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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제 2차대전이 끝난후 페허가 된 폴란드. 이미 돌아올수 없는 남편을 기다리는 에밀리야(마야 코모로브스카)는 한쪽 다리의 괴사로 인해 누워서 지내는 어머니(한나 스카잔카)와 단둘이 지내고 있다. 에밀리야가 굽는 과자를 팔아 근근히 살아가고 있지만 그렇게 해서 힘겹게 모아둔 돈도 번번히 불량배들에게 빼앗기고 만다. 그들은 전쟁에 의해 모든것을 빼앗긴 자들이다. 에밀리아의 유일한 즐거움은 가끔씩 야외에 나가 그림을 그리는것으로 그녀의 그림속에는 늘 희망을 상징하는 태양이 그려지고 밝은 빛이 가득하다.
어느날인가 다른날과 다름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다가 우연히 지나가던 30대 미국병사 노만(스콧 윌슨)과 마주 치게 된다. 그 역시 전쟁중에 포로로 잡혀 독일군에게 당한 후유증으로 쉽게 자신의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을 기다려주는이도 반겨줄이도 없단다. 같은 상처를 지닌 두 사람은 곧 사랑에 빠지게 되고 누워게신 어머니도 기쁜맘으로 그를 맞아준다. 서로간에 통하지 않는 언어장애로 자유로운 대화를 나누지는 못하지만 점점 마음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터득하며 사랑을 키워간다. 허전한 두 사람의 마음을 서로 따스한 태양빛으로 감싸주듯 아껴준다.
시간이 흘러 동서양진영이 전쟁을 마무리 하고 냉전체제가 굳어져가 노만도 귀국을 서두르게 된다. 당연히 모만은 함께 미국으로 떠날것을 바라지만 그녀는 움직임이 불편한 어머님과 낯선곳에의 두려움으로 망설일수 밖에 없었다. 이를 눈치챈 어머니가 딸의 행복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돈이 부족한 관께로 한명분만 주고 자신은 죽음을 택한것이었다. 며칠후 노만과 베를린에서 만나 떠나기로 했지만 뒤늦게 알게된 에밀리야는 한명분 자리를 옆집의 매춘부에게 양보하고 본인은 포기를 한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수녀원에 있던 에밀리야에게 미국으로부터 발신불명의 돈이 날아온다. 노만이 보낸건지 아니면 엽집에 살던 매춘녀가 보낸건지 모르지만 미국으로 떠날 결심을 한다. 택시까지 불러놓고 나가려고 일어났지만 이미 노쇠한 몸이 따라주지를 않는다. 두차례 일어나려고 버둥거리다가는 끝내 바닥에 쓰러지고 그녀의 눈앞에는 젊은날의 노먼이 나타나고 자유스러운 미국에서 그와 함께 훨훨 춤을 추는 환상에 빠진다.
크지스토프 자누시 감독은 항상 인물들을 분명한 해답이 없는 문제에 직면하는 상황에 처하게 하는 데 뛰어난 재능을 선보여왔다. 자누시 감독의 영화는 주로 선택의 딜레마를 다루는데, 선과 악 가운데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지는 선택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게 만든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선택의 갈등 상황은 영화 속 인물뿐 아니라 관객도 함께 인생이 어떻게 흘러가는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만든다. 이 영화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잘못된 의사소통과 판단 착오. 인물들은 이치에 맞는 결정을 내렸다고 믿지만 현실은 언제나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 영화는 원만하게 흘러가는 이야기에 편안함을 느끼는 관객들의 뒤통수를 치는 애매모호하고 비극적인 이야기가 되고 만다. (2012년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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