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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와 제목에 대한 느낌> 자유분방할 것 같은 차림새지만 미모마저도 단연 돋보일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하는 표지.
<이책은> 서평 모집 당첨 도서
<저자는>
<책 읽고 느낀 바> 2권의 시작은 레너드의 어린 시절을 담았다. 부모와 누나가 있지만 다정다감한 집이 아니었다. 특별한 학대는 없었으나 굳이 말하자면 무관심쪽에 가까운 분위기. 경제적 여유가 없던 아버지가 연인을 따라 나가자 엄마는 누나만 편애했는데 아버지 닮은 아들에게 애증이 교차했다고 본다. 그런 와중에 레너드는 문제 학생의 대열에 있었다. 어느 순간 지적 깨달음이 찾아왔고 매진한 결과 우수학생 대열로 진입하면서 바람둥이가 된다.
1권의 끝은 레나드가 매들린을 완전히 매혹시키며 청혼을 하겠구나 예상가능한 상황. 매들린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레너드와 미첼이야기였다. 매들린은 레너드를 사랑했고 미첼은 매들린을 사랑했다. 레너드는 바람둥이였는데 그의 외향적이고 활동력 있는 대담성에 열광하지 않을 여학생은 없었다. 진취적인 지적 능력을 겸비한 레너드를 남학생들도 호의적으로 대했다. 매들린 역시 그런 면에 끌린게 사실인데 그가 조울증때문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자 레너드에게 모였던 관심은 식었다. 그게 매들린에게는 기회가 되고 둘은 동거까지 하게 된다.
어머니 필리다와 아버지 올톤의 사려깊은 충고에도 불구하고 매들린은 서둘러 약혼 발표를 한다. 그나마 부모의 혜안으로 서류 작성을 하는데 매드린 해나가의 공식 가족 모임에서 결혼을 승낙할 수 밖에 없다. 참으로 잘생기고 매너 좋고 능력을 인정 받아 연구소에 몸담을 수 있는 자격을 갖게 된 레너드를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이미 레너드에게 중독된 매들린의 계략(?)으로 정신병자임을 알고 있는 부모만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했다. 다혈질이 아닌 부모요 현명한 부모가 함께 한다는 것은 축복이었다.
꿰어맞춘듯이 이어지는 맥락을 이해하노라면 약간의 소름이 돋기도 한다. 레너드의 치밀함 때문이다. 좋아서 몸담고 있는게 아닌 달리 다른 방법이 없어서 효모를 연구하고 있는 레너드. 자신의 병력이 탄로날까봐 전전긍긍하는데, 조울증 약의 부작용때문이다. 매사 의욕이 없고 손떨림 증상이 나타나며 대인관계를 피하게 된다. 성욕감퇴가 있어서 매들린과의 잠자리도 거의 못한다. 레너드와 함께라면 행복만 있을 것 같은 그녀는 갈수록 버겁다. 암담한 현실에서 정신병자라는 걸 들키다시피 알아버린 어머니에게 상의하는 날들이 쌓여간다.
매들린을 놓치게 되면 자신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다 보니 묘수를 둔다. 우울증보다 더 무서운 조울증을 앓는 레너드는 지적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 정신과 의사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 자신식의 해석을 하고 매들린을 붙잡기 위한 일환으로 미세하게 약을 조절해 먹는다. 그러자니 매들린이 애초 반했던 그 모습으로 돌아오고 잠자리에서마저 매들린을 달뜨게 만든다. 황량한 지역에서 막막한 상황에 접해 있던 매들린은 다시 피어나면서 레너드의 청혼을 받아들인다. 다 나은 것처럼 보여지는 레너드를 보며 매들린은 행복감에 몸을 떤다.
