 보인다. 현대인의 고독과 아픔을 이런 식으로 끄집어 내어 치료해 줄 생각을 했다는 것에 존경을 표한다. 어느 날 메모리 박스에 초대 된 남자 셋,여자 셋. 여섯개의 방에 각자의 아이디를 지정해주어 기억을 써달라는 메일을 받은 그들은 지금 막 세상으로 부터 받은 상실과 공허함으로 가득찬 상태이다. 그런 그들에게 메모리 박스 ,즉 기억을 저장하는 공간이 주는 의미는 상실과 공허로 가득찬 그들에게 무언가 의미있는 것을 부여해 주고 서서히 서로의 마음을 치유해간다. 아이를 원하지 않는 남편의 아이를 임신한 고양이줄고기 그녀가 아이를 가지길 바라는 이유는 "살아온 나날 전체를 무의미로 덮어씌우는 허무라는 유령을 몰아내기 위함이다. 메모리 박스의 여섯명은 모두 무의미를 의미로 바꾸기 위해 몸부림치는 사람들이다. 첫사랑의 기억에서 아직도 자유롭지 못한 유리고기. 매일 번복되는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굴레에서 일탈의 유혹을 느낀 나비가오리. 아이를 잃은 슬픔과 우울증에 걸린 아내를 보며 소외감을 느끼고 섹스리스와 위층소음으로 신경쇠약직전인 남자 등목어. 뮐러관의 형성부전증,즉 선천성질결여라는 병으로 결핍되어 있는 자신의 삶에 사랑을 하고 싶은 모래무지. 돌아오지 않으려고 떠난 그녀를 기다리로 한 벚꽃뱅어. 그들의 기억을 담고 있는 메모리 박스. 이책을 읽으면서 내내 내 가슴을 울리는 그 말이 가슴 깊숙한 곳을 찔러대는 것 같았다. 무의미를 의미로 바꾼다는 말.. 고양이줄고기는 위층여자에게 의미를 찾는 남편을 바라보며 아내의 늘 돌아누워 있는 등을 바라보며 쪼그라드는 등목어를 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불안과 고독을 느끼며 차마 울지는 못하고 그들의 슬픔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는 나역시도 불안하고 고독하기만 한것을... 그런 그들의 불안과 고독을 기억이라는 공간에서 소통하며 소통으로 인해 그들의 무의미가 비로소 의미로 바뀌는 느낌이 든다. 내게도 의미있는 무언가가 간절히 필요하다. 그나마 지금은 내게 책이 있어 다행이다. 지금 내게 찾아온 허무라는 유령을 내보내기 위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이기에.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은 아주 매혹적인 책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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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받았을 때, 정말 간소하면서도 소박한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펴고 나서 읽어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이 이야기는 총 여섯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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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는 체면이다 뭐다 해서 차마 꺼내지 못했던 가슴속의 비밀 이야기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것은 놀라울 정도로 작가가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것.
생각해보면 글을 쓰는 행위는 사람에게 안정과 평안을 가져다 주는 행위라고 들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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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경희 작가는 이 책을 쓰면서 소통을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말한다.
