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년을 보내면서 친구들과 도쿄로 떠났다. 사실 처음 도쿄로 떠날 때는 하코네에 들릴 계획을 가지고 있었고, 일본을 잘 아는 사람들에게는 우습겠지만, 난 이번 여행이 마치 러브레터에서 보는 것과 비슷한 광경을 내게 선물할 줄 알았다. 그리고 그러한 곳에서 일본의 고전 '설국'을 짧은 여행 기간 동안 다 읽어버리겠다는 원대한 계획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본 도쿄는 서울보다 훨씬 포근했으며, 날씨가 화창했다. 여행을 다니기에는 완벽한 날씨였기에, 여행을 만끽했지만, 그래도 내가 생각했던 코끝이 시릴정도로 춥고 어디든 눈이 덮혀 하얗게 변해버린 세상이 조금 아쉬웠다.
그러다 만난 책이 바로 이 책, '일본 겨울 여행'이었다. 표지부터 왠지 내가 상상하던 일본이 그려져있던 이 책에는 춥지만 포근하고 고요한 그런 일본의 겨울이 담겨져 있었다.
저자는 부지런히 일본의 겨울을 담기 위해 일본의 여러 곳을 오갔고, 우리나라와 다른 그런 겨울을 담아낼 수 있었다. 그리고 그러한 일본의 겨울을 세세하게 그려낸다.
"깊고 깊은 눈, 그 사이를 달리는 기차, 따스한 온천, 오래된 목조 건물에서 그윽한 시간의 향기를 뿜어내는 료칸, 차가운 생맥주와 따끈한 사케, 그리고 눈 축제."
러브레터, 설국 등으로 인해 우리는 실제 일본의 겨울을 경험해보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알 수 없는 그리움과 친근감을 갖고 있지 않나 싶다.
이 책에서는 겨울로 유명한 고장인 북알프스와 주부, 도호쿠, 홋카이도를 다룬다. 오타루, 후라노, 삿포로 등 홋카이도에서는 비교적 익숙한 이름이 눈에 띄기도 하지만, 도호쿠와 북알프스 지방에서는 다소 생소한 곳이 많았다.
긴 하룻밤 동안 1미터가 넘는 눈이 아키타를 붕대처럼 칭칭 감쌌다. 사람들은 조금 힘겨워했다. 아침 일찍 아키타를 떠났다. 내게 아키타는 눈과 바람과 추위와 슈하이의 도시로 그렇게 남았다.
이 책에서는 단순히 눈으로 덮힌 풍경 뿐만 아니라 유명한 료칸과 음식 그리고 사람들도 함께 소개한다. 정갈하고 아름다운 상차림과 조금 낡은 듯하지만 몸을 따끈하게 데워주는 온천. 이 모든 것이 모여야 우리가 생각하고 바라는 일본의 겨울이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
오늘은 서울의 온도가 10년만에 가장 낮다는 -18도를 기록했다고 한다. 춥게 느껴진다. 하지만, 일본의 겨울 역시 어떻게 보면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다만,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그 숫자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현상과 이를 이겨내기 위한 사람들의 모습들이 모여, 일본의 낭만적인 겨울을 만들어내지 않았을까 싶다. 어떻게 보면 이한치한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추운 겨울 속에서도 이런 낭만을 만들어낸 일본처럼 우리의 겨울 그리고 나의 일상 역시 이러한 낭만을 좀 더 지니길 바래본다.
