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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필귀정(事必歸正)이라는 말처럼 복은 닦은 대로 가고 죄는 지은 대로 간다는 말이 실감나는 신과 함께 저승 편 마지막 권을 읽으니 심판은 별 다른 오차 없이 이뤄지는 것처럼 보인다. 죽고 난 후 49일 동안 여러 관문을 거치며 이승에서 지은 업보대로 총량적 평가를 정당하게 받아 벌을 받아야 할 망자들은 지옥에 떨어져 고통 속에 갇혀 지내는 것으로 귀결되니 조금은 속이 후련해진다. 자홍 씨 역시 영업부 과장으로 회사의 이익을 위해 원치 않는 술을 마시고 몸을 제대로 돌볼 겨를도 없이 영업 전선에서 뛰다가 돌연한 죽음을 맞아 안타까움이 더하였다. 진기한 변호사가 계획한 대로 자홍 씨는 죽은 지 49일 간의 재판 결과 무죄를 선고받음으로써 육도환생의 문 결정이라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첫 의뢰인을 맞아 정성을 다한 진기한 변호사는 용의주도함과 면밀한 연구로 다음 단계를 미리 준비하여 의뢰인의 걱정을 덜어주었다. 심판을 받아 본 적이 없는데다 저승에서 이루어지는 절차에 문외한인 의뢰인을 위하는 변호사를 보면서 귀한 인연이 어떤 것인지 가늠케 한다. 이승에서나 저승에서든 자신에게 양질의 기운을 북돋우며 양질의 방향으로 끌어 줄 이를 만나는 일은 축복할 일이다. 성불할 수 있는 모든 공덕을 갖췄으나 지장보살은 지옥에서 고통 받는 모든 죄인을 구제하기 전에는 성불하지 않겠다는 원을 세웠다. 혼자 힘으로 모든 영혼을 구제하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지장 법률 대학원을 세워 변호사 양성에 들어갔다. 지장 법률 대학원에서 수학했던 진기한 변호사는 탁월한 우수 졸업생으로 신장급 변호사로 선임되어 안정적인 길을 걸어가는 일을 거부했다. 그리하여 그는 저승 외곽의 허름한 건물에 변호사 사무실을 내고 국선 변호사로 모든 영혼들을 구원해주고 싶은 열망을 담은 지장보살의 화신처럼 다가왔다.
소대장은 죄를 뉘우치기는커녕 두 병사의 죽음을 둘러싼 이야기를 단속하느라 여전히 바빴다. 아직 명이 붙어 있어 명부에 오르지는 못하지만 이마에 중(重) 자 낙인으로 초군문에 도착하면 그 때부터 가중되는 죄로 소대장은 지옥을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넌지시 알려주는 듯했다. 붕어빵을 파는 윤 병장의 어머니는 국방색 옷을 입은 군인만 봐도 모두들 아들처럼 여겨질 정도로 자식의 생사를 확인하기 위해 백방으로 나섰다. 아들이 죽은 줄도 모르고 아들을 찾아 헤매는 애끊는 모정에 한 줄기 위안을 주기 위해 저승차사들은 어머니에게 작별인사를 건넬 방법을 찾아 나섰다. 도령은 성연을 장군처럼 꾸며서는 어머니 꿈속에 잠깐 들어갔다. 어머니 콧구멍 속으로 들어갔다 나오는 시간은 불과 3분이 주어질 뿐이었다. 아들은 자신의 재능을 알아차린 하늘에서 미리 자신을 불러들여 장군 자리에 앉혀 그곳에서 일을 잘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고 어머니 몸을 돌보며 살라는 당부를 잊지 않았다.
