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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도이칠란트의 히틀러 총통을 좋아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같이 싸움을 일으킨 괴링이나 괴벨스 따위나 그 똘마니인 나치 무리들이나 그를 따를까... 그래서 히틀러를 죽이려고 한 일은 많이 있었나 보다.
도이칠란트 사람들 사이에서 히틀러를 죽여 싸움을 끝내려고 한 일을 그린 영화는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2008년에 만들고 탐 크루즈가 나온 <작전명 발키리 Valkyrie>다.
도이칠란트 밖의 사람도 히틀러나 그 똘마니인 나치 무리들한테 죄값을 치루게 하는 모습을 담았는데,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2009년에 만든 영화 <바스터즈 : 거친 녀석들 Inglourious Basterds>이다.
유대인을 죽이거나 괴롭힌 무리들한테 톡톡히 앙갚음을 하는 무리들을 다룬 것으로, 그냥 어쩔 수 없이 싸움에 끼어든 도이칠란트 병사들은 놔두고, 앞장 서서 나쁜 짓을 해댄 나치 무리들한테 본때를 보인다.
2. 미국은 알도 레인 중위(브래드 피트)가 이끌고 유대인으로 꾸민 특공대 '개떼들'을 만든다. 이들이 도이칠란트의 손에 들어간 프랑스에 들어가 나치 무리들을 보는 대로 잡아 죽이도록.
"나치는 사람이 아니야. 미친 놈들이지...그래서 잡으면 죽여서 머리가죽을 벗길 것이야. 우리 때문에 놈들이 몸처리치며 두려움에 떨게 할 거야" 이에는 이, 눈에는 눈으로 앙갚음 하는 무리들이 개떼들이다.
영화는 크게 여섯 대목으로 나뉜다. 제1장 오래된 옛날, 나치에 점령된 프랑스 제2장 미친 개떼들 제3장 파리에서 열린 독일인의 밤 제4장 작전 : 시네마 제5장 거대한 얼굴의 복수 제6장 <조국의 자랑> 갈라 시사회의 밤
3. '유대인 사냥꾼'으로 불리는 도이칠란트의 한스 란다 대령(크리스토퍼 왈츠)은 프랑스 시골집에 숨어있던 유대인 쇼샤나 드레이퍼스(멜라니 로랑)의 피붙이들을 찾아 총으로 쏴죽인다.
혼자 살아남은 쇼샤나는 파리에서 엠마누엘 미뉴에로 이름을 바꾸고 고모가 물려준 극장을 꾸려가는데, 도이칠란트 병사인 프레데릭 졸리 일병(다니엘 브륄)이 쇼샤나를 좋아해서 전쟁 영웅이 된 졸리가 나온 영화 <조국의 자랑>을 쇼샤나의 극장에서 틀어보기로 한다.
이 영화를 보러 도이칠란트의 높은 사람들은 다 오고 심지어 히틀러도 온다고 해서 개떼들은 이날 나치 무리들을 한꺼번에 모두 죽이려고 꾀를 낸다. 도이칠란트 배우인 브리짓 본 해머스마크(다이앤 크루거)의 도움으로 같이 극장에 들어간다. 그런데 영화를 틀어줄 쇼샤나도 나름대로 피붙이의 죽음에 앙갚음 하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고...
4. '아파치 알도'로 이름 불리며 나치 무리들에게 두려움을 주는 알도 레인 중위를 맡은 브레드 피트는 옛날의 말쑥한 얼굴이 아니다. 젊디 젊은 모습은 어디 가고 이제는 나이가 얼굴에 드러난다. 영화에서도 눈에 쏙 들어오는 연기는 보이지 않는다. 나이만 먹었다.
"다른 까닭이 있어서가 아니라 유대인은 쥐새끼에 가깝기 때문에 그냥 싫을 뿐이야" 유대인을 잡는 걸 쥐잡기보다 더 즐거워 하는 한스 란다 대령을 맡은 크리스토퍼 왈츠가 돋보이는 영화다. 쇼샤나의 피붙이를 찾아낼 때도 술을 마다하고 소젖을 마시면서 차근차근 집임자를 몰아세울 때나, 파리에서 다시 만난 쇼샤나한테 하나씩 캐물으면서 빵에다 크림을 발라 맛있게 먹는 모습이나, 마지막에 제가 살고 이름이 나려고 마치 제가 공을 들인 것처럼 짜맞추려 할 때는 얄밉기 짝이 없다.