너무 추워 왠지 겨울을 맘껏 즐기지 못한다는 느낌이 들 때 따뜻한 아랫목에서 이 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겨울이 조금 더 좋아지지 않을까? (물론, 각 지방마다 작가가 친절하게 자신이 다녀온 곳들에 대한 정보 역시 책에 담아 놓았기에, 그 곳들을 방문할 수 있다면, 아마 지금껏 만난 그 어떤 겨울보다 아름다운 겨울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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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장담하건대 당신이 이 책을 읽게 된다면 당신은 곧 일본과 겨울이 만나 그려내는 순백의, 아주 차갑고 그리고 따스한 신비로운 공간 속으로 들어가게 될 것이다 지금은 가을 아마 이 책을 겨울에 읽었더라면 훨씬 더 실감나는 (독서)체험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을빛이 서서히 쓸쓸히 물들어가는 지금 읽었음에도 아무런 방해가 되지 않을 뿐 몰입의 강도는 그대로이다 조심하시길 겨울과 감성이 섞이는 곳은 그곳이 일본이든 아니든 원래 강한 힘을 가지고 흔드는 법이니까 아마 학창 시절에 일본 문학에 관심이 좀 있던 사람들은 한 번쯤은 누구나 다 설국을 읽어 보았을 것이다 천단강성씨 즉 가와바타 야스나리상이 쓰신 설국이라는 그 유명한 눈고장의 이상한 러브스토리 말이다 가와바타씨는 그 소설로 노벨 문학상을 1968년 수상하셨는데 재미있는 점은 그 설국이 연재작들의 집체 소설이었고 끝내 미완성으로 남은 소설이라는 점이다 (아마 내 기억이 맞다면 말이다 미안요) 잘 모르신다고? 그럴지도 모르겠다 솔까 여드름나고 냄새나는 남자고등학생들이 문학을 읽는다고? 그것도 일본 소설을? 지금이야 히가시노 게이고씨나 미야베 미유키씨 그리고 기타 일반인은 이름을 외우기는 커녕 한 번 들어도 못 봤을 별 이상한 일본작가의 추리소설까지 일본 쟝르문학이 붐이고 또 미스터 하루키의 신드롬은 라이프 스타일로 오히려 이제는 유행이 지난 것으로까지 치부되지만 내가 고교 시절에는 일본문학을 읽는 남고생은 없었다 단언컨대 사실 일본문학이 아니라 책 자체를 읽는 고등학생이 없었다 아마 지금도 없을 것이다 더 심해졌겠지 웹툰이다 스마트폰이다 게임이다 해서 소수의 고교생 독자가 있다면 그마저도 수능의 소산일 가능성이 농후. 이쯤되면 예술 불모국가인 한국의 기형적인 대중엔터테인먼트 번창 현상이 궁금하고 미스테리하다 그럼에도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설국 바로 첫문장에 감전되듯 감동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설국이 주는 아름다움에 열광했다 그 신비스러운 첫 문장은 "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자 설국이었다.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졌다." 굉장하지 않은가? 고 앙드레 김 할아버지도 이 설국을 그렇게나 좋아라 하셨는데 당연히 첫 문장 때문이었(을 소산이 많)다 그 분은 원래 미스터 화이트 였으니까 화이트 화이트 하군 또 설국을 모른다면 이건 어떤가 러브레터 러브레터는 정식으로 일본영화를 비롯한 일본문화가 공개적으로 정식수입되기 이전에 불법복사비디오로 사람들 사이를 끝없이 떠돌던 초베스트셀러 로맨스무비였다 덕분에 나는 복사로 뜬 비디오를 보기도 전에 스토리를 처음부터 끝까지 알게 되었고 몇 년 후 한국정부의 은혜(?)로운 일본문화수입개방정책의 혜택으로 러브레터를 극장에서 보게 되었다 그 겨울에 전국에서 가장 크게 히트한 유행어는 오겡키데스까였었지 아마? 이렇게 일본이 겨울과 결부되는 명실상부한 문화적 이미지들과 또 그런 작품들이 존재하는 건 왜일까 단순히 물질적으로 생각해 보면 한겨울 초저온의 시베리아기단이 한국을 지나 태평양 상공에서 고스란히 냉기를 지닌 채 아무 거칠 것 없이 일본을 마침내 만나 일본에 상주하던 따스한 기단과 상충 격돌하여 그리하여 마침내 눈이 2미터씩 3미터씩 내리는 눈으로 축복받은 저주받은 겨울의 나라라는 점 그 점이 첫 번째이고 그러나 그 점은 러시아도 마찬가지이고 북방중국지역도 마찬가지인데 왜 겨울로 유명한 여행지와 예술작품들이 그곳에는 없느냐는 점이다 닥터 지바고의 그 시베리아의 끝없는 광대한 설원을 달리는 마차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러시아에 겨울이면 찾아가는 명소와 음식점과 온천이 있다는 소리는 머리털 나고 들어본 적 없기는 중국과 이하동문이다 보드카? 