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척 기분좋게 받아든 책이었던건 첫 리뷰어 당첨책이기도 했지만 문학동네 라는 인지도였다. 제목부터 뭔소린지 가늠이 잘 안되는 상태로 책읽기는 시작되었다. 첫 단편 『꾸꾸루꾸꾸 빨로마』에서 사형선고나 마찬가지인 통보를 받고 마지막 정양을 온다. 주인마저 잠시 내빼버린 상황에서 첫 손님은 성인의료기 판매상이다. 관심도 없는 그에게 한참을 설명하다 그가 두고간 물건은 남자용 자위기구. 살 날이 멀지 않았음을 통보받아 내려온 사람인지라 식은땀만 날뿐, 아무런 생각도 없는데 건전지로 작동하는 그 기구는 분기탱천해 있는 모습 그대로 움직이고 펄펄 뛴다. 무심히 그걸 바라보고만 있는데 사람들이 찾는다. 옷장수, 산신제 지낸다는 나이 많은 여자와 젊은 처자, 체장수, 그리고 옛 애인. 옛 애인과는 정사도 치르고...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리는데... 사실 리뷰 쓰려는데 영 감이 안잡혀 줄거리를 보면서 이제야 이해가 되었다. 그들은 죽은자들로 예전 얽히고 설킨 추억속의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난 왜이리 이해력이 딸렸는지...나만 그랬나... 『떡』은 말 그대로 매춘하는 병점댁의 하루일과라 할 수 있다. 처녀증명서까지 떼어서 시집 온 한국. 남편의 선한 눈빛이 좋아서 나이차는 아무것도 아니었고 홀시어머니도 상관없었다. 알콜중독자인 남편은 병점댁 몸 위로 올라오지 않으면 술하고만 살았다. 몸 위에 올라와도 시원찮게 그렇게 내려갔는데 아이는 둘이나 낳았다. 밥상이 날라다니고 매맞기 일쑤인 생활에서도 남쪽 고향을 그리며 참아내는 생활. 인절미의 쫀득한 맛이 묘하게 입맛이 맞더니 그 질감이 위안이 되고 참을성이 되고 생계가 되었다. 아무리 떡을 팔러 돌아다녀도 문전박대가 부지기수인데 더구나 남쪽 나라 사람이라니... 그러던중 아파트 공사장을 알게 되고...공사장 엘리베이터를 작동시키며 친절을 베풀어주는 남자. 그 남자의 선한 눈빛이 맘에 들었고 고마웠다. 사람들은 떡과 커피를 일 치룬후 간식처럼 사줬다. 공사판의 사내들을 더 자극시킬 수 있는 노래(말)를 녹음된 사람처럼 꼭 주절거렸다. 1단계 2단계 3단계면 남자들은 그예 충족이 되었다. 비가 오니 한층서 대여섯의 남자들은 술과 안주로 질펀하게 얼큰해졌고, 반장이 떡과 화대를 먼저 주고는 여럿을 상대한다. 이미 죽은 시어머니와 남편은 없어도 기다릴 두 아이와 남쪽 나라 고향에 돈 부쳐주는게 낙인 그녀. 그래서 참을 수 있고 이만한 벌이가 없고 노래는 자동으로 나온다. 사내들은 미친 몸부림을 친다. 이젠 공사판을 떠날때가 되었다고 느끼고 엘리베이터를 타니 선한 눈빛이 말한다. 힘들지요. 그리곤 복부를 한 번, 두 번, 세 번 가격하고는 손수레 안의 돈을 갈취해 달아난다. 죽은 남편이 보인다. 대화를 한다. 다문화가정의 외국신부의 애환은 차치하고라도 이제는 어쩔 수 없이 대부분 그렇게 시집온다는 걸 알기에 감정이 더 격해지지는 않았다. 어떻게든 살아내는 그녀의 생활력을 안타깝지만 담담히 바라볼 수 밖에. 그런데 말이다, 선한 눈빛을 보이고 엘레베이터를 운전해 손수 내려주고 호의를 베풀던 그 자식이 그럴줄은 몰랐다. 나는 그 녀석도 어차피 공사판 인부고, 병점댁의 상황을 짐작하기에 도와주고 혹여라도 홀몸이면 둘이 잘되려나 보다 라고만 생각했다. 순진하게도. 아니 그리되길 바랬다. 도매금으로 넘기자면 저도 다른 녀석들처럼 그런 행동했을지도 모르니...그런데 그 개자식(이렇게밖에 표현할 수 없다)이 선한 눈빛으로 병점댁을 안심시키고는 그 돈을 갈취해. 에라이, 벼락맞아 뒈질놈아. 벼락 쫓아가 맞을놈아. 분이 안풀린다. 벼룩의 간을 내먹어도 이보단 더 분하지 않을것 같다. 아주 기분이 더러웠다. 