가슴이 뻥 뚫린 채로 이승을 떠돌던 원귀 유성연은 가슴에 붉은 심장을 달고 초군문을 향하는 전철을 타고 다른 망자들의 대열에 끼여 심판을 받으러 나섰다. 붉은 기운은 납덩이처럼 굳어져 창백한 성연의 얼굴에 생기를 돌게 해 예전의 성연의 모습으로 돌려 원귀의 모습은 눈에 띄지 않았다. 이승의 한을 품고 구천을 떠돌던 원귀의 탈을 벗고 심판을 받기 위해 도산지옥으로 가는 길 진기한 변호사는 두 번째 의뢰인 유성연을 찾아 변호에 나서는 일로 종결짓고 있다. 이승에서의 삶이 불공정하지 않다고 푸념을 늘어놓으며 냉소적이었던 이들에게 저승 편은 오히려 위안을 준다. 한편으로는 축생계로 떨어지지 않고 이승에서 사람 몸을 받았으니 도의를 저버리지 않고 착하게 살아가는 일이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한 두려움을 상쇄하는 길인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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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물론 몸이야 썩을 테지만 과연 사후세계가 있을까 궁금하다. 죽은 김자홍이 저승으로 가는 초군문행 열차를 타고 변호사를 만나 49일동안 재판을 받는다는 내용으로 각 지옥마다 진기한 변호사의 준비성으로 하나씩 대처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신과함께 저승편은 총 3권으로 구성되었는데, 크게 2가지, 일곱 번의 저승 재판과정과 도망친 원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한권씩 정리한다. 상에서는 도산지옥, 화탕지옥, 한빙지옥에서 활약하는 자홍과 진기한의 모습을 담았다. (리뷰: 착하게 살자 '신과함께 저승편-상') 중에서는 검수지옥과 발설지옥, 그리고 원귀의 모습이, (리뷰: 착하게 살자 '신과함께 저승편-중') 마지막권 하에서는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재판 그리고
![]() 김자홍 - 무골호인 (뼈가 없이 좋은 사람) 과로와 술병 진기한 - 국선변호사 제6 변성대왕 독사지옥 제7 태산대왕 거해지옥 지장보살 (모든 중생을 지옥의 고통으로부터 구제하여 극락으로 인도하려는 자비로운 보살. 변호사양성기관인 지장법률대학을 세워 모든 영혼들을 구제하려 애쓴다.) 저승차사 - 강림도령, 해원맥, 이덕춘 유성연, 2소대장, 송구현
김자홍은 2009년 겨울에 죽었다. 평범하게 살았고 매일 늦게까지 일하느라 결혼도 못 하고 부모님도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그렇게 살다가 원치 않는 많은 술접대로 간경화로 죽었다. 진기한 변호사와 만나 첫 번째 재판 도산지옥, 두 번째 재판 화탕지옥, 세 번째 재판 한빙지옥, 네 번째 재판 검수지옥, 다섯 번째 재판 발설지옥을 통과하여 49일에 끝내자는 남은 2개의 재판여정에 오른다.
여섯 번째 재판장소인 독사지옥으로 가는 길은 철환소라는 거대한 강철 구슬들이 굴러다니는 강으로 진기한은 염라대왕의 아주 아주 튼튼한 강처 트렉터를 준비해서 강철 구슬들을 헤치며 나아가는데 소용돌이에 휘말려 어딘가로 뚝 떨어지는데 어이없게도 재판없이 독사지옥 내부로 들어간다. 망자들이 시비를 걸고 싸움이 일어나자 변성대왕은 독사를 풀고 그때 두 사람을 발견하여 꺼내준다. 독사지옥은 싸움이 끊이지 않고 그 자체로 지옥인데 심해지면 독사를 풀기도 한단다. 여기에서도 진기한의 아이디어로 독사로부터의 피해를 막는다.
변성대왕은 자홍의 죄를 보면서 주변 사람들의 죄까지 묻는다. 연대책임을 지게 하고 처벌하는 '연좌제' 나도 물론 착하게 살아야겠지만 내 주변도 착한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네 탓이야!' 가 아닌 '네 덕분에' 라는 말을 들어야겠다.