보드카를 마시고 싶어서 러시아를 찾아가는 낭만과 서정이 있기나 한가? 그렇다면 이 책이 주는 마법과 같은 환상의 힘은 그 마력은 과연 무엇이 실체란 말인가? 일본인의 마음에는 무엇이 있길래 같은 겨울이라는 자연이 이토록 섬세하고 순결한 아름다움으로 재탄생되었단 말인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일본이라는 계절 속의 겨울 시공이 한없이 아름답고 손이 시릴 정도로 차가운 촉감과 함께 더없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서정으로 차갑고 위험하게 유혹한다 정말이다 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지 않다 과장을 하고는 있는지 몰라도 지은이는 버스를 타고 기차를 타고 일본을 거슬러 올라간다 주로 기차를 타고 간다 기차 왠지 설국의 시마무라가 탔었던 기차처럼 겨울은 일본은 기차를 타고 가야할 것 같다 가도 가도 눈이 나타나고 그 눈은 녹지 않고 다음날 다시 더 높이 쌓이는,기차 선로 주변엔 온통 사람 어깨까지 올라가는 눈으로 쌓인 철로를 달려 지은이는 일본의 호쿠리쿠라는 주부지방과 도호쿠 지방 그리고 홋카이도를 떠돈다 지은이는 철저히 혼자이다 홀로 있음으로 허전하고 쓸쓸하고 그래서 맑은 마음이 되어 이따금 그 마음 속의 작은 비밀과도 같은 상흔들을 상념처럼 내보이며 타국의 여행지들을 떠돈다 그는 찾아가지 않는다 다만 마음의 쓸쓸하고 아름다운 힘으로 그 슬픔에 이끌려 그곳들을 스쳐 지나갈 뿐이다 그러므로 그는 그 슬픔에 함몰되지 않는다 마치 그곳들의 아름다운 온천들과 정갈한 설경과 소박한 음식들과 선량한 사람들에게 머무르지 않듯이 그는 잠시만 마음을 내주고 그 마음이 자신의 것이 아니듯 동시에 그 풍경 쪽에서도 자신의 마음을 가져갈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안식과 비탄을 함께 느낀다 요컨대 그는 떠도는 자의 숙명을 안고 태어난 것을 자각한 운명이기에 어느 것도 마음 아프지 않은 것이 없고 또 그 사소한 아픔에 슬퍼하지도 않는다 물처럼 씻어낸 자리에 여전히 흐르는 별처럼 그는 호수처럼 자신의 마음을 관조하고 이 무한한 일본의 미를 선사하는 겨울의 위대한 풍경 속에서 조금은 쓸쓸하고 조금은 높고 조금은 미소짓는다 순백의 사랑을 가지고 그는 일본에서 돌아왔으나 그의 마음은 아마도 겨울과는 상관없이 일본의 겨울이라는 시공을 여전히 또 다시 떠돌고 있을 것이다 곳곳에 폭죽처럼 성찰과 감성들로 절묘한 미문들이 터지는 이 보석같은 산문이 왜 빛을 발하지 못하고 주목을 받지 못했을까 그러나 요즈음의 일본은 안보법 통과 강행으로 가마솥처럼 끓고 있다 그 일본의 진면목은 과연 무엇일까 눈과 온천과 기차와 이자카야와 호수와 산이 있는 곳에 일본은 있다면 그 일본은 아베의 일본과 얼마나 다르고 얼마나 같을까 이 아름다운 일본과 작금의 일본은 도대체 어떤 관계인가 |
| 책을 구입한지는 몇년되었는데 리뷰는 이제야 쓰게된다 매년 겨울이 되고 흰눈이 기다려질때쯤 이 책을 꺼내서 읽곤한다 저자의 문체가 담담하면서 깔끔하다 그리고 깊은 맛이 난다 사케처럼 숙성된 느낌이랄까? 보통 여행서를 보면 어디에서 뭘먹고 어떻게 목적지까지 가고 숙박은 어디에서 하라고 상세하게 설명해두는 책이 많은데 그런 책은 비행기티켓을 끊어 둔 후에나 유용한 책이다. 이 책은 수필집처럼 매 해 꺼내보아도 너무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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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눈 눈 · 기차 · 온천 · 자연 · 낭만 아 조오타~~ 그냥... 떠나고 싶다 가고 싶다 일본 겨울 여행