이처럼 눈초리가 날카롭고 고풍스러운 차림에 뱀파이어만큼이나 머리를 매끈하게 빗어 넘긴 그를 보면서, 매들린은 자신이 레너드의 병을 실제로 받아들인 적이 없음을, 한 번도 충분히 이해한 적이 없었음을 깨달았다. 병원에서 무너져 내렸다가 회복할 때 그의 행동은 별나기는 해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저 자동차 충돌사고를 당해 멍해진 사람 같았다. 이것, 그러니까 이번 조증은 달랐다. 레너드는 실제로 미친 사람처럼 보였고, 그로 인해 그녀는 정신이 혼미할 만큼 겁을 먹었다. 331 페이지
"누군가 임상적으로 우울증을 앓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내가 알려 주지." 레너드가 짜증 나는 의사 같은 태도로 말하기 시작했다. "뇌가 스스로 죽어 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야. 우울증에 걸린 뇌가 그런 신호를 보내면 몸이 받아들이고, 잠시 뒤에는 몸도 자기가 죽어 간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다음 기능을 잃기 시작하지. 그게 바로 우울증이 아픔을 수반하는 이유라고, 매들린. 그게 바로 우울증이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이우란 말이야. 뇌는 자기가 죽어 간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몸도 자기가 죽어 간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음 뇌가 이 사실을 알아채고, 둘이 그런 식으로 반응을 주고받는다고."레너드가 그녀 쪽으로 몸을 숙였다. "그게 바로 지금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야. 그게 바로 매일 매 순간 나한테 일어나는 일이라고. 그리고 그게 바로 네가 파티에서 즐거웠는지 물을 때 내가 대답하지 않는 이유란 말이야." P 375~376
결혼한 지 두 달인 레너드와 매들린. 경제력이 없는 상태에서 묘수로 잡은 매들린 부모님 집으로 이사해 레너드에게 도움이 된다. 분가를 위한 노력중에 빚어지는 레너드의 돌출 행동은 매들린에게 처음으로 냉정한 사고를 하게 한다. 신혼여행중에 벌어진 사태를 심각하게 떠올리게 되고...사랑에 빠져 있는 기간이 6개월이라는 통계가 나왔다지. 바꾸어 말하면 사랑의 열병도 그때쯤이면 식는다는 얘기렸다. 매들린에게 제대로 보여지는 레너드는 늘 불안불안한 존재다. 자살할까봐. 그를 둘러싼 가족들은 늘 긴장해야한다. 잠자는 새 수영장에 투신할까봐 레너드가 잠들어야 매들린도 잔다.
결혼이라는 소설을 읽으며 아무리 병때문이라지만 레너드는 지극히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끝까지 자신만을 위하는구나. 미첼은 비교적 이타적인 사람이다. 매들린을 늘 마음에 품고 살면서도 기다리다 속병이 들어도 탓을 하지 않는다. 참고 기다리며 매들린이 돌아올 때를 기다리지만 순례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 열 아홉 살에 해보지 못해 가슴에 남은 사랑을 매들린의 곁에서 치유를 돕다가 결국은 해본다. 그걸 통해 매들린을 갖었으나 매들린은 이미 자신에게 없는 사람임을 절감한다.
매들린은 부족함없이 자라났기에 당당하다. 자신의 문학적 소양에 충실하며 사랑에 관한 책을 탐독하다보니 현실에서의 사랑에 쉬이 빠지지 않는다. 그런 그녀에게 조울증 환자인 레너드가 들어왔음은 그녀 역시도 약간은 조증이 득세하던 날들이어서다. 사랑을 하고 싶던 그녀에게 조급증이 일었고 조울증 환자인 레너드가 특별해 보였던거다. 자신의 희생과 헌신이라면 그 사랑은 유지될 줄 알았던 거다. 레너드의 상태를 과소평가하고 정신병자와 지내는 삶이 어떤 건지를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렇다해도 먹어보고 안 먹는 것과 먹어보지도 않은 것과는 천지차이인 걸 알게 된 매들린. 결혼이 자신의 감정에만 충실한다고 다 행복한 건 아니라는 걸...
결혼은 해도 후회고 안해도 후회라는 말이 있다. 그렇기에 어차피 후회라면 해보고 후회하는게 낫다는 말도 있다. 그러나 미혼으로 지내는 사람이 많아지고, 결혼을 해도 양육 등 경제적인 이유로 출산을 기피하다보니 신생아 출생률보다 노인 인구 증가가 더 앞서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모든 사랑의 결말이 결혼이라는 이야기는 아니나 사랑하면 같이 하고 싶어지고 그게 결혼이다. 제도에 묶여 책임을 서로 나누는 삶, 동반자적 삶을 영위하는 것. 사랑으로 결혼해도 헤어질 수 있고 사랑없이 결혼해도 같이 할 수 있는게 결혼이다. 이 책은 저자가 남자라는 사실을 잊고서 여자라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섬세한 감정 묘사가 그랬고 해박한 지식에 감탄했다. 불편했던 건 주석이 너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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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하는 세 청춘들의 이야기는 2권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펼쳐진다. 레너드는 매들린의 도움으로 병원에서 나오게 되고 연구소에서 일할 수 있게 된다. 이제 둘은 연구소에서 제공하는 집에서 동거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토록 원하던 레너드랑 함께 살다니!
