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갚지 못할 돈을 빌린 개인이 문제인가 빚을 권하는 사회 구조가 문제인가
"갚지 못할 돈을 빌린 개인이 문제인가 빚을 권하는 사회 구조가 문제인가" 내용보기
우리 사회의 신용불량자 문제는 심각하다. 그런데 그 원인은 무엇인가? 보수 정치가들과 언론에 의하면 간단하다. "갚지도 못할 돈을 빌린 개인이 문제다!" 물론 신용불량 문제를 보면 언제나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러니 그 답은 문제로 나타난 것을 그대로 되풀이해서 말한 것에 불과하다. 과연 1998년 이전에는 사회문제화되지 않았던 신용불량자 문제가 이토록 사회를
"갚지 못할 돈을 빌린 개인이 문제인가 빚을 권하는 사회 구조가 문제인가" 내용보기
우리 사회의 신용불량자 문제는 심각하다. 그런데 그 원인은 무엇인가? 보수 정치가들과 언론에 의하면 간단하다. "갚지도 못할 돈을 빌린 개인이 문제다!" 물론 신용불량 문제를 보면 언제나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한 사람이 있다. 그러니 그 답은 문제로 나타난 것을 그대로 되풀이해서 말한 것에 불과하다. 과연 1998년 이전에는 사회문제화되지 않았던 신용불량자 문제가 이토록 사회를 뒤흔드는 문제가 되었는가?
 
이 책은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의 신용카드 정책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과거의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오늘날 가계 부채 폭탄 문제도 매우 비슷한 정책적 구조 속에서 형성 되었으리라 짐작되기 때문이다.
 
저자는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김대중 정부가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에 공적 자금을 투입하느라 돈이 많이 들어갔다. 그런데 경제의 공황이 심화되자 단기적 경제 부양을 하면서도 국가 재정을 더 악화시키지 않는 묘안을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신용카드 시장 개방, 규제 완화를 하여, 경제위기로 소득이 급격히 감소한 서민들이 빚을 내어 소비를 하게 하는 것이었다. 이들은 고리의 현금서비스를 쓰다가 이를 갚지 못하고 연체료로 늘어난 빚을 갚기 위해 돌려 막기로 천문학적으로 빚을 키운다. 문제는 이런 과정 모두를 국가가 규제완화를 통해 장려하고 촉진했다는 것이다. 살인적인 추심을 견디지 못하다가 자살하는 사람이 폭증을 해도 우리 사회의 보수언론과 정치가들은 "빚은 갚아야 한다"는 도덕적 해이담론만 일화적 증거를 근거로 되풀이한다. '파산'은 사회보장권이자 시민권 회복의 당연한 조건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징벌적 낙인이자 큰일 나는 위험한 일처럼 치부되어 구제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모든 사태는 민주적 책임성과 대표성의 실패를 드러낸다. 단기적 경기부양이라는, 목전에 둔 선거결과에 연연한 정치엘리트들의 단기적 선호를, 경제 관료 엘리트들이 충족시키는 정책을 냈고, 대기업 카드사를 비롯한 기존 지배 엘리트와의 연합을 공공히하는데 신경썼을 뿐, 가장 취약한 집단에게 가장 큰 부담을 돌리는 것이 문제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 한국 민주주의 현실에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사회의 다양한 이득과 갈등을 제대로 해석하고 받아 조정하는 정당정치가 제대로 서지 않는다면, 이런 일은 계속 되풀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멍청하게 갚지도 못할 돈을 썼으니 다 개인책임이지"라는 분석 아닌 답이라도 치워버려야 할 것이다. 왜 멍청하게 갚지도 못할 돈을 쓰는 사람이 그렇게 폭발적으로 불어났을까? 이 책은, 이런 질문들을 정치에서 진지하게 다루어야 함을 보여준다.
l*******e 2011.09.16.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