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돌이켜보면 분에 넘치는 자유와 혜택을 누리면서 살아왔다. 길을 걸을 때 죽음의 위험을 느껴보지 못했고 화장실 문에 구멍이 나 있는 줄도 몰랐다. 언젠가 네가 구멍이 잔뜩 나 있는 화장실 문 사진을 메신저를 통해 보내왔을 때 적잖이 당황했던 순간이 떠오른다. 그걸 받아 봤을 때 몰려오는 창피함과 미안함을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 지금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겠다. 요즘은 군대에도 진중문고가 보급되는데 기왕이면 레베카 솔닛 책은 필수로 넣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어차피 읽을 턱이 없고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 굳이 답하자면, 내가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는 여러가지다. 나는 피임을 아주 잘한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이모나 고모가 되는 걸 좋아하지만 또한 고독을 사랑한다. 불행하고 불친절한 사람들 속에서 자랐기에, 그들의 양육 방식을 되풀이하고 싶은 생각도, 내가 이따금 나를 낳은 사람들에게 느끼는 감정을 나에게 느낄지도 모르는 인간을 탄생시키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지구는 제1세계 인구를 지금보다 더 많이 부양할 수 없는 형편이고 미래는 몹시 불확실하다. * 그녀가 행복 대신 얻은 게 무엇인지를 설명하려면, 우리에게는 더 나은 언어가 필요하다. 좋은 삶의 기준은 전혀 다른 것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런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이를테면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혹은 민족, 명예, 의미, 깊이, 몰입, 희망을 얻는 것. * 2015년 한 스탠퍼드 대학생이 의식을 잃은 여성을 성폭행했다. 피해자는 재판에서 이렇게 진술했다. "아무리 잊으려고 애써도 그건 너무 힘든 일이었기 때문에, 나는 말을 하지도, 밥을 먹지도, 잠을 자지도, 사람들과 소통하지도 못했습니다. 퇴근하면 으슥한 곳으로 차를 몰고 가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왜인지 피해자는 자신의 트라우마와 분노가 적절하지 못하다는 생각, 자신의 비명이 아무에게도 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을 품었던 것이다. 그러나 결국에는 전세계가 그 비명을 들었다. 그는 자신을 성폭행한 사람에게 편지를 썼고, 그 편지는 법정에서 낭독함으로써 법원 기록에 남겼다. 그리고 2016년 6월, 편지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널리 읽혔다. 아마도 강간과 그 여파를 피해자가 일인칭으로 기술한 기록으로는 역사상 가장 널리 읽힌 글일 것이다. 그는 빼앗겼던 목소리를 되찾았고, 그럼으로써 비인간화했던 자신을 다시 인간화했다. 그는 말로 감옥을 지어서 가해자를 가뒀고, 가해자의 무심한 악의를 기억하는 비석을 세웠으며, 가해자가 사는 내내 그 말들이 가해자를 따라다니게끔 만들었다. 그의 목소리가 그의 힘이었다. * 남자들은 감정이입의 범위를 넓혀서 다른 젠더와 자신을 동일시해보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다. 백인은 유색인종과는 달리 다른 인종에 동일시해보라는 요구를 받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 지배하는 위치에 있다는 것은 곧 자신만 볼 뿐 남들은 보지 않는 것이다. 특권은 종종 상상력을 제약하거나 가로막는다. * 기록하고 싶은 문장들이 너무 많아 다 옮기지 못했다. 한남들 좀 읽고 좀 깨달았으면... * 형이야.. 편하게 들어와.. |
|
리베카 솔닛 작가님의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리뷰입니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의 후속작이라고 하니 이 책도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고 몇 번 더 읽어보고 싶어서 아예 구매했어요 그냥 좀 불편하다 묘하게 불쾌하다 싶었던 내용들을 콕콕 찝어서 너무나도 재치있게 ㅋㅋㅋㅋㅋㅋ 써주셔서 민감한 내용을 다룸에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의도는 선량할지 모르나 페미니즘 대화에서 사실에 부합하지 않은 발언을 내놓는 바람에 누군가 - 내 경험으로는 보통 여자가 - 그의 생각을 바로잡는 데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 남자"들도 꼭 읽고 새겼으면 좋겠습니다! |
|
리베카 솔닛의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를 전에 유익하게 읽었습니다. 같은 작가의 책이 출간되어 믿고 구입했습니다. 앞으로도 리베카 솔닛의 책은 믿고 사게 될 것 같아요.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는 상황들에 비판을 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책입니다. "얼마전 나는 무지권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보았다.특권있는 사람 재현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곧 의식할 필요가 없는 사람 실제로 자주 의식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과 같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다. 이것은 이 나름대로 일종의 상실이다. 페미니즘은 여자들이 과거에는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경험에 대해 마침내 말을 꺼내는 것인 경우가 많다면 반페미니즘은 남자들이 여자들에게 그런일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인 경우가 많다." (p.242) |
|
페미니즘 관련 공부를 좀 해보려고 하는데 어떤 책을 읽어야 좋을지 모르겠더라고요. 몇 년 사이에 봇물 터지듯이 정말 많은 책들이 나오기도 했고요. 그러다 내한했던 리베카 솔닛의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민음사에서 초청했을 때 간 적이 있는데 참 멋지시더군요. 이 책을 필두로 앞으로 여러 책들을 읽어보려고 합니다. 확장해서 관련 공부도 해보고 싶어요. 일단은 좋은 책들을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