네가 학위 논문이나 학술지에 실은 논문 때문에 읽었던 책들, 그러니까 오스틴이며 제임스며 그 밖에 여러가지 가운데 여주인공이 부적절한 사내랑 결혼하고 이내 그것을 깨닫은 다음 그때까지 줄곧 그녀를 사랑하고 있던 어떤 사내, 그러니까 다른 구혼자가 나타나 그들이 사귀게 되지만 결국 두 번째 구혼자가 그 여자에게 가장 필요하지 않은 것은 또다시 결혼하는 일이며 그녀에게는 살면서 해야 할 보다 중요한 일들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소설이 있었어? 그래서 마침내 그 사내가 여전히 그 여자를 사랑하면서도 결코 청혼하지 않는, 그렇게 끝나는 책이 있어? 433쪽 제목 때문에 처음에는 연애 소설로 생각했는데, 읽다보니 그렇지 않았다. 20대 젊은이들의 성장소설이라고 보는 게 더 낫다. 성장기라고 하면 흔히 10대를 생각하지만 20대에야말로 진짜 방황하고 고민하는 시기이다. 사랑에 대해서, 일에 대해서 그 시기에 너무 쉬운 정답을 찾아서 안주하면 나중에 더 큰 혼란이 온다.
<이 리뷰는 yes24를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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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소설(전2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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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이지만 불안한 남자와 착하지만 평범한 남자 사이에 선 여자! 연애하느라 시간을 보내다 대학원 전형에 떨어진다. 알코올의존증 부모 밑에서 감정적 불안을 겪으며 자랐다. 소용돌이 같은 사랑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매들린의 부모에게 인정받는 모범생. 유럽과 인도로 여행을 떠나 성숙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결혼'을 방법으로 삼고자 하는데...
제프리 유제니디스(Jeffrey Eugenid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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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라는 소설 (The Marriage Plot)』1 & 2 결혼에 대해 흔히 듣는 말로 결혼은 현실이다. 결혼에 대한 환상을 가지지 마라. 연애와 결혼은 전혀 다르다. 등등 결혼에 대한 어찌 보면 부정적일지도 모르는 말들이 많이 있다. 다른 것들과 마찬가지로 결혼이라는 것도 분명 장단점이 있다. 어느 누구에게든 결혼이 좋은 점도 있을 것이고 불편하고 좋지 않은 점도 분명 있을 것이다. 무엇이 좋고 좋지 않은지는 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결혼은 연애할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어느 때보다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
소설의 제목인 '결혼이라는 소설 (The Marriage Plot)'은 소설의 주인공인 매들린이 3학년 때 수강한 세미나 강의였다. '결혼 플롯:오스틴과 엘리엇, 제임스의 엄선된 소설들'이라는 강의였는데, 그녀의 학기말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결혼 플롯을 연구했다.
곧 1982년 브라운대학 영문학과 졸업생이 될 매들린. 그녀는 졸업을 앞둔 이 시점에서 어느 것도 계획된 것이 없다. 졸업 당일 취업이 된 것도 아니고, 다른 계획들이 있는 것도 아닌 그녀. 게다가 졸업 후에 함께하기로 했던 남자친구와는 심지어 헤어지기까지 했다. 어느 것 하나 남은 것이 없는 것만 같다.
그녀의 졸업식을 축하해주기 위해 그녀에게는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은 부모님이 찾아오셨다. 부모님과 같이 아침식사를 하던 중 우연히 종교학 전공자이자, 매들린과 수개월째 말을 하고 있지 않으며, 부모님은 매들린의 친구라고 착각하고 계시며, 매들린과 마찬가지로 곧 졸업을 하게 될 미첼을 보신 매들린의 어머니, 필리다는 매들린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미첼과 인사하기를 원하시고, 결국 매들린은 미첼을 부모님께로 데려오게 된다.
