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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북유럽에 위치한 나라들은 생경 그 자체였다. 어쩌면 어릴 적 차곡차곡 쌓은 환상이 그 자리를 한몫 차지했을 것이고 북유럽동화에 가슴속 허풍과 뜬구름만 가득 채워 놓은 탓에 그 곳이 지구 어느 편에 위치하는지 위도는 몇도인지 날씨는 어떠한지등 기본 사항은 안중에도 없었고 그저 상상력만 동원하여 스스로가 꾸민 꿈을 꾸었을 뿐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런 환상은 제대로 깨지고 있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에게 북유럽은 가보고 싶은 그런 곳이지 않을까. 무척이나 변덕스러운 날씨 변화만 감안한다면 언젠가 꼭 한번 둘러보고 싶은 곳이기도 하다. <밀레니엄>시리즈 제1부작인 이 책의 작가, 스티그 라르손은 스웨덴 사람이다. 스웨덴이라는 나라는 북유럽에 위치해 있고 아주 생소하지만 알고보면 우리 주변에 스웨덴 제품들이 상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선 튼튼하고 견고해 보이는 볼보 자동차가 있고 수없이 많은 성형으로 얼굴을 탈바꿈한 비현실적인 전설의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 숱한 염문으로도 그 백옥같은 아름다움만은 잊을 수 없는 잉그릿드 버그만, 수많은 주옥같은 명곡들로 지금까지 인구에 회자되는 그룹 아바, 재작년인가 자신의 헬스 트레이너와 결혼과 스웨덴 왕위 세습 제1순위인 빅토리아 황녀, 유럽의 트렌드를 어깨에 짊어진 의류전문업체 H&M, 조립식 가구백화점 이케아가 모두 스웨덴의 것이다. 북해를 사이에 두고 덴마크와 스웨덴 말뫼를 이어주는 지구상 최고의 다리가 건설된 나라이기도 하다. 상하이에 거주하고 있는 여동생이 이웃집 친구가 스웨덴 아줌마라는데 영어를 모국어처럼 구사하고 여행과 휴가를 연거푸 한두어달을 즐기는 그런 나라가 세상에 다 있다는데 혹시 아냐고 물어보는 동생이 무척 귀여웠던 적도 있었다. 어쨋든 스웨덴의 작가가 이 시리즈를 3부작까지 완성하고 불의의 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현재 밀레니엄 시리즈는 3부까지만 출간되었다. 독일의 서점들도 이 시리즈로 도배된 지 한참됐다. 베스트셀러인 줄은 알았지만 제목만으로도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한 마디로 이 책은 식음을 전폐하고 그 누구도 독서하는 나를 건드리지 말라고 할만큼 흡입력있게 읽힌다. 밤새도록 소설읽는 재미에 빠진다면 바로 이런 스펙타클한 스토리여야 하고 불편한 진실들에 대해 섬세하고도 악착같이 주도면밀하게 쓰여져야 한다. 요 며칠 태풍같은 비바람이 밤낮으로 불어대는 바람에 미스테리한 소설 읽기로 분위기 잘 잡았다.
북유럽의 나라들은 복지정책과 안정된 경제로 만인이 인정하는 살기 좋은 나라들이다. 행복지수가 세계 상위권을 다투는 그런 나라들이다 보니 그 중 한 곳이라도 가보면 무척 풍요롭다는 걸 느낄 수 있다. 추운 나라인 점을 감안해서 공공장소에는 대부분 온수시설이 잘 되어 있고 청정한 자연의 분위기를 보존하려는 습관들도 곳곳에서 발견된다. 독일처럼 추접스럽게 화장실 사용료 몇센트씩 안내도 되고 언어사용에 자유로움이나 현지인의 여유롭고 아름다운 모습들도 인상적이었다. 일상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보니 일상적인 일에 목숨거는 일이 대부분이고 그런 것들만 눈에 보여서 뭐하지만 인간이 살아가는데 가장 평이한 일에 불편함을 느낀다거나 비상식적이거나 하면 아마도 싫어질 것이다. 평화와 안정이 모토로 보이는 그런 나라에 악마적인 테러가 자행되었던 노르웨이 오슬로 테러사건이 최근에 일어난 것은 정말 이례적이었지만 사건과 재난은 장소를 구분하지 않는다라는 경각심도 갖게 해 안전지대란 어디에도 없다는 생각마저 들게 했다. 이 소설의 주요내용도 경제적인 안정과 정치적 투명성을 갖추고 있는 복지국가이지만 그 안의 각종 불안정성과 다양한 인간 군상들의 추악하고 악랄한 불법행위들이 미치는 해악을 다루고 있다. 스웨덴의 지도를 보고 있으면 노르웨이와 반대로 곳곳에 바위산들과 호수를 둘러싸인 섬처럼 생긴 땅덩어리들이 꽤 많다. 이 소설의 주요 공간적 배경은 사건이 발생하고 진행되는 그 장소가 육지와 고립된 폐쇄된 공간, 헤데뷔섬을 중심으로 노쇠했지만 여전히 건재하고 고매한 기업주 헨리크 방예르의 집안내 실종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밀레니엄>의 공동 편집자인 주인공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자신과 사업체의 위기를 불러일으킨 소송사건으로 예상치 못한 방예르가의 36년전 손녀딸 실종사건에 연루되고 기나긴 겨울의 일과를 고립된 섬생활로 보낸다. 소설은 동시간에 걸쳐 또 한 인물에 조명되는데 사회적 부적응자로 낙인 찍힌 20대 초반의 해커 소녀 리스베트 살란데르가 바로 그녀이다. 딱 보면 볼썽사나운 피어싱과 타투, 창백한 얼굴에 검은색 악마적인 립스틱과 매니큐어, 손목에는 전깃줄을 감아놓은 듯 어지러운 악세서리로 치장한 올블랙 세상에 불만많아 보이는 외모에 인정받지 못할 과거사, 폭행, 난동, 마약등등의 측은한 이력의 소유자이다. 인간적인 대우를 해주던 법적 대리인의 죽음이후 다른 대리인의 치졸한 성폭력과 강간을 범죄화하여 자신의 머리와 컴퓨터수행능력을 기반으로 해결안을 찾아가는 인물인데 이 인물이 방예르가문과 연계되는 선에서 1편의 줄거리가 끝이 난다.
