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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타의 보폭으로 지도를 만든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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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자서전을 읽었다. 섀클턴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이 책을 집어들게 했던 건, 일단 각잡힌 디자인 때문이었다. 네모 반듯한 하드커버, 강렬한 붉은 색 표지.. 그리고 '마지막 탐험가'라는 제목도 내 눈을 멈추게 했다. 12살 때 탐험가의 꿈을 품고 20살 때 중앙아시아를 밟은 사람.. 그리고 이후 50년 동안 탐험을 계속한 사람.. 참으로 대단하다. 원래는 북극탐험을 하고 싶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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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자서전을 읽었다. 섀클턴 이후 처음인 것 같다.

이 책을 집어들게 했던 건, 일단 각잡힌 디자인 때문이었다. 네모 반듯한 하드커버, 강렬한 붉은 색 표지.. 그리고 '마지막 탐험가'라는 제목도 내 눈을 멈추게 했다.

12살 때 탐험가의 꿈을 품고 20살 때 중앙아시아를 밟은 사람.. 그리고 이후 50년 동안 탐험을 계속한 사람.. 참으로 대단하다.

원래는 북극탐험을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밤에 창문을 열어놓고 자고, 눈속을 뒹굴고, 지도란 지도는 다 그려보고.. 진정한 용자가 아닐 수 없다.

그리 유명한 탐험가는 아니지만, 책을 읽어갈수록 이 사람의 집념과 모험심에 감탄을 하고 있다. 몇 번이나 죽을 고비를 넘겨가며 사막을 건너고, 강을 건넜다. 그리고 그냥 관광하듯 보고만 온 게 아니라 직접 산의 높이를 재고, 강의 수심을 재고, 낙타의 보폭으로 거리를 재어 지도를 만들었다. 사실 이 사람 덕에 우리가 중앙아시아를 조금 더 빨리 더 정확하게 알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스벤 헤딘이 직접 그린 삽화가 어림잡아 100컷이 넘게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어떨 땐 글보다 더 생생하게 당시 상황을 묘사해주기도 한다. 책을 읽어가면서 탐험이라는 막연하면서도 낯선 주제가 내 삶에 들어오는 듯하다. 탐험은 삶에 대한 근본적인 애착에서 비록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많은 일들이 그러하지만 무언가를 알고 싶은 욕망, 그리고 그것이 단순한 검색이 아니라 내 발로 직접 밟아보고 확인해보는 이 일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내 삶에서도 형태는 다르더라도 탐험이 시작될 것 같다.

 

 

 

YES마니아 : 로얄 t*******8 2010.12.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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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의 탐험가, 스벤 헤딘
"열정의 탐험가, 스벤 헤딘" 내용보기
<실크로드의 악마들>에서 피터 홉커크는 스벤 헤딘을 가리켜 "중앙아시아의 무대를 가로질러 혜성처럼 나타난 걸출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탐험가가 되기에는 왜소한 체격의 이 담대한 인물이 보여준 초인적인 인내력과 지리학자로서의 전문적 식견은 그를 중앙아시아라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열정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자서전 <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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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의 악마들>에서 피터 홉커크는 스벤 헤딘을 가리켜 "중앙아시아의 무대를 가로질러 혜성처럼 나타난 걸출한 인물"로 묘사하고 있다. 탐험가가 되기에는 왜소한 체격의 이 담대한 인물이 보여준 초인적인 인내력과 지리학자로서의 전문적 식견은 그를 중앙아시아라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열정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의 자서전 <마지막 탐험가>는 이 열정의 드라마의 시작에서부터 점차 고조되는 과정을 거쳐 클라이맥스에 이르렀다가 마침내 결말에 이르는 기나긴 행로를 선명하게 그리고 있다. 열다섯의 나이에 탐험가가 되기로 작정한 그가 이 드라마의 주인공으로서 한걸음 한걸음 내딛는 행보는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동시에 찬탄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페르시아와 러시아령 중앙아시아에서 시작된 그의 탐험 여정은 파미르 고원을 거쳐 타클라마칸 사막 횡단에서 그 정점에 이른다. 몇 번이고 가까스로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다시 타클라마칸 사막 속으로 들어가 2000년 동안 파묻혀 있던 고대 도시 누란의 유적을 발견하는 엄청난 고고학적 성과를 올린다.

 

그러나 그의 열정적 탐사 여정은 이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금단의 땅' 티베트가 그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라싸 코앞에서 저지당하긴 하지만, 그는 돌아오는 길에 시가체와 타시룬포 사원에서 타시 라마를 방문하고 티베트인들의 신년 축제인 로싸를 현장에서 목격하는 놀라운 경험을 한 것이다. 미지의 땅의 주민들과 풍습과 생활방식은 이 책에서 그가 직접 그린 스케치를 통해 한결 생생하게 살아난다.

 

우리가 역사책에서 이름만 들었던 당대의 통치자들과 저명한 인사들과의 만남에 대한 기록 또한 무척 흥미롭다. 고양이와 못생긴 꼬마 아이를 총애한 페르시아의 샤, 터키의 술탄, 이홍장, 러시아의 차르,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 등 그가 만난 이들의 모습은 그의 사실적이고 구체적인 묘사를 통해 박진감있게 전달된다. 본문에는 자세히 나와 있지 않지만 연보에서 밝혀진 대한제국의 경성 방문 일화는 식민지 치하의 한국인들에 대한 그의 인간적 애정을 웅변하고 있다.

 

750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지만, 며칠 밤을 세워 행복하게 읽었던 책이었다. 그가 보여준 열정의 드라마 덕분에 한동안 내 삶도 좀더 열정적이고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 같다.

o******1 2010.12.30.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