『이별전후사의 재인식』 IMF로 정신없는 와중에도 그와 그녀는 불안하지만 끊임없이 노력했고 사랑했다. 불분명한만치 오히려 더 그녀를 탐했던 남자를 여자는 좋아하면서도 지긋지긋한 그 생활이자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했다. 마지막으로 그 남자가 목걸이를 사서 걸어주고는 옷도 멋진 옷으로 사주고 둘은 헤어진다. 4년여의 만남과 이별이다. 남자는 시골서 학원을 하며 아이를 하나 두었고 여자는 지점장 부인으로 남매라 했다. 8년만에 재회한 그 앞에 그녀는 목걸이를 하고 나타난다. 둘은 한 달에 두어 번씩 꼭 만난다. 만나기만 하면 얘기가 안되는게 꼭 그 옛날로 돌아간다. 불분명한 그 시기엔 '불안해'라고 나지막히 말했던 그녀가 '행복해'라는 단어를 내뱉을즈음 둘은 어느새 다시 헤어짐을 예감한다. 그건 뭐였을까. 그 옛날 못다푼 사랑에의 미련이었을까. 그 옛날보다 나아진 상황에서의 첫사랑이자 옛사랑의 재회였을까. 제 각기의 가정에서 맛보지 못하는 익숙한 것들에의 즐김이었을까. 그들은 그 옛날에도 재회후에도 줄기차게 서로를 탐한다. 찰떡궁합이었던 모양이다. 그러다 그 모든 것이 충족되었는지 '행복해' 라는 단어가 나오고 그도 더이상은 타고 남을게 없음을 감지한다. 이건 뭐. 도덕적이다 아니다의 개념이 아닌 이별전과 이별후의 재인식이라 해야나보다. 불안해가 행복해로 바뀔 수 있는 현실이 되었는데도 그리웠던 사람인지라 아련한 향수였다는 생각도 든다. 헤어지고 싶어서 헤어진게 아니었기에 늘 미련으로 남아있다가 언제고 돌출준비된 마음과 행동들이었나 보다 라고 정의해본다. 한 달 치 강의료를 몽땅 접대비로 바치며 따낸 한 학기 강의. 애인을 만나고 돌아오는 길. 아내에게 들통이 났기에 그 도시만 다녀온다면 신경이 극도로 서는 아내. 네비게이션의 멘트가 그 도로를 달리는 동안 계속 굵은 글씨로 나오는데 매우 참신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고라니가 사람처럼 옆좌석에 앉길 바라고 멧돼지는 뒷자리에 앉고(바람자루 속에서), 구미호인 절세미인이 따라와 소피를 본다며 으슥한 곳으로가 정사를 맺고, 호랑이가 갓을 벗겨가는 대신 목숨은 살려주고(사람 살려)...티켓을 끊는 다방 아가씨 '밀크쉐이크'는 어느날 자정부터 단골손님이 되어 북대에 가기를 요청하고, 꿈속에서 일이 나는데 그게 법당에서의 생생실화가 되고(북대)... 그런 반면 저질스럽다 말하기엔 좀 억울하고 그렇다고 적시적소에 딱 맞는 말이라기엔 너무 많이 등장시켜 거슬리는(때론 아름다울 수 있음에도)단어. 성기가 그리 많이 등장하고 바람자루 역시 부풀은 성기로 표현되더니 나중엔 주인공 이름이 성기라니. 그러다 마지막엔 미스터리가 등장하는데 그것 역시 사타구니 라는 표현으로 귀결된다. 애인과 아내를 둔 택시기사가 임질균에 걸렸는데 아내와 애인 둘다 걸렸다. 원인이 누구인지를 도시당체 알 수 없는 상황. 절을 오가는 기사인지라 임질균 치료중에 금주고 성지순례라는 관광버스에 오르는데(저 언덕으로 건너가네)... 그나마 가장 단순하면서도 더티하지 않고 아련한 향수에 젖어보는 시간인 메밀꽃 질 무렵은 영원한 이별후의 재인식이었기에 괜찮았다. 이 책은 읽기가 쉬운데 읽는도중 이해력 테스트를 요하고 공통적인 게 여럿 있다. 꿈인지 현실인지, 일상인지 회상인지, 추억담인지 도대체가 갈팡질팡에 횡설수설이다. 읽고 나서 쓰려니 요약조차도 어렵고 난감하다. 이렇게 난해한 리뷰쓰기는 또 오랜만인 것 같기도, 첨인것 같기도 하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택시기사, 절, 아무렇지 않은 내연녀와의 관계들(꼭 아내에게 들킨다), 달리는 산길 내지는 고속도로, 지방도. 강원도 저자라서인지 강원도의 길이나 절을 배경으로 어느 지역을 훑는다는 느낌이 들었다. 묘하게도 택시기사들이 절에 오가는 사람들을 실어 나르는 것과 어쩜 회개하고픈 마음인지, 뭔가를 염원하는 탑돌이라도 하고픈건지 직업 여성이라 할 수 있음에 아이러니했다. 일테면 영업중에 말이다. |
