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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의 신곡으로 말미암아 아이네이스를 접하게 됐다. 제자를 통해 스승을 알게 됐으니 순서가 전도된 셈이다. 뿐만 아니라 천만금 보다 값어치 있는 천병희 교수 번역이라는 점도 끌렸다. 아이네이스는 일리아드 -> 오디세이아의 후속작이 된다. 당대 최고의 인기작이었던 호메로스 2부작을 이은 이 아이네이스는 로마시대에 어떻게 받아들여졌을까 생각해보는 것도 흥미롭다. 흔히들 위대한 작품의 뒤를 이어 타작가가 쓴 후속작들이 졸작인데 반해, 아이네이스는 호메로스의 그것에 비해도 손색이 없다. 현대인이 가지지 못한 풍부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물 흐르듯 유려한 문체(번역된 작품이 이렇게 매끄럽게 읽히는 것에는 과연 천병희 교수, 명불허전이었다.), 다채로운 표현(전장에서 일개 단역의 죽음에도 온갖 수사가 동원되는 데에는 감탄을 금치 못했다.)은 호메로스와 어깨를 나란히 할 만 했다. 아이네이스를 읽겠다며 사 면서도, 지루하면 어쩌나 하고 내심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짧지 않은 분량임에도 물 흐르는 듯한 매끄러운 문제로 그려지는 아이네이스의 영웅담은 너무도 재미있었다. 다음에는 물을 거슬러 올라 오디세이와 일리아드를 다시 읽어 보는 건 어떨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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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가 스승으로 칭했던 대 시성 베르길리우스가 아우구스투스를 찬양할 겸 저술한 로마건국신화다.
주인공 아이네아스는 심적으로나 외적으로나 로마를 건국하게 될 자신의 운명에 따라 전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을 괴로워하면서도 자신의 편을 들어주게 되는 신들에게 전쟁의 책임을 살짝 미루면서 주변 도시국가를 정복한다.
베르길리우스 입장에서는 아이네아스를 통해서 그 당시 로마 상황에서 희망을 가져다 준 것으로 보였을 아우구스투스의 영광을 빛내고 로마인이 최고라는 사실을 드러낼 사명감에 로마는 신에 뜻에 따라 세워진 나라고 주변 도시국가는 밟힐 운명이었다고 당위성을 역설한다.
이 작품이 세상에 처음 즉 로마에 처음 나왔을 때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이 작품을 어떤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읽었을까. 정말 유피테르가 존재해서 자기네 민족을 돌봐줬다 생각했을까. 아니면 정치색 강한 작품을 보고 반감을 품었을까. 아니면 아우구스투스는 정말 구세주급이구나라고 생각했을까.
지금으로부터 2천년도 더 전에도 승자의 역사를 빛내기 위한 저술이 있었다는게 신기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