소설은 불순하고 요망한 점이 있어야 한다. 순수의 결정체, 나는 이런 캐릭터 별로 안좋아한다. 도덕과 윤리가 그 결과라면 소설읽기가 무척 지루할 것이다. 결점을 가진 캐릭터일수록 막힘없이 시간을 유용하고 사건 해결 능력에 상상력을 더해준다. 다음에 그 다음에는 무슨 일이 일어날 지, 그리고 어떤 미스테리한게 숨어있을 지, 아직 그 어느 것도 눈치 못채고 1편이 끝났다. 이러다보니 2편이 더욱 궁금해진다. 어제까지 불어대던 비바람은 하늘의 진한 먹구름을 어디론가 가져가 버리고 청명하고 화사한 햇살, 신선하고 차가운 공기만 남겨놓았다. 신선한 하루였다. 2편에 박차를 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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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이 책이 나왔을때 정말... 읽고 싶었다. 살까 말까를 망설이다가 도서관에서 빌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오랜시간 기다렸지만.... 1년이 다 가도록 나에게 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영화가 개봉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또 한번.... 고민을 했다. 영화로 볼까 아님 책으로 읽을까? 나는 원작이 있다면... 영화나 드라마 보다는 책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번에도... 책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렇게 읽게 될 줄 알았다면.... 진작 읽을 걸... 하는 후회가 들었지만 지금이라도 이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미국이나 프랑스 문학과는 나름... 친하다고 할 수 있었다. 내가 일본 문학과 친해진건 불과 5년 남짓, 그리고 고작해야 중국 소설(그것도 위화 딱 한명의 작가), 그리고 독일소설 정도이니... 지구본에 있는 수 많은 나라들중에서 접해본 다른 나라의 문학은 많지 않았다. 이 책이 나에게 즐겁게 다가온 가장 큰 이유는 북유럽이라는 장소적 배경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 나라의 생활환경이나 사는 모습이 모두 나타나진 않지만 새로운 배경은 늘... 신선함을 나에게 준다.
밀레니엄 잡지의 발행인 미카엘... 베네르스룀 그룹의 이야기를 폭로했다가 유죄를 받고 발행인 자리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 뒤 스웨덴 대재벌 헨리크 방예르가 미카엘에게 거부하기 힘든 조건을 제시하며 어떤 일을 맡아 줄 것을 제의한다. 수십년전 방예르 가의 실종된 증손녀 '하리에트' 사건을 다시 조사해 달라는 제의를 받고 방예르가의 섬으로 미카엘은 입성하게 된다...
그리고 한 여자 리스베트 살란데르... 보안업체 직원으로 겉모습은... 순 양아치(?) 같으나 조사 실력은 아주 훌륭하고 탁월하다. 1권에선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아직 만나지는 않았으나 방예르가의 변호사가 그녀를 통해 마카엘에 대한 조사를 부탁한 뒤 그에 대해 알아간다....
300페이지가 넘는 책을 읽었는데 아직 어떤 사건에도 접근하지 못한 기분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야기가 지루하거나 재미없지도 않다. 앞으로 어떤 사건들이 나를 기다릴지 어서 2권을 읽고 싶어진다. 2권은 1권보다 조금 더 두꺼운 것 같은데.... 방예르 가의 실종 사건이 과연 어떤 방향으로 흐르고 리스베트와 미카엘은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될지도 사뭇 궁금해진다.