|
내겐 그런 선배가 한 명 있었다. 남들은 그 학벌에 도대체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하는데, 남들 다 하는 과외는 마다하고 꼭 ‘노가다’라 부르는 막노동을 하는. 너무 쉽게 버는 돈은 죄악이라 생각해. 그리고 솔직히 머리 굴리는 것보다는 몸 쓰는 일이 더 좋더라. 땀 흘리고 나면 기분 좋잖아. 한여름동안 얼마나 뙤약볕에서 일을 했는지, 여름방학이 지나고 만나는 그 선배의 얼굴은 언제나 구릿빛이었다. 웃을 때마다 가지런한 이만 더욱 하얗게 빛났다. 그런데 그 선배가 그렇게 열심히 일을 하는 이유는, 학비 때문이 아니었다.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기 위해서. 선배라면 자고로 후배들 밥과 술은 굶지 않게 해줘야지. 내 선배들이 나한테 그랬던 것처럼 나도 내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되어줘야지. 심지어 대학 입학할 때 “아들아, 위급할 땐 이걸 쓰거라.”하고 어머님이 마련해준 금반지까지 저당잡히면서 후배들에 대한 밥인심, 술인심은 잃지 않았던 그런 선배가 있었다. 그 선배의 학생증은 술집에 저당잡혀 있을 때가 많았고, 노가다로 돈 벌어 학생증 맡기고 진 외상을 다 갚고 나면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학생증은 어느 다른 식당이나 술집에 저당잡혀 있기 일쑤였다. 미국서 한국 들어갈 때마다 다른 사람들은 안 만나도 이 선배는 꼭 만난다. 노란색 피케 셔츠를 선물로 사갔더니 ”이렇게 야한 색 옷을 어떻게 입냐?”며 퉁박을 주고, 스타벅스 가자고 그러면 “나는 아직도 거기가 적응이 안 돼. 내가 고급커피 사줄테니 그냥 자판기 커피 마시자.”하면서 굳이 길가에 앉아 사람 구경하게 만든다. 매너 있게 담배 좀 안 펴주면 좋으련만 “한 대만 필게, 한 대만.” 이러면서 눈치 없이 계속 담배를 핀다. “형이 그러니깐 아직도 장가를 못 가는 거지.” 말은 하지만, 서울 올라온지 거의 30년이 다 되어가도 처음의 그 촌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는 이 사람이 나는 참 좋다. 뭐랄까? 고집스럽거나 완고하게 느껴지는 ‘촌스러움’이 아니라 순박하고 인간미 있게 느껴지는 ‘촌스러움’이다. 호박잎에 싸먹는 보리밥 같다. 매끈한 맛은 없지만 구수하다. 오래 씹을수록 달고. “형, 빨리 결혼 좀 해. 형 결혼하면 내가 축의금을 백 만원은 한다.” “여자가 없어, 여자가.” “형처럼 사는 남자들 여자가 안 좋아한다니깐. 결혼하려면 돈도 좀 모으고 사람들도 좀 그만 만나. 안경도 좀 좋은 거 하고 다니고, 옷 사고 구두 사고 그런 데도 돈 좀 쓰고.” “그런 데 돈 쓰는 거 아까워.” “사람들한테 돈 쓰는 건 안 아깝구?” 이 남자 언제 장가나 갈지 정말 걱정이지만, 결혼할 땐 정말 백만원 넘게라도 축의금을 할 거다. 정말 정말 축하하며. 하긴 백만원을 한들 학부 때 내내 얻어먹은 밥값도 안 되겠지만. 이야기가 길어졌다. 김도연의 『이별전후사의 재인식』을 읽으면서 난 내 선배 생각이 많이 났다. 모르긴 몰라도 김도연이라는 이 작가도 아마 내 선배만큼이나 사람 좋을 것 같다. 세련된 맛은 없을지 몰라도, 촌스럽게 느껴질지 몰라도, 그게 완고하거나 고집스러워보이는 게 아니라 인간적으로 느껴질 것 같다. 그가 웃으면 세상이 다 청안하게 느껴질 것 같다. 강원도가 주를 이루는 그의 이야기들도 대개는 그렇게 소박하고 구수하고 맛깔나다. 