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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의 집”이 있다. 그의 그림과 글을 좋아하다보니 알게 된 집. 굳이 채비를 하고 멀리 길을 나서지 않아도 아무 때나 스스럼없이 마실갈 수 있는 집. 그의 집을 드나들면서 기다리는 건 해마다 12월쯤이면 묶어져 나오게 될 그의 일년 치 편지글이다. 작년 말에. ‘올 해도 책 한권으로 묶어져 나왔겠지’ 분명 찾아보았고. 기다리던 책이 없어서 실망했던 기억이 또렷한데. 이상하다. 무엇에 홀린 기분이 이러할까. 기다리던 책이라 얼른 주문해 받아보니 2010.12.10.초판 1쇄본이다. 어찌되었든. 일년 치의 편지글을 한꺼번에 읽었다. 간결한 그림과 간결한 글. 그림은 곰곰이 들여다볼수록 정감이 가고 짧은 글속에는 철학이 깃들어 있다. 농사를 지으면서 그림과 글을 같이 하고 있는 작가는, 농사를 그르쳐도 먹고 살 길이 따로 있는 입장이라 자신은 농사도 사치스럽게 짓고 있다며 부끄럽다했지만. 땅을 직접 일구며 자연의 움직임이 가져다주는 때에 순응하며 사는 일상이 고스란히 스며있다. 일상사에 자기긍정의 힘이 올곧게 보여... 좋다. 책의 구성은 해가 바뀐다고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의 그림과 글에서는 늘, 흙냄새가 난다. 아스팔트며 콘크리트 천지인 지금의 생활구조에서는 하루 종일 다녀도 흙길 밟기가 어렵다. 그래서 더 그리워지는지 모르겠다. 흙냄새가. 여름 한낮 갑자기 후두둑하며 소나기가 쏟아져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땅에서 번져 올라오던 그런 흙냄새. 편지쓰고 싶은 날이 많아서, 편지받고 싶은 날이 많아서, 쓰기 시작했다는 그의 편지글에는 늘 그렇게 흙내음이 묻어난다. 그 鄕愁 때문에 킁킁거리며 일년을 꼬박 기다린다.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나도 손글씨를 써봤다. 지난 해에, 스카프와 함께 유과까지 챙겨 보내주신 순천만의 사장님에게 이 책을 한권 보내드리면서, 새해 인사를 적었다.
사각거리며 빈 여백의 편지지를 채워가던 만년필의 촉감과 소리는 얼마 만에 느껴보는 또 하나의 鄕愁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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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판화가인 이철수 선생님이 쓴 나뭇잎 편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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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크리스마스 선물로 제가 소중한 사람들에게 한 두권 구입해 선물하는 책입니다.
저는 물론, 지인들의 손으로 넘어가기 전 읽어보는 것이 전부라서 다소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쩐지 이 책을 선물하고 나면 제 마음이 따뜻해지는 기분이 듭니다.
아마도 세상을 바라보는 이철수 작가의 따뜻하면서도 냉철한 시선이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 리서치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꽃다발과 '책'이 제일 받기 싫은 선물로 꼽혔다고 하던데,
그래도 저는 매년 발행되는 이철수 작가의 책들을 소중한 사람들에게
계속 선물하려고 합니다. ^^
저 스스로 이 책을 행복바이러스라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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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어두워서 작은초에 불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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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수는 우리나라 대표적인 판화가다. 직접적으로 저자의 작품을 접한 적은 없고, 인터넷에서 검색으로 보고, 다른 책에 실린 그림을 본 정도다. 이철수 선생은 판화가로서도 국내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정도의 독보적인 경지를 자랑하지만, 80년대 민중예술에 크게 기여한 업적도 있다고 한다. 내가 그를 찾아본 계기는 작년인가 손석희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시선집중’에 토요 초대석인가에서 초대손님으로 인터뷰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인터뷰에서 그가 한 말이 인상 깊어서 시일이 많이 지난 후에 찾아 다시 들었는데, 언제 출연했는지 기억이 안나, 거의 4~5개월 치를 뒤지는 수고까지 할 정도로 뭔가 마음을 울리는 데가 있었다. 젊은 시절에 결혼 후 귀농하여 어려움을 겪은 후 지금의 충북제천에 자리잡고 농사일을 하고 있는데, 이름을 떨치고 성공한 후에도 천여 평의 농사를 직접 짓고 있다. 그의 판화작품에는 그림과 함께 글도 실려있는데, 그 글이 예사롭지 않다. 시인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나 할까. 시적 언어재능과 회화에 대한 재능까지 두루 겸비한데다, 또 한가지 우리나라 예술가들에게 조금은 부족한 굳은 정치적 신념까지 가지고 있다. 그가 존경하는 인물 중 리영희 선생이 있고, 생전에 인연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리영희 선생의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라는 책에서 연유하여 그의 판화작품집인 ‘새는 온몸으로 난다’를 발표한다. 작품활동도 적게 하지 않는데다가 농사일도 쉬운 일이 아닌데, 거기에 더하여 인터넷에 공간을 열어 그의 글을 거의 매일 올린다고 한다. 직접 그린 글씨와 그림으로 그의 사색과 자연의 속삭임과 때로는 사회에 대한 쓴 소리도 적는다. 그의 글과 그림을 갈무리해서 해마다 연말쯤에 펴내는 책이 나뭇잎 편지라고 한다. 이번 ‘오늘도 그립습니다.’는 2010년도에 발행된 것인데, 사계절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으며, 저자의 시적 언어가 어우러져 천천히 읽는 운치가 있다. 그림과 글은 손으로 직접 작업하여, 마치 시집이나 예쁘게 꾸며진 엽서를 보는 듯 하다. 연말 선물용으로도 좋겠고, 울적할 때 들여다 보면 마음의 위안을 얻는데 좋은 약이 될듯한 책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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