어찌보면 리스베트는 학벌도 없고(중학교 중퇴), 뒷(?) 배경도 없는 것 같고, 인물도 없고 더더군다나 허우대(?)가 멀쩡하지도 않다. 작은 키에 삐쩍 마른 몸을 가진 어딜 봐도 사회적 강자의 느낌은 없다. 그런 그녀와 기자가 수십년전 사건을 어떻게 펼쳐나가고, 기업을 상대로 어떤 이야기를 펼칠 것이며, 그 사회에 아직도 존재하는 반인종주의와 나치즘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많이 궁금하다. 오늘.... 2권과 또... 씨름하게 생겼다... ^^
ps. 이 책의 리뷰를 이웃님 블로그에서 읽었을때 가장 기억에 남는 글이 있었다. 처음부터 약... 60에서 100페이지.... 그 페이지만 무사히 잘 넘기면.... 읽는데 속도감도 붙고 몰입도 도 좋다고... 정말.... 맞는 말이다... 그 페이지만 잘 넘기면.... 빠른 속도로 읽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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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은 어떠한 영화나 드라마를 하면서 온통 그 사람이 된다고 한다. 우리처럼 보통의 사람들은 아마도 책을 읽으며 그 주인공들의 삶 속에 푹 빠져지내는 것 같다. 그 사람의 인생을 보고 그 사람이 사랑을 하면 같이 사랑을 하고, 어떠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 주인공과 같이 해결하기 위해 온통 그쪽에 신경을 곤두세우곤 하는 것이다. 이게 현실인지 허구인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지난 몇일을 푹 빠져 있었다. 물론 이런 적이 한두번은 아니지만 말이다. |
![]() 스웨덴의 대재벌 ‘방예르’ 가(家)의 은퇴한 총수 헨리크 방예르에게 매년 생일마다 유리 액자에 담겨(압화, 押花) 발신인이 표시되지 않은 채 배달된다. 수십 년 전, 열여섯 살의 나이에 실종된 종손녀 '하리에트'가 살아생전에 할아버지(헨리크) 생일선물로 만들어주던 것과 똑같은 이 압화는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배달되었고, 이것은 헨리크에게 더없는 고문이자 죽기 전에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그래서 헨리크 방예르는 시사 월간지 《밀레니엄》의 미카엘 기자에게 엄청난 금액의 보수를 제안하며, '하리에트'의 실종 사건을 해결해 달라고 의뢰한다.
![]() 헨리크 방예르는 자신이 평생을 걸고 매달린 증손녀 하리에트 실종사건을 미카엘이 제3자의 눈으로 살펴주기를 원하며 그 대가로 환화 8억에 달하는 큰 액수의 사례금과 미카엘이 저널리스트로서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게 해줄 정보를 주겠다고 약속한다. 블롬크비스크에게 부패 재벌에 대한 폭로기사 때문에 거꾸로 고소를 당해 유죄 판결을 받고 실형을 앞 둔 미카엘은 <밀레니엄>의 경영난과 기자로서의 명예를 단번에 회복할 욕심에 이 제안을 받아들이게 된다. 특히 하리에트의 실종사건은 이미 수십 년이 지난 일이고, 그 사건이 일어난 건 섬이 고립되어, 완전한 밀실 범죄였다. 인물소개와 사건이 대두되어, 밀레니엄1편은 어떤 큰 사건 없이, 미카엘이 ‘하리에트’ 실종 사건을 조사하는 배경과 초반 과정이 담겨 있고 또 앞으로 미카엘과 연관될 것이 암시되는 비밀정보 조사원이자 펑크족 천재 해커인 리스베트 살란데르의 전반적인 삶과 성격과 직업과 그녀의 비밀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렇기 때문에 ‘하리에트 실종사건’의 진실과 ‘방예르’ 가(家)의 숨겨진 비밀, 그리고 미카엘이 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는지에 관한 숨은 이유와 어떻게 미카엘과 살란데르가 연결되는지, 웬만한 인내심으로는 참기 힘든 궁금증을 유발한다.
![]() 그 궁금증을 접어 두고 소설 자체를 보면 참으로 매력 있는 작품이다. 추리소설이라는 큰 테두리에 있긴 하지만 한 가문의 얼룩진 역사를 파헤친다는 점에서 ‘백 년 동안의 고독’과도 상당부분 닮아 있다. 그리고 한 집안의 비밀에서만 국한되는 게 아니라, 스웨덴과 유럽의 역사와 정치, 경제 상황을 함께 엮어 놓았다. 이런 다양한 장점으로 인해, 이 작품은 곧 영화로 개봉예정이다. 영화와 소설의 차이는 분명히 존재하고 이 소설의 매력을 어떻게 영상으로 이끌어 낼지 궁금하고 한편으로는 걱정스럽기도 하다. 왜냐하면 이 소설의 여자주인공은 활동적이고, 용감하고, 대담하고, 영리한 매력이 있고 잡지사 기자인 미카엘은 바람둥이에, 훌륭한 조연이며, 조금 수동적이지만 마음이 약하고 아주 속이 깊다. 그리고 강단이 있다. 이 두 사람의 매력이 소설을 빛내고 있기 때문에 영화에서 이들의 캐릭터가 어떻게 표현될지가 궁금하다. 아직 엄청나게 높은 산에 초입 부라서 그런지 앞으로 펼쳐진 장관에 대한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다. 어느 누가 말했던가, 밀레니엄 시리즈는 한 번 손에 잡는 순간 완독까지 멈춤 없이 가게 된다고. 뭐 어떤가! 때로는 산이 정말 높고 험하다면 그 높이를 가늠하지 않고 무작정 그렇게 올라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정점에서 풀려질 비밀들이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들처럼 무한하게 아름다우리라 생각을 가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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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스티그 라르손의 <밀레니엄> 시리즈를 처음 접한 건 전 3부작 출간이 완료된 해인 지난 2009년 여름이었다. “일요일 저녁부터 <밀레니엄>을 읽지 마시오! 뜬눈으로 월요일 아침을 맞이하고 싶지 않다면!” 이라는 자극적인 홍보 문구에 이끌려 읽고 싶은 생각이 간절했는데 집근처 시립도서관 서고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보물을 발견했다는 심정으로 냉큼 빌려 2권 750쪽에 가까운 분량을 단 이틀 만에 읽었을 정도로 - 다행히 일요일 저녁이 아닌 토요일 저녁에 읽어서 홍보문구처럼 지장을 받진 않았다^^ - 그 재미에 한껏 매료되었었다. 결국 3부까지 내처 읽고 나서는 미니홈피에 2009년 한 해 내가 읽은 “가장 재미있는 책”으로 글을 올리기도 했고, 이렇게 재밌을 줄 알았다면 빌려보지 말고 살 걸 하는 후회가 절로 들게 했던 책이었다. 그런데 전 세계 5천만 명이 읽었다는 이 책이 국내에서는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는지 금세 절판이 되어버려 아쉬웠었는데, 이번에 “뿔(웅진문학에디션)”에서 새로운 표지와 번역으로 출간한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1(원제 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2011년 1월)>을 다시 만나게 되니 마치 헤어진 친구를 다시 만나는 것 같은 반가움이 먼저 앞섰다. 구판을 가지고 있지 않는 터라 새로운 출간본과 비교는 할 수 가 없었지만 빽빽해서 읽기 힘들었던 구판보다 훨씬 읽기 편해진 새로운 판형과 보다 매끄러워진 번역 - 번역자는 구판과 신판 같은 분이다 - 으로 새롭게 읽는 것 같은 재미와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었다.