도시적인 것, 세련된 것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에게는 낯설고 재미 없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자연을 닮은 그의 글들은 오래 씹으면 씹을수록 달고 구수한 보리밥처럼 입맛을 돌게 한다. ‘그래, 바로 이 맛이야.’ 먹으면 모두 피가 되고 살이 될 것 같은, 어떤 힘이 느껴진다. 세상의 파고가 그만 지나쳐 가는 것은 아니다. 그의 글에서도 역시 간간이 삶의 신산함이 느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볍게 눙치면서 정선 아라리처럼 흘러가는 그의 소박하고 돌돌한 둥글둥글함이 글에도 녹아난다. 겨울의 온갖 추위를 뚫고 나온 봄나물의 건강함이 느껴진다. 한동안은 이 작가의 작품들을 열심히 찾아 읽게 될 것 같다. |
|
이 책을 읽은 날은 아주 맑은 날이 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섯을 때 구름한점 없는 파란색 하늘을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솔직하게 구름한점없는 파랑은 아니었지만 살짝 구름인지 안개인지 구분이 안되는 것이 오히려 하늘을 보기 편했었죠. 그리고 날씨도 조금 풀려서 오늘은 좀 따뜻한 날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자리에 앉아서 이 책을 펼치고 나서 몇번이나 밖의 날씨를 확인해보고 싶어졌습니다. 자꾸비가 오는 느낌이 들어서 공기도 눅눅해진 기분이 들고 가라앉는 느낌도 들었거든요. |
|
김도연의 소설은 샤갈의 그림같다. 나는 물론 그림에도 문외한이고, 그의 작품을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꿈인 듯 현실인 듯 환상과 실제를 오가는 그의 글을 읽자니, 자연스레 샤갈의 그림이 떠오른다.
그의 작품들은 처음 읽을 때는, 사실 조금 혼란스럽다. 주인공의 신세 한탄을 듣고 있는가 했는데 어느새 곁에 오래 전에 죽은 자들의 혼령이 다녀가고(꾸꾸루꾸꾸 빨로마), 주인공을 따라 강원도 도로의 구불구불한 길을 달리다 보면 어느 결에 갑자기 고라니와 멧돼지가 같이 차에 타고 있다(바람자루 속에서).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어디서부터가 상상인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게 뒤죽박죽인 내용을 읽고 나면, 어쩐지 등장인물들에 대한 안쓰러운 마음을 감출 수 없다.
그런가하면 작가는 <이별전후사의 재인식>이나 <떡-병점댁의 하루>를 통해 현대 사회에 대한 그의 인식을 내비치기도 하고, <메밀꽃 질 무렵>이나 <사람 살려!>를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특히 <메밀꽃 질 무렵>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후일담 형식으로 씌어져, 노인이 된 ‘동이’를 통해 아버지 허생원에 대한 추억과 봉평 장터에 대한 현실의 고단함을 보여준다.
달밤에 어울리는 얘기를 주절주절 나누며 고개를 넘고 개울을 건너는 운치는
재래시장 혹은 우리의 옛모습이 사라져 가는 모습을, 작가는 노인이 된 동이를 통해 '메밀꽃이 지는' 모습으로 그려내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은 병점댁이거나, 박선생이거나, 택시오빠와 밀크셰이크거나 혹은 그와 그녀이거나… 사연은 모두 제각각이지만, 하나같이 자신이 처한 현실에 지치고 힘겨워하는 인물들이다. 그들은 모두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세계에 살고 있다.