![]() 너무나 투명하고 곧고 담담한 시선으로 그려지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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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겪었던 일들은 어디까지 기억할까? 가끔씩 나도 잊고 지냈던 오래전 기억이 갑자기 눈앞에 떠오른다면, 나는 어떤 느낌일까? 그 기억이 행복했던 유년시절의 것이라면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처럼 행복감이 느껴질 것이고, 잊고 싶었던 끔직한 기억이라면, 그 기억을 떨쳐내기 위해서 한동안 몸서리를 치고 있을 것이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은 물고기 이름을 아이디로 사용하는 '메모리 박스'라는 공간에 자신들의 기억을 남기기 시작한다. 전혀 공통점이라고는 찾아 볼 수 없는 인물들이 그 공간에 접속하게 된다. 각기 입장이 다르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현재 고민하는 것 또한 다르다. 이렇게 공감되는 것이 없이 다른 사람들의 기억들 또한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메모리 박스'속에 남겨진 이들의 기억은 서로에게 영향을 주며, 결국 자신의 기억 속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게 되고, 지금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코 관련 없는 사람들이 꺼내놓은 기억들이 서로에게 중요한 삶의 계기로 다가오는 것이다. 소설을 읽으면서 나도 이런 메모리박스에 내 기억을 덜어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진 기억의 양이 많아서 덜어내면 조금 머릿속이 가벼워 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그리고 내 기억이 다른 이의 기억과 얼마나 닮아 있고, 또 얼마나 다른 지 궁금하기도 하다. 결국 기억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내가 느끼는 대로 머릿속에 남아 있는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기 때문에, 타인에게 열어놓았을 때 어떻게 변화되는지 궁금한 것이다. 살아가면서 받는 상처들을 이겨내는 방법은 안 좋은 기억들을 지워내는 것이다. 쉽게 지워지지 않는 기억을 지워내기 위해서 다른 기억들을 자꾸 만들어 내서 기존의 기억에 덧입히기도 하고, 세월이 빨리 가기만을 기다리면서 애써 다른 환경과 다른 일에 몰두하기도 한다. 하지만 결코 기억에서 완전히 자유로워질 수는 없다. 지금 주변에 전혀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어쩌면 나에게 좋은 교감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가상의 메모리박스를 찾아 헤매기 전에 지금 곁에 있는 사람에게 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다며 얼마나 좋을까? 한 때는 그런 친구들이 주변에 많이 있지 않았는가? 나이가 들면서 자꾸만 자신의 기억을 들키려 하지 않는 마음을 버리고, 마음의 문을 열기를 바라면, 지금 자신만의 고민으로 가득한 이가 이 책을 읽기를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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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이라는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제목에서 말하는 미끈거리는 슬픔이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어느날 내 메일함에 들어 있는 낯선 메일 한통. 메일 확인을 하다보면, 스팸메일이 많아서 확인하지 않고 삭제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행동일것이다. 모르는 누군가에게 온 메일을 열어보았을 때, 낯선 사이트인 ’메모리 박스’. 그리고 그 사이트로 들어갈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주어지고 그 곳에 나의 기억을 적는 나만의 공간이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할까? 이 책에는 호기심으로 들어가본 ’메모리 박스’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달래고 상대방을 이해하게 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햇살과 남편을 맞바꾼 고양이줄고기 차가운 바다 아래쪽에서 살아간다는 ’고양이줄고기’를 아이디로 부여받게된 지선. 마치 지선이 햇살을 쫓아서 지하에 살다가 이사온 것을 알기라도 하는 듯 주어진 아이디. 지선은 자신의 메일에서 보게된 낯선 사이트로 자신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들어간다. 