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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너의 악극인 링 사이클, 즉 니벨룽의 반지―네 작품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통상 CD 14장 분량, 실제 공연은 17~18시간 소요된다고 한다―는 바그네리안이 아닌 내 입장에서는 그 내용이 쉽게 와 닿지 않는 작품이었다. 왜 그런 생난리를 치는지 리브레토를 따라 읽어봐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금 답답했다, 많이는 아니지만. 그러다 니벨룽의 반지의 모티브가 된 니벨룽의 노래라는 작품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찾아보니 독일어 교수가 번역한 책을 비롯해서 몇 권이 눈에 들어왔다. 가능하면 원전 번역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원전대로 운문으로 번역한 책은 없었다. 그렇다면 쉽고 재미있는 산문으로 내용이나 즐겁게 알아보자고 마음먹고는 레히너를 골랐다. (여러 곳의 평이 재미있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니벨룽의 노래가 어떤 줄거리로 되어있는지 알기에는 부족함이 없다고 평가하게 된다. 원전과 비교할 때 순서가 일부 바뀌었다고 하지만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에는 그렇게 순서를 바꾼 게 더 낫다는 생각도 든다. 더구나 이 책의 집필 의도가 청소년들이 고전에 쉽게 다가서도록 하는데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런 변경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고 본다.
크산텐의 왕자 지크프리트는 대장장이 미메르에게 교육을 받던 도중 뛰쳐나가 사람을 죽이고 괴롭히던 용을 처치하고 용의 피에 몸을 담근 후 금강불괴가 된다. 단 한 군데, 나뭇잎이 내려 앉아 용의 피가 닿지 않았던 곳을 제외하고. 지크프리트는 니벨룽 왕국의 왕들을 처단하고 니벨룽을 차지한 다음 결혼을 목적으로 부르군트 국을 찾는다. 부르군트의 공주인 크림힐트에게 반한 지크프리트는 부르군트의 왕이자 크림힐트의 오빠인 군터의 부탁을 받고 아이슬란드의 여왕 브룬힐트와의 혼인이 이루어지도록 속임수를 동원해 도와준다. 그리고 그 대가로 크림힐트와 결혼한다. 그런데 이 도움이 이후의 모든 비극의 시발점이 된다. 브룬힐트는 속아서 결혼한 사실을 안 후 분노하고 군터에게 지크프리트의 죽음을 요구한다. 군터의 삼촌인 하겐의 계략에 의해 지크프리트는 죽고 크림힐트는 복수를 다짐한다. 이후 훈 족의 왕인 에첼과 혼인한 크림힐트는 부르군트의 가족과 기사들을 초청해 몰살시키지만 자신도 죽음을 맞이한다. 이런 내용을 담고 있는 니벨룽의 노래는 바그너의 니벨룽의 반지와 내용이 많이 다르다. 바그너는 니벨룽의 노래에 나오는 여러 인물들과 사건을 차용해서 스케일이 더 크고 신들이 등장하는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었다. 니벨룽의 반지에서는 신들의 세계가 붕괴된다. 그에 비하면 니벨룽의 노래는 신은 없고 복수로 인해 망가지는 인간의 모습이 부각된다. 환상과 같은 내용이 개입하지만 그것은 이야기를 끌고 가기 위한 장치일 뿐이고 질투와 시기, 교만, 복수 등 인간의 나약함이 빚어내는 파멸이 글의 큰 주제로 읽힌다. 시대 배경은 개략 AD 1200년경이라고 다른 자료에서 언급한 바를 본 기억이 난다. 성당과 미사 얘기가 나오고 훈족이 언급되는 등 책의 여러 가지 내용을 감안하면 아주 오래된 고대의 이야기가 아님은 분명해 보인다. 지크프리트의 유일한 약점이나 전설의 검 발뭉, 투명 망토 등은 이 이야기에 이미 다른 곳의 전설이나 신화가 녹아들어 당시 시점에서 현재화되었다고도 보인다. 하기야 완전히 동떨어진 내용을 담은 전설이나 전승을 본 기억이 없는 것 같다.
