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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척 유명한 작품인데 정작 글로 읽어보는건 처음이다. 고전과 같은 작품일수록 이런 경우가 많다. 너무 유명해서 이미 줄거리를 알다보니 제대로 읽어본적이 없는 것이다. 이번엔 악명높은 스크루지 영감을 만날 수 있었다. 동업자가 죽었는데도 함께 이름이 새겨진 간판을 고치지도 않고 그대로 7년째 사용중인 그는 시작부터 인상이 고약했다. 기부금을 얻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을 쫓아보낸것은 둘째치고 저녁식사 초대를 하며 크리스마스 인사를 하려고 온 자신의 조카에게도 무척 퉁명하고 불만스럽게 대꾸한다. 그리고 타인들의 나눔조차 못마땅하게 생각하는듯 사회를 비꼬는 말을 툭툭 내뱉는다.
밤늦게서야 집으로 들어온 스크루지가 동업자였던 말리의 유령을 만날때까지만 해도 조금의 변화도 없었지만 이어서 찾아오는 유령들을 만나면서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된다. 너무도 가난하고 힘들었던 어린시절부터 현재와 미래의 모습까지 모두 보게 되면서 함께 어울리고 나누며 행복을 느끼는 삶을 보내기로 마음을 고친다. 너무도 동화같은 구성과 내용이지만 내게도 어느날 유령이 나타나 내 삶에 대해 꾸짖고 조언을 하며 거울처럼 영상을 보여준다면 마음이 바뀔 수 밖에 없을것 같다. 스크루지는 유령들과의 만남 이후 조카의 집에 가서 함께 즐거운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달라진 모습으 보인다. 그전까지의 묘사된 길거리 풍경이 무척 어둡고 추운 느낌이었다면 마지막은 역시나 밝고 따뜻한 이미지여서 덩달아 행복해졌다.
큰 줄거리는 간단해 보이지만 이 이야기를 흘려보내면서 툭툭 내보이는 작가의 날카로운 시선이 엿보인다. 물론 당시의 사회를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책에서 실어놓은 주석이나 설명글을 보고서야 알아볼 수 있었다. 이런 부분이 이 책을 더욱 인상적으로 만들었는데 작가 소개글을 보니 그와 다른 사실주의 작가들과의 다른점이라고 한다. 우화같은 스토리에 유령도 스스럼없이 등장한다. 하지만 캐릭터들의 대화나 서술에서 대중의 공감을 얻어내는 비판과 유머가 잘 녹아있어 많은 인기를 얻었다고 한다. 작가 자신이 어려서부터 금전적으로 어려워 많은 사회경험을 한 점이 작품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난듯하다.
크리스마스는 우리집에서 큰 행사로 받아들여진 적이 한번도 없고 종교적으로도 관련이 없었다. 그저 빨간날의 하나일 뿐이었지만 예쁜 트리와 들려오는 캐럴송, 선물을 주고받으며 행복해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나까지 항상 들뜨게 하곤 했다. 그래도 이제까진 카드나 겨우 주고받으며 인사 몇마디가 끝이었다. 하지만 단 한번이라도 크리스마스의 기적이라고 부를만한 무언가를 꿈꾸기보다 계획하는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말리의 유령처럼 나도 생전에 하지 못한 것으로 후회하게 되는건 너무 슬플것 같다. 크리스마스는 역시 다같이 웃고 행복한 편이 좋다. 작가도 그런 꿈을 꾸고 이 책을 썼을것이란 생각이 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