수필이나 소설을 읽는 것 같았다 오감을 자극하고 충족시키는 부드럽고 풍부한 감성이 묻어나는 아주 문학적인 글이다 하지만 계속 글로 묘사하는 거에 좀 질리기도 했다 아무리 설명해도 나는 상상만 할 수 있을 뿐 그 이상을 알 수 없으니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낄 수 있는 사진이 보고 싶었다 전체적으로 사진보다 글이 훨씬 많다 사진을 통한 간접경험 · 대리만족이 여행에세이의 한 덕목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진이 너무나 부족했다 실려있는 사진의 질은 좋으나 양이 적어서 정말 아쉬웠다 사진이 좀 더 많았다면 최소한 글과 비슷한 비중이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 진짜 사진은 아쉽다
이 책은 감성적인 여행에세이이면서 한편으로는 아주 실용적인 여행정보를 제공하는 여행안내서이다 각 장이 끝날 때마다 그 지역의 지도와 함께 관광지 · 숙소 · 식당을 소개한다 위치 연락처 이용시간 요금 등등 진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유용한 정보들이 아주 꼼꼼하게 적혀있다 이 책 들고 바로 여행가도 될 만큼 상세한 정보가 가득해서 여행준비를 하는 사람들에게 정말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다 읽고 나서도 참 인상적인 점이 두 가지 있다 「어디든 무엇이든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고 관광화시키는 일본의 능력과 기술」 「기차를 이용한 관광철도, 관광지의 다양하고 편리한 교통수단 · 편의시설」 아무리 멀고 작은 곳이라 해도 그 지역 나름의 특성을 살리고 만들어내서 관광지로 만드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라는 것 특히 자연을 최대한 보호하면서도 적절한 개발을 통해 인간이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은 정말 대단하고 놀랍다 대단하다 놀랍다고 느끼면서 우리나라도 세계 어느 나라 못지 않게 아름답고 훌륭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는데 이것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연을 해치지 않는 철저한 범위 내에서 관광자원으로 개발 이용하는 점, 여러 교통수단의 활용 등 이 두 가지는 정말 우리나라를 위해서 일본에게 배울 점이다
가고 싶은 곳, 하고 싶은 것, 보고 싶은 것들이 너무 많다 특히 기차 기차를 꼭~ 타고 싶다!! 이 책 읽는 내내 기차에 완전 푹~~~~ 빠졌다 기차 여행의 로망, 기차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었다 환상적인. 너무나 낭만적인 일본 겨울 '기차' 여행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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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겨울여행에 관한 책을 읽게 됐다.
충동적으로 책을 찾았다.
책의 사진들이 좋아서 그런지..
낭만이 가득했다. 일본 여행에 대한.. 겨울 여행에 대한..
눈.. 기차.. 온천.. 하코다테의 항구.. 삿포로의 시계탑.. 도야코 호수..
아름다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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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하고, 글을 쓰며 살아간다는 박정배님의 책, 일본, 겨울, 여행을 만났다. 출판사 지인분이 정말 혼자서만 갖고 싶은 보물이라고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기 아깝다고 (정말 소중한 나만의 것을 만났을 적에는 그런 느낌이 들 때가 있다. ) 하셔서, 처음에는 웃었지만, 읽으면서 아, 정말 그 말씀에 공감하게 되었다.