매들린은 미첼과의 미래는 상상할 수 없다. 아니, 상상은 했지만 절대 그럴 수 없다.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결혼을 택한 어머니처럼은 살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그녀의 어머니가 원하는 그런 대상과는 결혼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부모님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나시고 남은 매들린과 미첼은 결국 다투게 되어 버리고 이야기는 그녀의 문제가 시작된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된다. 그녀의 이야기의 중심이 될 세 인물 그녀, 매들린 & 미첼 & 레너드. 그녀의 어머니와는 다른 삶을 원하는, 너무나 문학적인 여자 매들린. 그녀의 어머니, 필리다가 관심을 가지지만 그녀는 절대 인정할 수 없는 남자, 종교학 전공의 미첼. 그녀의 어머니 취향과는 다르겠지만, 쓸쓸해 보이면서도 성숙해 보이는, 왠지 끌리는, 생물학과 철학 전공의 남자, 레너드. (왜 여자는 위험해 보이는 남자에게 끌리는가?라는 글의 제목이 생각나는 듯한...) 매들린에게는 그녀가 정해둔 남자에 대한 기준이 있었다. 레너드는 그 기준에서 자꾸 벗어나려 한다. 하지만 이미 레너드에게 단순한 호감 이상인 그녀는 그런 것들을 그녀의 기준에서, 그녀의 편의에 의해 왜곡해서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에게 무한정 빠져든다. 그들은 집안 형편에서도 아주 큰 차이가 났다. 하지만 그것 또한 개의치 않았다. 사랑이라는 일명 '콩깍지'가 씐 것이다. 매들린이 그에게 빠진 큰 이유가 바로 '대화'였다. 대화가 너무 잘 통했다. 레너드는 말해야 할 상황에서는 말을 잘 할 줄 알았고, 들어야 할 상황에서는 경청할 줄 알았다. 그녀는 어긋나는 순간순간을 무시했다.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결과에 대해서는 감히 상상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어쨌든 그들의 사랑은 결국 모든 문제들을 덮어버리기로 한다. 그들은 '결혼'이라는 제도를 그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그 당시 그들이 서로 사랑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미첼은 졸업 후 여행을 떠났다. 학교를 졸업한 후 매들린과는 멀어졌다. 하지만 그의 이상형인 그녀를 잊을 수가 없다. 하루에 열댓 번 생각나던 매들린이 이젠 두세 번 정도만 생각났을 때 그는 매들린으로부터 편지를 받았다. 그의 마음이 일렁이는 순간이었다.
매들린과 레너드의 짧은 결혼 생활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그리고 위기의 순간 다시 만난 미첼.
단순한 삼각관계 연애 소설이라고 생각하기에는 담고 있는 것들이 너무나 많았다. 1980년대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로 나온 그들이지만 지금의 우리의 현실과 다를 바가 없다. 그들처럼 현재의 우리도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해 고민하고, 레너드처럼 심리적인 어려움을 가진 사람들은 너무도 많아졌다. 그들과의 관계 유지를 위한 어려움과 그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할지도 한번 생각해 볼만한 일이었다. 그리고 유명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인문학과 졸업생들이 취업할 곳은 드물다. 그리고 여성의 위치에 관해서도 소설 초반부터 다루기도 한다. 그녀의 어머니의 생각에 대한 반감이라든가, 그녀의 아버지가 그녀와 테니스 경기를 하며 취하는 행동과 말들이라든가, 매들린이 '결혼 플롯'을 연구하며 예를 든 제인 오스틴 소설들 속의 여자들의 상황이라든가 하는 것들로 말이다.
소설의 끝에서 매들린은 그녀가 고민했던 논문 '결혼 플롯'을 완성했다. 더 이상 보기 힘든 '결혼 플롯'에 관한 그녀의 논문에서 그녀는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제인 오스틴의 소설들에서 넘쳐났던 '결혼 플롯이라는 전통적인 움직임(구혼자, 청혼, 오해)이 결국 결혼으로 이어지는 이 플롯이 1900년대 무렵부터는 존재하지 않았다. (p.63) 이젠 더 이상 소설 속에서의 결혼은 사랑의 결실, 사랑의 종착역이 아니다. 결혼은 선택사항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결혼을 한다고 하면 그 순간의 둘보다는 결혼 이후의 것들도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다. 그리고 이혼에 대한 인식도 소설 속 인물들, 어쩌면 이들 문화권의 사람들과는 아직 많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결혼 생활이라는 것은 지극히 현실이라는 것이다. 결혼만 하면 모든 것이 유해지고 행복한 일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전 소설들 같았으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이야기의 끝을 낼지도 모르겠지만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그래도 결혼이라는 것은 인생의 여러 중요한 일들 중 하나임에는 틀림이 없다. 자신의 결혼이 불행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결혼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해서 마냥 행복한 것도 아니지만 결혼 생활을 끝냈다고 해서 무조건 불행한 것도 아닐 것이다. 나름 결혼의 진정한 의미를 한번 생각해 보게 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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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여 책을 읽는 것을 너무나 좋아한 매들린 덕택에 소설 속에는 다양한 책들의 제목들과 인물들이 등장하게 된다. 책 속에 등장한 책들이 많았다. 읽었던 책도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읽지 않은 책은 메모해 두었다가 읽을 계획도 세웠다. 그냥 손이 가는 대로, 눈이 가는 대로 꺼내 읽고는 했는데, 시간이 허락하는 한 매들린이 과제할 때처럼 시대별로 읽는 것도 그 당시 시대상을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삼 년간 연달아 문학 강의를 들은 후에도 매들린은 자신이 읽은 책에 적용할 만한 확고한 비판적 방법론 같은 것을 하나도 가지지 못했다. 대신 그녀는 책에 대해 이야기할 때 모호하고 체계적이지 못한 방식을 사용했다. 이 부분을 읽으며 '그동안 내가 책을 너무 수동적으로 읽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론가나 비평가는 아니지만 나만의 비판적 방법론 같은 것이 하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나름 해보았다.
