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희 작가와 황희 작가. 둘다 여자 작가이면서 장르소설에서는 일가견 있는 작가들이다. 황희 작가의 작품은 최근 처음 읽었고 김재희 작가의 작품은 [섬,짓하다]가 아마 처음 만났던 작품인 듯 하다. 한국적인 특유의 지명들과 사건들. 참 흥미롭게 읽었고 그래서 다음 작품이었던 [봄날의 바다]도 연속적으로 읽었었다.
그리고 마주한 문제작 [경성탐정 이상]. 사실 '이상'이라는 존재는 난해한 시의 작가라고만 알고 있었고 건축가였던 그의 직업을 살려서 영화로만 접했던 인물이었다. 그런 시인을 주인공으로 삼아서 펼쳐지는 사건들의 해결은 정말 흥미로왔고 재미났다. 시간가는 것을 모르고 읽을만큼 말이다.
주인공만 같을 뿐 각기 다른 사건 이야기가 펼쳐지므로 1,2,3권 어느 권을 먼저 읽어도 같은 재미를 느낄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시리즈는 첫편부터 읽어주는 것을 선호하는 편이긴 하다. 첫 권에서 이상의 단독적인 행동이 두드러졌다면 두번째 책에서는 구보의 활약이, 그리고 이번에는 둘의 콤비가 어김없이 잘 어우러지고 있다.
일제 강점기와 개화기를 배경으로 한 사건들이 그당시 시대상을 드러내준다. 먹고 살기도 힘들었던 시절 우리가 알지 못했던 사람들의 삶은 어떠했을까. 누구나 아무나 허가없이 여행을 할 수 없었던 시절임에도 불구하고 일본으로 여행을 떠난 조선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후쿠오카의 지옥 온천 여행>. 한두명도 아닌 자그마치 여덟명이 그곳에는 어떻게 갔으며 무슨 이유로 간 것일까.
백색교 이야기를 다룬 <경성치과의식의 비밀의식>은 왠지 모르게 그 당시 실제로 존재했었던 백백교 사건을 그린 도진기 작가의 [유다의 별]을 생각나게 했다. 우리가 흔히 이단이라 칭하는 무리들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사람들의 이목을 피해서 사회밑바닥에 숨어 있으면서 그들의 욕심을 챙기는 것은 아닐까.
모두 일곱편으로 이루어진 이야기들은 저마다 다른 분량을 가지고 있지만 짧으면 짧은대로 확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고 길면 또 푹 빠져들어 읽게 되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이야기가 가지고 있느 매력이 서로 달라서 한편씩 끊어 읽는 재미 또한 놓칠 수 없다. 영화로 만들어져도 충분히 흥미롭겠다 싶은 이야기들. [섬,짓하다]의 후속편과 [경성이상탐정] 4권을 집필중이라는 작가의 다음 작품을 손꼽아 기다려 본다. |
|
요즘은 아이들 사이에 추리소설이 유행하는 지 모르겠지만,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만 해도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을 모르는 아이들이 없었다. 나도 소년중앙인가에서 파는 탐정 키트를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 샀던 기억이 난다. 돋보기나 조악한 탐정 의상도 있었고 르로이 브라운이라는 미국 소년이 생활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사건들을 해결해 나간다는 소설 시리즈에 각 나라의 유명 탐정들의 활약상을 담은 한 권짜리 만화책도 있었다.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읽어도 얼마나 무서운지 읽고나서 반드시 책장에 반드시 다시 꽂아놓았다. 혹여나 범죄자의 그림이랑 눈이 마주칠까 무서웠다.
우리나라에도 과학적 근거를 가지고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들의 '일화'는 몇 있다. 정약용이나 박지원이 억울한 죽음을 해결해 주었다거나 하는 이야기는 있지만 이름만으로 탐정이라는 이름을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는 없었다. 저 책의 표지에 있는 두 남자는 1930년대 한국 문단의 모더니즘을 이끌었던 작가들이다. 왼편의 남자는 이상, 오른편의 남자는 박태원이다. 직업상 나는 이 사람들의 작품을 자주 만나지만 문학에 관심 없는 사람들이라도 한번쯤 그 이름을 들어봤을 것 같다. 박태원은 사실주의적인 작품을 쓰니 그렇다치고, 이상은 워낙 초현실적인 작품을 썼고 실제 인생도 기행이 거듭되었기 때문에 야담이 많다. <건축무한육면각체의 비밀>같은 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물론, 폭망이었지만.