시사 월간지 <밀레니엄>의 기자이자 공동 운영자인 “미카엘 블롬크비스트”는 자신의 섣부른 폭로 기사로 인해 3개월 감옥행에 처하게 되고, 잡지사 또한 광고가 중단되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런 그에게 스웨덴 굴지의 기업 총수인 “헨리크 방예르”가 40여년 전 실종된 증손녀 “하리에르” 사건을 조사해준다면 잡지사의 위기를 단번에 해결해주겠다는 거부할 수 없는 제의를 해온다. 그다지 내키지는 않지만 우선 방예르를 만나보자 하는 마음으로 방예의 집을 방문한 미카엘은 방예르의 설명에 흥미를 느끼고는 의뢰를 승낙하게 된다. 한편 보안회사에서 천재적 해커 솜씨를 발휘해 대인조사 업무를 전담하고 있는 “리스베르 살란데르”는 거식증 환자처럼 삐쩍 마른 몸매에 엄청 짧게 커트한 머리, 코와 눈썹에는 피어싱을, 말벌 문신과 큼직한 용문신 - 원제인 "용문신을 가진 여자", 즉 새로 바뀐 표지의 인물이 바로 살란데르를 지칭한다 - 새긴데다가 까마귀처럼 검게 머리를 물들이고 다니는 24세의 “이상한” 여성이다. 그녀는 어릴 적 당한 폭력 - 1권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등장하지 않고 2부에서 상세히 다루고 있다 - 으로 인해 12년 동안 사회적 보호와 정신 치료를 받았고 성년이 되었어도 법원에서 임명한 후견인이 그녀의 재산과 생활을 제한하는 처분을 받게 된다. 자신의 보호하던 전임 후견인이 갑작스레 쓰러지자 새로운 후견인을 지정받는데 새 후견인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하여 그녀를 성적으로 학대하지만 몰래 디지털 캠코더를 설치하여 자신이 학대당하는 장면을 촬영하여 멋지게 복수한다. 그리고는 몇 개월 전 미카엘 조사를 의뢰했던 인물과 미카엘을 곤경에 빠뜨렸던 기사의 주인 간에 숨어있는 모종의 관계에 개인적인 흥미를 느끼고 주목하기 시작한다.
이미 읽어본 나로서도 1권 말미의 “2권에서 계속됩니다”라는 글귀가 그렇게 안타까웠는데 처음 읽는 독자들은 오죽 할까? 사실 1권 도입부분은 주인공 미카엘 기자가 명예훼손 사건으로 연루된 금융사건에 대한 설명과 주 무대가 되는 방예르 가문의 개인사, 그리고 낯선 스웨덴 인명과 지명들로 인해 다소 지루한 것이 사실이며 1권이 끝날 때까지도 도대체 이 사건이 어떻게 끝을 맺을지, 주인공들은 언제쯤이나 만나게 될지 가늠할 수 가 없어 막막함까지 느껴지기도 한다. 그래서 예전에도 어떤 독자들은 1권까지 읽다가 실망해서 포기했다는 분들도 몇몇 있었다. 그러나 이 시리즈를 먼저 읽어본 경험자로서 미카엘이 방예르 증손녀 실종사건에 착수하고, 또 다른 주인공 살란데르가 자신을 학대하는 후견인에게 멋지게 복수하는 1권 후반부터는 서서히 탄력이 붙기 시작해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는 2권 부터는 갈수록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도대체 그 결말이 궁금해서 뒷부분을 몇 번을 펼쳐 보게 만드는 기막힌 재미와 반전이 기다리고 있으니 지레 포기하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도저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40여 년 묵은 실종사건과 전혀 연관이 없을 연쇄살인사건이 비현실적이거나 비약적이지 않게 자연스럽게 연관이 되더니 결국은 해결해내는 작가의 글 솜씨가 정말 놀랍다. 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적인 인물인 역시 “미카엘”과 짝을 이뤄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리스베트 살란데르”을 단연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미카엘이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흔한 케릭터라면 살란데르는 이제까지 어느 추리소설에서도 볼 수 없던 독특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라 할 수 있다. 정신이상으로 인해 법적 후견인에서만 사회 활동이 가능한 사회 부적응자이면서 불법 도청, 해킹, 지극히 폭력적인 어두운 면과 제대로 된 교육조차 받지 않았음에도 날카로운 직관력과 천재적인 분석력을 가진 밝은 면이 적절히 혼재되어 있는 이중성이 참 독특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을 불러일으킨다. 