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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소독시(정통) - 길버트 체스터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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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사람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의 도움을 받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병적인 논리학자는 모든 것을 명료하게 만들려고 애쓰다가 모든 것을 신비롭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 69쪽   웃음이 피식 나왔다. ‘논리’는 ‘이성’, 곧 사유하는 행위 자체에 권위를 두고 있다. 그러나 대화를 하든, 글을 쓰든 명확한 논리에 의해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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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주의의 비밀은 바로 여기에 있다. 즉 사람은 자기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의 도움을 받아 모든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 병적인 논리학자는 모든 것을 명료하게 만들려고 애쓰다가 모든 것을 신비롭게 만드는 데 성공한다. - 69쪽

 

웃음이 피식 나왔다. ‘논리’는 ‘이성’, 곧 사유하는 행위 자체에 권위를 두고 있다. 그러나 대화를 하든, 글을 쓰든 명확한 논리에 의해 말하고 쓰는 행위가 우월하게 인식되는 세상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사람들은 수많은 비논리적 행동을 일삼고 있다. (물론 나 자신을 포함) 그 원인이 모든 것을 명료하게 만들려고 애쓰는 과정에서 생겨났다니! 참 대단한 통찰이다. 예를 들자면 이렇다. 나뭇잎은 단풍이 드는 계절, 가을을 제외하면 일반적으로 녹색이다. 만일 현란한 황금색 나뭇잎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동화 속에서나 있을 법한 이야기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뭇잎이 녹색이어야 할 이유는 없다. 처음부터 나뭇잎이 녹색이기에 당연한 것처럼 인식할 뿐이지, 처음부터 나뭇잎이 황금색이었다면 이상할 이유가 없다는 말이다. 병적인 논리학자들의 신비는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나뭇잎은 녹색인가?’에 대한 논리적 과정을 거치다보면 빛의 스펙트럼, 광합성, 엽록체, 화학식 등의 이야기를 전개해야 하고 논의가 진행되면 진행될수록 나뭇잎이 녹색인 이유는 신비로 남는다. 그저 단순히 ‘나뭇잎은 당연히 녹색이지’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있다면 논리학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신비한 동화속으로 빠져드는 기분을 감출 수 없을 것이다. 허- 그것 참!

 

우리 시대는 너무 분주하고 힘들다고 불평하는 게 하나의 습관이 되었다. 그러나 사실상 우리 시대의 주된 징표는 격심한 게으름과 피로감이고, 진정한 게으름이 겉으로 분주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예를 들어보자. 길거리는 택시와 자동차의 소음으로 시끄럽다. 이는 사람들의 활동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이 편해지고 싶어서 생기는 일이다. - 247쪽

 

길버트 체스터튼의 <정통>은 원제가 오소독시(Orthodoxy)로 1908년 영국에서 출간됐다. 100년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체스터튼의 말이 생생하게 들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인류의 역사는 게으름에 자유를 주기 위한 목표를 향해 분주하게 달려왔다고 볼 수 있다. 문명의 발달은 인간의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었지만 그만큼 게으르게도 만들었다. 주위를 돌아보라. 모든 사람이 피곤하다고, 또 너무 바쁘다고 말한다. 심지어 바쁘지 않으면 불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한 번 진지하게 오랜 시간을 들여 ‘자유’에 대해서 생각해보라. 우리가 추구하는 자유는 무엇을 위한 자유인가? 그리고 그 자유가 추구하는 궁극의 목적은 무엇을 지향하고 있는가? 병적인 논리학자와 다시 연관 지어 생각해 보자면, 논리학자는 종교나 신비, 기적을 믿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이런 이들을 가리켜 ‘자유주의자’라는 칭호를 붙이기도 한다. 하지만 신비와 기적을 믿는 사람이 더 자유롭다. 이들은 신비가 일어나면 일어나는 그대로, 일어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는 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다.

 

나는 9장으로 이루어지고, 총 312페이지에 이르는 책의 리뷰를 단 두 가지 주제만 다루고 매듭지으려 한다. <정통>은 기독교 변증서다. 무신론자이길 선택한 자에게는 체스터튼의 이야기가 ‘끝판왕’에 버금가는 도전이 될 것이고, 나뭇잎이 처음부터 황금색이었을수도 있다고 믿는 이들에게는 자신의 믿음을 더욱 확고히 붙들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변증서와 신앙서적의 구분을 언젠가 다룰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다. 변증서는 모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통의 장에서 공통의 언어를 사용해 사람들을 초대할 뿐이다. 초대한 사람들에게 믿음을 가지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체스터튼의 단어 하나 문장 하나는 무신론자에게 큰 위기를 가져다 줄 수도 있다.



s********8 2013.11.29.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속독을 강요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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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첫번째로 든 느낌은 "얀시가 정말 이 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군"이다.   이 책의 몇구절은 얀시의 책 몇권의 지나치게 짧은 요약처럼 느껴진다.   또한 두번째로 든 느낌은 "속독할 수 밖에 없다."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정도 읽고 다시 읽을 수는 있었는데, 천천히 읽어지지가 않았다. 물론 다시 읽을 때에도 천천히 읽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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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첫번째로 든 느낌은 "얀시가 정말 이 책의 영향을 많이 받았군"이다.

 

이 책의 몇구절은 얀시의 책 몇권의 지나치게 짧은 요약처럼 느껴진다.

 

또한 두번째로 든 느낌은 "속독할 수 밖에 없다."이다.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어느 정도 읽고 다시 읽을 수는 있었는데, 천천히 읽어지지가 않았다.

물론 다시 읽을 때에도 천천히 읽어지지는 않았다.

 

얀시의 책을 매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한다고 하겠지만

책을 천천히 읽을 수 있을 뿐, 속독이 어려운 사람에게는 비추이다.

 

촌철살인의 논리성과 군더더기라고는 너무 지나칠 정도로 없는 간명함에다가

얀시에게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내용 별이 4개이지

책 10권 정도에 풀어서 써야할 내용을 1권에 몰아 넣어서

속독을 강요한다는 점에서는 별을 2개 줄 수도 있는 책이다.

 

그리고 - 재미있게 - 오타가 있어서 편집 별은 2개이다.

 

어쨌거나

브라운 신부 시리즈 같은 저자의 다른 책과는 전혀 다른 책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 책의 속도감에 비하면

브라운 신부 시리즈는 그냥 달팽이가 기어가는 정도의 속도이다.

 

 

g*****l 2015.12.19.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