이상의 <날개>라는 자전적인 소설을 보면 특히 무기력하고 삶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서술자로 등장하는데 내가 늘 의문이었던 건 이상이 과연 그런 무기력한 사람이었을까하는 것이었다. 경성부청에서 토목기사로도 일했다는 점, 또 얼굴이 상당히 마초적이고 저 사진에도 몸이 그렇게 쇠약해보인다기보단 오히려 탄탄한 근육질로 보이는데 말이다. <경성 탐정 이상>의 저자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했던지 이 소설 속에서의 이상은 날카로운 통찰력 뿐만 아니라 시원시원한 행동력, 다방면의 예술에 대한 조예 등 거의 완벽한 모던 보이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다양한 살인과 실종 사건을 조사하면서 죽을 위기도 여러 번 겪지만 이상의 활력과 친구(라고 쓰고 조수라고 읽는다) 구보의 조력으로 그럭저럭 해결해나간다. 둘의 행적이 1930년대의 경성을 생동감있게 재현해주어 독자는 추리소설과 역사소설을 함께 읽는 듯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배경이 1930년대라고는 하지만 이 소설의 소재는 아주 현대적으로 느껴진다. 여성 정체성을 가진 17세 소년이 그당시 외진 시골마을의 유지 집안에서 종손으로 태어난다면? 또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로 여기거나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는다고 마구 학대한다면? 친족 성범죄가 법적으로 처리되지 않고 덮혀버린다면? 거의 백 년전이지만 이 이야기들은 2019년 현재에도 여전히 일어나는 일들이다. 물론 그 당시에는 지금보다 그 충격이 더했을 것이다. <경성 탐정 이상>은 새로운 것과 기존의 것들 사이의 충돌과 갈등을 끊임없이 다루고 있다. 주로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벌이는 행각의 진실을 이상과 구보가 밝혀내는 과정이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의 중심축이다.
다른 사람은 저주를 받았다고 했지만 결국 자살에 가까운 죽음을 맞은 한 소년을 보면서 이상은 이렇게 말한다. "서로 간의 다름을 인정해주지 않으면 언제고 비극이 되풀이될 것이야. 자네나 나나 멸시하는 동료들이나 어르신들이 얼마나 많은가. 자네는 유학까지 다녀와서 글 나부랭이로 먹고살고 나는 기생과 다방을 열고 탐정 노릇이나 하고. 남 보기에는 이 얼마나 가당찮은 일인가 말이야." 구보는 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는 그렇게 걱정해 주지 않아도 되고 다만 미워하지 말기만을, 그것 하나만을 그렇게 바라는데...... 대체 세상은 언제 바뀌려는가."(p162) 이상의 말을 듣고 잠시 책장을 덮었다. 작가 의식의 직접적인 표현이 아니더라도 실제로 그러하지 않은가. 성소수자들의 집회가 열리는 곳에는 언제나 그들을 혐오하는 기독교 단체나 보수 단체가 나타나 그들을 공격하고, 친족 내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면 피해를 받은 여성들이 오히려 어두운 곳으로 숨어들어 과거를 숨기려 한다. 아동 학대 예방을 위한 법률이 시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회 도처엔 매맞고 학대당하는 아이들이 많다. 인간이란 원래 그런 것인가, 혹은 뇌과학에서는 인간이 원래 다름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기제를 밝혀낸 것은 없는지마저 궁금하게 되었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면 결국 남는 것은 비극 뿐인데도 모든 인간은 왜 역사에서 그것을 배우지 못 하는가.
어찌되었든, 이렇게 1930년대로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다면 우리는 여전히 당시의 연장선상에 살고 있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된다. 그러므로 친일, 일제의 잔재와 같은 그릇된 역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결국 현재를 방치하는 것에 다름아니다. 문학이 허구적인 이야기를 통해 현재 우리의 삶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라면, 이 소설이 가장 크게 시사하는 바는 바로 이 지점일 것이다. 그리고, 셜록 홈즈와 괴도 루팡만큼 치밀하고 스케일이 큰 것은 아니나, 지금만큼이나 급격하게 변화하고 울분에 넘치는 한 시대를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 매력적인 탐정 캐릭터를 하나 얻었다는 것 역시 가장 큰 의의다. 드라마, 영화로도 각색될 여지가 많은 매력적인 작품인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면 좋겠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게 아니라 다른 조력자가 있었다는 상상력도 용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상의 날개만은 건드리지 말기를 간절히 바란다.