작가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10부작으로 기획되었던 이 시리즈가 3부작으로 끝났다는 소식을 듣고는 제일 먼저 들었던 생각이 이제 살란데르를 더 이상 만나지 못하겠구나 하는 아쉬움이 먼저 들었을 정도로 참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이 시리즈에 붙어있는 화려한 수식어, 찬사 일색의 입소문 등에 거부감 - 사실 나도 유명 문학상 수상작들이나 입소문난 작품들은 우선 색안경을 끼고 보는 편이다 -때문에 이 책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재미만큼은 그 어느 책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물론 도입부의 지루함, 사건 사건마다 약간씩 맥이 끊기는 점들, 어려운 스웨덴 이름 등 분명히 마이너스 요소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가장 재미있는 추리소설로 꼽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모방범>에 버금갈 정도로 재미와 반전이 기가 막힌 책으로 평가하고 싶다. 그래서 새롭게 만나게 된 이번 <밀레니엄> 시리즈가 이번 만큼은 널리 읽혀 <밀레니엄> 세계를 보다 많은 독자들이 공유하게 되기를, 내가 미처 놓치고 있던 숨은 재미와 감동을 같이 이야기 나눠 보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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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하나하나를 긴장하게 만드는 이야기. 잠을 이룰수가 없게 만드는 이야기. 하나하나의 단서와 매력적인 인물들로 나를 잊게 하는 이야기. 그런 책 한권을 만났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땐, 친구집에서였다. 친구가 읽기도 전인 책을 반강제로 빼앗아 오다시피해서는 삼일을 읽었던 기억이 난다. 처음 앞부분이 어찌나 안나가는지, 선전문구가 그렇지 뭐하고 있는데,뒷장에 리뷰어들이 하나같이 책 앞부분 1/3만 넘기라고 이야기를 하는통에 넘겼다... 와~ 어쩜 이런 이야기들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력적인 두 인물에 빠져서 헤어나올수가 없었다. 회사를 오가는 차안에서 거의 책을 읽는데, 밀레니엄 1부의 하권은 주일밤에 읽기 시작해버렸다. 에구... 리뷰어들의 말을 들었어야하는데, 도통 그 마법과 같은 유혹을 뿌리칠 수가 없어서 책을 손에 들고는 밤을 세워버렸다. 감탄의 소리마저 잊혀지고, 고요한 밤에 아이들도 남편도 느끼지 못하면서 읽어내려간 책...
그 책을 이제 나의 책으로 만나게 되었다. 또 다시 밤을 새고 말았다. 그리고 이렇게 나의 책이 되어 버린, 멋진 두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풀려고 한다. 능력있고 잘생기고 하지만 이상한 연애관을 가지고 있는 밀레니엄 잡지사의 편집주간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신비스럽고 너무나 매력적이라 사랑하지 않을수 없는 여인 리스베트 살란데르 그리고 스웨덴의 대재벌 반예르가의 여러 인물들..
책장이 넘겨질때마다 나오는 스웨덴 여성들과 성폭력의 관한 통계 숫자를 보면서 이걸 왜 썼을까 의구심이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난 후에야 이해가 되었지만 말이다. 거기에 처음알았다. 심신장애인을 보호하는 후견인 제도의 단점을...우리나라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 복지 선진국이라는 스웨덴에서 그런일이 벌어질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래도 그 부분이 너무 가슴 아프고 통쾌함을 감출수가 없다. 상권을 읽고 친구에게 책을 주지도 않고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리스베르가 어떻게 복수를 하는지... 침을 튀기면서 얼마나 이야기를 했던지, 친구가 책을 내놓으란다. 그래도 못 들은 척하고 다 읽어 버렸던 기억이 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알란 폴섬의 모레(The Day after Tomorrow)가 생각이 났다. 어찌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길고 어렵던지... 거기에 이야기의 앞부분은 왜이리 설명이 긴지. 그러면서도 책을 손에서 떼어낼수 없는 부분까지... 하지만, <모레>보다 더한 마력이 있음을 의심치 않는다. 너무나 매력적인 라스베트때문에,이 근사한 빨려들어가는 이야기 전개때문에 이책은 언젠가는 영상으로 만들어 질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삐삐를 모델로 했다는 라스베트는 내 눈엔 삐삐가 아닌, 밀라요보비치가 그려져있었다. 라스베트의 키가 150cm정도라 키는 맞지 않지만, 너무나 어울릴것 같은 인물로 그녀가 그려졌다. 천재성과 사회부적격성을 다 갖춘 그녀가... 이렇게 늦게 밀레니엄 1부를 읽고는 2부를 기다린다. 빨리 밀레니엄 2부를 만날 수 있기를... 아니, 표현이 잘못 됐다... 책은 벌써 나와 있으니 말이다. 나의 책이 되기를..