표지의 작고 평범해보이는 글자, 그리고 눈으로 가득한 어느 곳인가를 혼자 걷고 있는 남자의 모습. 수십번의 일본 겨울 여행. 그리고 올해 2월 다시 한 달 동안 떠돌아다닌 여행이 내 몸속을 돌다 손끝에서 글로 흘러나왔다. 12p
몇번을 다시 본 영화 러브레터를 통해 흰눈으로 가득한 그 세상, 일본의 혹한기를 꿈꾸기도 하였으나, 역시 너무 추울 것 같았다. 그래도 꼭 홋카이도, 삿포로에 가보고 시다는 동생이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 책을 읽으며 일본 겨울의 참맛을 알게 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세계 곳곳을 누비다 파일럿과 결혼한 전직 스튜어디스인 내 친구도 그 많은 명소들을 다 놔두고, 신혼여행도 일본 료칸, 그리고 강추하는 여행지도 일본의 료칸이었다.
많은 이들이 일본의 겨울을 꿈꾸고, 료칸에 몸 담그길 희망하는 까닭을 이 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일본의 겨울은 우리가 눈에 대해 상상하는 모든 낭만과 그 이상의 것들이 가득한 '영원한 설국'이다. 그래서 겨울이면 나는 일본을 떠돈다.-표지
최고의 료칸, 일본인들조차 평상시에 누리기 힘든 호사라는 그 곳을 다녀오고 나서, 그 역만 지나쳐도 황홀했던 그 밤이 다시 생각난다 하였다. 여행지에서의 아름다운 기억, 이런 료칸이라면 일생에 한번이라도 부모님을 모시고 여행가고픈 심정이다.
사람들을 좋아하지만, 막상 여행지에서는 혼자 하는 여행의 진정한 고독을 즐긴다는 저자, 그래서 취재를 위한 동행여행에서도 짬짬이 자신만의 기차 여행을 이어나간다. 취재단은 먼저 목적지에 가 있고, 저자는 한달여의 여행을 기차로 고수해가면서 일본 겨울 여행의 지치지 않는 낭만을 만끽하는것이다. 그래서인지 떠들썩하게 왁자한 여행의 느낌이 아니라, 료칸과 흰 눈에 딱 맞을 담담한 독백같으면서도 가끔 문학작품의 맛까지 느낄수 있게 해주는 놀라운 표현들을 보고 있자면, 그와 함께 하는 일본 겨울 여행이 얼마나 매력적인지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드라마 아이리스의 촬영지로 한국 사람들에게도 널리 알려졌으나, 워낙에도 유명했다는 쓰루노유 온천. 요즘은 드라마 유명세 덕에 더욱 예약하기 힘들어진 곳이라 한다. 가보고 진정으로 다시 반하게 되었다는 쓰루노유 온천의 운치와 감동, 일본 겨울을 샅샅이, 곳곳이 여행한 저자가 반하고, 새로이 감동한 곳들에 나 또한 눈길을 주지 않을 수 없었다. 드라마의 첫 장면에서 눈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게 해주었던 일본의 촬영, 그 묘미가 가득한 명소가 소개되고 있었다.
자오, 이 낭만적인 이름은 겨울의 대명사처럼 일본인들에게 각인되어 있다. 스노파우더 같은 눈으로 유명한 스키장과 얼음기둥 그리고 온천, 자오 주변의 깊은 산은 온천의 산이다. 이곳을 지나는 신칸센은 보통 기차처럼 천천히 달리고 '온천 신칸센'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173p
일본에서도 또다시 유명하다는 자오, 아름다운 이름만큼이나 그 곳에서 또하나의 최고의 명품 료칸과 가이세키 요리를 접하게 된다. 마치 이야기 속 명소 같은 고풍스러운 료칸에서 대접받은 호사, 나 또한 너무 맛있어서 슬프다는 그 호사를 누리고 싶어졌다. 료칸 뿐 아니라 일본 겨울 여행의 진미를 맛 볼 수 있는 각 여행지에서의 먹거리 또한 풍성히 소개가 된다. 차가워 맛있다는 일본의 맥주과 따뜻한 사케에 대한 이야기는 덤으로 곁들여진다. 홋카이도에 게가 유명하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렇게 많은 먹거리로 유명한지는 몰랐다.