그리고 책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학문들-영문학, 언어학, 기호학, 철학, 종교학, 생물학-의 다양한 시각들도 소설을 읽는 내내 흥미로웠다.
* 이 서평은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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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을 읽기 전에는 우울증에 대해 그리 깊게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그렇다고 이 소설을 읽고 난 후에 내가 우울증에 대한 학술적 지식을 얻게 된 것은 아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동안 내가 우울증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것인데 그것은 어쩌면 타인들의 그 병에 대해 심각하게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냥 우리가 쉽게 느끼는 감정으로써의 우울 정도로 여겼던 것이며 보통 사람들보다 조금 더 심각한 수준의 우울과 보통 사람들보다 자주 우울을 겪는다 정도로 여겼다. 그래서 내 주변의 우울증 환자들은 직접 만나보지 못했지만 간혹 연예인들의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 소식을 들을 때면, 많이 힘들었나 보다 하는 생각과 함께 남은 가족을 생각해서라도 살아야지, 그 죽을힘으로 어쨌든지 살아내야지 하는 나의 생각과 말들은 이 소설을 읽으며 우울증 환자에게는 터무니없는 소리라는 것을 느꼈다. 소설에서 반복되어서 나오는 의사들이 우울증 환자를 대할 때 자살 충동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묻는데 우울증은 결국 환자 스스로를 죽게 만드는 병인지도 모르겠다. 그렇기에 자살을 하고 싶은지를 끊임없이 관찰해야 하는 병인지도 모르겠다. "누군가 임상적으로 우울증을 앓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내가 알려주지." 레너드가 짜증 나는 의사 같은 태도로 말하기 시작했다. "뇌가 스스로 죽어 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거야. 우울증에 걸린 뇌가 그런 신호를 보내면 몸이 받아들이고, 잠시 뒤에는 몸도 자기가 죽어간다고 생각하는 거야. 그런 다음 기능을 잃기 시작하지. 그게 바로 우울증이 아픔을 수반하는 이유라고, 매들린. 그게 바로 우울증이 육체적으로 고통스러운 이유란 말이야. 뇌는 자기가 죽어간다고 생각하고, 그래서 몸도 자기가 죽어 간다고 생각하고, 그런 다음 뇌가 이 사실을 알아채고, 둘이 그런 식으로 반응을 주고받는다고." 레너드가 그녀 쪽으로 몸을 숙였다. "그게 바로 지금 내 안에서 일어나는 일이야. 그게 바로 매일 매 순간 나한테 일어나는 일이라고..." P375~376 레너드가 매들린에게 자신이 겪고 있는 우울증이란 병에 대해 설명하는 이 글을 읽기 전까지 나는 우울증이란 병을 비 오는 날 약간 감상적으로 변하면서 사람들이 나를 아는 척하지 않고 가만 내버려 두기를 바라는 그런 정도의 우울쯤으로 생각했으며 어처구니없게도 인간의 의지로 우울을 조절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는 것에 꽤 큰 충격을 받았다. 이 소설에서의 우울증을 1983년쯤의 우울증에 대한 이야기이겠지만 현재 의학에서의 우울증은 얼마나 대처가 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만 그런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우리는 흔하게 만나게 되는 우울증이란 병에 대해 상식적인 차원에서의 정보도 너무 모르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싶다. 꽤 많은 연예인들이 우울증으로 자살을 했고 자주 나타나는 병이라면 그 병을 대하는 우리들의 태도에도 어떤 변화를 가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