그리고 이렇게 멋진 글을 남긴, 스티그 라르손. 가슴이 아프다. 너무 아파온다. 10부작이라면서 .... 이렇게 글을 잘 쓰면서 어떻게 이런글을 노후대비로 썼을까...? 천재들의 세상은 나같은 둔재는 알 수 없지만.. 밤새워 읽고, 출퇴근길에서, 밥을 먹다가도 생각나는 라스베트... 난 그녀에게 빠져들고 있고, 벌써 빠져버렸다. 천재작가 라스손이 남긴 천재 아가씨, 라스베트가 또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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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북유럽에 대해 일종의 환상을 가지고 있다. 북유럽 신화, 아름다운 자연 풍광, 세계 최고의 사회 복지, 그리고 획기적인 교육제도 등은 북유럽권에서 살지는 못해도 언젠가 여행을 가보고 싶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간단한 것 외에는 아는 것이 별로 없었다. 북유럽권 문학 작품이라고 해 봐야 아르토 파실린나의 작품을 몇 작품 접해본 것 외에는 거의 접해보지 못했고, 특히 북유럽 미스터리는 아날두르 인드리다손의 작품을 두어권 가지고 있지만 아직 손도 대보지 못한 상태라 이 작품이 첫만남이나 마찬가지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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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너무너무 좋아하는 배우인 "다니엘 크레이그"가 주연을 맡은 "밀레니엄"영화소식을 들었답니다. 스티븐 라르손의 원작소설을 바탕으로 한 흥미진진한 내용이란 말에 두귀가 활짝~! 두눈이 번쩍 뜨였지만.. 역시.. 원작은 ..책으로 만나야 그 감흥이 짜릿짜릿하게 전해온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었기에 2권으로 나뉘어진 도서를 만나보게 되었답니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제목에서 부터 무언가 강한 호기심을 느끼게 했답니다. 책속 주인공인 기자 "미카엘"의 만남부터 무언가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내뿜은 이야기는 방예르가의 손녀실종사건을 미카엘이 맡음으로써 더욱 궁금증과 호기심을 증폭시키는 이야기로 전개되고 있답니다. 한가지 사건을 가지고 전개되는 형식이 아닌 여러가지 사건이 실타래처럼 엮겨 있어 결과를 가늠하기 힘들정도였어요. 책을 읽는 내내 범인 누구? 누구? 계속 추리하면서도 막상 결과를 알게 되었을땐... 정말 감탄사가 나오는 책이랍니다.
성폭행 ,근친상간, 살인, 나찌즘, 재벌등 정말 사회악인 존재들이 등장하고 그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들을 환상적인 커플인 미카엘과 리스베트가 풀어가는 과정을 이야기 하고 있는 내용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했답니다.
밝고 가벼운 스릴러가 아닌 무겁고 침울한 이야기들이지만 책속으로 빠져드는 매력은 실로 "스티그 라르손'이란 작가를 다시보게 되었어요.
신랑과 먼저 보겟다고 티격태격될 정도로 한번 보면 헤어나오기 힘든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이어 이어져 나오는 " 벌집을 발로 찬 소녀"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도 궁금해진답니다. 얼른 읽어봐야겟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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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그 라르손 님의 밀레니엄 시리즈 제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입니다..
2005년 스웨덴에서 출간된 이후 유럽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입니다..
스웨덴에서 350만부, 덴마크와 노르웨이에서는 인구의 1/5 이상 밀레니엄 시리즈를 읽었고
미국 900만 부, 영국 700만 부, 독일 560만 부, 프랑스 330만 부, 이탈리아 320만 부, 스페인 350만 부라는
어마어마한 판매량을 보듯이 굉장히 재미있는 시리즈입니다..
2008년 국내에 출간되자마자 스릴러를 좋아하시는 독자분들에게 큰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큰 홍보가 없었던 탓에
대중적으로 크게 부각되지 못하기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웅진문학 [뿔]에서 재출간되면서 대중적으로도 크게 알려졌는데요.
1년여가 지난 지금 [세븐], [파이트 클럽],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소셜 네트워크]로 유명한 데이비드 핀처 감독,
현역 제임스 본드인 다니엘 크레이그와 루니 마라가 주연을 맡은 동명의 영화가 개봉되면서 또다시 이슈가 되고 있는 작품입니다.
일단 밀레니엄 시리즈 제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는 1, 2권을 합치면 900페이지가 넘는 엄청난 분량에다가..
추리적인 요소가 가미된 스럴러라는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속도감이 보이지 않는 작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작품이라는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는 작품이네요..
우선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의 기본 스토리를 보자면
경제잡지라 할 수 있는 "밀레니엄"의 발행인이자 전문적으로 기업의 비리를 캐내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베네르스트룀 사건을 다루면서 궁지에 몰리게 되고 발행인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그러던 중 20여년전 굴지의 기업인 방예르 그룹을 이끈 헨리크 방예르의 초청으로 헨리크의 종손녀, 하리에트의 실종을 조사하게 됩니다..
또한, 상처받은 여주인공 리스베트 살란데르.. 보안업체 조사요원이라는 직업을 가진 리스베트는
미카엘 블롬크비스트 사건에 관심에 갖게 됩니다..
짤막한 줄거리를 보자면, 굳이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라고 생각되겠지만..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는 현재 스웨덴 내 수많은 기업들의 비리, 과거 시절 독일 못지 않게 스웨덴 내에 팽배해있던 반인종주의, 나치즘 등
과거와 현재의 사회적 문제점도 다루고 있고 또한 더불어 여주인공 리스베트를 통해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야기도 놓치지 않고
담아내고 있는 작품입니다.. 그렇다고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가 너무 무거운 얘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라..
죽임을 당했을 거라 추측되는 소녀의 실종이라는 추리적인 줄거리도 있어서 재미란 요소도 상당한 작품입니다..
