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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유명한 교수법의 권위자이자 미시간 공대 최우수 교수인 조벽 박사를 직접 만나 뵌 것은 2007년 초 '신규 교사 추수 연수' 자리에서였다. 저서의 질적 수준을 떠나서 내가 읽고 있는 - 그것도 '2005 올해의 책'으로 네티즌이 선정한 - 책의 저자를 직접 만나는 기회는 흔치 않기에 싸인까지 받아두었지만, 나의 천성적인 게으름으로 인해 완독하는 데에는 시간이 꽤나 걸렸다. 글로벌 시대, 정보 시대, 평생 교육 시대로 이동하는 현실에서 대한민국 교사들의 미래 준비와 자기 경영법을 다룬 최초의 책이며 가르치는 사람의 열정과 자긍심을 일깨우는, 교육자를 위한 전략이 매우 현실적이며 명쾌하게 제시되어 있다. 각 장(chapter)마다 '새 시대 교육자 생존 전략'이라는 구체적, 실천적 내용도 돋보이지만, 난 무엇보다 '한국의 미래는 교육자에게 달려있다!'는 희망적 메시지를 독서 내내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부끄럽다면 부끄럽겠지만,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저는 교육자임을 밝힙니다. 제 마음 속 한가운데 학생이 있음을 확신합니다. 어려운 교육 현실이지만 희망찬 미래를 약속합니다. 부족하나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제가 하겠습니다. 완벽해지길 기다리지 않고 오늘부터 하겠습니다. 학생들에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자 합니다." - 조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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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를 가르치는 교수'로 유명한 조벽 교수님의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워낙 유명한 책이라 예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휴직하고 아이들 키우면서 나 자신이 교사라는 사실을 잠깐 잊고 싶었다. 그러나 내년 복직을 앞두고 뭔가 교사로써의 마인드를 다시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 선택한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내가 학교에서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가르친 것이 2007년인데 그동안 학교가 정말 많이 변했다. 교원 평가제도 실시되고, 혁신이다 선도다 하여 학교마다 다들 뭔가를 앞세우면서 경쟁 구도로 접어 들었으며, 예전부터 진행되었던 학교 붕괴, 공교육 붕괴는 이제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 되고 말았다. 특히 교사가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하는 일도 더 이상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니다. 휴직 동안에는 이런 뉴스를 보면서도 눈 감고 귀를 닫으며 살았다. 언젠가는 돌아가야 할 곳이지만 일단은 내가 있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자란 마음도 있었지만, 솔직히 외면하고 싶은 욕구가 더 컸던 것 같다. 무려 5년만의 복직, 불안함과 두려움, 약간의 설레임이 교차된 심정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읽으면서 답답한 마음이 약간은 펴졌고,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 모든 교육 문제는 단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산업사회에서 지식기반사회로 넘어가는 와중에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 밖에 없는 '붕괴' 현상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걱정도 조금 덜었다. 우리 부모님 세대가 무조건적인 지식 암기와 주입식 교육으로도 대학 들어가고 직장 잡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것은 그 당시가 획일적인 인재 양성으로도 잘 굴러갔던 산업 사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정보가 중요하고, 그 정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따라서 국력이 좌지우지되는 지식기반사회가 되었다. 더 이상 예전과 같은 교육을 하면 안 되는데 여전히 학교에선 산업 사회가 요구하는 교육을 하고 있으니 서로 엇박자가 나는 것이다. 지식기반사회의 특성인 자율화, 특성화, 다양화를 지향하기 위해선 지금까지 해왔던 교육이 붕괴되어야 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재탄생하는 것이 필요하다. 무엇이든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롭게 시작하는 시기가 가장 힘들다. 아마 지금이 교육계에선 새로운 틀을 짜내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사도 힘들고 학생도 힘들도 학부모도 힘든 것 같다. 조벽 교수님은 새시대를 살아가는 교육자의 생존 전략으로 다섯가지 방법을 제시하였다. 첫째, 시대의 흐름을 명확히 읽어라, 둘째, 가르치는 사람 스스로 리더가 되라, 셋째, 지금 당장 시작하라, 넷째, 긍정적으로 사고하라, 다섯째, 새 시대 교수법을 익혀라.. 다 맞는 말씀이긴 하나 읽으면서 약간 마음이 불편하기도 했다. 내가 과연 이렇게 할 수 있을까, 새 시대 교육법에 적응해야 한다는 건 알겠는데 지금과 같은 부당한 대접을 받으면서 이렇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낼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이 자꾸 들었던 것이다. 또 하나 아쉬웠던 점은 아무래도 이분이 대학 교수님이다 보니 주로 교수들의 관점에 포커스를 맞춰서 책을 쓰셨다는 것이다. 사실 교육 붕괴가 가장 심하게 일어나고, 교사들이 학생이나 학부모들에게 당하는 봉변은 초,중,고등학교가 더 심한데 이 점이 약간 안타깝다. 새 시대를 살아가야 하는 교사로써의 마음가짐을 제시한 것은 좋았으나 아직 내가 부족해서인지 그것을 완벽하게 받아들이는 것이 조금 힘들다. 나는 준비되었는데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혼자서만 북 치고 장구 치고 한다면 과연 무슨 흥이 날까.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교육 정책에 학생과 학부모들도 힘들겠으나 그 와중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교사들을 위한 대책 방법도 강구해 주었으면 좋겠다. 정말 당당하게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