|
|
낭만과 화려함 뒤에 어둡게 도사리고 있는 일제 식민지 시대의 현실, 인간의 본능과 추악함을 베이스 삼아 탐정 소설의 기본을 충실히 따르는 경성 탐정 이상 시리즈의 제3편. 그 중 사화, 후쿠오카의 지옥 온천여행은 밀실 트릭이 있어 인상깊게 보았다.(밀실 트릭 요소를 좋아하진 않지만 전혀 재미를 못 느끼거나 하는 건 아니다) 또한 이번 3편에서는 경성(더 넓게는 전 세계일지도) 곳곳에 깊숙이 침투한 어둠의 세력 배후의 윤곽이 어느정도 드러나서 이상 팬이라면 더더욱 놓쳐서는 안된다. 식민지 국민의 인권은 역사적으로 세계적으로 보나 보장받지도 못 하고 처참하지만, 당시의 시대정신 또한 똑같은 사람임에도 차별짓고 거기에 맹목적으로 동조한다. 무서운 것은 내 가족, 내 민족임에도 오히려 당연한 가치관으로 받아들이며 학대하고 힐난한다. 이상과 구보가 모험을 하며 사건을 파헤치며 정의 구현을 하는 점은 통쾌하지만 그때든 현재든 여전히 인간사 즉, 세상의 고민은 같다는 것이며 현재도 해결 못 한 불합리한 구조와 모순은 존재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어 마냥 가볍게만은 수동적으로 읽고 넘어가기엔 사유할 것이 꽤나 있다. p.s 그 유명한 셜록 홈스 시리즈를 정통 추리 소설로 여기지만, 엄연히 탐정 모험 소설에 가깝다고 본다. 경성 탐정 이상 시리즈 또한 그 궤를 같이하고 있어 복잡하고 생각할 거리를 만드는 추리 소설 장르에 망설이는 사람에게는 가볍게 읽기에 좋다고 할 수 있겠다. |
| 낭만화 욕망의 도시 경성을 뒤흔든 역대 최강 미스터리라는 광고 문구에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이죠. 김재희 작가님의 경성 탐정 이상 03 - 해섬마을의 불놀이야 편입니다. 실존했던 천재 시인 이상과 소설가 구보를 주인공으로 삼은 점이 특징입니다. |
| 어느새 2권을 다 읽고 3권째! 이상과 구보의 모험은 계속된다. 식민지 시대의 불안과 슬픔. 그리고 개화기의 낭만을 간직한 도시 경성에서 계속되는 이상과 구보의 활약에 첫 페이지부터 가슴이 두근거린다. 실존인물이란 점에서 더 매력적이고 더 가깝게 다가오는 주인공들의 활약을 따라가다 보면 그 시대의 아픔과 생활상이 보인다. 역으로 이상과 구보라는 문인들과 경성이라는 도시가 궁금해져서 역사를 되짚어 보게 된다. 빨리 4권이 나왔으면 한다. 작가님도 집필 중이라던데... |
|
이상이라는 시인을 탐정으로 둔갑시켜 구보씨와 함께 등장하는 이 소설을 나는 참 좋아한다. 사실 이상이나 구보나 모두 인생이 미스터리하지않은가. 이번 책은 단편적인 사건들이 모여서 결국은 하나의 종착점을 향하는 구성이다. 조선이라는 나라에 프리메이슨이라는 이단 종교가 들어왔고 모든 일은 결국이와 연관되어 있었다. 몇권까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이상 탐정을 응원하겠다. 실제로 그가 이 시대에 활동했다고 상상하면서 |
|
1권 약스포 있습니다. 도서관에서 1권을재밌게 보고 이상의 생사가 궁금했습니다. 2권은 이상과구보의 과거 이야기라서 읽기좀 그랬습니다. 전 과거애기 하는거 별로 입니다. 그래서 카페에 물어봤더니 3권부터 읽어도된다고 하셔서 3권만 샀습니다. 자세한 줄거리는 생략합니다. 점점 떡밥이 풀어져갑니다~ 책두께땜에 무거워서 들고다니기힘들었는데. 전자책으로 나와서 좋습니다.ㅎ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