드디어 일곱 번째 재판장소인 거해지옥으로 향한다. 불만제로 대왕이라 표현하는데 남을 속였는지를 재판하고 거해의 전기톱으로 몸뚱이를 자른단다. 전기톱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남을 속여 이득을 취하면 한 개당 5cm 가까워지고 피해를 보면 3cm 멀어지게 만든다. 태산대왕은 자홍의 잘못을 줄줄 말하자 진기한 변호사는 열심히 준비한 자료로 자홍을 변호한다. 그리고 점점 톱니와 자홍의 사이가 벌어진다.
진기한이 마음에 든 발설지옥 염라대왕은 진기한의 동기였던 초임 판관 송인범을 만난다. 진기한은 뛰어난 학생이었으며, 연구하고 파고들고, 임기응변과 상식을 뛰어넘는 아이디어를 말하는데 결정적으로 명예로운 상을 박차고 졸업식에 사라졌다고 한다. 이야기를 들은 염라대왕은지장보살의 변호사양성기관에 맞설 검사를 키울 학교 만들 계획을 세운다. 변호사라는 ‘방패’를 부술 수 있는 ‘창’이 필요해.
사후 100일엔 평등대왕의 천상지옥을 가는데, 부정한 방법으로 재물을 모은 자를 재판하고 쇠못이 박힌 침상이 있다. 사후 1년엔 도시대왕의 풍도지옥을 가는데, 살을 찢는 칼바람으로 간음의 죄를 다스리는 곳으로 그래도 일 년 동안 마음을 닦으면서 열심히 일을 하면 죄를 덮어준다. 사 후 삼년엔 오도전륜대왕의 무암지옥을 가는데 낮도 밤도 없는 암흑이라고 한다.
드디어 49일 재판 종료되고, 이승에서 49재를 지낸다. 그리고 자홍은 천상문을 제외한 다섯 개 문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해원맥은 태어나자마 데려온 아기를 생각한다.
또 다른 이야기. 원귀
넋이로세 넋이로세~ 넋인줄도 몰랐더니 오늘 보니 넋이로세~ 신이로세 신이로세~ 신인줄도 몰랐더니 오늘 보니 신이로세~ 진도씻김굿
심판보다는 구원이 좋고 더 많은 사람들을 구하고 싶다는 진기한. 그의 과거는 그 스스로가 스포일러라고 말하지 않아 모르지만 왠지 나쁘게 살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설마 나쁜 넘이 저승에서 변호사를 하고 있을까 싶다. 이런 엉뚱한 생각마저 드네. '신과 함께'를 읽으며 인생공부를 많이 한다. 나름 남에게 해 끼치지 않고 살아왔으니 이젠 좀 더 주변을 둘러보며 살아야겠다 싶다. 당장 내 아이들부터 살펴야지. 물론 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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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 신 아니세요?" (상편) "혹시 ... 나쁜 놈이세요?" (중편) "착하게 살아야겠다." (하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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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는 인터넷 웹툰을 통해 깊은 감동을 느끼며 읽은 작품이다. 아마 종이책으로 읽을 때 이상으로 숙독을 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을 펼치니 새로운 감동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모니터에서는 느낄 수 없는 종이책의 매력일 것이다. 이 책을 완독하고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떠오른 생각들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우리 신화의 아름다움을 새삼스럽게 느꼈다. 제우스 등 12신들을 비롯한 크고 작은 여러 신들이 얽힌 장엄하면서도 낭만적인 그리스 신화, 게르만 민족이 숭앙한 북유럽의 오딘 신화, 일본의 왕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미요 신화에 비교하면 우리의 단군신화나 고구려 건국 신화는 너무 빈약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을 통해 저승의 10대왕을 비롯하여 염라대왕을 저승의 첫 번째 왕으로 삼기까지의 대별왕과 소별왕 신화까지 알게 되었다. 또한 강림도령과 해원맥, 이덕춘이 저승차사가 되기까지의 사연도 『신과 함께』저승편에 이어지는 이승편과 신화편 등을 통해 접하게 되었다. 주옥같은 그 사연들은 그리스신화 못지않게 아름답고 풍성했다. 둘째, 신상필벌에 대한 저자의 염원을 느꼈다. 