이렇게 '꿈같은 현실, 현실같은 환상'은 김도연의 또다른 작품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2007)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이 작품의 주인공은 '소를 팔아버리고 홀가분하게 여행이나 다니자'고 길을 나섰다가 얼결에 '사람보다 더 사람같은 소'와 내내 여행 아닌 여행을 나서게 되고, 여기에 남편의 장례식조차 엄벙덤벙 마친 그녀(메리)가 합류한다. 단편집 <이별 전후사의 재인식>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꿈같은 현실, 현실같은 환상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하고 혹은 아예 다른 세상으로 건너가기도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들이 꾸는 꿈은 희열에 가득 찬 카타르시스는 아니다. 그들의 모습이 착잡함과 안쓰러움을 주는 것은, 어쩌면 그들이 우리 사회의 모습 혹은 우리의 자화상을 보여주기 때문은 아닐까? |
|
뭐긴. 장보러 왔다가 장보고 가는 거지. |
|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람을 만나, 미지의 매력적인 삶을 접하고, 오로지 그의 사랑만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것이 사랑의 시작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마르셀 프루스트-
문/사/철 로 통하는 고전이라 불리우는 이야기를 모든 문학은 번역이다. 그것이 가져오는 해석.개인의 통찰이라할까.. 저마다의 경험의 이야기 해석된 상상력을 구하고 싶다..
꾸꾸루꾸꾸 빨로마……『21세기문학』 2005년 가을
떡―병점댁의 긴 하루……『문학들』 2008년 봄 [그것이 알고싶다]에나 나올법한 이야기.
저자가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을 정말 좋아하나 동화를 보면 언제나 해피엔딩으로 막을 내리며 오래도록 행복했다.라고 끝내는 이야기를
꿈?글쎄 꿈을 위장한 현실이 아니였을까.
택시기사와 다방아가씨. 저마다의 가슴속에 아니 그 옆자리에 비워두고 함께있는 외로움을 서로가 어떤 존재인지 다 알고 부끄럽고 감출게 없으니. 티켓다방아가씨가 절에 기도하러가는것에서
성기:나에겐 지도가 있다 선문답과 우화 민담을 뿌리도 둔 단편.
전의 연인과 한창 만날때 서로 헤어져도 잊지 말자라고 했는데 1997년과 2007년 을 두고 헤어짐의 기간은 8년으로 두고 다시만난 옛연인과 추억을 살렸다. 남녀사이라는건 어른이 될수록 현실을 벗어나진 않는다. 가난이 싫었다.라는것.
다행이 소설의 마지막이 좋은 사람 만나길 바란다는것은. 정말 잊을수 있다는것이 결국 내곁에 두는것보다 서로의 행복을 바라는 형식의 모습으로
저 언덕으로 건너가네……『시에』 2006년 가을 대학교때 남자친구들중에 한명이 여친과 어떻게 된건지..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나야 내친구였지만 그 속을 모르니. 아내와 남편 그리고 남편의 애인. 이 세명의 모습은 대한민국의 모습으로 보인다. 한여자만으로 만족할수 없는 남자의 습성. 최근에 이슬람법에 관한 이야기가 있는데.
사는 모습을 이렇게 그려 소설로 엮어보니 삶을 사는 이야기속에는 나와 가족과 친구와 인접한 그 경계에 머물러 있는듯하다.
|
|
이별전후사의 재인식을 읽은 느낌은 나의 육과 영이 분리되어 그 경계선을 넘나드는 기분이었다.
