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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자 선생이 이 책을 보고 한문학에 발을 들어 놓았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읽은 것 같다. 한 마디로 조선 세조와 성종 연간의 다양한 신문 사회면 가십를 모아 놓은 책이라고 보면 적당할 것 같다. 다만, 이 글들은 단순히 뜬 소문에 그치지 않는다. 인물과 시대에 대한 날카로운 평과 인물, 귀신, 중들에 대한 흥미 위주의 이야기가 뒤섞인다. 성현이 성종 연간의 사람이라, 언로가 급속히 트이는 시기라 그런지, 다양한 대상에 대한 자유로운 평이 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아 이 얘기는 근거는 없다. 요즘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어서 그냥 찍어 봤다. 이 책의 가치는 정사를 통해 알 수 없는 조선 사회의 뒷모습과 선비들의 내면을 알 수 있다는 데 있다. 조선 사회의 억불 정책의 단면과 중들에 대한 일반적 평, 양반들의 사적이고 내면적인 욕망, 그 시대 인물들에 대한 개인적 평들은 우리가 정사를 통해 습득하는 역사의 성근 부분을 채워준다. 8년전인가 읽고 다시 읽었는데, 그 때 비해 더 정확한 이해 아래 읽었으나, 더 흥미롭지는 않았다. 8년인라는 시간 동안 이 책에 대한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질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는 것도 의외다. 인간의 욕망은 다층적이라는 흔한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문득, 성현 자신은 이 책에 나오는 인물들이 가지는 욕망에서 얼마나 자유로울까 생각해 봤다. 그것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글 쓴 이의 특권이기는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