지하에서 지상으로 이사를 온 지선은 햇살을 얻은 대신 남편을 자신의 윗집에 사는 남편의 2년 선배인 미욱에게 뺴앗기는 상실감을 느낀다. 남편과 연극동아리를 함께 했다는 그녀는 지선이 모르는 남편의 이야기를 하면서 둘이서 대화는 나눈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지선은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런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 ’메모리박스’로 향한다. 자신의 아이디로 되어 있는 고양이줄고기 방에 남긴 그녀의 이야기는 ’남편은, 피라니아를 키우고 싶어한다.’ 는 내용이었다. 그런 내용을 적다보니 남편이 외로운 사람일지도 모르면 그런 외로움과 반복되는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에 선배인 미욱과의 왕래가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조금은 남편을 이해하게 된다. 첫사랑의 기억을 간직한 유리고기 몸이 투명하여 뼈까지 들여다 볼수 있는 물고기 유리고기. 유리고기라는 아이디를 받게 된 수는 ’메모리박스’에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유리고기’라는 방에 남기고, 그 글을 본 지선으로부터 ’당신은 누구입니까’ 라는 메일을 받게 된다. 수는 자신의 적성에 맞지 않는 구두 점원일을 그만두고 포장마차를 구입해서 토스트를 팔고 있다. 그러던 수는 ’메모리박스’에 지선의 남편의 스무살 꿈에 대한 이야기를 보다 문득 자신의 스무살을 떠올리다 첫사랑 그녀를 떠올린다. 해파리와도 같은 그녀. 그녀와 재수를 하는 입시학원에서 만나게 되고 그러다 해파리의 품에서 바다의 향기를 맡게 된 수. 그는 메모리박스에 해파리에 관한 기억을 적었다. 자판을 두르리는 사이 가슴에서 차고 미끈거리는 물체가 스륵 헤엄치는 걸 느끼게 되는 수. 그런 자신의 글을 보고 지선은 수족관을 다녀와서 해파리 사진을 보내주며 한번 만나기를 바란다. 수의 포장마차에서 만난 수와 지선은 포장마차에서 만나 자신들의 얘기를 잠시 나누다가 헤어진다. 낯선 남자와의 일탈 나비가오리 하루에 학습지 방문을 열곳 넘게 하며 주말에 과외까지 하면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미진에게 메모리 박스의 메일을 받는 순간 자신의 생활이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다. 퇴직하시면서 차린 피씨방으로 빚을 떠안은 아버지 대신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숨돌릴틈도 없이 빠듯하게 살아가던 미진은 어느날 낯선 남자와 부딪치게 되고 처음만나는 그 남자와 알 수 없는 곳으로 가게 된다. 처음 만난 남자와 보낸 며칠의 시간. "시간 감각이 없어졌어요. 공간만 있고 시간은 없는 삼차원 세계에 들어와 있는 기분이예요." 라며 미진은 그 남자에게 얘기한다. 그리고 메모리 박스를 떠올리다 자신의 대학시절을 떠올린다. 지방대학을 다니면서 기숙사 생활을 할 떄 만났던 묘. 그녀는 목련향기로 엄마를 기억하고 있는 소녀였다. 처음에는 무섭던 그녀가 연민으로 다가오던 날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었던 순간들. 그런 기억의 한자락을 메모리 박스에 남긴다. 소외감에 짓눌린 신경쇠약 직전의 남자 등목어 임신한지 칠개월째 되는 아내를 데리고 이사를 하게 된 인서. 아내는 자신이 꼼꼼하게 정리를 해야한다며 이삿짐을 하나 하나 싸기 시작하더니 이사를 한 집에서 이사를 하느라 피곤했던 탓에 아이를 잃고 만다. 열달을 채우기도 전에 나온 아이는 인큐베이터에서 두달을 보내다 세상을 떠난다. 그런 일이 있고 나서 아내는 인서의 스킨십을 싫어하게 되었고 그는 아내 앞에서 점점 작아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인서에게도 메모리 박스의 메일이 도착하고 '나비가오리' 라는 미진의 메일도 도착한다. 인서의 기억을 잃고 싶다는 그녀. 인서는 문득 어린시절의 일이 떠오른다. 이름 대신 제비꽃으로 기억되는 소녀. 그녀의 어머니는 정신이 오락가락하다 결국은 제비꽃을 남기고 떠나버렸고 울면서 상여를 따라가는 제비꽃을 보고 난 후에 인서는 도시로 이사를 오게되고 어디론가 이사를 갔을꺼란 얘기만을 어머니에게 전해들었다. 아내와의 대화는 좀처럼 오래 이어지지 않고 그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인서는 더욱 소외감을 느낀다. 결핍된 삶속에서 희망을 찾고 싶은 모래무지 회사에서 사내연애를 하던 인주는 만나던 그에게 자신은 선천성질결여라는 말을 하고 난 순간 그에게는 인주와의 연애는 연애가 아닌게 되어버리고 회사에는 그녀의 소문이 돌게 된다. 인주는 참을 수 없어 사표를 던지고 지금은 디브이디방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인주는 디브이디방에 들르는 커플을 보면서 자신은 연애를 하지 못함에 대한 결핍들로 가득찼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일을 하는 곳에서 블란서 영화만을 보는 한 남자는 인주에게 애인이 있냐고 묻는다. 