[떡-병점댁의 긴하루]...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이방 세계 약자인 한 여자를 통해 한국이란 세상에 너무도 처절하게 생존하는 모습이 가슴아팠다. 자신의 두 아이와 고향가족의 부양을 위해 자기자신을 돈벌이로 활용한다. 죽은 남편의 환영을 통해 그녀는 자신의 현실과 과거를 오간다. 그리고 떡을 씹으며 현실의 자신을 표현한다. [메밀꽃 필무렵] 주인공 허동이(노인)는 죽은 아버지(허생원)와의 만남으로 추억과 사라지는 것을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것이다. [바람자루 속에서] 한 시간강사와 아내, 애인Y, k교수와의 얽혀진 현실적 문제를 아가위나무 흰꽃을 통해 풀어간다. 그런 그에게 네비게이션의 목소리는 현실임과 동시에 그를 조율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이중적 환영을 통해 시간강사의 현실을 풀어간다. [북대]는 사랑이야기다. 우리 주위의 흔한 연애소설... 그것을 좀 더 다른 각도에서 느낄 수 있도록 나와 밀크셰이크로 주인공을 표현했고, 이들의 사랑은 북대(오대산에 가장 깊고 높은 암자)로 가보지 못한 길에 대한 아쉬움을 이룰수 없는 사랑으로 표현했다. [사람살려]의 강원도 부잣집 아들 주인공 김성기는 하인 개똥이와 한양으로 가는길에 겪는 일(환상의 미신)을 민담형식으로 엮었다. 우리의 토속 미신을 통해 우리 삶의 해학과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쉼표같은 역할을 한다. [이별전후사의 재인식]은 각기 가정이 있는 예전 연인이 8년만에 만나 그들의 아쉬움을 다룬 이야기이다. 그들은 시간의 강을 거슬러 정치적 변화와 그들 또한 변한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 이별이란 결과로 종지부를 찍는 글이다. 결국 "재"인식의 의미를 알 것같다. [저 언덕으로 건너가네] 택시기사 양봉주는 아내와 애인 영희와 관계 속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그 원인을 찾다가 수다사로 성지순례를 떠난다. 그를 통해 사람을 믿지 못하는 이 세대를 표현한다.
|
|
[이별전후사의 재인식 / 김도연 / 문학동네]
|
|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을때가 있습니다 너무 많은 일들에 휩싸여 살다보면 어느새 스트레스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바쁘다는 핑계로 내 몸을 챙기기가 쉽지 않아서 결국 어딘가 탈이 나서야 제대로 나를 보게 됩니다 그럼 이미 늦은 후회가 찾아오곤 하지요 알면서도 안되는 이런 일들이 우리 주변에는 너무 많습니다 저도 물론 그런 케이스였습니다 알면서도 나를 돌아보지 못했고 내 몸을 내 건강을 추스리지 못해서 여기저기 삐그덕 거린 이후에 늦게 알았습니다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 한다는것을요 우리 현대인들이 병을 얻는 가장 큰 원인이 아마도 스트레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언젠가 내가 이런 모습으로 나이가 들어가는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주인고의 입장에 최대한 서서 타인들을 바라보았던 책이었습니다. 깊은 산속에서 혼자 지낸다고 해도 외부와 다른 사람들과 완전히 차단되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게만 살아오던 주인공이 어느날 무조건 쉬어야 한다는 의사의 말을 들었을때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이젠 죽음이라는 말이 번뜻 머릿속에 떠올랐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병원과 의사를 멀리하고 싶어하지요 이런 말을 들을까봐 무섭고 두려워서 말입니다.하지만 미리 이제부터는 건강을 찾고 싶습니다 조금 천천히 가고 또 느리게 생각하기를 반복한다면 그리고 중요한 것 한가지는 욕심을 버린다면 우리모두 오래도록 행복하게 여유롭게 살수 있을거란 생각을 해 봅니다 잠시나마 주인공이 되어 이 책의 흐름이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 보았기에 나를 돌아볼수 있었던 책이었습니다 오랜만에 나를 본것 같습니다 항상 차분하게 나를 챙기면서 살아야겠습니다 건강은 소중하니깐요 그리고 나 자신은 내가 제일 먼저 챙겨야 하니까요 |
|