책을 다 덮을 무렵, 흰 눈이 만들어낼 수 있는 세상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음에 놀랐다. 아름다운 설경의 사진들이 담기고, 그 안에 고혹하게 자리잡은 오래된 료칸의 교교한모습이 인상깊게 뇌리에 박혔다. 차가운 눈을 맞으며 온천을 즐길 수도 있고, 달리는 기차 안에서 설경을 만끽할 수도 있고.. 심지어 눈밭을 달리는 증기기관차를 탈 수 있는 설렘까지도 전해준다. 홋카이도 지역의 시레토코샤리에서 증기기관차가 운행되는 시베차까지는 일반 기차가 운행된다. 디젤 기관차 기하는 투박하고 단단하고 추위에 강하다. 겨울에만 운행하는 'SL 겨울의 습원'의 출발역답게 역은 활기가 넘친다. 사람들과 증기기관차, 기관사 모습으로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에 아이들이 서로 얼굴을 내민다. 253P
겨울이면 추워서 집밖에 나가기도 귀찮아 하던 게으른 나를 일본 겨울로 초대해주는 이보다 더 멋진 초대장은 없을 것 같다. 아직도 못 읽어본, 소설 설국은 이 책을 통해 더욱 만나고픈 책이 되었다. 설국을 읽고 나면, 일본 겨울여행에 대해 더욱 지독한 그리움의 몸살을 앓을까 두렵지만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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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겨울. 여행. 홀로 있어도 충분히 매력적인 세 단어가 만나 하나로 어우러질때의 감동이란..
일본을 가보지 않은 이들도 일본의 겨울이라 하면 너무도 생생한 그림이 그려질 정도로 참으로 매력적이다. 그런 일본의 겨울 매력에 푹 빠진 한 남자가 몇번이고 다시찾는 자신만의 시공간을 조심스레 우리에게도 하나씩 풀어보이고 있는 이 책.
끝없이 펼쳐지는 새하얀 설경은 말 할 것도 없이 당연하거니와 색색의 화려함에 담백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일본의 맛과 멋, 그 속에 마주치는 인연들까지. '여행'이라고 해서 화려하고 거창하지 않은 모습이 더없이 정감스러운 내용들이 가득한 책이었다. 유명 관광지도 물론 곳곳에 나오기는 하지만 일본의 골목골목을 돌아다니며 어둠이 내린 그 곳에서 모락모락 피어나는 따스함을 잘 담아주었다.
눈이 많고 그 눈이 녹아 물이 되고 비옥한 땅이 되고 청정한 공기가 되어 깨끗한 사케를 만드는 '설국' 니가타. 아무리 요즘 환경오염이다 뭐다 해서 하늘에서 내리는 비하며 눈들이 오염됐다고는 하지만 이곳의 눈은 결코 그렇지 않을것이고 그럴수도 없다고 믿고픈 그런 이상한 생각을 하게 하는 나라. 이런 곳에서 마시는 사케 한잔이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지 않을까?
이런 사케 만큼이나 따스한 온천이 있는 나라. 가보진 않아도 그 따뜻함이 실로 바로 곁에서 느껴지는 듯한 착각이 드는 나라. 아버님댁에 보일러 대신 제설기를 놓아드려야겠다는 CF가 더욱 잘 어울리는 나라. 그런 눈의 나라 일본.
페이지 한장 한장을 넘길 때마다 같은 눈이 같은 도시를 덮고 있는데도 대체 왜 그 느낌이 이리도 다를까 하는 호기심이 절로 생기면서 그것이 일본의 겨울이 가지는 독특한 매력이 아닌가 하는 결론에 이르렀다. '눈'을 전공으로 연구하시는 교수님들이 있다하니 정말 '눈의 나라'가 맞긴 맞나보다.
홋카이도와 삿포로 정도만 익히 들어 친숙했던 내게 듣도 보도 못했던 일본의 이곳저곳, 골목골목을 작가와 함께 거닐면서 해가 저물어 어둠이 내리면 캔맥주 한캔씩 나눠들고 각자의 방으로 헤어지는 듯 한 착각이 들정도로 현실감있는 작가의 표현들이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여행에세이에 머물지 않고 중간중간에 직접 다녀온 곳에 대한 정보들까지 자세하게 알려주어 훗날 일본을 찾을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는 가이드로도 손색없었다.