그 말에 인주는 문득 짧은 시간이었지만 여자와 보낸 하루를 떠올린다. 사표를 던지고 떠난 여행지에서 만난 그녀는 바다를 보러 가자는 말을 하면 둘이서 바닷가를 거닐다 자신의 얘기를 하게 된다. 여자는 임신을 했지만 자신의 나쁜 피가 아이에게 유전될까봐 두렵다고 했다. 짦은 시간의 인연을 오래도록 이어가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인주에게 남은 그 여자에 대한 기억이다. 돌아오지 않을 사랑을 기다리는 벚꽃뱅어 서연이 임신했다는 얘기를 다른 사람으로부터 전해듣게 된 지섭. 지섭은 자신에게 헤어지자고 했던 그녀를 아직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 지섭에게 임신이라는 사실은 왠지 놀라웠다. 지섭은 그녀를 찾고 싶어서 이곳저곳을 알아보고 서연의 예전 집으로 전화도 해보고 서연이 살았던 집으로도 가보게 된다. 그러다 문득 자신에게 보낸 메모리 박스의 메일. 메모리 박스가 어쩌면 자신이 그토록 찾고 있는 서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다른 다섯명에게 메일을 보낸다. 서연을 알고 있을지도 모르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이들의 내밀한 상처를 보듬는 공간, 메모리 박스 일상에 지쳐있던 그들을 하나의 공간으로 불러내서 그들만을 위한 공간에서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줄 수 있게 해준 메모리 박스. 얘기를 읽으면서 누굴까 하고 생각해보고 있었는데 여섯명에게 짧은 기억들이 메모리박스에게는 소중한 기억들이라 그들의 상처를 보듬어 주고 싶어 그 곳으로 초대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자신의 상처를 드러내고 보여준다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여섯 명만을 위한 공간에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서 조금씩 상처가 치유되는 듯 보이는 모습을 보면서 상처라는 것은 상처라는 이유로 꽁꽁 숨기고 있을것이 아니라 드러내놓고 상처를 보여주어야만 진정으로 치유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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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끔 남자들의 삶에 안타까움과 그 생에 희열을 가지고 있달까.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가족을 책임져야 하는 무거운 짊을 지고 한평생 일해야 하는 남자. 그리고 아들과의 유대감. 여자도 그에 못지 않은. 자신의 몸으로 생명을 잉태한다는 그 무엇이 있지만, 남자들의 생이 더... 못내- 라는 단어의 기분처럼 그 무엇이 남는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전생에 남자인가? 아니면 모성애가 너무 강한 것인가..?
고양이줄고기 방의 임신한 여자의 남편. 그의 기분을 나는 알것도 같았다. 물론 임신한 여자의 기분을 알면서도 말이다. 이 책은 조금 독특한 부분이 있는 소설이었다. 음. 그러니까 여기에는 총7명의 주인공이 등장하는데, 한 여자를 알고 있는 6명의 사람이 등장한다. 남자셋여자셋. 그리고 그 중심에는 정신이 나간 엄마를 일찍 여읜 한 여성이 있다. 그녀는 살아가면서 기억에 남을 몇명의 사람(등장하는6명)을 만났고 그네들에게 이메일로 메모리 박스라는 공간으로 들어와 그들 자신의 상처받은 삶들을 끄적이게 한다. 메모리라는 누군가로부터 받은 이메일- 아이디와 비번이 주어지고 그곳 자신의 방에서 자신만의 이야기를 적으라고 하는데. 이 메모리는 누굴까. 메일을 받은 6명은 아무도 그, 혹은 그녀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6명의 삶은 모두 황폐하다고 해야 할까. 삶에 지쳐 있었다. 그 중심에 있던 그 여자처럼. 메모리는 고양이줄고기.유리고기.나비가오리.등목어.모래무지.벚꽃뱅어라는 이름을 그들에게 지어주고 각자의 방(인터넷공간)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하길 원하고, 이 6명들은 그들만의 이야기를 머뭇거리면서 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누가 그들에게 메일을 보낸건지, 메모리의 존재를 알기 위해 서로 연락을 하기도 하면서 말이다.
남편은 매일 윗층의 여자에게로 올라간다. 햇살 가득한 방에 혼자 남는건 임신한 여자뿐. 남편의 기분을 가끔씩 이해하기도 하지만, 임신한 예민한 여자에게 그건 너무 가혹했다. 어느날 받은 메일로 한줄 글을 써보기 시작하는 그녀. 꿈이 있었지만, 아버지의 빚으로 매일 수십명의 아이들을 방문하는 방문교사 미진. 그녀는 어느날 한 남자와 모텔에 가게 되고, 그녀의 숨막힐 듯한 반복되는 일상속에서 메모리 박스에 자신의 이야기를 적게 된다. 선천성질결여란 병명을 가지고 있는 여자. 태어나자마자 두달 후 죽은 아이의 아빠. 아이가 죽은 후 계속 섹스를 거부하고 있는 부인의 번역가인 남편.그리고.. 메모리의 애인... 벚꽃뱅이의 이야기. 가 시작된다.
