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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3년의 아일랜드의 조그만 시골마을. 세계대전의 여파로 직장에서 해고된 로즈(루니 마라)는 사촌 언니가 운영하는 까페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그녀의 자유롭고 당당한 모습은 마을 남자들이 '흥미'를 갖는 대상이 되는 반면, 상점을 운영하는 마이클(잭 레이너)은 영국 공군으로 참전하면서 의미있는 이별메시지를 전한다.
50년이 흐른, 한 요양병원. 정신과 그린 박사(에릭 바나)가 자신의 아이를 살해했다는 죄로 갇혀지낸 로즈(바네사 레드그레이브)를 보러 특별히 방문한다.
#. 젊은 로즈의 상황을 보여주는 병원과 아일랜드의 삶
카톨릭의 영향이 강하고 성향에 따라 집단이 분류되는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 사람들과 로즈는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다. 그래도 아일랜드의 삶은 상황에 따라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으며 그곳에서 행복을 찾으며 살아간다. 그런데, 바닷가에서 만난 첫 만남부터 이상한 분위기가 감지된 곤트 신부(테오 제임스)의 집착은 로즈의 상황이 최악이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자신은 정신병원에 갇히는 지경에 이르기까지.
#. 편집된 화면이 보여주는 비장함
이 영화는 직접 보면 들을 때와 조금 다른 느낌이다. 한국이름으로 '로즈'이나 실제로 '성경 속 비밀'이 제목일만큼 성경은 영화에서 중요한 매개체이다. 창세기부터 욥기를 거쳐 쭉 이어지는 성경책 한 권의 기록은 누구의 기록도 아닌 바로 '로즈'의 기록이다. 자신이 갖고 있어야 하는 물건도 홈을 파서 간질하고 자신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하는 이름을 끊임없이 되뇌이는 까닭 역시 그 책 한 권에 모두 들어 있다. 그래서, 단순히 사랑 이야기가 아닌, 한 여자가 그 오랜기간을 정신병원에서 모진 고통을 감내한 처절함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그녀가 사랑한 사람은 단 한 사람이었음을. 그 남자 역시 마지막에 한 말이 그녀를 향한 사랑이었음을.
#. 누구가 예상하게 되는 결말
사실에 대한 이야기가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혹시'나 했던 인물들의 관계를 예상하게 된다. 그래서, 오히려 더 할 말이 없어지기도 한다. 두 사람 혹은 세 사람의 지난 세월을 설명하기에 한 인간이 벌인 잔혹함이 커서. 동시에 로즈에 대해 사람들이 했던, 사실이 아닌 말들이 그녀에게 가했을 엄청난 폭력이자 폭행이었음을 그녀의 삶이 파괴되는 과정을 그대로 보았기 때문에. 그럼에도 할머니가 된 로즈의 표정은 온화하고 편안하다. 모든 사실을 기억하고 있지만, 자신이 여기에 있는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자신이 사랑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항상 기억하면서.
#. 이 영화의 한 컷
배우들의 연기가 엄청나게 몰입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다. 오히려 약간 서툴러 보이기도 하고, 그것이 어쩌면 아일랜드 사람을 보여주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드는데, 루니 마라가 일상생활과 정신병원에 갇힌 초기에 보여주는 장면은 시선을 끌기에 충분하다.
'로즈'를 보여주는 두 장면, 쉴새 없이 입으로 자신의 이름을 되뇌이며 성경 속에 적힌 그녀의 일들이 차례로 넘어가는 기록을 볼 때. 바닷가에서 마이클임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에서 마이클임을 확신하는 여자의 목소리. 이 여자에게 사랑은 무엇인가 다시 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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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을 피해 이모가 살고 있는 아일랜드로 온 로즈. 그 마을은 도시의 분위기와 다르게 남자와 눈을 마주치는 것만으로도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폐쇄적인 곳이었다. 그래도 로즈는 당당하게 자신의 성향을 드러냈고 그녀의 등장만으로 마을은 술렁거린다. 그런 로즈에게 호의를 보인 남자 마이클. 그는 그녀에게 자신이 돌아와 면 꼭 같이 시간을 보내자고 말한다. 로즈는 그를 기다렸지만 그가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고 시간이 흐르는데 평소에 그녀의 행실을 못마땅하게 여긴 이모는 외딴 집으로 로즈를 귀향 보내고 동물만이 가득한 그곳에서 로즈는 혼자 생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비행기 소리가 들리고 놀란 로즈는 밖으로 달려나간다. 그곳에서 나무에 낙하산이 걸린 사람을 발견하고 칼로 엉킨 줄을 끊어 사람을 구하는데 그는 그녀가 기다리던 마이클이다. 한국과 비슷한 환경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 나라가 바로 아일랜드라고 했다. 시대적 배경과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으로 어긋나 버린 그들의 사랑 이야기는 비단 그들만이 가지고 있던 비극은 아닐 것이다. 같은 사람이며 같은 말을 한다고 해서 생각의 다름을 관철시키는 방법의 폭력성까지 정당화될 수는 없다. 비극적 요소를 수채화처럼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의 평이함이야말로 잔혹한 현실이라 가슴 아프게 느껴진다. |