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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쥔 손을 펼쳐 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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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참 아득하게  제 몸에서 가장 먼 곳까지 그러니까,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까지 꽃을 쥔 손을 뻗었다가 가만 펼쳐 보이는 꽃나무처럼   꽃 시절이다. 잠시라도 나무로 눈을 돌리면 거기 꽃이 피어 있고 벌이 붕붕댄다. 땅에도 낮은 꽃이 피어 있다. 자연뿐만 우리 한반도에도 봄이 오고 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잡음으로써 바야흐로 꽃이 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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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절하게 참 아득하게

 

 

제 몸에서 가장 먼 곳까지

그러니까,

하늘에서 가장 가까운 곳까지

꽃을 쥔 손을 뻗었다가

가만 펼쳐 보이는

꽃나무처럼

 

 

꽃 시절이다. 잠시라도 나무로 눈을 돌리면 거기 꽃이 피어 있고 벌이 붕붕댄다. 땅에도 낮은 꽃이 피어 있다. 자연뿐만 우리 한반도에도 봄이 오고 있다.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손을 잡음으로써 바야흐로 꽃이 피어나고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꽃이 있기까지 얼마나 지난한 세월을 보냈던가. 간절하게 참 아득하게 바라는 마음이 없었다면 가능하지 않았을 테다. 꽃을 쥔 손을 가만히 펼쳐 보이지 않으면 끝끝내 꽃은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니 “꽃은 통증의 역설이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 슬픔이 아닌 꽃은 없다”(꽃 아닌 것 없다). 따라서 그것을 망각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것보다는 지금, 꽃을 마음껏 누릴 일이다. 꽃 시절이 오래 지속되도록 간절할 일이다.

 

 

무심코

 

 

서먹하니 마주한 식탁

명이나물 한 잎 젓가락으로 집어 드는데

끝이 붙어있어 또 한 잎이 따라온다

아내의 젓가락이 다가와 떼어준다

저도 무심코 그리했겠지

싸운 것도 잊고

나도 무심코 훈훈해져서

밥 먹고 영화나 한편 볼까 말할 뻔했다

 

 

하하, 웃음이 나온다. 부부싸움을 하고 냉전 상태인데 같이 밥을 먹다가 무심코 훈훈해지는 마음이라니. 부부싸움을 했다고 하지만 밥을 같이 먹는 상황이라면 사실 이미 냉전이 끝났다고 볼 수 있다. 아주 사소한 계기만 있으면 차가운 마음은 툭, 터져 훈훈해지고 만다. 꽃 시절이다. 일상에서 피운 꽃이다. 이들이 이웃과 함께 일상에서 피운 꽃은 다음과 같은 것도 있다. “차 안에 두면 향기가 좋겠다는 아내의 말을 듣고 / 앞집 탱자울타리에 신발 한 짝을 벗어 던졌다 // 탱자 몇 개가 떨어져 구른다 // 줍고서 돌아서려다 보니 / 집주인이 씨익 웃으며 서 있다 // 흉내나 내듯 / 부끄러운 초저녁달이 씨익 웃는다 // 탱자 냄새가 났다”(공범).

YES마니아 : 골드 g*******g 2018.06.2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