메모리는 자신이 없는 공간에, 이들 6명이서 소통하길 바랬다. 오직 그곳에는 6개의 방이 있었고, 자신의 방 말고도 나머지 5명의 방으로 건너가 그들의 글들을 읽을 수 있었다. 6명. 아니다 그녀까지 포함해서 7명의 상처받고, 서걱거리는 삶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던 책. 그들은 조금.. 나아졌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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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다른 이들과 얼마나 소통을 하면서 지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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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작가의 작품. 그러나 낯익은 작가의 작품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색다른 소재와 주제, 그리고 독특한 필치가 돋보이는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 이 소설은 2009년 한국문화예술 위원회가 주관한 문학창작지원사업의 장편소설 부문에 선정된 작품이자 류경희 작가의 첫 장편소설인 것이다. ![]() 작가는 이미 1997년에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로 등단한 작가이다. 그런데,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은 장편소설이기는 하지만 옴니버스 형식의 소설같기도 하고, 6편의 단편이 모인 작품같기도 하고, 마치 6조각의 퍼즐을 찾아 나섰다가 그 퍼즐 조각을 찾아서 하나 하나 맞추는 작업같기도 한 그런 소설이다. 그리고, 퍼즐을 맞추어 가는 과정은 미스터리 소설처럼 '메모리'가 누구일까 궁금해지기도 하는 그런 소설이다. ![]() 한 마디로 줄이면 "좀 특이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어느날 한 통의 이메일을 받게 되는 남자 3 명과 여자 3명. 미지의 사이트인 '메모리 박스'에 초대를 받게 된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각각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부여받게 된다. 그리고 '메모리 박스'에는 6개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그 공간은 초대받은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들로 채워주어야 하는 곳이다. ![]() 6명의 아이디는 '고양이 줄고기', '유리고기', '나비가오리', '등목어', '모래무지', '벚꽃뱅이'. 모두 물고기 이름. '등목어', '모래무지'이외에는 별로 들어보지도 못한 물고기 이름. 누군가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은 사람이 만든 미지의 사이트. 누가 만들었을까? 왜 그들은 6명을 선택했을까? 6명은 서로 아는 사이일까? 그들이 비밀공간에 적어 나가는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들이 될까? 그 이야기를 통해서 '메모리'를 찾을 수 있을까? 그런 의문을 갖고 읽어 나가게 된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책의 내용은 각각 '메모리 박스'에 초대받게 되는 각자의 이야기가 한 장씩 전개되는 것이다. 그런데 6명의 초대받은 사람들은 각자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지만 '메모리 박스'에 서로의 기억을 적어 나가는 중에 그 기억들을 하나로 모아서 '메모리'를 찾게 되는 것이다. 누구에겐가도 이야기할 수 없었던 내용들을 적어 나간다는 것은 자신의 상처를 보듬어 주는 것이기도 하고, 서로가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나가게 되는 것이기도 한 것이다. 사람들 속에 섞여 있으면서도 소외된 사람들. 서로의 기억을 메모리 박스에 적어내력는 동안에 그들의 상처는 보듬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의 키워드는 '소통'인 것이다.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때에 소통은 가능해 지는 것이다. 그런데, 우린 삶을 살아가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고 있는 것일까? 얼마나 자신의 비밀스러운 이야기까지 건넬 수 있는 것일까? 이런 의문들이 생기게 된다. 서로의 기억을 들여다 보고 관계를 맺음으로 우리는 비로소 '소통'을 이루게 되는 것임을 이 책은 6조각의 퍼즐을 맞추어 나가는 과정을 통해서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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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이라는 책을 덮고 난 후의 기분은 무엇인가 마음 한 곳에서 뜨거운 것이 용암처럼 나오고 마음이 찐하게 저려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과연 이 책의 내용이 어떤지 이런 마음을 느끼게 한 것일까? 책 제목을 살펴보듯이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이라는 것으로 보아도 무엇인가 각자의 슬픔을 내용으로 담은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책을 잡고 읽기 시작하면 손에서 도저히 놓을 수가 없을 정도로 강력한 마력을 지닌 책이라고 느껴진다. 작년 연말부터 몸이 좋지 않아 직장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해 며칠 푹 쉬고 나니 괜찮아서 마음잡고 읽기 시작한 책인데 너무나 나에게는 소중한 책으로 다가온다.