저승의 변호사 진기한은 맹목적으로 김자홍을 무죄로 만든 것이 아니다. 김자홍은 힘이 없고 재주가 없어서 평범한 소시민으로 살아왔지만, 그는 선한 사람이었다. 이승에서는 무골호인으로 무시 받았지만, 진기한은 그 아름다움을 알아본 것이다. 저승의 심판을 무사히 통과한 김자홍이 눈물을 흘리면서 감사의 인사를 올리자 진기한 변호사가 대답한 말이 인상에 남는다. “저야 말로…… 김자홍 씨 같이 착한 분을 맡게 되어서 영광이었습니다.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하겠지요.”(193쪽) 반면에 이승에서 갖가지 죄를 범한 이들은 7개 지옥을 통과하는 동안 하나하나 밝혀지면서 가혹한 처벌을 받게 된다. 당사자에게는 가혹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그의 소행으로 보면 응분의 댓가가 아니겠는가? 저승의 눈과 마음은 이 작품 속의 10대왕이나 진기한 변호사, 또는 저승 3차사와 같아야 할 것이다. 그 많은 돈을 빼돌리고도 29만원밖에 없다고 하는 사람이나, 반란수괴에 빌붙은 반란종범이면서도 기득권을 이용하여 국립묘지에 묻혀 있는 이승의 법이 저승까지 통용된다면 힘없는 서민들의 마음은 어떨까. 죽은 시신마저 억장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일 일 것이다. 독립운동자의 후손은 삼대가 망하고, 친일파의 후손은 대대손손 부귀를 누린다는 우리의 역사에 절망을 느끼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여러 명의 혼외자녀를 둔 사람이 만든 신문사에서 혼외자녀 운운하며 목청을 높이는 현실에서 통탄을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 이들은 이 작품에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그래봤자 이승에서 몇 십 년이 아닌가? 무도한 족속에게 저승의 가혹한 형벌이 영원히 이어질 것을 생각하면 통쾌하게 웃을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내부고발자에 대한 저자의 의식에 공감했다. 송구현 일병은 유성연 병장의 사인을 은폐하는데 가담한 일인이었다. 그가 어린 시절 수명이 다해서 잡으러 갔던 해원맥은 그를 놓아주었다. 강림도령이 그에게 속삭인다. “지옥행 티켓을 찢을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러 왔다. 남은 인생을 침묵으로 조용히 살아갈 것인지 내부고발자가 되어 소용돌이에 휘말릴 것인지 선택은 너의 몫이다. 잘 생각해 보아라.”(184쪽) 1980년 당시 광주항쟁 당시 신군부에 의해서 수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지만, 아직도 발포명령을 내린 수괴는 버젓이 살아있고, 그 명령을 들은 사람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총을 쏜 사람은 있고, 죽은 사람은 있어도 쏘라고 명령한 사람은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감사원의 내부 고발자였던 이문옥 감사관, 국정원 댓글에서 용기 있는 발언을 한 어느 수사과장…. 그들에게도 강림도령과 같은 음성이 있었을까? 그들은 자신에게 닥칠 고난을 알고 있으면서도 침묵보다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길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 그것은 모르겠다. 하지만 강림도령은 미소를 주고 있을 것이다. 지옥행 티켓을 찢은 용감한 선택한 사람들의 착한 정신에 대해서…. 이 작품을 읽은 독자 중에서 사악한 집단의 비리에 대한 내부고발의 용기를 갖게 되는 이가 단 한 명이라도 출현한다면, 이 작품의 가치는 그 하나만으로도 증명될 것이다. 『신과 함께』는 학생들은 물론 어떤 사람에게도 안심하고 권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나는 저승편을 읽은 뒤에 이승편과 신화편도 읽었다. 그리고 검색을 통해 그의 작품인『무한동력』도 읽었다. 다른 작품이 발표한다면 누구보다 열심히 그 작품을 탐독하고 그 마음을 적을 것이다. 이 책을 읽은 큰 소득 중에 하나는 주호민 화백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라는 말로 글을 맺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