정신과 의사가 간혹 환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다. 현실과 환상의 혼돈 속에서 순간의 착오로 환상의 문으로 들어 가는 것을 말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이 나에게는 그렇다. 현실인가 싶으면 꿈이고 꿈인가 싶으면 현실이었다. 8편으로 구성된 단편이었기에 큰 혼란을 가져오지는 않았지만 장편이었다면 현실의 문을 과연 열고 나올 수 있었을지 장담은 못하겠다.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회에서 소위 아웃사이더라 불리는 사람들이며 배경은 대부분이 작가의 고향인 강원도가 중심이다. 꾸꾸루꾸꾸 빨로마 강원도 산골은 아니었지만 깡촌에서 자란 세대로 등장하는 인물들이 낯설지가 않다. 체 장사 이 들은 밥상하고 체를 같이 가지고 다녔으며 간단한 것은 수리도 해 주었고 그 삯으로 쌀이나 콩 이런 곡물로도 받아갔던 기억이 난다. 옷 장사는 원래 옷 베 즉 옷 감을 머리에 이고 다니면서 판매 했었는데 기성복이 나오면서 옷, 내의, 양말 까지 판매 했었다. 이들을 하루 밤 재워 주면 낙하산 양말이라고 매우 질긴 소재의 양말을 한 켤레 주고 갔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 저 학년 때까지 이런 사람들이 다녔던 것 같다. 저자의 도움으로 그 때 기억을 떠올려 보니 할머니 생각이 문득 난다. 떡- 병점댁의 긴 하루 병점이란 동네를 떠올려 보면 아파트 공사장이 머리 속에 떠올랐다. 지금도 아파트를 많이 짓고 있지만 병점 주공아파트 지을 때 거기서 아르바이트를 해서 그런가 보다. 우리나라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이 약 백이십만 명 정도 된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렇다 보니 결혼 이주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잘 사는 경우도 있지만 병점 댁처럼 더러 고생하는 결혼 이주민도 있다. 그들이 타국에 온 목적이 병점 댁의 목적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언어와 피부가 다르다 하여 그 들이 사람이 아닌 것은 아니다. 그들도 충분히 존중 받아야 하며 서로 상생할 수 있은 길을 모색 했으면 한다. 메밀꽃 질 무렵 작가의 재치가 엿보이는 단편이다.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의 배경인 봉평 장터에 주인공인 동이를 등장 시켰다. 장터의 모습은 현재를 닮았지만 동이는 허생원을 그리워하는 눈치다. “인생이 뭔가요?” “뭐긴 장보러 왔다가 장보고 가는 거지.” ㅋ 바람자루 속에서 등장인물 중 그나마 지식인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삶 또한 호락호락하지 않다. 시간강사 1년 연장을 위해 1달치 월급을 영향력 있는 교수에서 쳐 발라야 하는 가상이 왜 나는 현실이라 느껴지는 것일까? 저자 또한 모 대학 시간강사로 출강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비주류인 주재에 아내에 애인까지 격에 맞지 않은 느낌이다. 지식인으로 욕구를 자제할 수 없다면 지식인은 물론이거니 인간이기를 거부 하는 것과 같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인 까닭은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북대 택시기사와 다방 아가씨들의 가십에 감히 부처와 수보리를 등장시켰다. 어쩌면 발칙한 발상이라고 지탄받을 수도 있다. 밀크세이크는 왜 북대를 가려 했을까? 현실을 도피하려는 것은 아니었을까? 사람살려! 백년 전이닌까 아주 오래된 이야기는 아닌데 호랑이 담배 피던 이야기가 등장한다. 어렸을 때 할머니 이야기 속이나 전설의 고향에만 등장했던 것들이 현실로 묘사 되었다. 저자는 구미호, 호랑이, 물귀신, 산적, 도깨비를 통해 독자에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 것? 문명의 이기가 인간에게 가져올 재앙을 얘기하는 것일까? 자연의 순리는 거슬리는 행위를 멈추고 그 들과 함께 사는 방법을 모색하고자 하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 같다. 이별전후사의 재인식 사랑이야기 치고는 외설스럽고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다. 인터넷 가십거리로 떠 돌아다니는 치정에 연평해전이나 대통령 선거를 대입하였다. 1997년는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되었고 2007년에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되었다. 여자는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갖는 척 하지만 사실 그는 관심이 없었다. 왜? 누가 되든 이상적인 정치가 실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복선을 깔고 싶었던 게 아닐까? 저 언덕으로 건너가네 8편을 한꺼번에 쓴 글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여덟 편을 읽다 보면 배경이나 등장인물이 겹친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젊어서 좀 놀았던 봉주는 택시기사를 하며 그녀와 영희을 오가며 접촉을 하다 결국 병에 걸렸지만 누가 범인인줄은 모른다. 여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들이 왜 낯설지 않을까? 사람의 깊은 내면을 끌어내서 일까? 아님 사회 세태가 그러해서 그럴까? 이 책을 읽으면서 주의해야 할 점은 지명과 등장인물이 낯설지 않아 현실로 자칫 오해할 소지가 있다. 복선을 감지하지 못하고 현실 그대로 인식하다간 낭패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