다소 접하기 힘든 스웨덴 문학 작품이기에 스웨덴의 지명, 등장인물들의 이름 등 굉장히 낯선 느낌도 들긴 하지만..
이런 걸 모두 뛰었고도 굉장히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2008년에 이미 출간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읽어보지 못했다가 이번에 "뿔"에서 출간된 작품을 읽게 되었는데요..
왜 이제서야 이 재미있는 시리즈를 알게 된걸까?! 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되는 작품입니다..
스티그 라르손 님이 총 10부작으로 구상했으나 3부작의 원고만 출판사에 넘긴 뒤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고 하니
실로 안타깝기 그지 없지만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도 하루빨리 출간되기를...
꼭 한 번 읽어보셨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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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페이지에 범인을 알아챈다고 해도 너는 끝까지 읽게 될 것이다
- 스티그 라르손의 소설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을 읽고
바로 여기 아주 가여운 처지에 놓인 한 사내가 있다. 이름은 미카엘, 중년이지만 꽤 탄탄한 외모의 소유자로 이혼한 처와의 사이에 예쁜 딸도 있고, 애인도 있고 (물론 남편이 있는 상태에서 그와의 관계를 지속하는 묘한 여자이기는 하다. 아, 그 남편도 이 관계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이 더 묘하다.) 대표 자리를 맡고 있는 매거진도 있다. 여기까지는 굉장히 이기적인 프로필인데 그 '가여운 처지'가 되는 것은 채 몇달 걸리지 않았다. 그는 한 부패한 사업가의 비리를 꼬집으려다 오히려 명예훼손 혐의를 뒤집어쓰게 된 기자로, 상대가 친 덫에 걸려 재판에서 보기 좋게 패한 덕분에 그가 대표로 있는 <밀레니엄>도 폐간의 위기에 놓인다. 벌금으로 잔고는 비워질 것이고 지금껏 꽤 괜찮았던 언론인으로서의 명성도 바닥에 떨어졌다. 그가 쌓은 것들이 흔들리고 있다.
흔들리는 미카엘을 더 흔들어 놓은 것은 예전보다는 못하긴 하지만 그래도 꽤 영향력 있는 그룹의 옛 총수가 그에게 건 전화였다. 대표변호사를 통해 걸려온 전화에 미카엘은 이끌리듯 재계의 거물 노인을 만나러 가고 노인은 한가지 부탁을 한다. 40년 전 사라진 조카 (형의 딸) 하리에트의 비밀을 풀어달라고. 그 애를 죽인 살인자가 노인에게 지속적으로 게임을 걸어오는 데 그가 누구인지, 40년 전 그 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 하겠다고 말이다. 노인의 이름은 헨리크 방예르. 방예르 그룹은 대대로 가족들이 지분을 가지며 경영해왔고, 노인은 그 추악한 방예르 가문의 사람들 속에 하리에트를 해친 자가 있을 것을 의심치 않는다. 마침내, 그 일을 하기로 결심한 미카엘. 그러나 그런 미카엘에게 예상치 못한 일들이 거듭 일어나게 된다.
여기 한 명의, 아니 사실 제일 중요한 캐릭터가 있다. 그녀는 리스베트 살란데르다. 그녀의 직업은 해킹을 통해 고객에게 조사대상의 정보를 제공하는 보안업체 프리랜서다. 그녀는 유년시절 끝없이 사고를 친 덕에 후견인 제도 아래서 살고 있다. 그녀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아무리 설명해봤자 이 책을 읽지 않으면 그녀에 대해 알 수 없다. 그녀는 복합적이면서도 멋진 캐릭터이고, 시련 따위로 포장할 수 있는 만화적인 캐릭터도 아니다. 영리하다고 말하기도 싫다. (영리하다, 라고 쓰면 꼭 귀엽다라는 말을 덧붙여야 할 거 같은데 그 따위 말을 썼다간 리스베트에게 얻어터질 것이다) 아, 이건 말해줄 수 있다. 그녀는 골프에 굉장히 소질이 있다.
원래 리뷰를 쓰면서 줄거리나 캐릭터에 대해 길게 늘어놓는 것을 싫어하지만 이건 그 정도 맥락없이 리뷰를 쓸 수 있는 종류의 소설이 아니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꽤 지루할 글을 세 문단이나 써버렸다. 어쨌든,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시리즈의 첫 작품이다. 스티그 라르손은 원래 <밀레니엄> 시리즈를 10부로 쓰려고 했고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남겼던 3부까지 중에서 이 소설은 1부에 해당한다. 순서대로 읽는다는 가정 하에, 독자들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에서 미카엘과 리스베트를 처음 만나게 된다. 이 경우, 작가가 자칫 잘못하면 소설은 줄거리를 캐릭터가 잡아먹는 형국이 되기 쉽다. 산고 끝에 태어난 어여쁜 캐릭터이다 보니 작가 입장에서야 캐릭터를 멋지게 소개하려고 길게 빼기 쉽고, 그럼 본래 이야기는 곁가지가 된다. 여차저차해서 1부가 끝날 즈음에는 '자, 이번엔 인물 소개가 좀 심했죠? 이야기는 다음 기회에~' 가 될 수도 있을 터, 하지만 스티그 라르손은 딱 이야기에 필요한 만큼만 인물의 배경을 덜어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이 소설이 재미있는 이유는 '해답을 푸는 데만 골몰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다. 이 소설의 문제제기는 간단하다. '40년 전, 그 소녀는 어떻게 사라졌나? 죽었나? 죽었다면 누가 죽였고 어떻게 시신을 처리했나?'다. 여기에만 골몰해서 추리의 날을 바짝 갈아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다른 모든 인물들은 그 해답을 풀기 위해서만 존재했을 거다. 스티그 라르손은 그렇게 두지 않는다. 작가는 마치 살아있는 인물들을 괴롭히는 것처럼 소설 속 방예르 가문을 잘근잘근 씹어댄다. 헨리크의 입을 통해 이야기들을 들려주기도 하고 미카엘의 눈으로 이상한 부분들을 파헤치기도 한다. 가끔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방예르가문과 연결시켜 보여주기도 한다. 이 소설의 목적은 '미스테리의 해결'에만 있지 않다. 이 복잡한 가문의 사람들, 그 사이의 팽팽한 신경전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데에도 있다. 따라서 우리는 소설을 읽는 도중에 가끔 원래 뭐가 궁금했었는지조차 잊게 된다. 사라진 하리에트보다 '이 인간들이 왜 이렇게 사는 거지?'가 더 궁금해진다. 여러 질문을 동시에 던지게 하는 소설, 읽는 사람마다 제각기 다른 캐릭터의 의심의 눈초리를 두게 하는 소설인 것이다.