차가운 느낌보다는 포근함과 따스함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는 겨울의 일본을 이 책 한권으로 느끼기에 아주 충분했던 그런 작품이었다. 원래도 가보고 싶었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정말 미친듯이 가고싶어진 그런 나라 일본. 일본여행을 생각해둔 사람이라면 이 책 한번쯤은 꼭 읽어봤으면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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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키만큼 쌓이는 눈, 그사이를 달리는 기차, 따스한 온천, 오래된 료칸, 차가운 생맥주와 따끈한 사케, 그리고 수십 가지 라멘과 수백 가지 스시. 여행작가이자 음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일본에서 대표적인 겨울의 고장으로 손꼽히는 주부, 도호쿠, 홋카이도 등을 여행하면서 그곳에 펼쳐진 대자연의 풍광과 그 속에서 만난 사람들을 스케치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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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지나자 설국이었다. 밤의 밑바닥까지 하얘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노벨문학상 수상작 [설국]은 이렇게 시작된다. 눈이 안개처럼 몰아쳐 내리는 책의 겉표지를 보며 제일 먼저 떠올려진 것은 이 단 한문장이었다. 설국. 겨울의 일본은 그 자체가 설국처럼 느껴진다. 작품 때문이 아니라 눈때문에.
왠만해서는 눈을 볼 수 없는 지역에서 태어났기에 나는 눈이 내려 쌓이는 것을 본 적이 얼마 되지 않는다. 다섯 손가락에 꼽을 정도다. 추위를 싫어하는 성격이나 추위에 잘 견디지 못하는 체질인 내겐 안성맞춤인 지역이기도 하지만 때때로 눈쌓인 정경을 보게 되면 부러워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런 부러움을 한껏 담아 [일본.겨울.여행]을 구경하기 시작했다. 료칸이 있고 눈꽃 속에 촛불을 켜 아름다운 밤풍경을 만들어내는 오타루 눈빛거리 축제가 있고, 눈에 묻힌 거리, 눈쌓인 층층의 계단, 스위스처럼 펼쳐지는 눈덮인 산악지대가 있는 일본의 겨울 풍경. 줄곳 도시로 각인되던 모습들이 교체되면서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만든다.
섬이지만 땅같고 밉다가 곱다가 하는 우리의 이웃나라 일본은 그동안 여러 여행책자를 통해 바라보게 만들던 세련됨을 벗어버리고 친근감과 함께 옆으로 성큼 다가앉았다.
"노인의 얼굴을 한 소년"장인이 만든 고케시 인형. 그 똑같아 보이는 얼굴 안에 전통이 있고, 장인 정신이 스며 있었다. 뿐만 아니라 그들은 사람이 아닌 자연 환경을 통해서도 장인정신을 엿보게 만들고 있는데, 각종 마을의 눈꽃축제가 그러했다. 계속되어오는 그 축제는 마을마다의 특색이 있어, 한국인 자원봉사자들이 가득한 어느 마을의 축제나 눈 위에 알알이 보석처럼 크리스마스 트리 전구를 박아 아름다움에 취하게 만든 눈축제는 많은 볼거리보다는 그 자체를 즐기게 만든다. 추위를 싫어하는 나조차 구경가고 싶어지게 만드는 솜씨들이었다.
20대 감성에 젖어 보았던 [러브레터]나 얼마전 다시 읽은 미우라 아야코의 [빙점], 한류 열풍에 한몫을 하고 있는 [아이리스],[설국]의 무대인 곳들이 소개되면서 겨울 밤을 좀 더 촉촉하게 젖게 만드는 책은 마치 눈이 만든 마법을 뿌려대는 것만 같다. 읽는 내내 추위를 잊고 크리스마스 선물을 풀어보는 어린아이마냥 신나서 구경하게 만들어 버렸으니...
비와 지진을 피해 눈과 만날 수 있는 다가오는 새로운 겨울에는 어쩌면 일본에 있게 될지도 모르겠다...홀딱 반해버렸으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