이 책의 내용은 대략적으로 이렇다. 6명의 이야기가 각 파트별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 파트별로 물고기 이름이 있는데 고양이 물고기, 유리고기, 나비가오리, 등목어, 모래무지, 벚꽃뱅어 라는 이름으로 나누어져 있어 각각 다른 내용이 설명된 줄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고 각자의 내용을 따로 기술하였지만 웬지 모르게 무엇인가 줄이 연결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각 사람들마다 메모리 박스라는 특정한 인물로부터 메일을 받게 되고 각자 그곳에 자신의 기억을 적으면서 무엇인가를 위로받고 무엇인가를 변화해보려는 노력을 시도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그리고 이 곳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모두다 각자의 아픔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그러한 아픔을 혼자서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지만 번번히 잘 이루어지지 않고 각자의 아이디로 들어갈 수 있는 사이버 공간안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적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엇인가를 해결해가고 마음이 좀 더 가벼워 지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각 각의 사람들은 자신 만의 공간만 있을 뿐 타인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하지 않은 것이 이 사람들을 가장 힘들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사람은 누구나 타인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자신을 알리고 대화를 하고 싶어하는데 그러한 것이 없으면 혼자 있다는 것에 대한 외로움 무엇인가 차가운 듯한 마음 한 저편이 슬금슬금 올라와 자신을 집어 삼킬 것 같은 느낌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더 신기한 것은 메모리 박스는 이 사람들을 모두 알고 메일을 보냈는데 무엇때문에 이런 메일을 보냈는지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메모리 박스는 이 사람들을 통해 무엇인가를 표현하고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것 같은데 그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답을 찾으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내린 결론은 사람은 저마다 좋은 기억들을 가지고 살아간다. 살아가면서 좋지 않은 기억들도 많지만 좋은 기억을 유지하고 그런 기억의 에너지 힘으로 하루하루 또는 평생을 사는 것이 아닐까 싶다. 누구나 기억을 가지고 있고 그런 기억들을 타인과 공유하기를 꺼린다. 이유는 자신만의 치부이기도 하고 어려운 점을 알린다고 그 사람들이 자신을 이상하게 보고 이해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소통이라는 말이 사람을 어둠 속에서 꺼낼 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가 아닐까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
지금 무엇인가 고민을 하고 혼자서 해결하기 힘든 것이 있다면 그것이 해결되지 않아도 좋으니 누군가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진진하게 들어보는 것도 정말 그 사람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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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은 그 자체만으로도 눈물과 연관지어지며, 그 단어의 힘으로 축축하고 미끈거린다. 그런데, 아예 차고 미끈거리는 슬픔이라니... 도대체 얼마나 슬프기에...
고양이줄고기, 유리고기, 나비가오리, 등목어, 모래무지, 벚꽃뱅어라는 아이디를 부여하며 여섯명에게만 공개되어지는 가상의 공간 메모리박스. 그 곳에 여섯명은 각자 자신의 일상과 기억을 올리게 되는데, 그들 모두의 일상이 평범해보이지 않는다. 일반인들에게 친숙하지 않은 물고기들의 이름만큼이나 그들의 일상과 기억은 친숙하지 않다.
처음 인터넷이 일반화되면서, 인터넷상에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의 블로그, 커뮤니티, 카페 등에서 사람들은 타인에 대한 이해가 더해갔다. 나만 그렇게 사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도 다들 그렇게들 사는구나... 또한,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구나... 등으로 인생에 대한 넓은 이해와 자신의 인생에 좀 더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태도가 바뀌기도 했을 것이다. 인터넷 상에서 '공감'을 얻어내는 많은 이야기들은 이야기를 쓰는 사람들에게는 해우소같은 역할을 해주고, 보는 사람들에게는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를 주니 어쩌면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없을듯도 하다.
하지만, 이 책의 등장인물 여섯은 모두 한 사람을 알고 있다는 공통점과 그녀를 알고 있는 방식이 모두 조금의 아픔과 연결되어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이지 않다.
비밀일기를 쓰듯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쓰면서 그들은 모두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누가 자신을 이 메모리박스로 불러들였을까를 궁금해하며 여섯명 서로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간다. 여섯명은 서로 만남을 가지고 그들 사이의 공통점을 찾아내는데...
이 책을 읽는 시간동안, 뭔가에 이끌리듯 내가 어떤 커다란 어항속으로 빨려드는 느낌이 들었다. 그야말로 책 내용 자체가 차고 미끈거리는 젤 속으로 독자를 빠지게 하는 힘이 있다고나 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