가끔 하는 생각인데 소설은 요리와 비슷한 것 같다. 요리 중에는 입안에서 살살 녹는 것도 있고, 향긋한 내음이 나면서 아삭거리는 것도 있다. 그리고 쫙쫙 씹는 맛이 일품인 것도 있다. 이 소설의 씹는 맛을 담당하는 부분은 바로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속에 나오는 스웨덴의 모습이다. 소설 속 스웨덴은 꽤 문제가 많은 나라다. 국민들이 낸 세금은 회계정리 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 프로젝트에 펑펑 들어가고, 동유럽국가들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현금을 받아낸 사업가는 유령회사를 차린 뒤 돈세탁에 여념없다. 언론은 제 구실을 하지 않고, 부실기업들이 속출한다. 독립적인 생활이 불가한 이들을 위한다는 후견인제도는 어느새 끔찍한 악행이 벌어질 구실로 전락한다. 그리고 소설 자체에서 계속 제시한다. '스웨덴 여성 중 몇 %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하고...'이런 식으로.
스티그 라르손은 현실을 비판한다. 애드거 앨런 포가 '모르그 가의 살인'에서 경찰의 창의력 없음을 조롱했던 거와는 확연히 다른 방식과 정도로 말이다. 스티그 라르손은 마치 기사를 작성하는 것처럼 소설의 장을 나눠 한 장 한 장에서 조목조목 현실의 여러가지 문제들을 따져본다. 기사보다 쉽게 읽히지만 훨씬 기억에 오래 남을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섞어가면서 말이다. 그 중에는 '기자로서' 살아가면서 느낀 안타까운 점들도 꽤 많이 들어가 있는데, 이 책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읽은 기자들 중 얼굴을 붉혔을 사람이 꽤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영웅적인 인간들은 아니다. 미카엘로 말할 것 같으면 말이 자유롭지 꽤 난잡한 사생활을 가지고 있는 중년 사내이고, 가끔은 자기 감정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다. 호기심을 참지 못해 명을 재촉하는 소년같은 면도 가지고 있다. 리스베트는 온 몸에 문신을 하고, 피어싱을 즐기며 징 박힌 가죽옷과 일제 오토바이, 외설적인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즐기는 여자로 많은 정신과 의사들과 판사에게 '사회 부적응자' 이름표를 받고 후견인 제도 아래 생활 중이다. 그녀는 아직 자신의 성정체성에 대해 판단을 내리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 엮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정도가 아니라 못 견뎌한다. 모든 일들에 대해 법과 사회 도덕보다는 자기 감정을 앞에 내세우는 사람으로, 가정과 교육, 문화가 인간을 만든다는 말에 알러지 반응을 보인다.
도덕관념에서 살짝 벗어난 기자와 아예 사회 부적응 이름표를 달고 있는 해커가 만나 풀어가는 미스테리한 일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굵직굵직하게 드러나는 현실세계의 야만적인 욕심들, 추악한 인간의 내면과 그보다 더 교묘한 진실. 사건의 해결보다 캐릭터와 무대배경 자체에 빠져들게 만드는 놀라운 이야기 전개. 이 모든 것이 한 소설 안에 있다.
뜬금없지만 러시아 인형 이야기로 마무리 하고자 한다. 마뜨로쉬카라는 러시아 인형이 있다. 인형을 열면 또 인형이 나오고 그걸 열면 또 조금 더 작은 인형이 나오고... 뭐 이런 인형.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읽는 재미가 바로 그와 같다. 설령 당신이 첫페이지에 범인을 알게 된다고 해도 당신은 끝까지 읽게 될 것이다. 마치 마뜨로쉬카 안에 똑같은 인형이 있음을 알면서도 열어보게 되는 것처럼. 이 이야기가 어디까지 어떻게 나아가는지, 그것을 알고 싶은 마음이 결론의 추리보다 더 간절해 질것이니까. 덕분에 미스테리가 풀리면 읽는 이의 맥도 같이 풀리는 그런 종류의 소설과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은 완벽히 다르다. 정말 감사하게도, 완벽하게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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