동과 서 도이칠란트가 하나로 될 때를 그린 영화 <굿바이 레닌 Goodbye Lenin!>으로 이름난 다니엘 브륄이 나와 보기에 좋았다. 종탑에 갇혔지만 저격수로 연합군을 첫날 68명, 다음날 150명, 그 다음날 32명을 쏘아 죽여 도이칠란트의 전쟁 영웅이 되어 조금은 거들먹 거리는 모습이 볼만 했다. 나라가 다르고 겪은 일이 달라 쇼샤나와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서로 총을 겨눌 수밖에 없어 안타깝다. 그가 따로 나온 흑백 영화 <국가의 자랑>도 짧지만 잘 만든 영화이므로 보너스는 끝까지 봐야 한다.
쇼샤나와 브리짓으로 나온 배우들의 연기도 깔끔하다. 도이칠란트 병사 빌헬름 하사가 아들을 낳았다고 병사들과 같이 술을 마시다가 술집에서 벌어진 총싸움 때문에 아이 아버지라며 울부짓던 모습은 보기에 안쓰럽다.
다른 나라 사람인데 주연이나 조연 배우들이 영어로만 말하는 <마지막 황제> 같은 영화에 견주면, 영화는 영어로 나오지만 때에 따라 도이칠란트말과 프랑스말이 어우러진 것은 생생한 느낌을 준다.
5. 영화를 보면서 복거일씨가 쓴 소설 <비명을 찾아서>가 생각났다. 1945년에 일본이 연합군에 지지 않아 아직도 일본이 우리나라를 다스리고 있는 모습을 그렸는데, 이 영화도 일어나지 않은 일을 꿈꾸듯 다시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히틀러를 괴롭히고 그 똘마니들인 나치 무리들을 작살을 내어 보는 이들을 신나게 만들기는 하지만, 그게 있을 수 없는 일을 다시 꾸몄으니 그냥 우스개에 지나지 않는다. 감독의 생각을 따라 가면 속이 시원하긴 하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도 않았고 있을 수가 없다.
차라리 옛날에 있었던 일을 꼬집고 비튼 영국의 몬티 파이튼이 만든 영화들이 마음에 더 와닿는다. 이제 와서 임진왜란의 틈바구니에서 조선 장수가 가서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죽이거나 혼을 냈다고 한들, 이봉창 의사가 폭탄을 터뜨려 일본의 히로히토 텐노오를 죽였다고 한들, 그런 건 그냥 지어낸 이야기일 뿐 달라지는 게 없다. 꿈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짜임새가 좋고 이야기가 어떻게 나아갈지 짐작할 수 없어 처음부터 끝까지 손에 땀을 나게 하지만, 히틀러한테 몹쓸 짓을 겪은 서양 사람들이 이 영화를 높이 추겨세우지만, 나는 별 넷만 주고 싶다.
6. 나온 디브이디는 여러 가지지만, 이것은 한 장짜리다. 화면은 깨끗하고 소리도 좋다. 13,500원. 그렇지만 두 장짜리 디브이디보다 보너스가 많이 모자란다. 잘라낸 장면들과 흑백으로 꾸민 <국가의 자랑> 영화를 보여주고, 예고편을 여러 가지로 보여줄 뿐이다. 이쯤에서도 좋아할 사람이라면 괜찮으나, 감독의 이야기 따위를 더 들어보려면 두 장짜리를 사야 한다.
사람의 머리가죽을 칼로 잘라 내고, 나치 무리의 목을 칼로 베는 모습들이 즐비하므로, 아이들이나 두려움이 많은 사람은 안 보는 게 좋을 듯하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야 피가 철철 흐르고 몸뚱이가 떨어져 나가도 눈도 깜짝 하지 않는 사람이겠지만, 이런 영화에 익지 않은 사람은 보기에 껄끄러울 수도 있는 영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