레히너―여성이다―가 글을 잘 쓴 건지 번역을 잘 한 건지 아니면 둘 다 잘해서 시너지가 커진 건지 하여간 굉장히 재미있게 읽힌다. 어지간한 장르물보다 더 재미있다. 인물들 간의 대립이나 성격 묘사도 잘 이루어져서 흥미를 높인다. 그렇다고 약점이 없지는 않다. 훈족을 묘사할 때 나오는 ‘짝 째진 눈’, ‘솟아오른 광대’ 같은 표현 등에는 동양인들에 대한 차별이 담겨 있다고 여겨진다. 원작에서 기인된 문제이기는 하겠지만 비밀을 발설하고 복수심에 불타서 문제를 일으키기는 모두 여성이 하고―크림힐트, 브룬힐트 모두 여성이다― 문제를 수습하고 충성심을 발휘하기는 모두 남성이 하는 구조상의 문제점도 눈에 띈다. 책의 뒤에 붙은 등장인물 소개 및 관계도가 내용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으며 옮긴이의 글 또한 책을 쓰게 된 배경과 레히너의 작품 세계를 아는데 큰 역할을 했다. 어쨌든 하루빨리 니벨룽의 노래의 원전이 운문의 형태로 번역되어 나오기를 희망한다.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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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니벨룽겐의 노래"로 알고 있었는데, 이 작품을 구입하고 나서 찾아보니 니벨룽겐의 노래라는게 오역이었다고 한다. 처음 들었다...
아우구스테 레히너 여사의 일리아스, 오딧세이아, 아이네이스에 이어 네 번째로 구입한 책이다. 사실 앞서 작품들이 라틴어 서사시다. 읽기 힘들었다. 원전은. 그러나 레히너의 작품은 시간순서대로 사건을 배치하고 현대적 문법을 사용해 다시 구성해 읽기에 부담이 전혀 없다.
독일을 비롯한 게르만인이 아니다보니 본 작품을 접함에 있어 민족적 가치라던가 니벨룽겐의 반지라는 오페라 등의 예술작품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은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다만, 서사적인 구조로 보았을 때 흥미있는 것은 니벨룽의 노래라는 작품 안에 인간사의 온갖 시련이 다 들어있다는 점이다.
니벨룽의 보물이 한 축을 구성하는 사건, 나라의 안녕을 바랐던 하겐, 약간 무모하고 띨띨한 지크프리트, 복수에 눈 먼 크림힐트 등등 가족, 국가, 명예, 사랑, 배신, 신앙, 충성, 의리, 부에 대한 열망, 질투, 중세 이전 풍습 등 구현할 수 있는 모든 인간사는 다 들어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사는 건 다 같았나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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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벨룽의 노래는 흥미진진한 고전으로 고전은 지루하다는 상식을 보기 쉽게 깬다 일단 반지의 제왕의 모티브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이 작품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알 수 있다 현재까지 전해 내려오는 게르만의 유일한 신화이자 영웅서사시 가운데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는 니벨룽의 노래 는 13세기경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작자 미상의 작품이다. 용을 물리친 불사의 영웅이자 사랑하는 남편 지크프리트를 죽인 일족에게 복수하기 위해 크림힐트가 훈족의 왕 에첼과 재혼해 복수를 단행하면서 부르군트족이 멸망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는 다른 시리즈 (문학과 지성사)에서 나온 것도 샀는데 아마 이 작품이 가장 재미있는 게 아닐까 싶다 사실 전자책(이북)으로 나왔다면 그걸로 샀을 테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나오지 않길래 할 수 없이 종이책을 샀지만 후회 하지는 않는다 전자책도 꼭 나왔으면 하는 바람은 아직도 있다 그럼 또 살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